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라진 거래대금 1조, 돈이 안돈다

[기자수첩] 사라진 거래대금 1조, 돈이 안돈다

김남이 기자
2016.04.12 16:36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지난해보다 1조 줄어...다시 한번 제도 살펴야

"증시에 돈이 없다."

줄어든 거래대금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지난 3월 코스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평균인 5조4000원억원과 비교하면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원 가량이 줄었다. 코스닥시장을 더하면 거래대금 감소량은 1조4000억원 정도로 늘어난다.

거래대금 감소는 한국거래소와 증권사의 직접적인 수익에 타격을 준다. 일례로 거래소는 거래대금당 0.0027%의 주식매매수수료를 받는다.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 가량 줄면 2700만원의 매출이 줄어든다. 거래소보다 매매 수수료가 큰 증권사의 타격은 더 크다.

거래대금 감소를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심각하다. 그만큼 국내 증시의 투자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해서다. 3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1950~2000의 박스에 갇히면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돈을 거둬간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수 변동성이 줄면서 지수를 기반으로 한 각종 파생상품에 대한 매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지수의 변동성이 커야 각종 상품을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데, 현재 상황을 그렇지 못하다. 지수 하락보다 거래대금 감소를 더 위험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가 좋게 평가받는 것은 상반기 장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그만큼 거래대금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며 "거래대금 감소가 요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올해 거래대금이 줄어든 것은 증시를 움직일만한 큰 이벤트가 없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성장성 둔화라는 화두에서는 벗어나지 못햇다. 여기에 총선이 겹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자본시장을 벗어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자본시장이 올해로 환갑(60주년)을 맞이한 만큼 이제 다른 차원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기관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보장해 국내 증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개인투자자 보호에만 초점이 맞춰져 기관투자자에 대한 규제가 강한 편"이라며 "보호를 넘어 개인과 기관 모두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의 경우 투자자등록제 등으로 인해 외국인이 투자하기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된 만큼 이제는 다른 방향에서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되찾아야할 때다. 당연하게 여겼던 규제도 다시 살펴 국내 증시에 돈이 몰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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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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