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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 효력을 정지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오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부담이 커진다. 징계 효력 정지로 힘을 얻은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친한동훈계)가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지방선거 전 당내 분열이 수습될지 주목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배 의원에 대한 징계 효력 정지 결정이 나온 이후 친한계를 중심으로 윤민우 윤리위원장 사퇴 주장이 나온다. 윤 위원장은 지난 1월 장동혁 지도부에 의해 임명된 인사다. 그동안 한 전 대표 제명 등 논란이 있는 결정을 내렸다. 지도부가 징계를 통해 친한계를 압박할 때 최전선에 서있었다.
친한계로 꼽히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SNS(소셜미디어)에 "윤리위원장은 당권파의 사냥개 노릇을 하며 정적 제거에 앞장서 왔다"며 "위법한 징계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윤리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 가처분 인용 결정문을 보면 윤리위원회 징계는 절차와 내용 모두 위법했다"며 "그간 윤리위가 얼마나 자의적이고 편향적으로 권한을 남용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다.
윤리위를 넘어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발언들도 쏟아졌다. 한 전 대표는 SNS에 "장 대표 등 윤 어게인 당권파들은 '반헌법적 숙청'이라는 어제 법원 판단에 대해 아직도 한마디 말을 못 하고 있다"며 "이제는 대한민국 법원을 제명할 거냐"고 했다. 배 의원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장 대표가)당원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백배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윤리위 징계는 친한계에 대한 대표적 압박 카드였다. 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에 동행했다는 이유로 징계요청서가 접수되는 등 활동에 실질적 제약 요소가 됐다. 법원의 이번 가처분 인정으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분간 징계 카드를 쓰기 어려워졌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법원에서 가처분 사건을 놓고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한 건 이례적"이라며 "당의 징계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세하게 지적한 만큼 지도부가 다른 사람에 대해 징계카드를 다시 휘두르는 것은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윤리위를 통한 반대파 압박 또는 숙청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친한계의 시간이 돌아온 것"이라고 했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라는 점은 변수다. 친한계가 윤 위원장 사퇴에서 한 발 더 나가긴 어렵다는 거다.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처럼 당 대표에게 지방선거를 일임하고 이후 정치적인 책임을 묻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단 징계 문제는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고 선거에 협력하는 것이 친한계에도 낫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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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배 의원 사건에 대해 더이상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끝까지 징계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지도부가 '지방선거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장 대표는 이제 선거에 올인하겠다고 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당내 분열을 더 보여줄 경우 안그래도 힘든 선거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