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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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간 상품 경쟁이 본격화되면 차라리 예전처럼 규제를 다시 해달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금융당국 관계자) "중소보험사 뿐 아니라 대형사들도 경쟁 압박이 너무 크다 보니 (규제를 하던) 예전이 더 나은 것 아니냐는 푸념이 나올 지경이다. 큰 회사도 상품 하나 잘못 만들었다가는 휘청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보험업계 관계자) 보험업계가 '신(新)경쟁시대'를 맞았다. 보험상품 가격 자유화 시행으로 살벌한 경쟁이 시작됐다. 자유에 책임이 따르듯이 자칫 상품 하나 잘못 만들었다 회사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1993년 이후 22년만에 보험업권의 규제 빗장을 풀었다. 사실상 당국의 인가제도로 운영되던 보험 상품 사전신고제를 폐지하고, 사후보고제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보험상품 설계는 물론 가격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붕어빵'처럼 똑같은 상품을 만들어 똑같은
“파견직이라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달라는 어려운 분들의 절박한 요구에 가슴이 미어진다.”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파견법 등 노동개혁 4개 법안의 2월 임시국회 통과를 호소하던 이 장관은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중간중간에 감정에 북받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결국 눈물을 내비쳤다. 고용정책을 책임지는 주무장관으로서의 안타까움, 좌절감이 한 데 섞인 눈물이었다. 우리나라의 고용 현실은 녹녹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9.5%로 1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대치였다. 전체 실업률도 지표로는 3.7%이지만 체감실업률은 11.6%에 이른다. 사실상의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문제는 저성장과 정년 60세 시행 등으로 고용시장의 한파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고 이는 제대로 된 일자리의 공급부족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이 장관의 절실함은 여기에 비롯된
지난 23일 열린 동반성장위원회는 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상생협약에 실패했다. LG서브원과 아이마켓코리아가 상생협약 체결을 거부해서다. 이를 두고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프랑스의 '마지노선'이 떠오른다"고 했다. 1927년 독일 침공이 두려웠던 프랑스는 국경지대 350㎞에 촘촘한 요새와 벙커를 만들어 거대한 방어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1940년 프랑스 국경은 허무하게 뚫렸다. 독일이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프랑스-벨기에 국경선을 침공 루트로 선택한 까닭이다. 이 실패한 프랑스 방어선은 처음 아이디어를 낸 앙드레 마지노 전 프랑스 국방장관의 이름을 따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동반위가 중소 MRO 업체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구축했던 'MRO 가이드라인'도 마지노선의 운명에 처했다는 게 관계자의 비유다. 동반위는 2011년 중소 MRO 업체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만들었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무분별하게 진출하며 중소 납품업체와 거래를 끊거나 단가 인하를 압박하는 등 갈등을 막고 대기
야당 의원들이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행위인 이른바 '필리버스터'를 23일부터 진행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테러방지법'에 몰렸다. 처음엔 더불어민주당 김광진·은수미 의원 등에게 관심이 쏟아졌다가 이제는 어떤 이유로 반대주장을 펼쳐야 했는지 이유를 찾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법안 내용을 살펴보려는 여론이 커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아무리 국회가 입법권을 가졌다 하더라도 국민적 관심이 높은 법안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방지법은 결국 새누리당이 요구한 내용대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버스터가 '시간끌기용'일 뿐 법안처리를 막는 근본 대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더 이상 토론자가 남지 않으면 다수를 장악한 새누리당 의원에 의해 테러방지법은 가결될 예정이다. 테러방지법 뿐 아니라 그동안 이슈가 된 법안 대부분이 정부·여당이 요구한 것들이다. 북한인권법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 4법 등 쟁점법안은 청와대가 밀고 있다. 여야 협상의 주제도 대부분 이
영화 ‘감사외전’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관련법 개정 추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검사외전’은 설연휴 기간 총 2400여개인 국내 스크린 중 70%를 차지했다. 참여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청년유니온은 지난 18일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 입법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대기업이 상영업과 배급업을 겸업할 수 없고 △복합상영관은 특정영화를 일정 비율을 초과해 상영하지 못하고 △저예산영화를 상영일수의 100분의 60 이상을 상영한다 등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스크린 독식을 막기 위해 존재했던 스크린쿼터제를 이젠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를 막기 위해 활용하자는 것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귀향'이나 윤동주 시인을 그린 '동주'의 상영관을 찾기 힘들다는 점도 이번 논란을 더욱 거세지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입법청원안의 내용들로 정말 스크린 독식을 막을 수 있을지는 따져볼 일이다. 우선 단순히 대기업의 상영업과 배급업을 분리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집보다 비싼 값이 책정된 물건을 종종 ‘눈 감고’ 사야 하는 곳이 있다. 위작논란으로 홍역이 끊이지 않는 미술 시장이다. 경찰은 K옥션에서 지난해 5억여 원에 거래된 이우환 작가의 작품 ‘점으로부터 No.780217’에 대한 한국화랑협회의 감정서가 위조됐다고 밝혔다. 이 작품을 포함한 십여 점의 작품에 대한 위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나섰다. 개중에는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이 진작으로 판정한 작품도 위작 의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 30평대 아파트 한 챗값을 들여 가짜 미술품을 산 구매자는 기절할 노릇이다. 진위를 가름할 수 없는 위작의 출현도 심각한데 감정서마저 위조되는 형국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이 감정한 품질보증서조차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술품·문화재 거래 공인 중개사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공인중개사 제도는 예술품의 각종 정보를 부동산 매물 정보처럼 전체적으로 공유해 데이터를 구축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물론
"공무원들은 좋겠네요. 매주 3.5일만 근무하면 되니까. 주말에도 일하는 직장인들도 많습니다.", "주3.5일만 일할 생각 말고 민원처리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네요." 지난 21일 공무원들은 본의 아니게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려야 했다. 인사혁신처가 '근무혁신지침'을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혁신처는 공무원들이 불필요하게 일을 많이 한다며 과도한 초과 근무를 금지하고 2018년까지 연간 1900시간만 일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연가는 장려한다는 취지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근무혁신지침의 본래 취지와 달리 금세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특히 40시간인 한 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나눠쓰도록 하겠단 '유연근무제' 확대 방침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주 40시간 근무는 똑같이 하되 몰아서 일하면 주3.5일(3일간 12시간, 1일 4시간) 근무도 가능하단 발표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혁신처의 발표가 나간 뒤 "주5일은 고사하고 주말 근무도 하고 있는데 공무원들
"우리는 규제가 없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P2P(개인간) 대출과 관련한 법 좀 만들어 주세요." P2P 대출업체를 찾아다니며 질문을 건넸다. 핀테크(금융+기술)와 관련해 규제개혁이 이뤄지고 있는데 P2P 대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손톱 밑 가시'가 무엇이냐고. 열이면 열 "규제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P2P 대출업체는 대부분 자회사 형태로 대부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P2P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재원을 제공하는 투자자 모두가 대부업자로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P2P 대출업체는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자회사인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결과 P2P 대출업체에서 돈을 빌리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것과 같기 때문에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P2P 대출업체들은 대부업체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대출금리도 중금리로 대부업체보다 낮고 대출 수수료 외에 다른 수익을 취하
1800년대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증기기관을 탑재한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급은 실패했다. 당시 운송수단을 꽉 잡고 있었던 마차조합과 철도업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거세게 반발해서다. 이들은 자동차 보급을 막기 위해 의회를 설득해 규제할 법을 만들었는데 그 유명한 '적기조례(Red Flag Act)'다. 자동차를 운행하려면 붉은 깃발을 달고 시속 3~6㎞로 달리도록 한 것이다. 30년간 지속된 이 황당한 법은 결국 영국의 자동차 산업이 독일·프랑스보다 뒤처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타인과 나눠 쓰는 '공유경제'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공유경제란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경제활동을 말하는데 △차량(우버·콜버스·집카) △공유민박업(에어비앤비) △자전거(스핀리스터) △개돌봄(독베케이) △옷(포쉬마크) △주차장(저스트팍) 등 매우 다양하다. 합리적 소비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
지난해 2월 17일 개각이 있었다.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도 교체 대상이었다. ‘유일호’라는 이름이 등장하자 국토교통부 안팎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당시 국토부를 출입하고 있던 기자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하마평에 오르지 않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어 그의 명함은 달라졌다.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의 재직기간 8개월 남짓. 이제 유일호라는 이름 뒤에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부총리 자리 역시 ‘깜짝 인사’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유 부총리 스스로 국회 복귀를 희망했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달 13일 부총리에 취임했다. 그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업무를 수행했던 기간이 짧아 어떤 평가를 하긴 쉽지 않다. 그의 공과 과가 분명히 있을 테지만 국토교통부 내부적으로 ‘공’을 보는 쪽은 ‘정책 드라이브’를 많이 걸지 않았지만,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그대로 묵묵히 밀고 나갔다는 점을 강조한다. 부총리를 맡은 지 어느새 한 달 하고 일주일. 부
"총선이 두달도 안남았는데 이러다 4·13 총선 일정이 미뤄지는것 아닌지 걱정입니다." 한 수도권 3선 국회의원이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 얘기다. 이미 20대 총선 지역구 개편을 둘러싼 선거구획정의 법정시한이 석달이나 지났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밥그릇 싸움을 하느라 법을 어긴 셈이다. 오는 23일까지 확정이 안 되면 총선 연기 등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24일부터 확정된 선거구를 바탕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재외국민 선거인 명부 작성작업에 들어가야 하고 여야의 경선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한계에 다른다. 총선 일정이 연기되면 19대 국회 임기(2012년5월30일~2016년5월29일)가 끝난 이후 20대 국회가 들어서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두고 "사상 초유의 국회없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나돈다. 현재 헌법상에도 이같은 사태에 대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경우 말 그대로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돼 대통령이 행정권을 전적으로 행사하
“정초부터 주문형비디오(VOD) 공급 중단이 반복되고 실시간 방송 광고 블랙아웃 사태까지 벌어질 뻔했는데, 이는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한 탓이 큽니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지상파방송 3사와 케이블TV 업계의 VOD 분쟁과 관련해 기자에게 이같은 불만을 쏟아냈다. 지상파와 케이블TV업계가 시청자를 볼모로 ‘줄다리기’하는데도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실제 디지털 케이블TV를 신청한 전국 760만 가구에서는 신년 초부터 ‘무한도전’ 등 지상파의 각종 인기 프로그램의 최신 VOD 콘텐츠는 보름 가까이 다시 볼 수 없었다. 이달 들어서도 한차례 중단됐다 5일 만에 재개됐다. 하지만 언제 또다시 끊길지 모르는 판국이다. 이 싸움판에서 정부의 존재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케이블TV 업계가 VOD 중단한 지상파에 맞대응해 실시간 방송광고를 차단하겠다고 할 때서야 중재하는 수준이다. 파국만 피하고 보자는 식이다. 정부가 이처럼 소극적인데는 VOD를 ‘방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