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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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으로 명예를 걸고 약속드립니다. 중도에 떠나지 않겠습니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 우승도 하겠습니다." 장채근(50) 홍익대학교 야구부 감독이 2011년 여름 대학교 고위 관계자 면접 때 "프로(야구) 출신들은 프로팀에서 '콜'이 오면 바로 관둬버린 적이 여러 차례 있어 감독직을 맡기기 불안하다"는 말에 했던 답이다. 실제로 그 해 가을 선동렬 감독이 기아 타이거즈 수장을, 김응룡 감독은 한화 수장을 맡는 등 장 감독에게도 프로팀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그는 떠나지 않았다. 성과도 냈다. 올해 전국 대학야구 하계리그에서 팀 창단 이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강원랜드 노조는 지금 함승희 신임사장이 장 감독처럼 약속해주고 실천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강원랜드 노조는 최근 대통령 캠프 출신의 함 신임사장 선임에 대해 "재직 중 어떤 정치권 출마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이례적인 성명서를 냈다. 앞서 최흥집 전 사장이 지난 2월 강원도지사 출마를 위해
지난 10일 중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소식에 정유·석유화학협회와 업체들에 전화를 걸었다. 한-중 FTA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 보겠다는 것이지만 돌아온 대답은 "우리도 산업부에서 얘기를 들은 게 없어서요"라는 말 뿐이었다. 현재 업계의 관세 수준과 일반적인 FTA 영향을 두고 말할 순 있지만 구체적인 제품별 협상결과는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실질적인 타결'이라는 정부 발표는 나왔지만 FTA의 당자사인 업계, 그것도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협회까지 FTA의 양허수준을 알지 못했다는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나마 며칠 뒤 양파껍질 까듯 공개된 양허수준에도 업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대표적인 예가 PX(파라자일렌, 합성섬유·페트병의 원료). PX는 이번 협상에서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돼 양허제외 품목에 포함됐다. 결국 PX는 관세인하 효과를 못 보게 된 셈이다. 최근 중국이 PX를 비롯한 석유화학제품의 자급률을 올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국내 석
오는 21일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책값 거품이 빠지고 무너진 출판산업의 생태계가 복원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동네서점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별다른 기대 없음”이다. 새 제도 역시 대형 온라인서점 쪽으로 유리하게 짜인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다. 동네서점들의 냉소적인 반응은 분명한 원칙 없이 제도를 시행하려는 정부의 애매한 태도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가 나서서 특정 상품의 가격을 제한하는 것은 시장 논리상 맞지 않지만 책은 다른 상품과 달리 교육, 학술, 문화 발전의 필수적인 공공재이기 때문에 ‘원칙을 위반해서라도’ 출판 산업을 법망 안에 두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부 시행령을 들여다보면 ‘지역서점을 보호하고자 한다’ 취지를 살리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개정 협의 당시 가장 쟁점이 됐던 온라인 서점의 무료 배송, 카드·통신사 제휴 할인 허용에 대한 입장만 봐도 그렇다. 문체부는 배송료나 제휴
지난 8일 92세 나이로 타계한 고(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한국의 1세대 창업경영인이자 섬유산업의 큰 어른이라는 표현을 실감할 수 있을 만큼 정·재계, 체육계, 문화계 등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유명인사보다도 눈에 띈 건 소박한 옷차림에 홀로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다. 조문록을 살펴보니 고인이 제정한 '우정선행상' 수상자들이 상당수였고, 섬유산업을 일으킨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은, 등산복 차림의 60~70대 어르신들도 있었다. 아들인 이웅열 회장을 비롯한 코오롱 측도 예의를 다해 이들을 하나하나 맞이했다. 이동찬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2001년 자신의 호 '우정'(牛汀)을 딴 선행상을 만들었다. "악행이 아닌 선행을, 모래가 아닌 바위에 새기고 싶다"는 고인의 말마따나 당시 패륜 범죄가 잇따르자 미담을 발굴해 널리 알리자는 뜻에서다. 매년 소외된 이웃을 보듬은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그들의 선행을 격려해왔다. 특히 이 명예회장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펀드인데 하나 가입하세요" 신입사원 이모씨(30)는 지난달 증권사에서 펀드를 추천을 받고 적금에 들려고 했던 돈의 25%를 펀드로 돌렸다. 김씨가 추천받은 펀드는 '초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배당주 펀드. 이씨가 가입을 결정하자 증권사 직원은 "펀드 가입 절차"라며 투자 성향을 알아보는 설문지를 건넸다. 쏟아지는 서류에 서명하던 이씨는 '원금손실 가능성'이라는 단어가 못내 마음에 걸려 질문을 던졌다. 직원은 그제서야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에 관해 설명했다. 한달 뒤 이씨의 첫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원금손실 가능성'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10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14년 3분기 증권·선물 업계 민원분쟁 현황'에 따르면 올 3분기 회원사 30곳에서 발생한 총 906건의 민원·분쟁 가운데 부당권유 관련 건이 433건으로 전체의 반을 차지했다. 민원·분쟁 발생 건수는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평균 하루 10시간 근무는 기본이고 패션쇼 한 달 전부터는 야근·특근을 밥먹듯이 하지만 한 달에 딱 30만 원 받았습니다." 운 나쁜 한두 사람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닐까 싶었지만 패션노조 페이스북 페이지와 관련 기사 댓글에는 자신도 같은 일을 겪고 있다는 제보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인턴이라는 명목 하에 고용된 그들은 우리나라 패션산업 밑바닥에서 시장조사, 원단 배달, 샘플 배달, 재고관리, 조사, 입고, 매장지원(판매), 전화응대 등 온갖 '잡일'을 도맡았다. 그러나 손에 쥐는 돈은 많아야 월 30만~80만 원이었다. 패션업종 뿐 아니라 영화·연극계, 호텔 실습생 등 최저임금인 시급 5210원(2014년 기준)을 지키지 않는 일자리가 넘쳐난다. 네티즌들은 스펙쌓기용 '무급인턴'에게 주는 차비도 안 되는 돈에 '열정페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경력이 없으니', '너 아니고도 일할 사람은 많으니', 혹은 '사업이 어려우니' 등 갖은 핑계가 붙은 이 수당은 그야말로 고용주
"돈에는 꼬리표가 없지요.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 캐피털 등 2금융권에 대한 일본계 자금의 유입은 놀라운 것이 사실입니다." 한 국내 저축은행 임원의 푸념이다. 일본계 자금의 국내 2금융 시장 잠식은 거의 '쓰나미' 수준이다. 2010년 12월 일본 오릭스그룹이 푸른2저축은행(현재 OSB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이 첫 사례다. 오릭스는 지난해 11월 스마일저축은행까지 보폭을 넓혔다. 국내 저축은행업계 1위도 일본계 몫이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SBI그룹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SBI저축은행을 운영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2~4저축은행을 합병하면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최근엔 제이(J)트러스트의 행보가 주목된다. J트러스트는 캐피털과 대부업·저축은행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대부업체 인수는 물론 2012년 미래저축은행(현 친애저축은행), 올해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 인수합의에 이어 아주캐피탈 매각 우선협상대상 자격까지 품에 안았다. 이렇게 2금융권에 진출한 일본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역대 FTA 중 가장 재미없는 FTA다." 10일 타결된 한·중 FTA 협상 결과에 대해 차관급 관료 출신인 국내 한 산업·통상 전문가가 내린 평가다. 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려 급하게 타결되다보니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대유럽 수출액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한·중 FTA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FTA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의미다. 게다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다. 2020년이면 10조달러(약 1경84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FTA를 지렛대 삼아 중국을 우리나라의 제2 내수시장으로 선점해 나간다면 저성장에 고민하는 우리 경제가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다. 한·중 FTA는 우리나라에게 생명줄과 다름없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없으면 불편한 정도지만, 우리나라는 중국이 없다면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
"(정부를 상대로)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보험사 권리지만, 금감원은 당초 방침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지도할 겁니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작심' 발언을 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금감원장 초청 보험사 CEO세미나'에서였다. 이 자리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사장이 각각 18명, 16명 총출동했다. 최 원장은 예정보다 1시간 늦은 7시30분에 도착했다. 저녁 끼니를 거른 보험사 사장들은 내심 '짧은 말씀'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를 저버리고 8시30분까지 금감원장의 발언은 쏟아졌다. 사장들은 굶주린 채로 끝까지 금감원장의 말씀(?)을 경청했다. 이날 이슈는 단연 '자살보험금'이었다. 최 원장은 '자살관련 재해사망보험금 지급' PPT(파워포인트)를 미리 준비해 왔고, 복잡한 상품 구조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설명했다. 생보사들은 2010년 4월까지 자살을 재해사망으로 보고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 상품을 주계약 혹은 특약 형태로 판매했다. 재해로 인
"방송에 출연했다고 치료를 잘하는 명의는 아닙니다.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병원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어요. 닥터테이너 활동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병원 관계자 A씨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는 가수 신해철의 사망사건 취재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의사들의 무분별한 방송출연이 의료계에 해가 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닥터테이너는 의사(닥터)와 연예인(엔터테이너)의 합성어로 의학과 예능프로그램을 넘나들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려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는 의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과거에는 의사들이 TV에 출연하면 전공분야의 의학지식을 소개하는 역할이 전부였다. 하지만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하면서 각종 의료정보 프로그램이 생겼고 '말 잘하는 의사'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닥터테이너의 인기는 병원 매출과도 연결됐다.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면 출연 의사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헌법재판소의 선거구획정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정치권이 대혼란에 휩싸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블랙홀'론을 넘어 정치권에선 '개헌보다 더 큰 블랙홀이 열렸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인구 수가 부족한 선거구의 한 의원이 인구 수가 넘치는 선거구 의원에게 지역을 조금 떼 달라고 했다더라'는 소리부터 '인구 수가 부족한 지역구의 한 의원이 지역구 내에 교도소를 유치해 인구 수를 늘리려고 한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여야는 당 혁신위 차원에서 대책안을 내놨다. 국회 외부의 선거구 획정위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결정하고, 국회는 이 안을 정개특위 심의 없이 바로 본회의 표결에 부치겠다는 것이다. 현재 선거구 획정은 최종적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혁신위 안은 출발부터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당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개특위에서 최종 논의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고, 농어촌 지역을 지역구로 둔 일부 여야의원들은 '농어촌 주권 지키기 의원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죠." 지난 9월 쌀 관세율 발표 이후에 만난 농림축산식품부 고위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이렇게 말했다.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타결되거나 고율관세를 지켜내지 못했을 경우 정부의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시간도 장소도 다르지만 쌍둥이 같은 답변들을 내놓았다. 쌀 관세화가 불과 두 달 뒤인 2015년 1월1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부의 낙관적인 태도는 농민과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관세화 결정'이라는 산을 이제 막 넘은 안도감 때문일까. 당분간 수입쌀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정부가 통보한 513%의 관세율로 국내에 반입된다. 출발은 좋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우선 513%의 고율관세를 WTO 회원국들과의 협상에서 지켜내야 한다. 일본의 경우 2년, 대만의 경우에는 5년이 걸렸다. 도하개발아젠다(DDA)의 협상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 DDA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감축과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 우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