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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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오늘날 이 명제를 거짓이라고 반박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렴풋하게나마 이 말이 사실이라고 느끼지만 문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간을 좁혀서 이렇게 말해보면 어떤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로봇 수를 의미하는 로봇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다. 국제로봇연맹이 발표한 '세계로보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과 노동자의 비율에서 한국이 1만명당 1012대로 세계 평균 162대에 비해 6배 이상 높았다. 제조업 강국인 중국(470대) 독일(429대)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자동차공장의 컨베이어벨트에서 근로자 대신 자동화한 기계가 일하는 장면은 이미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인간의 고된 노동을 기계가 대체하는 모습은 진보의 상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저숙련 육체노동 대신 인간만이 고유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정신노동'을 AI 또는 로봇이 대체한다면 우리는 어떤 감정에 빠지게 될까. 며칠 전 대형 회계법인이 기업 감사업무를 유치하는데 'AI를 활용해 회계인력 투입시간을 20% 감축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인류 문화유산의 보고다. 관람객은 모나리자 그림, 밀로의 비너스, 니케상과 함무라비법전 원본 석주 등을 둘러보며 문명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체험한다. 마지막 들르는 코스는 기념품숍이다. 모나리자가 디자인된 티셔츠와 에코백, 머그잔, 니케상 미니어처, 전시품 도록 등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그곳을 다녀갔음'을 인증하는 기억의 물질화며 쇼핑은 경험을 구체화하는 의식(ritual)이다. 이를 '경험경제'(experience economy)라 부른다. 사람들은 기념품을 사지만 사실은 현지에서 느낀 감정과 경험, 추억을 구매하고 소비한다. 이런 모습은 세계 어느 유명 유적지를 가도 비슷하다. 기념품은 그 공간의 이야기를 집으로 가져가는 상징물이고 문화유산이 문화상품으로 확장되는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연간 관람객 600만명, 외국인만 2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경복궁에는 전문상품관이 없다. 경복궁 수정전 앞 매장에서 음료와 전통문화 상품을 팔지만 규모가 작고 휴게공간도 부족하다.
청룡영화상은 과연 '영화상'으로서 제 기능을 하고 있는가. 올해 시상식이 끝나자 곳곳에서 비판이 터져나왔다. 시상식에서 정작 '영화'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론가와 네티즌의 비판은 몇 가지로 집약된다. 제작부문 시상을 사전녹화 영상으로 대체한 점, 무대를 오직 배우와 감독만을 위해 꾸민 점, 애니메이션부문을 통째로 누락한 점, 영화 자체보다 축하공연이 더 큰 화제가 된 주객전도 현상 등이 도마에 올랐다. 청룡영화상은 대종상, 백상예술대상과 더불어 국내 3대 영화상으로 손꼽힌다. 대종상은 숱한 파행 끝에 파산위기를 겪다 최근에야 새 주인을 맞았고 백상예술대상은 TV부문을 포함한다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 이런 지형에서 청룡영화상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시상식은 이런 권위에 의문을 불러왔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따져보기 위해 시상식 직후 보도된 언론기사 100건을 무작위로 추출해 살펴봤다. 가장 많은 내용은 26건으로 현빈과 손예진이 나란히 수상했다는 이른바 '부부 주연상' 기사였다.
전 세계는 지금 친환경·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았다. 거기에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각국 정부는 핵심 성장전략으로 산업정책을 전면에 내세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간한 '산업정책의 귀환'이라는 보고서에서도 확인되듯 선진국을 중심으로 산업정책은 빠르게 확산하고 그 규모와 범위도 2020년 이후 점차 확대된다. 각국은 첨단기술 개발과 제조업 부흥에 전략적 지원을 강화하며 자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반도체·배터리, 인공지능, 바이오·백신, 로봇, 방위산업 등 주요 경쟁분야는 자본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세제혜택을 부여하며 보조금과 정책자금 대출 등을 통해 전략산업을 집중육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정책의 급속한 확산을 바라보며 우리는 중국 산업정책의 경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산업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산업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많은 국가,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주택공급 정책을 얘기하면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활성화다. 수도권에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택지공급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기존 다른 용도로 지정된 구역의 도시계획 변경, 노후한 주택단지의 재개발·재건축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것이 정비사업으로 꼽힌다. 그런데 정비사업은 사업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고 사업기간을 줄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종교시설·학교·유치원 등을 처리하는 문제다. 몇 년 전 서울 강북에 있는 한 교회가 수백억 원의 보상비를 요구하자 결국 정비사업에서 배제된 일이 있었고 강남구에선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유치원이 소송을 걸어 준공 후 수천 가구가 입주하지 못하는 혼란을 겪었다. 그것이 더욱 어려운 이유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등에서 그 부분을 규율하지 않고 거의 사적 영역으로 남겨뒀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은 주민들이 주택이나 상가를 소유하고 있다가 이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따라 다시 분양받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요즘 친구들과의 저녁자리에서 자주 회자되는 드라마가 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다. 가족극 형식이지만 중장년 가장들이 안고 사는 경제적 불안, 막연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한국의 많은 50~60대 가장이 '김부장'처럼 무거운 짐을 지고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이렇듯 걱정이 많은 시절에 TV 뉴스는 여야의 정쟁과 사건, 사고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올해 11월 기분 좋은 뉴스가 2가지 있었다. 하나는 론스타와 13년간 이어온 국제소송에서 배상책임 4000억원이 소멸된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연금이 올해 10월 말까지 약 200조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는 뉴스다. 론스타는 2012년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제도(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ISDS)를 활용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6조90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정부는 10년 넘게 끈질기게 대응해 2022년 1차 판정에서 약 2800억원(이자 포함 약 40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정을 받았다.
매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JP모간이 주최하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통칭 JPM이 열린다. 전 세계 제약사, 바이오벤처, 투자자 등 8000명이 집결하는 이 행사는 단순한 콘퍼런스가 아니라 한 해의 전략과 투자흐름이 결정되고 M&A와 라이선싱 계약이 이뤄지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장이다. 초청받은 사람만 참석할 수 있지만 공식 행사 이외에 여러 위성행사, 네트워킹 이벤트, 스타트업 피칭 등이 함께 열린다. 이 시기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숙박이나 미팅공간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다. 서두부터 이 행사를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바로 우리 회사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의 JPM'을 만들어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DHP 2025'. 주최사의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된 JPM처럼 우리도 행사명을 과감히 사명과 통일하고 연도를 붙여 브랜드화했다. (사명은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지만 업계에선 보통 DHP로 통한다. ) 우리 회사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한다.
국내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일부 바이오기업을 보면 그들의 목적이 정말 신약개발인지, 아니면 상장 자체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연구에 몰두하던 연구자가 상장 이후 떨어지는 주가와 투자자들의 압박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스타트업 단계의 바이오기업은 연구·개발비 확보가 생존의 핵심이다. 이 자금은 대부분 벤처투자사로부터 공급받는다. 문제는 벤처투자사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투자한 회사가 상장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연구의 완성도보다 상장시점과 평가가치(valuation)에 더 집중한다. 창업자 역시 상장을 기업의 성공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기술특례상장을 통한 조기상장 열풍은 일반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회사의 매출이나 임상시험 성공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상장 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몇 바이오기업의 주가폭락 사례는 기술특례상장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매출이 아닌
일본 사회에서 '소쿠레스'(そくレス·즉답) 논란이 급속히 확산한다. 메시지가 오면 가능한 한 즉시 반응해야 한다는 관행은 오랫동안 일본형 성실성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근무, 다중 플랫폼 커뮤니케이션, 글로벌 협업이 일상이 된 지금 즉답은 성실의 증표가 아니라 업무효율을 떨어뜨리고 개인시간을 침식하는 구조적 비용으로 재인식된다. 즉답관행이 초래하는 보이지 않는 비효율이 조직 전반을 압박한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매너논쟁을 넘어 노동환경과 경영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부상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근무 외 즉답요구가 의사결정의 질을 저하한다는 사실을 내부분석으로 확인하고 근무 외 회신금지, 답변은 다음 영업일로 충분하다는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시행 후 보고빈도는 줄었지만 문서의 품질과 판단의 정확성은 상승했다. 세븐&아이홀딩스 역시 실시간 보고관행을 조정해 야간 답장금지를 확대했고 점포 운영지표 변화 없이 피로도·만족도가 개선됐다. 이와 비슷하게
"첨성대는 ( )이었다." 1. 위 문장의 ( ) 안에 들어갈 말로 적합한 것은? ①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 ② 절기를 관측하는 규표 ③ 불교의 수미산 ④ 마야부인의 우물 최근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그 축하행사의 일환으로 첨성대 미디어아트쇼가 있었다. 오색 빛이 걷히고 신라의 천문관측관이 사다리를 타고 첨성대 중간에 있는 구멍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다시 사다리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는 영상이 첨성대에 투사됐다. ①번을 재현한 장면이다. 사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①번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정답으로 채점될 것이다. 천문대설은 고려시대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 중 "선덕여왕 대에 돌을 다듬어 첨성대를 쌓았다"는 대목에서 출발한다. 이후 조선조 '세종실록지리지'에서는 "그 가운데를 통하게 하여 사람이 가운데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는 기록이 더해진다. 그리고 첨성대 건립 후 약 900년이 지나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드디어 "사람이 속으로 오르내리면서
최근 대한민국 기업들의 대미투자는 한미 경제협력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논의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및 자국 제조업 일자리 창출이라는 통상압박에 대한 전략적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현재 이 막대한 자본투입은 주로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같은 첨단 제조업 분야 대기업 중심의 현지 생산시설 및 공급망 안정화에 집중된다. 대미투자의 일부를 스타트업의 글로벌 스케일업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현재 대규모 대미투자가 집중된 대기업 주도의 투자는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운 기술적 경직성이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반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우리나라 경제에서 신규 일자리 창출과 산업구조 혁신의 주역은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은 빠르게 대기업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파괴적 혁신을 이루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모색한다. 우리나라
이재명정부도 역대 정부처럼 규제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대통령은 지난 9월25일 제1차, 10월11일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연달아 주재했다. 1차 회의에서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규제를 확 걷어내자는 게 이번 정부의 목표"라고 강조했고 정부는 AI 학습 관련 저작권 데이터 활용을 확대하고 공공데이터를 적극 개방하는 한편 자율주행차와 이동형 로봇 등의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필요한 원본 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키로 했다. 2차 회의에서는 바이오, 재생에너지·순환경제, K컬처 등 신산업 분야의 과감한 규제 합리화를 추진키로 했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규제 혁파에 대해 대통령이 의지를 보인 만큼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다만 규제개혁이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역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체감하는 규제완화가 미흡한 이유가 무엇인지 또한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한국의 규제가 왜 강한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첫 번째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