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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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음악 PD들은 자신의 방송 무대를 찾아온 아티스트에게 먼저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넨다. 좋은 음악을 발표해 준 것에 대한 일종의 답례인 셈이다. PD가 권력으로 작용하는 장면은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진풍경이다. 아이돌이든 뮤지션이든 음악을 발표해 방송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는 아티스트는 모두 음악 방송 PD들에게 90도로 인사하고 PD들의 ‘지시’에 곧잘 따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몇몇 국내 음악인들은 방송 PD들을 음악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용’하는 사람 쯤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PD들이 ‘이용’하고 싶어하는 수단에 맞춤 서비스를 하려면 뮤지션들은 자신의 색깔있는 음악을 고집할 수 없고 이미 화제가 된 트렌트와 스타일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현재 공중파 3사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보여주는 공통된 콘텐츠는 죄다 아이돌 음악이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입에 오르내리며, 가장 인기좋은 상품이므로, PD들이 굳이 외면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자세히
"기술을 가로막아 소비자들이 더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지난달 24일 에어리오와 지상파 방송사간 분쟁에서 에어리오가 최종 패소한 날. 에어리오 창업자 배리 딜러는 이렇게 아쉬움을 전했다. 2012년 문을 연 에어리오는 동전만한 안테나 장비만 장착하면 수십여개의 지상파 방송 채널을 볼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 서비스로, 기존 케이블 TV요금보다 10배 가량 싼 이용료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기존 방송사들이 위기감을 느낀 건 당연지사. 주요 방송사들이 방송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대법원 판결은 '기술 성격상 지상파 재송신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결한 1, 2심 재판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이번 판결로 에어리오는 거액의 재전송료를 지불하며 서비스를 재개하던가 아예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전세계적으로 IT 융합 기술을 앞세운 OTT(인터넷 서비스) 진영과 기존 시장 질서를 지켜내기 위한 전통 방송 진영간 갈등이 이처럼 전면화되고 있는 양상이
축구 국가대표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성적표를 놓고 말잔치가 무성하다. 대표팀을 이끈 홍명보 감독을 겨냥한 비난이 집중하는 가운데 박주영 등 일부 주전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독설이 난무한다. 칼날은 홍명보 감독에게 모아진다. 박주영을 비롯한 2012 런던올림픽 멤버 중심으로 '의리축구'를 했다는 비아냥부터 '전술부재'와 '선수기용' 등 세세한 점까지 도마에 올랐다. 불과 2년 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뒤 쏟아냈던 찬사가 머쓱해질 정도다. '팔색조' '승부사' 등으로 한껏 치켜 올려졌던 홍 감독 입장에서 보면 '권세가 있을 때 아첨해서 따르고 권세가 떨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속의 형편'을 뜻하는 염량세태(炎凉世態)라는 사자성어가 뼛속 깊이 파고들 법 하다. 기자는 기자직 입문 초기 수년간 스포츠부에서 몸담긴 했지만 축구에 관해서는 '그저 그런' 일반 상식 수준의 지식을 가졌다. 지식이 과문한 탓에 홍 감독의 전술과 선수기용 등을 놓고 날카롭게 지적할 처지는 못 된다. 월드컵 대표팀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감사원의 한 과가 전부 구룡마을에 매달려 있었어요. 이 사회적비용 낭비가 얼마나 큽니까." (서울시 공무원) 감사원 소속 직원은 올 1월1일 기준 총 1035명, 인건비 예산은 686억원 정도다. 1인당 평균 연봉이 6628만원 정도인 것.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감사에 투입된 감사원 직원은 24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8개월동안 24명에 대한 인건비만 단순 계산하면 구룡마을 감사에 11억원의 비용이 든 셈이다. 구룡마을 관련 감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개발 특혜 논란이 나온 게 발단이 됐다. 서울시가 그해 10월 감사원에 직접 감사를 요청했고 이어 강남구도 감사를 요청했다. 감사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지만 감사 결과가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사회적비용 낭비만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감사청구를 검토하거나 실제 신청하고 있다. 감사 청구를 해도 모두 감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구룡마을처럼 사회적 이
"인구가 한번 감소하면 출산율이 올라가는 국가는 단 한곳도 없습니다." 최근 만난 '유엔미래보고서 2040'의 저자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는 "모든 미래예측은 인구변화를 기초로 이뤄진다"며 이 같이 단언했다. 특히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는 인구가 국력이라는 법칙이 미래에 적용, 인구가 많은 나라가 가장 빨리 성장해 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인구감소가 시작된 국가는 예외 없이 국력이 쇠퇴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저출산·고령화 국가로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물론 2020년에 최대 규모의 인구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2050년경 인구수로 중국으로 앞설 것으로 예측되는 인도 등을 예로 들었다. 박 대표의 언급을 감안하면 한국이 처한 현실은 심각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최근 발표한 '월드팩트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은 1.25명이다. 분석 대상 22
"대부분의 사업이 선도기업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시장선도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12년 9월 임원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10월로 예정돼 있던 세미나를 한 달 가량 앞당겨 열면서 했던 말이다. ‘시장선도’에 대한 구 회장의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방증이다. 이후 구 회장은 신년사를 비롯해 시간이 있을 때마다 ‘시장선도’를 외쳤다. ‘LG Way=시장선도’라는 공식도 굳어졌다. LG의 행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장선도에 걸맞게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등장한다. 변화는 맏형인 LG전자가 주도해 왔다. LG전자는 2013년 1월 세계 최초로 55형(인치)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삼성전자도 똑같은 제품을 내놓아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어색해지긴 했지만. 그러나 불과 3달 뒤 LG전자는 이 제품의 판매에 돌입했고 9월에는 세계 최대 크기인 77형 울트라HD(UHD, 초고선명
"무죄라는건 말이야.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야. 죄가 있는걸 증명하지 못했다는 말이지."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개과천선'에 나오는 대사다. 극중 국내 최대 로펌의 대표를 맡고 있는 차영우(김상중 역)의 말이다. TV에서 이 대사를 들었을 때 떠오른 이름, '김광수'였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지만 6개월을 무보직으로 지냈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그는 지난주 금융위 내부망에 A4 한장짜리 인사말을 남기고 공직을 떠났다. 1984년 공직에 들어온지 30년 만이고, 2011년 억울하게 구속된지 딱 3년 만이다. (6월7일 구속됐던 그는 7일 이후에 퇴임하고 싶어했고 9일 공직을 떠났다.) 무죄 판결 후 금융위로 복귀한걸로 따지면 반년 만이다. 6개월간 명함도 없었던 '김광수'는 '전(前) 원장'이란 타이틀로 영원히 남게 됐다. 복직한 후 그는 여러 자리의 후보로 거론됐다. 기업은행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최근에는 서울보증보험 사장 후보로도 이름이 나왔
"뭘 또 만들라는거야?" "아이핀, 마이핀, 다음엔 유어핀?" 정부가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오프라인 본인확인 수단으로 마이핀(My-PIN) 서비스를 내놨다. 8월부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시행으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상에서 법령 근거없는 주민번호 수집이 금지되면서 새로운 본인확인 서비스를 내놓은 것. 마이핀은 13자리 무작위 번호로 이뤄져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곳곳에서 '무용지물'이라는 볼멘소리가 벌써부터 터져나온다. 무엇보다 연초부터 카드사, 통신사 등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기업이나 정부의 보안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 회사원은 "이미 주민번호가 공공재가 된 마당에 뭘 또 만들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만들어도 또 털리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마이핀이 기존에 시행된 인터넷 본인확인서비스 '아이핀(i-PIN)'의 오프라인 버전에 불과하다는 점도 마이핀을 불신하는 이유다. 신용평가사 등 발급기관도 아이핀과
1년에 한국인들이 부담하는 자동차관련 세금은 36조7532억원이다. 전체 세수 246조원의 14.9%다. 세금 명목은 다양하다. 구매단계에서는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록단계에서는 취득세, 보유단계에서는 자동차세 교육세가 붙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운행단계에서 유류개별소비세(교통, 에너지·환경세 포함), 교육세, 주행세, 유류부가세 등을 또 낸다. 여기에다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인 '저탄소차협력금'까지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저탄소차협력금제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차를 사는 사람들에게 돈(부담금)을 거둬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보너스(보조금)를 주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중대형차 위주의 자동차 소비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 환경부가 내년도 시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재원 마련이란 측면도 있다. 이 제도는 프랑스가 2008년 도입한 ‘보너스·맬러스’를 본 딴 것으로 르노, 푸조시트로엥 등 소형차에 강점
'남는 게 없다는 장사꾼 얘기는 믿지 말라'는 말이 있다. 물건이나 서비스 등을 구매할 때 정보의 균형추가 어느 쪽에 더 쏠려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사는 쪽보다 파는 쪽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동등한 위치가 아니란 얘기다. '장롱면허' 신세를 면하기 위해 자동차운전학원을 찾았다. 도로주행 연습을 하려고 하니 오래 기다려야했다. 주말에는 사람이 더 몰린다는 설명이다. 눈물을 머금고 두 주 뒤로 예약을 잡았다. "일이 생겨 시간을 바꾸려면 24시간 전에 해야 해요. 24시간 보다 늦게 하면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손해를 보는 부분'인가를 묻자 수강료를 돌려주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도로주행 수강료는 한 번(기본 2시간 기준)에 6만~8만 원 정도 한다. 그런데 24시간 전에 변경을 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날린다고?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급한 쪽'이 이쪽이니 하는 수 없었다. 수강료를 입금하고 확인을 위해 전화를 하니 "주말은 24시간이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기업들의 마케팅이 전면 중단되며 저희처럼 기업 홍보를 대행하는 작은 회사들은 매출이 80∼90%까지 증발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직원들 월급도 절반밖에 못 줬습니다." 한 홍보대행사 사장이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업들의 행사와 홍보·마케팅이 크게 줄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토로였다. 이 뿐 아니다. 각종 행사·연회장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모델이나 도우미, 사진작가 중에는 수입이 끊기며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고정 수입 없이 행사장에서 부정기적으로 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생계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 세월호 사고 50일이 지났다. 당시 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실종자 16명을 아직 찾지 못했고, 국민들은 비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현상금 5억원을 내걸었지만 유병언 추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이 눈물까지 보이며 호소한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입법
어느 의사의 얘기다. IMF 직후 대학을 졸업한, 그러니까 지금 40대 초반이거나, 막 40살이 된 사람들은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병 진단을 받은 환자는 보통 "고칠 수 있느냐"고 묻지만 이들은 먼저 "돈이 얼마나 들겠느냐"라고 반응한다고 한다. 사회에 나가기 직전 단군 이래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하고, 금전적으로 큰 고통을 받아야 했기에 다른 세대보다 돈에 더 집착하는 것 같다고 의사는 해석했다. 우리는 이들을 'IMF 세대'라고 한다. 세월호 참사를 지켜봐야 했던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또래 아이들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어른들의 안내방송을 따르다가 차가운 물속에서 숨져야 했던 것을 봤던 아이들에게 더 이상 어른의 말은 '토 달지 않고 따라야 하는' 대상이 될 수 없다. 정부도, 제도도, 사회도,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일찍 깨달았다. 사회 공동체보다는 개인과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세월호 세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