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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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경유 가격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배출가스를 뿜어내고 있는 12만대의 폭스바겐 차량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환경부가 경유 가격 인상을 통한 경유차 제한을 미세먼지 대책으로 들고 나온 것을 두고 다른 부처에서 나온 반응이다.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폭스바겐 경유차에 배출가스저감장치(EGR) 임의설정 판정을 내렸다. 당시 환경부는 미국 정부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임의설정이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열흘 전 한국닛산 캐시카이에 내려진 임의설정 판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닛산에 대해 환경부는 “정부로서도 확실한 근거가 있어 임의설정 판정을 한 것이 아니냐”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폭스바겐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첫 임의설정 확인이라는 자부심이 묻어 났다. 두 사례를 통해 환경부의 자부심은 커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세계에서 두 번째 ‘불법’ 판정을 내린 폭스바겐 차량 12만5522대는 여전히 도로를 활보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범인
"우체국에 입점한 알뜰폰 업체들의 가장 큰 불만이요? 우정사업본부(우본)에 지급하는 수수료 문제입니다" 기자가 최근 우체국 알뜰폰 업체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공통적으로 듣는 불만은 수수료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우본은 소비자들이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개통'이 아닌 '접수'만 해도 건당 2만3000원의 수수료를 업체로부터 받는다. 올 초 '우체국 알뜰폰 대란'이 발생한 덕분에 우본은 상반기에만 최소 50억 원이 넘는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이를 놓고 우체국에 입점한 중소 알뜰폰 업체 상당수는 "이동통신 시장은 개통 기준인데도 단지 접수했다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지나치다"며 우본이 이제는 수수료를 개통 건수로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접수한 고객들의 변심 탓에 개통을 취소하는 경우가 심할 때는 무려 절반 이상에 달하는 만큼 단순 접수 기준으로 수수료를 내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도 한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우체국 알뜰폰'을 키우기로
"국민간식 '치느님'이 그러면 안돼요." 최근 치킨 원가구조를 분석한 본지 기사(☞5월19일자 "2만원은 비싸다?"… '국민간식' 치킨, 가격구조 대해부)에 달린 댓글을 읽다보면 '치킨가격 2만원시대'에 대한 저항감이 상당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과연 치킨 1마리에 2만원을 받는 게 과도한 걸까. 야식으로 사랑받는 족발이나 보쌈만 해도 큰 접시 하나를 주문하면 5만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피자도 브랜드 피자는 1판에 3만원이 훌쩍 넘는다. 반면 치킨은 '1인1닭족'이 아니라면 1마리만 시켜도 2~3명이 너끈하게 먹을 수 있다. 1인당 7000~1만원에 즐기는 호사다. 댓글을 읽다보면 치킨값 2만원이 문제인 것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중간에 폭리를 취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상당수다. 물론 영업이익률이 지나치게 높은 업체도 있고 제대로 가맹점관리를 해주지 않는 악덕업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상적인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라면 영업이익률이 4~6% 수준이다. 대기업들
"구조조정, 중국, 공급과잉." 1분기 석유화학업체 기업설명회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들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정부가 정한 5대 구조조정 대상 업종 중 하나다. 하지만 업체별 1분기 실적은 수천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석유화학 업종에서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조정 분야로 지목된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등 주요 업체들이 1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발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원가절감에 주력한 덕분이다. TPA는 폴리에스테르섬유와 페트(PET), 필름·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원료로 쓰이는 범용 화학제품이다. 상대적으로 기술집약도가 낮아 중국이 2012년부터 TPA 생산설비를 증설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됐다. 중국의 TPA 자급률이 100%에 육박해 중국에 수출하는 TPA 물량은 거의 없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석유화학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이
"국민과 여야 정치권에 걱정을 끼쳐서 죄송한데 그렇게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2만명 고용은 유지될 수 있다" 우려가 됐다. 23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했다는 이 말을 듣고서다. 대우조선해양에는 현재 1만2000여명의 직영 직원과 3만여명에 달하는 외주인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의 말은 바꿔 말하면 최소 절반이상, 2만명 이상의 고용이 유지될 수 없다는 뜻이다. 정 사장의 2개월 전 발언을 보면 우려는 더욱 커진다. 그는 지난 3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까지 직영인력 2300명 정도가 정년퇴직하고, 외주인력도 1만명을 줄여 3만명 규모로 옥포조선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달 사이 그가 말한 감원 규모는 1만명이 늘어난 셈이다. 이렇듯 수만명의 실업과 그에 따른 고통이 기정사실화 되자 여야 정치권도 앞다퉈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경영진 책임, 산업은행 불법 확인시 관련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구체화돼 누구든 다 알게 된 투자정보는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공시제도의 허점을 명쾌히 설명한다. 공시제도는 투자자들에게 상장사 관련 경영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고 공정한 가격을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생겨났다. 하지만 이미 정보가 유통돼 주가에 반영된 경우, 공시는 오히려 투자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엠에스오토텍은 지난 12일 장 마감 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이 공시 이후, 엠에스오토텍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일주일 동안 약 23% 속절없이 하락하며 지난 19일 668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시가 나온 직후인 지난 13일 오전, 이 회사 주가는 급등세로 시작했다. 장중 한 때 전 거래일 대비 25% 오른 1만800원까지 올랐다. 공시를 접한 뒤 최고점에서 주식을 사고, 일주일 뒤에 손절한 투자자가 있다면 일주일 만에 40% 이상 손실
서울시내면세점 4곳 추가 선정에 대한 특허 공고가 이르면 이달 말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말 특허권을 잃었던 '베테랑' 사업자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는 '회생'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주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이 각각 문을 열었다. 매출 2조원대 '면세 강자'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위치한 명동 지역과 유커들의 필수 쇼핑코스인 동대문에 문을 열어 관심이 집중됐다. 갤러리아면세점63,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등을 포함 시내면세점 수는 올 연말까지 13개로, 2년 전에 비해 2배 넘게 늘게 됐다. 이 같은 면세점 '춘추전국시대' 국면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여행사 단체 및 명품브랜드를 유치를 둘러싼 과도한 출혈 경쟁이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3대 명품은 면세점 성공 필수조건으로 언급될 정도로 신규 면세점들의 유치전이 치열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박서원 두산전무 등 오너들이 몸소 섭외에 나섰을 정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중소기업 10개 가운데 9곳은 실패하는 게 현실이다" 얼마 전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효율적인 구조조정 방안 세미나에서 나온 얘기다. 이날 참석한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채권단과 법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등 전국 14개 법원에 회생 및 파산 신청을 한 기업은 1500여곳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다. 이들 중 90% 이상은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가 회생에 실패해 파산하거나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포화상태인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나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회생에 실패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살 수 있는 기업이 구조조정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면엔 책임을 피하려는 법원과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채권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금강레미콘 컨소시엄에 팔린 고성중공업(옛 천해지)이 대표적이다. 고성중공업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핵심 계열사라는
현실성 없는 5억원 짜리 ‘짜깁기’ 보고서”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 연구안’을 본 에너지공기업 고위 관계자의 평가다. 연구안은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해 △석유공사 자원개발 기능 민간 이관 △석유 자원개발 전문회사 신설 △석유공사 자원개발 기능 가스공사 이관 △석유공사·가스공사 통폐합 등 4개의 구조조정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4개안 모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선 석유공사의 자원개발 기능과 자산을 민간으로 넘기는 것은 ‘대기업 특혜’ 논란이 일까봐 이명박정부에서도 검토했으나 백지화됐던 안이다. 전문회사 설립은 일본식 구조조정 사례인데 민간의 자원개발 역량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민간이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에너지공기업의 대형화를 추진해 온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 석유공사의 자원개발 기능을 그나마 상황이 나은 가스공사로 이관하거나 아예 통폐합 하는 것은 현실성이 더 떨어진다. 조직·인력·부채 문제
"우리가 원숭이냐. 생존권 보장하라" 담벼락에 빨간 페인트로 '생존권'을 부르짖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한쪽에선 외국인을 비롯, 관광객이 몰려와 벽화를 배경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사진에 담고 있다. 지난 13일 '날개 벽화'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을 찾았을 때 목도한 광경. 어색한 공존이다. 벽화마을로 알려지기 전까지 마을은 평범한 동네였다.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전문가 68명이 참여, 이화동 9번지 일대에 70여개 작품을 만들었다.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돼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이 몰렸다. 마을은 유명세를 탔지만 주민의 삶은 반대였다. 관광객들이 쓰레기와 낙서, 소음까지 함께 몰고 왔기 때문이었다. 관계기관에 민원을 넣었지만 헛수고였다. 급기야 일부 주민이 벽화를 지워버렸다. 지난달 15일 마을 주민 3명은 벽화마을 계단의 '해바라기 그림'을 회색 수성페인트로 덧칠했고, 9일 뒤 다른 계단의 '잉어 그림'은 또
국방부가 16일 산업기능요원이나 전문요원처럼 이공계 출신에게 부여해온 병역 특례를 2023년까지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혀 논란이 거세다. 병역 자원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인데, 국민들은 '오락가락' 입영 정책에 혼란스럽다. 국방부에 따르면 산업기능요원은 선발 인원을 2019년 4000명에서 매년 1000명씩 줄여 2023년에는 뽑지 않기로 했다. 전문연구요원은 2020년부터 매년 500명씩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입영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현역 입영 기준을 강화하기 급급했던 국방부가 하루아침에 정 반대 정책을 내놓으니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방부는 지난해 6월 현역 자원이 남아돌아 대기자가 많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등학교 중퇴·중학교 졸업 학력자 중 신체등위 1~3급인 사람을 보충역으로 전환하는 방침을 세웠다가 국정감사에서 '학력차별' 지적이 나오자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왕좌왕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8월 비만지수(BMI) 등
"새로운 국방 기술을 평가하는 기준조차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 섬유기업 대표를 만나 '스핀 온'(Spin-on)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왜 국방 분야로 진출하지 않는가"하고 묻자, 깊은 한숨 뒤에 돌아온 대답이다. 스핀 온은 민간의 우수기술이 국방기술에 적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 업체가 개발한 신소재는 섬유 안 수분은 배출하고 섬유 밖 수분은 차단해 사계절을 군복 하나로 버티는 군 장병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열전도율이 높은 땀은 배출하고, 눈이나 비 등 외부 수분은 차단해 적정 온도와 쾌적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 인체 등으로부터 근적외선을 흡수해 열을 생성하는 발열 충전재도 혹한기 훈련 영하 날씨에 텐트와 침낭으로 버티는 장병들에 필요한 기술이었다. 이 기술들은 해외 유명 기업과 매출의 러닝로열티 받는 형태로 수출 계약을 맺는 등 해외에선 앞다퉈 적용하는 기술들이다. 문제는 해외에서 환영받는 제품들이, 정작 국내에선 홀대받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에 제품을 공급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