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처음엔 알리안츠생명 팔린 게 뭐 그리 큰일인가 했습니다.”(금융당국 관계자)
지난 6일 한국 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금융권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알리안츠생명의 매각이 임박했다는 소문은 이미 파다했기 때문에 예정된 수순 정도로 여긴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알리안츠생명의 매각가격이 알려지면서 달라졌다. 국내에선 매각가가 2500억~3000억원대로 추정됐으나 실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가는 미화 300만달러(약 35억원)라는 사실이 중국 현지언론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알려졌다.
자산규모 16조원대 회사가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한 채 값인 35억원에 팔린다고 하니 업계는 물론 국내 언론도 충격에 빠졌다. 35억원에 팔린 배경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국내 언론이 뒷북을 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안방보험이 국내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매각가격 등 구체적인 정보를 뺐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계약 체결 당일 오후 3시경 국내 언론에 계약 체결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의 간략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같은 날 중국 현지언론에 배포한 자료에는 매각가를 포함한 추가 자료가 담겼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같이 인터넷과 SNS가 발달한 시대에 정보공유를 자국과 차별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국내 뿐 아니라 미국,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보험사를 인수한 글로벌 금융사의 덩치에 맞지 않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인수로 국내 5위권 생보사로 도약한 안방보험의 국내 금융권 사냥은 아직 ‘진행형’이다. 안방보험은 생보사 뿐 아니라 국내 손해보험사, 카드사 등의 인수전에 추가로 참여할 의지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잘 만들어 잘 파는’ 영업전략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현지화고, 현지화의 첫 걸음은 소통이다. 자본금 2530억달러(약 293조원)의 ‘공룡 기업’ 규모에 걸맞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