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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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대륙의 큰손’ 유커(중국인 관광객)로 들썩이고 있다. 명동, 신촌은 물론이며 제주도까지 점령해 그 덕에 제주도 경제는 지난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화장품·패션산업에서 시작한 이들의 구매력이 면세점, 음식, 공연에 이어 이젠 관광지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유커’. 어디선가 갑자기 등장한 이 단어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 ‘외래어는 현지발음 그대로 표기한다’는 외래어표기법상, 중국어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일단은 ‘요우커’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유커’ ‘유우커’ ‘요커’ 등 정체불명의 단어들이 언론에 쏟아지자 결국 국립국어원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국립국어원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공동 운영하는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제118차 회의(2014년 12월3일)에서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유커’로 결정한 것. 그런데 얼마 전 중국에 사는 한 지인으로부터 기자라는 이유로 뜻밖의 ‘항의’를 받았다. 왜 유독 중국 관광객만 ‘유커’라고
정부 정책에도 궁합이 있다. 이로운 음식이라도 함께 먹을 경우 독(毒)이 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함께 추진될 때 역효과를 내는 조합이 있기 마련이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월 2만 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일제히 출시했다. 음성 통화 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하는 대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이른바 ‘데이터중심요금제’다. 이 요금제는 사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통 3사를 설득해 내놓은 정책 산물이다. 해외 유사 요금제와 비교해 봐도 경쟁력이 충분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 따져보면 마치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처럼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당장 알뜰폰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알뜰폰 산업은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 시켜 가계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또 다른 산물이기도 하다. ‘저렴한 음성통화료’를 강점으로 알뜰폰 가입자 수는 급기야 500만 명을 넘어섰
24시간 마다 바뀌는 해독불가의 암호를 풀어 1400만명의 목숨을 구한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그 이름을 딴 튜링상이 만들어질 정도로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정작 개인적 삶은 처참했다. 그가 살았던 1952년 당시 동성애는 '범죄'로 취급됐다. 결국 동성애 혐의로 영국 경찰에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감옥에 가는 대신 화학적 거세를 받아야했던 그는, 2년 뒤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먹고 결국 생을 마감한다. 사후 59년만인 2013년 12월 24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크리스 그레일링 법무부 장관의 건의를 받아들여 튜링의 동성애 죄를 사면했다. 튜링의 삶을 담담히 그려낸 영화 의 스토리다. 피 말리는 암호전쟁을 중심축으로 한 영화에 감성이 입혀진 대목은 여자 주인공 키이라 나이틀리와의 우정보다 죽은 동성 벗에 대한 회상이다. 남자가 남자를 사랑했다기보다는 한 외톨이가 유독 따뜻했던 한 사람을 그리워한 모습이다. 튜링이 사후 61년만인 2015년
일주학원 설립자 이선애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접하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유일한 아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상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였다. 간암3기인 이 전 회장이 빈소를 지킨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돼서다. 발인이 치러진 10일, 기자는 이제 이 전 회장을 걱정한다. 생전에는 어머니를 지켜주지 못하더니 임종 이후에는 빈소조차 찾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어떻게 생각할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 전 회장 모자(母子)에게 검찰의 법 집행은 가혹할 정도로 엄정했다. 보통 같은 혐의로 가족 둘이 피소될 경우 구속은 1명만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태광그룹에는 달랐다. 이선애 여사는 횡령 등 혐의로 2012년 2월 법정구속 돼 구치소 생활을 했다. 이 여사가 84세 때 일이다. 그 무렵 이 여사의 상태가 어땠을지 짐작할 수 있는 일이 벌어진다. 구속된 지 2개월째인 2012년 4월, 핫팩(손난로)에 손가락이 3도 화상을 입었
암(癌)은 여러 질병 중에서도 가장 고약하고 무서운 질병 중 하나다. 암을 앓고 있는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은 이 말의 의미를 절실히 실감하게 된다. 의약품과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암진단이 곧 사형선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존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영국에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뇌암 위암 폐암 식도암 췌장암의 경우 진단 후 10년간 생존율은 15% 미만이다. 암 덩어리와 사투를 벌여 다행히 암을 고쳤다해도 환자는 재발이나 전이의 공포와 싸워야 한다. 그래서 암은 환자와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불행한 것은 그 누구도 암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평균 수명까지 살 경우 10명 중 3명은 암 진단을 받는다. 4명 중 1명은 암 때문에 죽는다. 사실 암에 대응하는 방법은 많지 않다. 받아들이거나 싸우거나. 다행인 것은 기술의 진보로 일부 암의 경우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방암, 전립선암, 고환암, 자
"정유 업계에서 지난해 실적이 바닥을 치고, 올해부터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1분기 실적이 올해 최고점이 될 수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상황이 안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최악의 시기를 보낸 국내 정유사들이 일제히 1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어렵게 이룬 실적 개선이 오히려 규제의 빌미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선 올 초 미국 정유공장의 파업 및 정기보수,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이유, 제품가격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소비 회복 등으로 실적이 반등했을 뿐이지, 근본적인 펀더멘탈(경제기초)에는 변화가 없다고 지적한다. 실적개선은 대체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할 때를 얘기하는데, 국내 정유사들은 영업흑자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적게는 28%에서 많게는 42.5%까지 줄었다. 매출은 줄고, 이익은 늘었다는 얘기로 이는 인건비 등 판관비를 줄여 흑자를 냈다고 할 수 있다. 1분기 실적 호전은 지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저런 가수들을 볼 수 있었을까.” 얼마 전 일요일에 ‘복면가왕’이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내와 나눈 대화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우리가 잊고 지냈거나 보고 싶었던, 숨은 실력파 가수들이 가면을 쓰고 오직 노래만으로 경합을 벌이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롯이 노래에만 귀를 기울이며 “저 가수는 누굴까”라며 모처럼 우리 부부도 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판매처가 마땅치 않아, 어찌 팔아야할지.” 최근 만난 신생 생활용품 제조업체 A사 대표의 말이다. A사는 창업한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신생 업체지만, 애견용품 등 세계 최초의 신제품들을 개발해 시장에선 제법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무명의 신생업체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홈쇼핑 등 주요 판로의 문턱을 높기만 하다. A사 대표는 “매출은 아직 미미한 반면 연구개발과 인력 충원 등으로 비용은 늘어나고 있어 유통사에 대규모 수수료를 낼 여력도 없다”고 하소연
4·29 재·보궐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야당이 참패한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선거 직전 터진 '성완종 리스트'의혹으로 야당의 절대우세가 예상됐지만 '리스트와 선거'는 그 어떤 연관성 없이 각각의 결과물을 내놓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지율은 크게 오른 반면, 야권의 대권주자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지지율은 하락했다. 김 대표는 독주하던 문 대표 지지율에 근접,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 했다. '정치적 안방'인 광주와 '27년 텃밭'이던 서울 관악을에서 참패한 새정치연합은 범야권의 새판짜기 격랑 속으로 빨려들 가능성이 크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야당이 출현할 수 있고, 친노와 비노가 분당의 길로 치달을 개연성도 충분하다. 야당은 왜 선거에서 졌을까. 당내 분열을 막지 못하고 초대형 호재를 활용하지 못한 지도부의 전략부재를 가장 큰 패인으로 꼽는다. 보수층의 꾸준한 투표 참여, 선거의 달인이 돼 버린 듯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선전' 등도 거론
세계 최고의 대통령 경호수준을 갖춘 나라도 미국이고, 대통령이 가장 많이 저격당한 곳도 미국이다. 대통령 경호는 실패를 통해 발전한다는 의미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1974년 육영수 여사 암살 사건, 1983년 버마 아웅산묘소 폭탄테러 후 금속탐지기 등 첨단 검측·검색 장비를 도입했고, 대통령 행사장 검문·검색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하지만 아무리 경호에 만전을 기해도 해외에 나가면 방문국 국가원수에게 벌어질거라 상상하기 어려운 돌발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초강대국인 미국은 무시하곤 하지만)통상 외국 방문시 대통령의 1차적 경호책임을 해당국이 맡는 국제 관례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영국을 방문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 토니 블레어 수상과의 회담을 위해 이동 중 현지 경찰이 교차로에서 대통령 차량만 통과시키고, 교통통제를 풀어버렸다. 길이 막힌 외교안보수석과 통역 등이 현장에 늦게 도착해보니 김 전 대통령이 블레어 수상과 어정쩡하게 앉아 있었다. 2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박수현 군의 어머니는 지난 3월 7일 아들을 위해 다음 날 공연을 펼치는 친구들에게 점심을 사 먹이면서 “한창 먹을 때니 끼니 거르지 말고 챙겨 먹으라”고 당부했다. 참사 1주기가 다가오는데도, 마치 ‘그 일’을 잊은 것처럼 어머니는 너그럽고 씩씩했다. 다음 날, 공연장에 갔다가 입구에서 어머니랑 마주쳤다. 두 손을 가린 채 서러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들키지 않으려고 공연을 보다 밖으로 나왔는데, 기자가 아는 척하자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 목놓아 울고는 자리를 피했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어머니의 이미지는 대개 그렇다. 힘들 때 내색하지 않다가 혼자 있을 때 눈물을 훔치는 게 우리 어머니의 모습이다.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그냥 나온 허언은 아닌 셈이다. 그런 일종의 신성 또는 경건의 상징으로 견고하게 자리잡은 ‘어머니’란 단어의 의미가 와우아파트 무너지듯 파괴됐다. 박진영이 발표한 ‘어머님이 누구니’란 노래 덕분이다. 어릴 때부터
그야말로 '왕'이 아닌 '주식'의 귀환이다. 시장의 분위기로만 보면 그렇다. 코스피지수는 이미 2140선을 넘어 역사적 고점(2228.96)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코스닥지수도 7년3개월만에 700선을 돌파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강세장에 증권가는 기대감이 가득한 모습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확대되면서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긍정적인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주식에 관심이 보이는 주변 지인들도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상존해있는 것도 사실이다. 장미빛 전망을 믿고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눈물을 머금고 싼값에 주식을 정리하고 나온 '상투'의 추억을 여러 차례 경험한 탓이다. 이미 과열된 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펀더멘탈 대비 너무 빨리 올랐으며 여전히 잠재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흥분은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산가 중심으로 증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겠지만 소위 개인들
"육아 휴직 한번 써보고 싶다." 고소득 독신남녀인 '골드 싱글(Gold single)'족이 공통적으로 결혼한 동료를 부러워 할 때가 있는데 바로 신혼여행으로 1주일 휴가를 낼 때와 1년간 육아휴직을 쓸 때다. 외국계 회사의 경우 한 달 내내 연차를 몰아 쓰기도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보니 공식적으로 장기 휴가를 쓸 수 있는 신혼여행과 육아휴직이 부러울 뿐이다. 특히 '잘했다' 칭찬(?)을 받으며 떠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이는 그만큼 국내 휴가문화가 경직돼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한 온라인 여행사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급휴가 사용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가 직장상사와 동료 눈치를 보느라 휴가를 신청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지난해 회사로부터 받은 휴가를 모두 사용한 직장인은 절반도 안됐다. 직장 상사나 동료 눈치를 보느라 10명 중 7명은 유급휴가로 열흘도 쉬지 못했다. 휴가를 단 하루도 쓰지 못한 직장인이 12.3%나 됐다.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