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무청장으로 부임 후 필자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각인된 '병역의 가치'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병역은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잠시 멈춤일 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성장의 계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내게 부여된 병역이 다른 사람의 그것에 비해 결코 부당하지 않다'는 확신, 즉 공정함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청년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공정의 가치에 민감하다. 기회의 평등을 넘어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부응하기 위해 병무청은 병무행정의 모든 분야에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적용하고 있다.
먼저, 병역이행의 첫 단계인 병역판정검사의 객관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과거의 병역판정검사는 신체등급을 기계적으로 나누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의료 전문인력 및 최첨단 의료장비와 정밀 심리검사를 통해 개개인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면서 병역판정의 신뢰성 제고는 물론 우리 청년들의 건강까지 세심히 살피고 있다. 그리고 유명인사 등 사회적으로 관심있는 사람들에 대한 병역 이행 과정을 심층 관리함으로써 부모의 배경이나 사회적 지위가 병역의 공정성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수 없음을 병역의무자는 물론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 누구나 접근가능한 정보의 차별없는 제공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복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청춘디딤돌 병역진로설계' 사업이다. 병무청은 군 복무가 단순한 경력 단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모든 청년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기회, 그것이 병무청이 지향하는 실질적인 공정의 모습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AI, 디지털기술과의 연계 강화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병무청 디지털 플랫폼 구축사업이 병무행정 전 분야에서 현재 진행중이며, 시스템이 보장하는 공정은 사람의 실수를 줄이고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청년들이 병무청의 문자 알림톡 하나에도 원칙대로 공정하게 병무행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병무청과 필자의 목표다.
부임 후 지난 9개월 동안 현장에서 수많은 청년들을 만났다. 그들의 눈빛 속에서 필자가 읽은 것은 거창한 보상이 아니라 나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공정하게 대우받고 싶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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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병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공정의 가치를 심판하는 저울추가 올바르게 작동하려면 누구나 납득할 만한 기준과 투명한 제도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병무청은 앞으로도 공정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을 세우고, 우리 청년들의 소중한 시간들이 긍지와 자부심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