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두쫀쿠 인플레

[우보세]두쫀쿠 인플레

세종=정현수 기자
2026.02.05 05:40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공급이 한정된 상황에서 수요가 몰리면 가격은 오른다. 가격이 오른다는 건 욕망이 몰린다는 뜻이다.

두바이 쫀득 쿠키, 이른바 '두쫀쿠'의 가격이 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정된 공급 위로 수요가 몰렸다. 그 수요의 바닥에는 두쫀쿠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깔려 있다. 유행을 접하고 뒤처지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욕망이 반복되면 수요가 되고, 수요는 가격을 떠받친다. 욕망이 걷히지 않는 한 가격은 내려오지 않는다.

자산은 욕망의 집합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욕망 중 하나는 내 집 마련이다.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다. 삶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기준이고,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지표다. 좁은 땅에 사람들이 몰려 사는 서울에선 그 욕망이 더 증폭된다. 서울에서 집은 경쟁과 욕망이 쌓여 만들어진 종합 자산이다.

누군가의 욕망은 누군가에겐 돈이 된다. 두쫀쿠를 경쟁적으로 만드는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으니 가격을 올린다. 집을 투기 수단으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두쫀쿠는 유행이다. 유행은 끝이 정해져 있다. 유행이 지나면 욕망은 식는다. 수요가 줄면 가격도 내려간다. 자산은 다르다. 특히 부동산은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 집을 향한 욕망은 일시적 호기심이 아니다. 불안한 미래와 경쟁적인 사회가 반복해서 만들어낸 결과다.

그래서 집값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가격이 오르면서 집을 향한 욕망은 더 단단해지고, 그 욕망은 다시 수요로 굳어진다. 우리는 '부동산 불패'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산 가치의 상승은 양극화로 이어진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자산이다. 더욱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집을 가진 사람에게 시간은 자산이다. 가만히 있어도 가격이 오른다. 반면 집이 없는 사람에게 시간은 장벽이다. 기다릴수록 출발선이 뒤로 밀린다. 청년들 입장에선 더더욱 그렇다.

비슷한 현상이 주식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주가가 많이 올랐다. 임기 내 코스피 5000을 약속했는데 8개월도 되지 않아 '5000 시대'를 열었다. 고질적인 저평가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하지만 그 속도가 빠른 감이 없지 않다.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이 역시 욕망이다.

집값과 주가뿐 아니다. 금값, 가상화폐 등 모든 자산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우연으로 보기엔, 그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넘치는 유동성을 종잣돈 삼아 각자의 욕망이 빠르게 표출되는 모습이다. 이 욕망의 속도는 상대적이다. 자산을 가진 사람은 더 빨리 앞으로 나가고, 자산이 없는 사람은 제자리에서 숨이 찬다.

자산 인플레이션 속에서 청년들이 근로 의욕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성실하게 일해봤자 성실하게 가난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취업 의사가 없는 '쉬었음' 청년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욕망이 만든 가격이 노동의 가치를 잠식하는 순간, 그 사회의 성장 엔진은 멈춘다. 자산 인플레이션의 부작용을 짚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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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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