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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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동네마다 있던 탕후루 가게가 안보인다. 한 때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겨우 먹을 수 있던 핫도그나 대왕 카스테라도 요즘엔 줄폐업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선배님 대박나세요!" 전 직장 후배들의 응원이 적힌 화환을 세워두고 손님맞이에 나선 점주들의 모습이 아직 선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자리에 임대문의 안내만 달랑 붙어 있다. 요식업만 그런 것이 아니다. 1년 새 아내가 다니던 미용실이 사라졌고, 아직 두세 차례 이용권이 더 남은 키즈카페도 폐업한다는 문자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하루 하루가 다르게 상가에 빈 자리가 늘어간다. 국세청에 따르면 개인·법인을 포함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사상 최대인 100만8282명으로 집계됐다. 폐업자 신고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이렇게 폐업한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프로그램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하는 새출발기금이다. 새출발기금은 2022년 코로나19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채무조정 제도다.
충북 괴산군의 조용주씨는 지역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열심히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로 통한다.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자원봉사자로 유명하다고 한다. 회사에서 소방·산업 안전관리 업무를 하는 조씨는 2011년부터 14년째 괴산군 취약가구의 노후화된 '분전반'을 직접 수리하고 교체하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분전반은 배전반에서 받은 전력을 각 부하로 분배하고 과전류·누전 등을 차단하는 장치다. 화재 발생시 차단기가 작동해 과열과 누전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시골집의 분전반은 노후화하고 낡아 작은 불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조씨가 분전반 수리 자원봉사를 시작한 배경이다. 지금까지 수리한 가구만 425곳이다. 괴산군 취약층 1500가구의 분전반을 보완하는 게 조씨의 목표다. 한유미 괴산군자원봉사센터 팀장은 "2023년 7월 폭우로 괴산댐이 붕괴 직전까지 물이 차올랐을 때도 조씨가 가장 먼저 도착해 현장을 살폈다"며 "수해 복구 당시 폭염으로 자원봉사자는 하루 4시간 이상 활동할 수 없지만 조씨는 어쩌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하루 10시간 가량 재난 현장을 지켰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기계부품 제조업체 A기업은 대기업 여러 곳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견 협력업체다. 이 기업은 올 하반기 신규 인력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영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서다. 올 상반기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추가 인건비 등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으로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향후 법 시행으로 대기업들의 파업 리스크 여파가 납품 스케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납품을 못하기 때문에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한다. 노란봉투법을 우려하는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실상이다. 업계에선 이 법이 다음달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대기업들의 파업 강도가 더 강해지고, 노사 관계는 복구가 힘들 정도로 틀어지는 등 협력업체들의 피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최근 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조사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중견련이 회원사 800개를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중견기업 고용 전망'을 조사했는데 대내·외 경제 불안정이 지속되는 여파로 중견기업 10곳 둥 6곳(56%)은 하반기 신규 채용을 수립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 최근 복수의 국내 기후·기상과학자들에게 폭염일수(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 수)가 늘어나고 최고기온이 높아지는 추세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답변이었다. 올해가 가장 덜 더운 여름일 거라는 대답이 모두로부터 돌아왔다. 올해 수도권에서 처음 관측된 40℃ 이상 기온(지난 8일 광명·파주, 27일 안성)이 빈번해질 거고, 당장 앞으로 몇 년간 40℃ 이상의 폭염이 더 잦아질 것이며, 10년 후엔 현재의 이례적으로 더운 날이 일상적인 여름 날씨가 될 거라 했다. 최근 10여 년간 한반도의 날씨는 이미 위기라는 경보를 여러 차례 울렸다. 한 세대 내 '최악의 폭염'이 1994년 발생한 후 역대 가장 강력한 폭염이 24년만(2018년)에 찾아왔다. 그리고 바로 6년 만인 2024년, 9월까지 긴 폭염이 이어졌다. 이어 올해는 6월부터 폭염이 시작됐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폭염일수(서울 기준)는 2018년, 2024년, 1994년, 2016년, 2023년, 2021년 순으로 많았다.
이재명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은 출범 한 달 만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6월27일)과 113만명 빚 탕감 정책(6월19일)을 통해서다. 수도권에서 집을 살 때 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규제는 그동안 한번도 써 본적이 없는 정책이었다. 부동산 시장과 민간 은행, 대출자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폭탄급'이지만 이는 법령도 시행령도, 심지어 은행권 모범규준(자율규제)도 아닌 행정지도(내부지침)에 근거한다. 복잡하게 법을 고칠 필요 없이 발표 하루만에 전격 시행이 가능했던 이유다. 연소득 1억원(DSR 40%)이 넘거나 집값 12억원(LTV 50%) 이상이면 '직격탄'을 맞았다. 은행들이 오로지 건전성만 생각한다면 이들에게 대출을 더 해주고 소득이 작은 차주의 대출을 확 조여야 한다. 이 대통령이 6·27 대책을 내놓은 금융위원회를 폭풍칭찬했지만 부동산대책에 민간 금융회사를 활용한 '관치금융' 성격이 짙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5000만원 이하, 7년 이상 연체채권의 '빚 탕감' 정책도 비슷하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국가 간에 탄소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바다 위 고속도로'가 뚫리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최근 에너지 업계에서 부쩍 많이 언급되는 스토리다. 오는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경주에서 진행될 예정인 APEC 정상회의가 다가오면서 이를 바라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CCS(탄소포집저장) 사업을 안착시키려면 반드시 필요한 게 탄소의 국경통과 개념인데, 이를 위해 APEC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CCS는 글로벌 차원에서 탄소감축을 위한 필수 사업이 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그린 시프트' 기획을 통해 방문한 노르웨이 노던라이츠 프로젝트에서 이같은 흐름을 현장에서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 각지에서 포집해 모은 탄소를 선박에 싣고, 노르웨이 외이가르덴 터미널을 거쳐 북해 지하 2600m 지점에 영구 저장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프로젝트에 노르웨이 정부와 에퀴노르·쉘·토탈에너지스 등 기업들이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했던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철회로 낙마했다. 자녀의 조기 유학 등 논란도 있었지만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정부의 교육정책의 중심은 대학개혁에 맞춰져있다. 앞서 선임된 최은옥 차관은 정원 축소로 대학 적정 규모화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대학 의·약·간호계열은 해당 지역인재 40%를 의무적으로 선발하도록 하기도 했다. 지역인구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어 대학이 학생들이 지역에 정주하도록 붙잡고, 인재를 공급해야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온다는 논리에는 학계도, 공무원들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서울대 10개 만들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각 지역에 있는 거점 국립대에 서울대 80% 수준의 재정과 지원을 집중 투자해 이들을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대학'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매년 2000억원 규모로 10년간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2조원 마련,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고 시장 정상화라는 목표에 끝까지 집중하겠다. "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말이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2000억 원씩 총 2조 원 규모의 '서울주택진흥기금'을 조성해 서울에 공공주택 2만5000가구(연 25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건설 사업자에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주든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직접 자금을 지원해 서울 주택 공급난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기금을 마련해 공공주택 확대를 추진하는 시도는 서울시가 처음이다. 이번 서울주택진흥기금 아이디어는 오 시장이 최근 다녀온 오스트리아 빈 출장에서 나왔다. 빈은 전체 주택의 76%가 임대주택이며, 이 중 공공임대와 진흥기금임대가 절반을 넘는다. 세계적인 공공주택 성공 모델로 꼽힌다. 빈 모델의 핵심은 공공이 민간에 저금리로 토지매입과 건설자금을 빌려주고, 민간이 이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공급한 후 얻은 이익을 다시 공공주택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다.
"7조원짜리 아파트가 있습니다. 이 아파트엔 2조9000억원의 전세가 있고, 전 주인은 자신의 지분을 포기했습니다. 새 매수자는 이 아파트의 부동산을 담보로 2조원을 빌려 전세 일부를 갚고 남은 일부만 현금으로 메운다면, 1조원 미만으로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 최근 홈플러스가 언론에 보낸 자료 말미에 적힌 문구다. 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회사를 '전세 낀 아파트'에 빗댄 것도 모자라 "7조원짜리 회사를 현금 1조원 미만으로 살 수 있다"며 은근슬쩍 '갭투자'까지 권유한 것이다. 비유 자체도 황당했지만, 비정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자료를 보낸 직원에게 "이런 표현을 회사 경영진이 승인한 게 맞냐"고 되물었다. 답변을 망설였던 그는 "회사 사정이 워낙 급박한 것 같다"고 답했다. "청산 전에 빨리 팔아야 한다"는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강박감'이 느껴졌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벼랑 끝에 몰렸다. 법원이 승인한 '회생 인가 전 M&A(인수합병)' 로드맵에 따라 2~3개월 이내에 새로운 인수자를 찾으면 극적으로 재기할 기회가 생기지만,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하면 회사가 공중분해 돼 2만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기업에 좋은 정책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 지난달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만난 기업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새 정부 경제정책에 큰 기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9일 만에 재계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들었고 이 자리에서 '규제 합리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새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신속하게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고, 이 가운데 13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민생 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21일 시작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상의 회장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2%가 새 정부 출범 후 경제 성과에 "기대된다"고 답했는데 이런 새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 추진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온다. 발단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고, 사내이사인 감사위원뿐 아니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도 선출 시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취임 6개월간 외신으로 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전연승'을 거두는 것처럼 보인다. 일단 전세계를 향해 기본 관세를 통보했고, 5월과 6월 미국의 관세수입이 전년대비 4배 이상 늘었다. 두 달 동안 거둔 수입만 약 514억달러(7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국가별 추가 관세 수위를 두고 트럼프는 협상 기한을 연거푸 미루면서까지 각국의 정상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농수산물 시장 개방 압박, 국방비 부담 등 여러가지 미국 우위 조건을 관세 협상 테이블에 올릴 기세다. 협상이 제대로 안 풀리면 화끈하게 때린다는 점도 전세계에 알렸다. 그는 이란과의 핵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란 본토의 핵 관련 시설 3곳을 폭격하고 생방송으로 대국민 승리 선언까지 했다. 자신의 공약이었던 교육부 해체 및 직원 대규모 해고 결정에 대해 연방 법원이 사실상 허용한다는 판단을 내려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좀 더 의기양양해졌다. 이민자 추방 지침은 지난달 전국적인 반대 집회까지 번지기도 했
사직 전공의들이 오는 9월 의료현장에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이 복귀하면 지난해 2월 수련병원을 떠난 지 1년6개월여만에 의료공백이 메꿔진다. 그런데 누구보다 애타게 그들을 복귀를 기다려온 환자들이 이들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청진기'보다 '계산기'부터 집어 든 전공의들에 대한 충격과 실망감 때문일까.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대전협 비대위)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9일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대정부 요구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선(先) 복귀, 후(後) 협상'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은 "의료현장에 일단 복귀할 테니 정부는 우리에게 '당근'을 제공하라"는 후불제 방식의 대정부 협상 카드를 준비하는 듯하다. 그중에서도 유력한 대정부 요구안으로 거론되는 게 '시험 특혜'다. 오는 9월 레지던트 3·4년 차로 복귀할 전공의들이 수련 공백 1년을 채우는 시점인 내년 8월, 전문의 자격시험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