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367 건
"내가 이 나이에 돈을 더 벌어서 뭣 하겠나. 그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지어서 조국에 보답하고 싶다.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구경거리가 없는 한국 관광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거야. 놀이시설과 백화점, 호텔 모두 제대로 지어보자고." 임종원 서울대 교수가 쓴 책 '롯데와 신격호'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회사 임원들에게 건넸다는 말이다. 롯데그룹 임원 대다수가 "초고층 빌딩은 공사비만 많이 들고 관리가 힘들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제2롯데월드 사업에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신 총괄회장에게 크게 혼나고 회장실을 나와야 했다. 지상 123층. 국내 최고층 건축물인 제2롯데월드는 이렇게 시작됐다. 여기까지는 뭔가 뭉클한 스토리다. 하지만 최근 제2롯데월드 사업 과정을 들여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기 짝이 없다. 92세 고령인 회장님의 평생 숙원을 무리하게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기 때문이다. 과속의 흔적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에는 4
"유류 유출 사고로 국민 모두의 마음에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피해주민에 대한 빠른 보상과 완벽한 방제작업 마무리로 피해지역 주민들이 이번 일의 상처를 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조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GS칼텍스) "우리 선박은 선수 부분에 작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선박의 기름 유출은 없었습니다. 선장이 보고하기로는 선원들도 모두 안전합니다. 현재 안전하게 정박 중입니다."(오션탱커스) GS칼텍스와 오션탱커스.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된 회사들이다. GS칼텍스는 여수시 낙포지역에 원유 부두를 운영 중이다. 이번 사고로 이 곳 제2원유부두 송유관에 남아 있던 원유와 나프타 16만여ℓ가 유출돼 바다가 오염됐다. 그 송유관을 파손시킨 배 '우이산호'의 선주가 바로 싱가포르 국적의 오션탱커스다. 이들 두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이들 회사에 대한 메시지가 뜨는데, 그 내용이
명절은 스트레스다. 오랜만에 만나는 정겨운 고향 풍경과 부모님, 친지들 생각에 고향 가는 길은 항상 설렘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돌아오는 차 안은 전쟁터가 되기 십상이다. '형님은' 혹은 '동서는'으로 시작하는 아내의 레퍼토리는 참으로 다양하다. "월급도 많이 받으면서, 장남인데 용돈은 얼마밖에 안 드렸다" 둥 "나는 설거지를 몇 번 했는데 누구는 몇 번 했다"는 얘기는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다만 감시자들 뺨치는 관찰력과 기억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여기까지는 들어줄 수밖에 없다. 여자들만의 세계다보니 딱히 아는 것도 없고 피부로 와닿지도 않는 주제여서 맞장구만 잘 맞춰주면 된다. 결혼 5년차 이상이면 이 정도 내공은 쌓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돈' 문제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불행히도 누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했다거나 새 차를 뽑고 나타난 경우라면 더욱 더. "우리는 언제 저런 집에 한번 살아볼까"는 애교에 가깝다. "언제 저런 집에 살게 해줄 거야, 저런 차 태워줄 거
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이 터진지 20일이 지났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던 불길은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다.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줄었고 하루 100만명이 넘었던 재발급, 해지 신청도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정부는 국민 불안감이 빠른 속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정부가 신속히 대책을 쏟아냈지만 정부의 노력으로 불길을 잡았다고 인정해 주기는 어렵다. 오히려 탈 만큼 다 타서 더 탈 게 없어졌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더 이상 지적할게 없다고 할 정도로 개인정보와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들이 도마에 올랐다. 우리 사회시스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주민등록번호 체계 변경 논의까지 나왔다. 20여일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번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이야기한 것처럼 '유출은 됐지만 유통은 안됐다'는 이야기가 현재까지는 맞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유통이 안됐다는데 개인정보는 시중에 흘러 다닌다. 기자들이 그리 힘들지 않게 정보유통 브로커들을 직접
53년 연속 흑자기업인 대한전선의 2008년 말 기준 자산총계(개별기준)는 3조3944억원이었다. 이 회사가 완전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7대1의 무상감자를 하기 직전인 2012년 9월 자산총계(개별기준)는 2조5609억원. 자산이 3년9개월 만에 8335억원 줄었다. 그나마 4차례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을 했음에도 그렇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대한전선은 무리한 M&A(인수·합병)와 부동산 매입 등을 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재무구조개선작업을 하면서 빚을 갚기 위해 급하게 자산을 팔다 제값을 받지 못해 자산매각손이 발생했고 부채비율도 되레 악화됐다. 팔아도 팔아도 빚은 줄지 않고, 돈 되는 것부터 처분하다보니 자산의 질도 나빠졌다. 기술투자, 해외시장 개척 등은 언감생심이었고, 오너는 경영권을 포기했다. 지금 해운업계가 당면한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해운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
"송지유 고객님의 유출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성명, 주민번호, 카드번호, 유효기간, 회사·집 주소와 전화, 휴대전화…."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웠지만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순간 한숨이 절로 나왔다. 2개 카드사 정보를 조합하면 어느 회사에 다니는 지, 연봉이 얼마나 되는 지, 결혼을 했는 지, 집주인인지 세입자인지도 상세히 알 수 있다. 장소나 품목, 금액에 따라 할인·적립 혜택이 있는 3∼4개 카드를 번갈아 사용했는데 이를 총 망라한 카드이용실적과 신용한도까지 유출됐다. 평소 나도 몰랐던 내 정보를 카드사들이 수집해오다 도둑맞은 것이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농협카드 3사의 신용카드 고객정보 유출사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검찰 발표 기준 정보유출 건수는 총 1억400건. 금융감독원이 중복 정보를 제외하고 집계해도 8500만건이다. 신용카드와 연계된 결제은행의 정보까지 샌 피해자도 2000만명에 달한다. 미성년자, 노인 등을 제외한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모두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지난 17일 출근을 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한 얘기다. 포스코의 가장 시급한 것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존경받는 기업'이라고 하면 많은 이가 글로벌기업 GE를 떠올릴 것이다. GE는 1999년부터 2007년까지 9년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에 7차례나 올랐다. 이후 애플과 구글 등 IT(정보기술)업체들의 선전으로 2010년 16위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다시 11위로 회복되는 등 미국 투자자들과 기업 경영자들에게 여전히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기업 소유구조 면에서 포스코는 GE와 닮은 꼴이다. 둘 다 '주인 없는 회사'다. 아니 유력한 '주인'이 없는 기업이라는 말이 맞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1890년 설립한 GE는 현재 각종 기관이 지분 60.53%를, 펀드가 26.26%를 각각 갖고 있다. 주식은 1대주주인 뱅가드그룹 지분이 4.85%에
새해 들어서자마자 KB국민, 롯데, NH농협카드 등 1억400만여건의 고객정보가 통째로 털린 대형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뒤숭숭하다. 하지만 그다지 놀랍지 않다. 잊을 만 하면 반복돼왔던 탓이다. 고객정보가 유출된 해당 기업의 사과, 이어 진행되는 당국의 후속 실태조사 그리고 허술한 정보보호 실태와 당국의 뒤늦은 대응을 지적하는 언론보도까지. 일련의 후속 과정은 2008년 옥션 사태, 2011년 네이트, 싸이월드 해킹 등 대형 정보유출사고가 터질 때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되풀이돼왔던 패턴 그대로다. 이제 사태가 진정되면 정부의 종합대책안이 발표되고, 어느새 이번 사고는 또다시 뇌리에 잊혀저 갈 것이다. '개인정보'가 돈이 되는 세상의 자화상이다. 정부의 수많은 후속 대책을 내놨음에도 왜 이같은 사고는 반복되는 것일까. 이번 카드사 정보유출사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답을 찾을 수도 있다. 국내 금융기관의 보안시스템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외부에서 네트워크를 통한
연말연초마다 가계부에는 주름살이 퍼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먹고 마시는 업체'들은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연례행사다. 한 때 '정(情)'을 앞세워 서민들 마음을 파고든 오리온은 연초부터 '정 떨어지게' 만들었다. 주머니 가벼운 가족의 생일케이크 역할도 했던 초코파이 1상자(12개) 가격을 4000원에서 4800원으로 20%나 올렸다. 지난해 9월에도 25% 올린 점을 고려하면 1년4개월 사이 50%, 절반이나 올린 셈이다. 초코파이뿐만이 아니다. 해태제과도 에이스를 포함해 7개 제품 가격을 평균 8.7% 인상했다. 롯데제과도 지난해 11월 초코볼 등 9종 가격을 평균 11.1% 올렸다. 코카콜라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해 12월24일 '산타선물'로 콜라를 비롯한 주요 음료 가격을 평균 6.5% 인상한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도 15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7.3% 올린다. 인상되는 제품은 640여 개 품목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93개에 달한다. 봇물 터진 식음료 값 인상러시는
2009년 '내조의 여왕'이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준 유쾌한 스토리에 김남주, 오지호, 윤상현 등 내공 있는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졌다. 2010년에는 후속편 격인 '역전의 여왕'이 만들어져 '여왕 신드롬'을 이어갔다. '여왕 신드롬'은 드라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원조로 따지자면 정치판이 먼저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을 일컫는 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97년 11월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대선 유세 지원활동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래 자신이 책임졌던 주요 선거에서 대부분 승리했다. 2004년 3월 당 대표를 맡아 이른바 `천막당사'로 치른 4ㆍ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싹쓸이 예상을 뒤엎고 121석을 만들어냈다. 이후 2년3개월간 5차례의 국회의원 재ㆍ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40대 0의 완승을 거뒀다. 이 기간 여당 대표가 8명이나 바뀌었다. 2006년 5ㆍ31 지방선거에서는 유세과정에서 테러를 당해 병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 "앞으로 경영환경은 위기 그 자체다." 지난 2일 이건희 삼성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새해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기 앞서 위기의식을 가져달라는 주문이다. 재계총수들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 있다"거나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그 어느 해보다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전문경영인들의 인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위기를 뛰어넘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진단하는가 하면 "혹한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재계의 이런 위기의식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도 적지 않다. 지난 연말 정부가 내놓은 올해 경제전망과 사뭇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3.9%로 예상한다. 이는 2010년 이후 4년 만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세계 경제성장률(3.6%)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장
국회에 발목 잡힌 법안들이 비단 이것뿐일까. 예산안도 해를 넘겨 처리하는 국회에선 이 정도 법안의 연내 처리 무산은 '다반사'다.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약 6500억원을 감면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 얘기다. 우리금융 매각을 위해 통과돼야 할 법안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회에서 해를 넘긴 법안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조특법 개정안을 심사한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이 법안 처리를 미루다 결국 2월 국회로 넘겨 버렸다. 이런 법안이 조세소위 막판까지 통과되지 못한 것 자체가 사실 이례적이다. 조세소위는 보통 여야간 이견이 크지 않은 세법 개정안에 먼저 합의하고 첨예하게 맞서는 법안을 마지막에 가서 담판 짓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여야 주고받기로 통과된 부자증세, 양도세 중과 폐지 같이 정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법안 정도는 돼야 막판까지 남을 자격(?)이 된다. 하지만 조특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구경도 못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