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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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정부부처 장관들이 청와대 국무회의에 '휘들옷'을 맞춰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격식을 중시하는 관가에서 정장 재킷은 커녕 넥타이도 매지 않고 반소매 셔츠를 바지 밖으로 빼입은 장관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휘들옷은 일반 소재보다 체온을 2∼3도 낮춰주는 첨단소재로 만든 쿨비즈 의류를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가 에너지 절약 대책의 일환으로 '휘들옷' 보급에 공을 들였다. 이날 장관들의 휘들옷 패션 회동 시나리오도 산업부의 작품이다. 올해는 환경부가 '쿨맵시' 전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쿨맵시는 일본에서 유래한 패션용어 '쿨비즈'를 우리말로 바꾼 것으로 환경부가 지난 2009년 대국민 공모를 통해 만든 용어다. 환경부는 최근 각종 회의와 행사 때 '노타이', '반소매 셔츠' 등 쿨맵시 드레스코드를 지정해 알려주는 제도를 정착하자고 정부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등에 협조 요청을 하고 나섰다. 이달초엔 신세계백화점 등과 '쿨맵시 대중화' 캠페인도 벌
지금부터 약 4년 전인 2009년 8월6일. '쌍용차를 사랑하는 아내 모임' 회원 20여명이 경기 평택공장 앞에서 농성중이던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들은 "우리 남편 회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외부세력 때문에 다 죽게 생겼다"며 "제발 국회로 돌아가달라"고 눈물로 애원했다. 강 대표는 눈을 감은 채 끝내 꿈쩍도 앉고 '현장을 사수'했지만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마음을 잃는 행위가 됐다. 같은 해 9월8일 쌍용차노조는 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해버렸다. 1995년 민노총 출범 이래 처음으로 완성차업체가 민노총의 정치투쟁 대열에서 벗어난 '사건'이었다. 산별체제에서 개별 기업노조로 변신한 쌍용차 노조는 이후 회사와 함께 호흡하며 정상화에 매진해왔다. 2009년과 2010년에는 기본급을 동결했고 연 상여금 250%와 미사용 연월차수당을 반납했다. 2010년 말까지 모든 복지혜택의 지급중지도 받아들였다. 임단협은 4년 연속 무분규로 마무리지었다. 쌍용차노조는 정치권과
에티오피아에서 사업을 하는 교포 A씨는 토요타 브랜드의 SUV(다목적스포츠차량)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현대차 SUV를 1대 갖고 있지만 골칫거리다. 몇 달 전 엔진소리가 이상해서 현지 정비업체에 맡겼더니 소리가 더 커져 돌아왔다. 부품을 구하지 못해 부품을 교환하는 대신 고장난 부분을 철판으로 때운 때문이다. 며칠은 털털거리며 굴러갔지만 이내 엔진이 멈췄다. 차를 고치려면 한국에서 '페덱스'를 통해 부품을 가져와야 하는데, 20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차 1대를 살 돈이다. 주변에서는 고장난 차를 팔아넘기고 부품 구입이 쉬운 토요타 차로 바꾸라고 조언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토요타 차 천국이다. 소형차 '야리스', 코롤라부터 SUV '라브-4' '랜드크루즈'와 미니버스 등을 한국에서 현대·기아차 브랜드 자동차를 보는 것만큼이나 쉽게 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세운 '마라톤모터스'가 수입을 대행하고 나서면서
최근 건설업계 관계자들과 모인 자리에서 '미친 전셋값'을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단연 서울 강남 전셋값이 화제였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셋값(전용면적 84㎡)이 9억4000만원(호가)에 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봐야할 지가 화두였다. 이는 강남권 다른 아파트 1채나 강북과 경기 일대에서 2~3채를 사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 이 아파트의 지난 6월 실거래가가 12억원임을 감안하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이미 8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반면 매매 호가는 분양가(9억9700만~11억2700만원)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편이다. 2008년 분양 당시 미분양이었던 이 아파트가 분양가에 육박하는 전셋값으로 치솟은 이유는 뭘까. 한 업계 관계자인 A씨는 교육, 교통, 새아파트 등 3박자를 충족시키는 단지여서 젊은 고소득층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 B씨는 집주인의 월세전환 선호와 함께 세입자의 재계약률 증가로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는 최근의
1791년 영국 공리주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이 설계한 원형감옥 '판옵티콘'. 감시탑 둘레를 따라 원형으로 설계된 이곳에선 소수의 직원들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 모든 죄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 반면 죄수들은 감시자들의 시선이 보이지 않아 항상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 판옵티콘은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가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현대사회 감시체제의 이론으로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IT 기술 발달로 개인들의 사생활이 낱낱이 사이버 공간에 저정되는 디지털 정보사회가 급진전될수록 판옵티콘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비판사회학자들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사실 메일, 연락처, 위치정보, 사진, SNS 대화내용 등 매일같이 인터넷 서버에 저장되는 정보에 빅데이터 기술이 결합될 경우, 1차 신상정보는 물론 취미, 정치적 성향, 기호 등 2차정보까지 추출해낼 수 있다. 게다가 개인별 건강정보와 금융·신용 등 공공 정보까지 합쳐질 경우, 얼마든지 섬뜩한 감시정
고교를 중퇴한 심모군(19)은 최근 성폭행에 실패하자 평소 알고 지내던 A양(17)을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을 훼손시켜 경악케 했다. 인천에서는 한 여성 과외교사가 동거하면서 가르치던 10대 제자에 화상을 입혀 숨지게 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한해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1220건 남짓. 한 해 동안 하루 평균 3건, 10시간에 1건 꼴이다. 연도별로 살인 사건을 살펴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일어난다. 살인사건은 해마다 비슷한 수준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에 따르면 2011년 살인(미수·예비·음모 포함)은 1221건 발생했다. 앞선 2010년은 1262건 △2009년 1390건 △2008년 1120건△2007년 1124건으로 집계된다. 2009년 1400건에 육박하긴 했지만 평균적으로 한해 1223건(최근 5년간 살인사건 단순평균)의 살인이 일어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국내외를 통틀어 해마다 비슷하게 일어나는 살인률을 '유전적 요인'으로 보기도 한다
지난 4.24 재보선 후 새누리당 내 역학구도에는 큰 변화가 예상됐다. '무대(무성 대장)' 김무성 의원이 원내로 복귀하면서다. 지난해 총선 백의종군과 대선 승리 과정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 의원의 카리스마는 더욱 강력해져 있었고, 황우여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의 리더십은 연일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그 후 두 달여가 지나도록 힘의 이동을 실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 의원이 공개행보를 최대한 자제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김 의원이 전면에 부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주 우연히. 사건의 개요는 이랬다. 김 의원이 지난 26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비공개 시간에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록을 미리봤다는 정황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발언 유출자에 대한 추적이 시작됐고, 다음 날 한 당직자가 유출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을 김 의원에게 문자로 보냈다. 그리고 김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그 문자를 확인하는 장면이 사진기자들에게 포착됐다. 이어 오후에
“U턴 하라구요? 한국에서 만들어서 경쟁력이 있다면 떠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솔직히 개성공단 외에는 돌아갈만한 곳이 없습니다. 안정성만 보장된다면 당장이라도 옮기고 싶은 심정입니다...” 최근 중국 현지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인의 말이다. 남북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데 합의했다는 소식에 그의 말이 새삼 떠올랐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대기업 임직원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대기업 중국 현지 임원은 “싼 인건비를 찾아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에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겼고 일부는 베트남에서 다시 캄보디아로 이전하고 있다”며 “사실 가장 매력적인 제조기지는 개성공단”이라고 말했다. 선뜻 이해하기 힘든 말이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거창하게 ‘통일 문제’까지 넘어가지 않더라도 말이다. 기업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하면 가장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것이냐’가 좌우한다.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말 기준 130달러(약 14만7
2일 묘한 정보가 인터넷메신저로 돌았다. '모 회사 8층에서 남녀 직원이 XX를 하다가 걸려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더라’ 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XX'는 금지된 행동이었을 터. 이 얘기는 자연스레 그날 저녁 자리에서 안주꺼리로 올라왔다. 누군가 의뭉스럽게 물었다. “근데 XX가 뭐야?” 내숭 가득 찬 답이 오갔다. ‘대화’다, ‘흡연’이다 등등. 아마, 다들 미뤄 짐작하면서도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 않는 단어가 답이었을 것이다. 순화시켜 말하자면 ‘관계’. 인간은 참으로 ‘관계’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나타내는 모든 단어에 이 단어를 붙일 수 있다. 내연관계, 부부관계, 협력관계, 적대관계 등등. 앞에 어떤 단어가 붙느냐에 따라 뒤에 붙은 ‘관계’는 은밀해지거나 건전해진다. 금지되거나 권장된다. 요즘 남녀상열지사보다 더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관계’가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 대기업과 계열사의 관계,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관계가 그것이다.
#2003년 4월3일. 카드 사태가 한창이던 때다. 은행연합회장 소집으로 명동 은행회관에 시중은행장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 김석동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국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각 은행장들에게 노란색 봉투를 하나씩 돌렸다. 봉투 안에는 카드부실 해결을 위한 브릿지론 가운데 은행이 부담해야 할 3조8000억원의 은행별 할당액이 적혀 있었다. 이른바 '노란봉투 사건'이다. 이 사건은 '관치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관치'의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따라다니는 일화 중 하나이기도 하다. 10년 전 사건을 새삼스레 들춰낸 것은 요즘 '노란봉투'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서다. STX그룹, 쌍용건설 구조조정 과정을 금융당국이 확실하게 이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STX팬오션을 산업은행이 인수키로 했다가 산은이 STX팬오션의 부실이 너무 커 인수에 반대하자 갑자기 '법정관리'로 방향을 틀었던 것이나,
“청문회, 국정감사 모두 하자고 해서 다 했습니다. 이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데 그 다음에는 또 무엇을 하자고 할 건가요?" 연초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를 위해 일부 정치권과 노동계의 움직임이 활발할 때 이유일 쌍용차 사장이 절규하듯 반문한 말이다. 일부 정치권과 노동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를 집요하게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 등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비공개로 만나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김 대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쌍용차의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이들의 대외적 명분은 정리해고자의 복직이다. 하지만 무급휴직자 455명을 받아들인 쌍용차가 당장 정리해고자까지 복귀시킬 수 있는 여력은 없다. 올해 판매목표인 14만9300대를 달성한다고 해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쌍용차의 흑자전환을 앞당기고 정리해고자를 되받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국정조사와 같은 정치 이슈화는 쌍용차에 대한 흠
"지금 출발하는 건 무리겠지? 집에 가는 길에 '통금'(야간통행금지)'에 걸리면 골치 아프잖아.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가야겠다." 어린시절 온 가족이 아버지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그곳에서 자고 온 적이 있다. 원래는 저녁식사 후 돌아올 계획이었지만 웃고 떠드는 사이 밤 11시가 지나자 귀가를 포기한 것이다. 유치원 입학 전 일인데도 그날 기억이 생생한 걸 보면 나름 인상적인 사건이었던 것 같다. "(우리)집에 가자"는 딸의 줄기찬 성화에 어머니는 단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했다. "밤 12시 넘어서 길거리 돌아다니면 경찰 아저씨한테 잡혀 간다." 야간통행금지는 자정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통행을 금지했던 제도로 통금으로 불렸다. 통금은 치안 및 질서유지 명목으로 1945년 시작돼 1982년까지 무려 36년간이나 실시됐다. 통금을 경험하지 못한 1980년대 이후 세대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매일 밤 자정이 되면 통금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 통금이 풀리기 전에 거리에 나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