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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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또 도마에 올랐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새 PC에 신형 운영체제(OS)인 윈도10을 강제로 설치하려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5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대용량 윈도10 파일을 사용자 몰래 PC에 내려받도록 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지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MS는 언론 보도가 빗발치자 "실수"라고 인정했다. 세계 IT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공룡 기업치곤 궁색한 변명이다. 이로부터 며칠 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전쟁'을 선언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돈을 주고 허위 상품평을 등록한 온라인 사이트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 아마존은 소장에서 허위 상품평과 같은 사기 행위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이들을 근절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들썩이게하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기업의 행보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두 곳 모두 '고객'
}“휴대폰, 자동차도 국내 부품과 기술만으로 최고성능의 제품을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없는 KF-X(한국형전투기)가 ‘눈 먼 독수리’라는 주장은 사업의 본질을 흐리는 잘못된 인식입니다.” 지난 2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항공전문가 포럼에서 조진수 항공우주학회장(한양대 교수)이 최근 F-35 도입과정에서 벌어진 KF-X를 위한 기술이전 논란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미 국방부가 AESA 레이더와 IRST(적외선 탐색 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 표적 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에 대해 한국에 이전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KF-X 사업이 표류하고 있지만 “(기술이전 없이) 직도입해 장착해도 전력 운용에 문제가 없다”는 게 그의 견해다. KF-X 체계개발을 맡은 KAI의 하성용 사장도 “맨바닥에서 초음속훈련기 T-50의 100% 독자 기술화까지 성공했는데, 95% 이상 기술을 보유한 KF-X도 궁극적으로는 국산
교육부가 지난 12일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발표한 이후, 학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책임감이 없다', '자신들밖에 모른다'고 일부 기성세대에게 질타 당하던 대학생들도 단체행동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학생 개인의 재치있는 대자보 릴레이에 이어 대규모 연대시위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17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결사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대학생 100만인 서명을 비롯해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까지 다채로운 방법으로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31일 전국의 총학생회를 비롯한 대학생들이 모인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 개최 계획도 밝혔다. 회견에 참가한 모 대학 총학생회장은 회견 전날 "어렵게 한 자리에 모였다"며 취재요청서를 휴대폰 메신저로 보내왔다. 임기 말 처리할 일이 많다며 하소연하던 그였다. 얼마 전 학내 문제로 단식에 나섰던 모 여대 총학생회
한국거래소를 지주사로 개편해 경쟁력을 높이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지 한 달 반이 지났지만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지난달 1일에 개시된 정기국회 일정이 절반 이상이 지났는데도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자 이번 정기국회 내에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는 물 건너간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상임위인 정무위에 상정된 이후에도 법안심사소위의 심사와 정무위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하는데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탓이 크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안 뿐만 아니라 다른 민생법안까지 모두 국회에서 논의선상에 오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19대 국회가 곧 종료된다는 점이다.내년 4월에는 20대 국회 총선이 예정돼 있다. 19대 국회가 끝나면 19대 국회 때 상
삼성 라이온즈가 예상되는 환부를 도려내기로 결정했다. 아직 곯은 것도 아니지만, 애초에 제거하고 가겠다는 것이다. '읍참마속'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도박 의혹선수를 제외하고 한국시리즈를 치르겠다고 한 결정이 그것이다. 삼성 김인 사장은 20일 오후 9시 30분 대구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기 않기로 결정했다.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한국시리즈를 잘 치르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삼성의 주축 선수 3명이 해외 원정도박 의혹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5일 만에 나온 삼성의 반응이었다. 사실 현 시점에서 무엇 하나 정확히 나온 것은 없다. '수사 검토중', '내사중' 같은 소식만 나온 상태다. 의혹 선수 숫자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삼성 구단 역시 구체적인 반응을 내지 않았다. "사실을 확인중이다"라는 말만 계속했다. 삼성으로서도 의혹을 받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혐의가
“나보고 다시 은행에 들어가라면 어렵겠네요.” 하반기 공개채용 최종 면접 심사를 마치고 나온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한 말이다. 올해도 시중은행 공개 채용 경쟁률이 평균 100대 1을 가뿐히 넘기는 등 금융권 취업난은 여전한 모습이다. 금융권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 있다. △채용 규모 확대 △임원진 연봉 반납 △임금피크제 도입 △청년희망펀드 출시 등 ‘4종 세트’가 그것이다. 금융권은 우선 올해 채용 인원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3대 금융그룹 회장들도 지난달 임금의 30%를 자진 반납하고 재원을 고용 확대에 쓰기로 하는 등 고용 확대에 솔선수범하고 나섰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3대 지방금융그룹 회장단도 뒤따랐다. 내년 60세 정년연장 시행과 맞물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신규 채용 여력 창출을 위해 팔을 걷어
강호인 전 조달청장이 새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비전문가' 선임이란 부처 안팎의 지적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은 정치인 출신인 현 유일호 장관 선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앞선 이명박정부 시절 옛 국토해양부 장관이 모두 부처 내 인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인사다. 하지만 강 후보자가 '비전문가'라고 해서 국토 관련 부처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란 단정은 성급할 수 있다. 오히려 현 국토부 소속 공직자들의 눈으로 볼 수 없고 풀 수 없던 과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강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지낸 정통 경제 관료다. 주택과 교통 등의 국토부 본연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은 부족할 수 있지만, 기재부 출신인 만큼 정책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예산 등의 문제를 오히려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앞서 서승환 전 장관이나 유일호 현 장관도 내정 당시 제대로 된 업무 수행이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교수 출신인 서 전 장관
"글쎄요. 위에서 움직이니까 하기는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불과 몇 주 전, 한 경제부처 고위 공무원과 청년희망펀드 모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나온 반응이었다.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 어려운 공무원으로서의 당혹스러움이 묻어나는 대답이었다. 이 공무원은 확답을 피했지만, 강제 모금 논란은 이후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으로까지 번져나갔다. 지난 7일 펀드를 운용할 청년희망재단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오자,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우려는 더욱 깊어졌다. 운용 계획이 정부의 청년고용 대책 대부분을 답습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일례로 '청년희망아카데미'는 고용노동부가 시행 중인 '청년취업아카데미'와 이름과 내용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배경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10조원이 넘는 정부 예산으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일자리 해소를, 불과 50억원 남짓한 모금으로 어떻게 해결
국회 의원회관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의 문은 굳게 잠겨져 있다. 지난 13일 대정부질문에서 18대 대통령선거 부정 개표를 지적한 이후 강 의원은 보이질 않는다. 보좌진들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강 의원의 대정부 질문 이후 정국 경색은 심화됐다. 새누리당은 '대선 불복'이라며 강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까지 제소했다. 새정치연합은 강 의원을 원내대표단과 국회 운영위원에서 사퇴시키면서 논란을 마무리짓고자 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강 의원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종걸 원내대표와 전화 통화에서 '당직 사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 표명을 한 것이 전부다. 정치권에 따르면 강 의원은 평소 18대 대선의 정당성에 대해 지속적인 의문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당 의원들에게 '지난 대선이 무효'라는 주장을 담은 책을 돌리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그는 투표소별 수개표 도입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의 트위터만 봐도 지난 3월 "한동안 쉬고 있었는데 '투표소
"이러다가 일본 전자기업처럼 되는 거 아닐지 걱정이네요." 한국 전자산업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 같은 '돌직구'를 던졌다. 한마디로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몰락한 '전자왕국'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과거 '아날로그' 전자업계를 주름잡던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고 업계 선두로 올라섰던 한국 기업들이 이제 중국업체들에 '왕좌'를 내줄 운명에 처했다는 '비관론'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숫자만을 볼 때 여전히 한국은 '디지털 왕국'이다. 지난 2분기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의 점유율은 72.5%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0% 중반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9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움직임을 진지하게 살펴본 사람들의 표정은 어둡다. 우리가 너무
"8조원요? 그 수치 정확한 건가요?"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취재원의 말이 사실인지 재차 물었다. 국내 레미콘 산업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연간 시장규모를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너무 뜻밖이어서다. 너무 큰 숫자여서 선뜻 믿기 어려웠지만 사실이란다. 전국적으로 800여 개의 업체가 난립하는 업종. 하지만 그 대부분이 영세 중소기업인 업종. 그래서 중소기업적합업종(이하 중기적합업종)으로 묶어 덩치 큰 대기업의 공세로부터 보호 중이라는 국내 레미콘 산업의 진면목이 준 첫인상은 '당혹감'이었다. 시멘트에 자갈 등 골재와 물을 섞으면 콘크리트가 돼 서서히 굳는 '수화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완전히 굳기 직전의 액체와 고체 중간 상태인 것을 레미콘이라 부른다. 콘크리트는 한 번 시공되면 최고 몇 백 년 간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국민의 편익, 안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둘러싼 대·중소 레미콘 업계의 대립을 단순히 밥그릇 싸움으로만 도식화해서는 안되는 이유
“아니, 라면이 뭡니까 라면이. 김훈 정도 되는 작가 책에. 굳이 그런 거까지 끼워서 팔아야 한답니까.” 출판유통심의위원회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문학동네는 김훈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의 출간 이벤트로 온라인 서점 5곳에서 예약구매를 할 경우 친필 사인본과 라면, 양은냄비를 주는 행사를 했다. 책 1800부는 이틀 만에 동났다. 유통심의위는 지난 13일 도서정가제 위반으로 결론지었다. 심의위가 밝힌 이유는 총 15%인 경제적 혜택 제공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 지난해 11월 신 도서정가제가 시작되면서 도서 판매 시 최대 10% 할인과 5% 적립금 제공이 가능하며 그 이상의 혜택은 불법이 됐다. 문학동네는 양은냄비 주문제작에 1800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함께 제공한 라면은 개당 554원을 주고 구매했다. 최소 2354원의 경제적 혜택으로 돌아간 것인데, 이는 ‘라면을 끓이며’의 5% 적립금인 750원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심의위는 양은냄비의 시중가를 개당 3000원으로 봤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