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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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울산 지역 곳곳에서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이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줬다. 이른바 대 시민 선전전이었다. 노조의 파업에 대해 ‘연봉 8000만원 받는 대공장 고임금 노동자의 배부른 투정'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일자 나름 해명을 하고자 했던 것. 노조의 주장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로 요약된다. 노조는 잔업과 특근을 해야 생활임금이 확보되는 시급제 방식으로 인해 20년 근무한 조합원의 기본급이 월 200만원이 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현대차 노조원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1749시간)과 대한민국 평균 노동시간(2193시간)을 훨씬 웃도는 2678시간이라고도 했다. 사측에 따르면 모두 사실이 아니다. 근속 20년인 근로자의 기본급이 199만원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외에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각종 수당, 상여급 등을 더하면 224만원이다. 월 고정급여는 약 423만원이라는 얘기다. 연장근로나 휴일 특근을 하게 되면 635만원이
서울 지하철 종각역 6번 출구. 갑자기 시작된 장대비에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한 40대 중반의 회사원은 밖으로 나갈 생각을 차마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때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가 접이 우산을 쓴 채 빗속을 뚫고 들어왔다. "이거 쓰세요." 학생은 회사원에게 다가가더니 쓰고 왔던 우산을 건넸다. 둘은 아는 사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뜻하지 못한 상황에 놀라다 못해 당황한 회사원. "학생은 어떻게 하려구요…"라고 묻는다. "저는 지하철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으니 괜찮아요." 학생은 바지에 묻은 비를 툭툭 털어낸 뒤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장마가 한창이던 지난달 하순 어느 아침의 일이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진 것을 보니 여름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올 여름 훈훈했던 게 뭐가 있나 되뇌자니 우연히 목격한 지하철역의 장면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2013년 여름은 폭우와 폭염, 가뭄, 녹조, 적조 등 '인간 활동'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자연현상' 때문에 많은 이
좌판에 둘러앉은 3인의 플레이어. 받아든 패 가운데 남들에게 공개할 패를 밑장으로 깐다. 이어 돌아가면서 베팅을 시작한다. 상대방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는 똑같거나 더 높은 베팅을 해야 한다. 자신의 '히든카드'를 상대방에게 절대 노출하지 않는 것은 위너의 기본 자질이다. 철저한 '포커페이스' 유지도 필수다. 정해진 ‘룰’은‘ 있지만 각종 편법이 난무한다. 사전 거짓소문으로 상대방을 교란하고, 한 플레이어를 견제하기 위해 두 플레이어가 협공하기도 한다. 영원한 동지도 없다. 승리를 위해서는 언제든 배신할 준비가 돼 있다. 판의 규모 역시 장담할 수 없다. 한 수 한 수 간담 서늘한 베팅 속 위너가 되는 길은 최소 비용을 들여 원하는 패를 얻거나, 상대방의 밑천을 최대한 거덜 내는 것이다. 지난 19일부터 이동통신 3사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주파수 경매를 보고 있으면 투전판이 생각난다. 판돈 규모 최소 2조원. 플레이어는 이동통신 3사. 하루 몇백억 수준의 베팅이 오간다. 주파수 투
8·15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에서 최루액이 등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을 겨냥해 쏜 물대포에 섞인 최루액은 최근 경찰의 집회 해산과정에서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2달 전인 6월2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서는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최루액이 뿌려졌다. 집회에 참가한 고교생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루(催淚)의 사전적 의미는 '눈물샘을 자극하여 눈물을 흘리게 함'이다. 말이 눈물샘을 자극해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것이지 실제 맡아보면 오장육부가 뒤집히는 고통을 수반한다. 숨이 막히고 눈알은 길 바닥에 빠진 듯 타오른다. 구토는 의지에 상관없이 입에서 쏟아져 나온다. 밤새 술 마시고 난 뒤 겪는 숙취는 아무것도 아니다. 최루액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시위 당시 10여년만에 본격적으로 재등장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시위가 격화되던 2008년 6월29일 정부의 합동 대국민 담화문 발표장. 김경한 당시 법
지난달 2일 여의도의 한 설렁탕집.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 10여 명이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동석, '폭탄주' 한잔을 돌리고 밥값까지 계산했다. 6월 국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데 대해 서로를 격려하고 '상생 정치'를 다지는 의미였다. 지난 5월 여야의 새 원내지도부가 들어설 때만 해도 이런 분위기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강(强)대 강(强)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친박(친 박근혜) 실세인 최경환 의원과 투사 이미지가 강한 전병헌 의원이 각각 원내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다. 뚜껑이 열리자 완전히 다른 평가가 나왔다. 여야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으로 대치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싸우더라도 일은 한다'는 공감대 속에 6월 국회에서는 평소보다도 많은 법안들이 처리됐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데는
“오바마가 한국 대통령이었다면 과연 저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에는 왜 저런 정치인이 없을까, 정말 부럽다” 최근에 만난 전자업계 관계자가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지난 3일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린 애플의 수입금지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놓고 한 말이었다. 의외의 질문에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결론을 내리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는 않았다. 만약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 애플이 수입금지를 요청했고 이를 특허법원이 받아들인 상태라고 가정을 해 보자.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특혜 시비다. 정부가 삼성에 대해서 또 다른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난은 기본이다. 정치권에서는 정경유착이 없었는지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부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정보기술업계 단체인 컴퓨터통신산업연합회(CCIA)는 성명을
여의도 가는 길에 택시로 마포대교를 건너는데 운전기사가 말을 걸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 뭔지 아느냐"고. 밤섬 말씀이냐, 답하니 기다렸다는 듯 묻지 않은 역사를 읊었다. 그가 젊었을 적엔 밤섬에 마을도 있었는데 1968년 여의도에 아파트를 짓는다며 밤섬을 폭파해 그 흙으로 제방을 쌓았단다. "그 자리에 몇십년 동안 흙이 쌓여 다시 섬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가는 세월이 무섭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그 시절엔 희망이 있었지. 서울에서 택시 몰면 집 한칸 장만하고 애들 학교 보냈으니까. 지금 우리 애들한테는 택시 몰라고 못해요. 집은커녕 전셋집도..." 말끝을 흐리는 그의 얼굴을 백미러로 살피니 60대 중반쯤 되어 보였다. 그의 자녀는 아마 30대나 20대 정도 되었을까. 그들이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지금 같은 전세대란에 자력으로 서울에 전셋집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서울 주택의 평균 전세금은 1평(3.3㎡)당 900만 원을 돌파했다. 20평짜리 집
은행이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났다. 최고경영자(CEO)가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고 전 은행이 점포 축소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저금리 기조 하에서 NIM(순이자마진)의 추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경기가 회복되고 금리가 다시 상승하기 전에는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은행이 과거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할까. 2000대 중반 은행권은 1년에 15조원의 안팎의 순이익을 거뒀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3% 수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에 육박했었다.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은 9조원, ROA와 ROE는 각각 0.49%, 6.41%에 불과했다. 은행 전체 이익에서 이자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기준으로 82%. 전체 은행 수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에 불과하다. 금리(이자) 수준에 따라, 또 국내 경기에 따라 이익이 출렁이는 수
지난해 여름 정부부처 장관들이 청와대 국무회의에 '휘들옷'을 맞춰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격식을 중시하는 관가에서 정장 재킷은 커녕 넥타이도 매지 않고 반소매 셔츠를 바지 밖으로 빼입은 장관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휘들옷은 일반 소재보다 체온을 2∼3도 낮춰주는 첨단소재로 만든 쿨비즈 의류를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가 에너지 절약 대책의 일환으로 '휘들옷' 보급에 공을 들였다. 이날 장관들의 휘들옷 패션 회동 시나리오도 산업부의 작품이다. 올해는 환경부가 '쿨맵시' 전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쿨맵시는 일본에서 유래한 패션용어 '쿨비즈'를 우리말로 바꾼 것으로 환경부가 지난 2009년 대국민 공모를 통해 만든 용어다. 환경부는 최근 각종 회의와 행사 때 '노타이', '반소매 셔츠' 등 쿨맵시 드레스코드를 지정해 알려주는 제도를 정착하자고 정부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등에 협조 요청을 하고 나섰다. 이달초엔 신세계백화점 등과 '쿨맵시 대중화' 캠페인도 벌
지금부터 약 4년 전인 2009년 8월6일. '쌍용차를 사랑하는 아내 모임' 회원 20여명이 경기 평택공장 앞에서 농성중이던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들은 "우리 남편 회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외부세력 때문에 다 죽게 생겼다"며 "제발 국회로 돌아가달라"고 눈물로 애원했다. 강 대표는 눈을 감은 채 끝내 꿈쩍도 앉고 '현장을 사수'했지만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마음을 잃는 행위가 됐다. 같은 해 9월8일 쌍용차노조는 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해버렸다. 1995년 민노총 출범 이래 처음으로 완성차업체가 민노총의 정치투쟁 대열에서 벗어난 '사건'이었다. 산별체제에서 개별 기업노조로 변신한 쌍용차 노조는 이후 회사와 함께 호흡하며 정상화에 매진해왔다. 2009년과 2010년에는 기본급을 동결했고 연 상여금 250%와 미사용 연월차수당을 반납했다. 2010년 말까지 모든 복지혜택의 지급중지도 받아들였다. 임단협은 4년 연속 무분규로 마무리지었다. 쌍용차노조는 정치권과
에티오피아에서 사업을 하는 교포 A씨는 토요타 브랜드의 SUV(다목적스포츠차량)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현대차 SUV를 1대 갖고 있지만 골칫거리다. 몇 달 전 엔진소리가 이상해서 현지 정비업체에 맡겼더니 소리가 더 커져 돌아왔다. 부품을 구하지 못해 부품을 교환하는 대신 고장난 부분을 철판으로 때운 때문이다. 며칠은 털털거리며 굴러갔지만 이내 엔진이 멈췄다. 차를 고치려면 한국에서 '페덱스'를 통해 부품을 가져와야 하는데, 20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차 1대를 살 돈이다. 주변에서는 고장난 차를 팔아넘기고 부품 구입이 쉬운 토요타 차로 바꾸라고 조언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토요타 차 천국이다. 소형차 '야리스', 코롤라부터 SUV '라브-4' '랜드크루즈'와 미니버스 등을 한국에서 현대·기아차 브랜드 자동차를 보는 것만큼이나 쉽게 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세운 '마라톤모터스'가 수입을 대행하고 나서면서
최근 건설업계 관계자들과 모인 자리에서 '미친 전셋값'을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단연 서울 강남 전셋값이 화제였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셋값(전용면적 84㎡)이 9억4000만원(호가)에 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봐야할 지가 화두였다. 이는 강남권 다른 아파트 1채나 강북과 경기 일대에서 2~3채를 사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 이 아파트의 지난 6월 실거래가가 12억원임을 감안하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이미 8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반면 매매 호가는 분양가(9억9700만~11억2700만원)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편이다. 2008년 분양 당시 미분양이었던 이 아파트가 분양가에 육박하는 전셋값으로 치솟은 이유는 뭘까. 한 업계 관계자인 A씨는 교육, 교통, 새아파트 등 3박자를 충족시키는 단지여서 젊은 고소득층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 B씨는 집주인의 월세전환 선호와 함께 세입자의 재계약률 증가로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는 최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