중동지역 여행객 등 2.1만명 안전문제 고려 일정 비공개
증시 과도한 불안 심리 경계, 당국 협의 유동성 공급 검토
미국-이란 등의 군사적 충돌이 나흘째 이어진 가운데 당정이 중동에 체류 중인 교민·여행객 2만1000여명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사태에 대응키로 뜻을 모았다. 이란 교민의 일부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3일 중동사태 관련 간담회를 열어 △교민·여행객 등 국민안전 확보 △원유 및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 최소화 △국내 증시 영향관리 등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현재 중동지역 13개국에는 여행객 등 단기체류자 약 4000명을 포함해 우리 국민 2만1000여명이 체류한다. 이란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중 일부는 주이란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 중이다. 외교부는 안전문제를 고려해 정확한 대피인원과 상세경로,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대피인원 중에는 이란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이도희 감독과 이란 프로축구리그에서 활동 중인 국가대표 출신 이기제 선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귀국을 희망하는 우리 국민들의 의사를 접수 중이고 대피가 필요한 경우 계획에 따라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영공이 폐쇄된 국가에 체류 중인 국민들은 안전이 확보된 인접국가로 이동시키는 안전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단기체류자들에게는 대사관이 가능한 항공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며 "항공편이 재개될 때까지 기다려서 귀국하는 게 효과적일지, 영공이 개방된 인근 국가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관련해 대안경로 확보대책도 검토키로 했다. 한국은 원유의 70% 정도를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확보, 대안경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증시 급락과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시장안정대책도 논의됐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대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며 "필요할 경우 100조원 이상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이 신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지만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재외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재 중인 만큼 각 부처는 한층 더 긴장감을 갖고 맡은 바 역할을 한 치의 빈틈 없이 수행하고 국민들이 과도하게 불안하지 않게 관련 동향 등을 신속·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