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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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에 나가 있는 한 대기업 임원에게 안부를 묻는 카톡을 보냈다. 지난달 말부터 벌어진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신문의 국제 면을 장식하고 있어 현지 주재원들이 걱정됐다. 몇 시간 후 답장이 왔다. "일부 지역은 격렬하게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 주 동안 방문자 5 팀을 맞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남한을 외국에서 걱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경찰 1명을 포함해 사망자 5명이 발생할 정도면 여기서 보기엔 여간 심각한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지난 2주 동안 터키 주식은 8.9% 하락했다. 달러 대비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지난 13일 1.41% 급락하는 등 하루하루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그런데 평온한 남한과 비슷하다니. 선뜻 납득이 안됐지만, 외부인들에게는 우리나라가 그렇게 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새삼 실감했다. 정치 상황이 경제의 발목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XXX 컨퍼런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각종 협·단체들이 주최하는 창조경제 관련 컨퍼런스(세미나)가 줄잡아 30여건을 넘어섰다. 정부가 최근 창조경제의 미래 청사진과 정책과제를 집대성한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대규모 컨퍼런스는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른바 '창조경제 쓰나미'. 이는 새정부 정책기조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명분도 있지만 자신들의 존재 가치와 일정 지분을 챙기겠다는 속내도 없지 않다. 매번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부 정책기조에 맞는 행사나 모임 결성이 최우선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취재과정에서 만난 협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새정부 초기 대부분의 정부 집행 예산이 정책 기조에 맞춘 기관과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분배돼왔다"며 "매년 진행해왔던 예정 세미나마저 '창조경제'란 주제를 굳이 붙일 수 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해외 롤모델 찾기 경쟁도 치열하다. '후츠
머리가 희끗한 택시기사는 '그 분'이 통치할 때 살기 좋았다고 침을 튀며 말했다. 라디오에서는 '그 분'의 큰 아들이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포착됐다는 소식을 전달하고 있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택시기사는 라디오가 전하는 소식에 열변을 토했다. "젊은 사람들이 '그 분'을 싫어하지만 다 몰라서 그래. 그 때는 요즘처럼 지옥같이 살지 않았다고. 서민들이 먹고 살기 편했어요." "그 땐 정말 그랬나요"라고 한마디 거들자 택시기사는 더욱 신이 나서 말했다. "암, 그랬고 말고. 택시 몰고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는데, 요즘 정말 엉망이야. 전두환 처럼 강력한 지도자가 다시 나와 세상을 바로 잡아야 해. 전두환이 다시 대통령 나오면 찍어줄거야." '그 분의 통치'가 끝난 지 2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향력은 크게 느껴졌다. 법정에서 단돈 29만원밖에 없다는 '그 분'. 첫째 아들이 해외에 조세피난처를 만든 정황이 드러나 국세청과 검찰이 추징금 환수에 착수
"경제민주화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저밖에 없을 겁니다." 새누리당 김용태(재선·양천구을) 의원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4월 중순.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막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하나 둘 통과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경제민주화 법안 통과의 최대 관문이 김 의원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었다.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단호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포퓰리즘의 극치로 법을 내놓은 것을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통과시키라고 청와대와 당, 사회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서민 생활이 나아지려면, 기업들이 잘 돼야 하는데, 현재의 경제민주화 법안들은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법안이라는 얘기였다. 그리고 "힘에 벅차지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벅찬 싸움이라는 것은 의심이 여지가 없었다. 실제로 김 의원의 저항에도 경제민주화 법안들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를 속속 통과
“대기업의 횡포를 막아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골목상권을 지켜내겠습니다.” “대기업들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 주십시오.” 5년 마다 되풀이 되는 정치권의 재방송 시나리오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는 항상 ‘표’가 많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에 방점이 찍힌다. 몇 달 후 선거가 끝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투자와 일자리는 다시 대기업의 몫이 된다. 이 때쯤이면 ‘투자할 곳이 없다’거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그동안 눈치만 살피던 재계도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출범 100일을 앞둔 박근혜 정부에 국한된 장면은 아니다. 최근 십 수 년 간 보아온 우리들의 자화상이자, 6월 임시국회를 앞둔 지금이 절정이다. 더 씁쓸한 것은 이미 지겨워질 대로 지겨워진 이 재방송을 앞으로 당분간 더 봐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다. 한 쪽만 놓고 보면 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두 가지 이상을 겹쳐 놓으면 문제를 풀 수 없는 ‘모순’이
아직 자본시장의 생소한 분야인 ‘사회 투자(Social Investment)’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참가자들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사회투자는 사회 문제를 해소하거나 사회 혜택을 늘리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아직 ‘시장 같아 보이지 않는 곳’인데도 시장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투자 고수로 이름을 날렸던 임창규 전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요즘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JP모건이 99개 투자자들 대상으로 임팩트(Impact) 투자 실태를 조사해 발표한 것, '맥킨지가 지난 연말 발표한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SIB) 분석보고서를 낸 것 등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임팩트투자는 사회나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가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다. 사회성과연계채권은 그 일종이다. 임 국장 이외에도 전문가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임 국장이 일하는 한국사회
#국무위원들이 거수기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국무회의 안건에 대해 반대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치열한 토론 대신 대통령 말씀 받아쓰기에 바쁜 '거수기 국무위원'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TF는 대통령의 인사권 등 권한을 제한해 국무위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금융권의 핫이슈인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보면서 생각해 본 '소설'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지주회사의 과도한 지배력 제한이 논의의 큰 축이다. 결과물은 6월 말에 나온다. 금융사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는 시각으로 보면 모든 게 문제로 보이기 마련이다. 우선 지배구조 문제의 아이콘이 된 '거수기 사외이사'가 그렇다. 이사회 안건 100% 원안의결은 '독립성 없는 사외이사'의 결정적 근거다. 하지만 '거수기 사외이사'는 들여다 보면 억울한 측면이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노조 공화국이 됐다. 정부(노조집행부)와 6개의 야당(현장조직과 그 대의원)으로 이뤄진 이 공화국은 오는 9월 새로운 대통령(노조위원장)을 뽑는다. 선거를 앞두고 레임덕이 심해져 초강성으로 분류됐던 현 대통령조차도 여러 정파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다. 현 대통령은 적(회사)과 야합해 국민(조합원)의 이익(주말특근 때의 고임금과 낮은 라인 가동 속도)을 저버린 매국노 취급을 받고 있다. 아무리 성과(회사로부터 얻어낸 결과물)를 내도 야당은 칭찬할 줄 모른다. 오히려 더 따내지 못했다고 비난한다. 노조위원장이 되면 제네시스 의전차를 타고, 연간 200억원의 예산을 주무른다. 그 경력을 밑천 삼아 더 큰 정치판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모두가 그 자리를 노린다. 그러다보니 “일단 잡고 보자”는 포퓰리즘 공약이 남발한다. 공약은 통념과 상식을 벗어나는 건 기본이고 가급적 적(회사)이 들어줄 수 없는 것이면 더 선명성을 높일 수 있어 좋다.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그
"올해부터 삼재(三災) 라더니 정말 되는 일이 없어. 남들은 비싼 가방 몇개씩 사가지고 잘도 들어오는데…. 나만 세관에 걸려서 세금을 물었지 뭐야. 면세한도 400달러는 웬말이니? 영양크림 1개 사고 애들 옷 몇개 샀더니 훌쩍 넘었더라. 기자양반, 현실에 안 맞는 제도는 빨리 고쳐야 하는거 아니야?" 얼마전 중학교 동창모임에서 한 친구가 속사포처럼 불만을 쏟아냈다. 전업주부인 그 친구는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동네 아줌마들과 함께 최근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남편 눈치보며 1년간 경비를 모아 큰 맘 먹고 다녀온 해외여행. 다 좋았는데 여행의 끝이 행복하지 않았다. 운이 없어서 탈세범으로 몰렸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저 철없는 아줌마의 넋두리일까. 아니다. 지난해 각 세관에서 휴대품 조사를 받은 입국자는 약 52만명이다. 한해 해외 여행객이 1400만명에 달하지만 인력 부족 등 이유로 전체의 약 3∼4% 정도만 무작위로 추출돼 세관 검사를 받는다. 상습적으로 면세한도를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기록으로 여겨졌다. 적어도 1954년 5월 6일 이전까지는 그랬다. 그때까지 세계 육상계는 인간이 1마일(1609m)을 4분 안에 주파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1마일을 4분 내에 달릴 경우 '심장이 터지거나 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는 의사 조언까지 있었다. 당시 육상계는 그래서 이전 최고 기록인 4분1초4를 인간의 최선으로 믿었다. 그러나 1954년 5월 6일 영국의 육상선수 로저 배니스터가 옥스퍼드대 트랙 4바퀴를 돌고 났을 때,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다. 로저 배니스터는 1마일 4분벽을 깨기 위해 수년간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 1마일을 4등분해 400m를 1분 안에 뛰는 훈련을 반복하는가하면, 특유의 막판 스퍼트 연습으로 날을 샜다. 그는 이날 1마일을 3분59초4에 끊었다. 그러자 더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그가 4분벽을 깬 후 46일 만에 호주 육상선수 존 랜디가 3분58초4로 또다시 기록을 깼다. 그 후 두 달간 10명의 선
2011년 12월. 재정위기에 시달리던 이탈리아는 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럭셔리 스키리조트에 주차된 251대의 슈퍼카 차량 소유주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호주 국세청은 2006년, 7만 달러 이상의 고급승용차를 구입한 이들을 대상으로 세금미납, 미신고소득 등을 파헤쳤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국세청이 1990년대에 수입차 구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 적이 있으나 1994년 자동차시장 개방 이후 통상마찰을 우려해 일체 중단해 왔다. 그러는 사이 법인이 차를 구매하거나 리스(또는 렌탈)할 경우 전액을 필요경비로 처리할 수 있는 현행법을 악용하는 일이 잦아졌다. 담철곤 오리온 그룹 회장이 위장계열사 자금 19억원을 이용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포르쉐 카이엔' 등을 리스 해 자녀 통학용으로 쓴 혐의로 기소된 게 대표적이다. 이런 행위는 세상의 주목을 받는 재벌기업보다 중견,중소기업 또는 고소득 자영업자에게서 더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업무용 차량으로 보기 힘든 포르쉐,
"problem! 정답은 'problem'이야. 이 쉬운 답을 맞힌 사람이 이 반엔 한 명도 없어?" 25년 전, 한 섬마을 중학교의 중간고사 영어시험 문제풀이 시간. 선생님은 답을 말한 뒤 한심하다는 듯 학생들을 내려 봤다. 그런데 소년의 시험지에는 분명히 'problem'이라고 적혀 있었다. 손을 들고 항의했다. "선생님, 저는 답을 맞혔는데요." "자세히 봐. 'problem'이 아니라 'broblem'이라고 적었어." 아뿔싸. 시험지엔 정답을 적고도 답안지에 옮길 때 'p'를 'b'로 쓴 게 아닌가. 실수였다. 2점짜리였는데... 며칠 뒤 중간고사 전체과목 가채점 결과가 나왔다. 소년이 반에서 아슬아슬한 1등이었다. 2등과는 단 1점 차이. 이튿날 2등을 한 친구가 소년에게 왔다. 곧 서울로 전학을 갈 친구는 "어머니가 영어 선생님한테 말해서 내 점수를 2점 올려주기로 했어. '1등 했던 아이'로 전학을 가는 게 모양이 좋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친구네는 읍내에서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