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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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A씨는 최근 거래 증권사 담당직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가 지난해 가입했던 롱숏펀드를 환매하자는 권유 전화였다. 투자기간 중 거둔 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을 훌쩍 뛰어넘었기에 환매에 부담은 없었다. 환매된 돈으로 다시 투자할 곳을 묻자 증권사 직원이 권한 것은 다름 아닌 다른 운용사의 롱숏펀드. A씨는 "기존에 투자했던 롱숏펀드의 대표 매니저가 고액 연봉을 받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환매를 결정했다. 펀드매니저의 주식 선정 능력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펀드매니저 교체는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업계 내부의 소식까지 일반 투자자들이 알고 이를 판단의 근거로 활용하는 시대가 됐다. 단순히 증권사 직원이 찍어주는 금융상품에 무조건 가입하는 시대는 갔다. 증권사 직원의 조언도 근거가 있는지 따져보고 취사선택하는 시대다. 적극적인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운용사가 분기 말 내놓는 운용보고서를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1년 6개월의 '반쪽짜리' 임기를 기꺼이 수용했다. 과거 세 번이나 실패했던 우리금융 민영화를 자신의 임기 내에 반드시 완료하겠다는 배수진이었다. 27일 현재 18개월의 임기 중 약 8개월이 흘렀다. 정부의 강력한 민영화 의지에 힘입어 유례없는 '속도전'을 벌인 끝에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한 주요 비은행 계열사, 지방은행들의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회장을 난감하게 만드는 변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남·광주은행 매각 과정의 6500억원대 세금을 피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정부·여당이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약속한 사안이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최근 조특법 통과를 국회의원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여의도를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그러나 처리를 약속했던 정부·여당은 야당을 핑계로, 민주당은 본질과 동떨어진 정치적 이슈를 이유로 귀담아 듣지 않았다. 이 회장과 달리, 그들에겐
"우리는 까이는 게(거절당하는 것) 일이에요." 한 증권사 DCM(채권발행시장) 부문 A상무의 말이다. 증권사 DCM 부문은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금리 수준, 규모, 시기 등을 논의해 시장에 회사채를 내놓을 때까지 돕는 역할을 한다.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이처럼 돕는 역할을 하는 주관사 자리를 둘러싸고 증권사간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업력이 20년이 넘은 A상무조차 거래를 따내는 것은 차치하고 기업의 재무부서 담당자들을 만나는 것조차 어렵다고 한다. 그간 회사채 발행 주관 실적과 수수료 등에서 증권사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다보니 주관사를 따내기 위한 경쟁은 영업력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A상무도 기업 재무부서 임직원들을 만나느라 3월말까지 저녁식사 약속이 꽉 차 있다. "이 일 하는데 학벌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덜 좋은 대학 출신순으로 일을 잘 합니다. 이 일을 하려면 자기를 낮출 줄 알아야 하고 조직 마인드도 있어야 하거든요.
"경제팀 2년차의 시작이 너무 가혹하네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념 담화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25일, 기획재정부 직원의 말이다. 3개년 계획 자료 배포 예고와 번복, 부처 합동브리핑 돌연 취소와 오보 속출 등으로 기재부도 취재진도 일대 패닉을 겪은 뒤였다. 현오석 경제팀 2년차의 첫 출발은 깔끔하지 않다. 공들여 만들어낸 계획안이 가위질로 잘려나갔다. 현 부총리는 조원동 경제수석 등이 배석한 최종 조율 테이블엔 앉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과 집행은 각 부처가 맡지만 이를 조율하고 이끌어가는 건 기재부다. 그런데 기관차 역할을 해야 할 기재부가 권위에 큰 상처를 입었다.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는 물론, '윗선'과 조율이 전혀 안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 섞인 자조가 조직 안에서 나올 정도다. 부총리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조짐도 보인다. 25일 나온 대통령 담화문은 3개년 계획의 원전이 됐다. 이 담화문을 대통령이 직접 고치고 또 고쳤다는
국토교통부가 자동차연비 과장을 근절하기 위해 소비자피해 보상을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한다는 소식에 자동차제작사들 사이에서 말이 많다. 벌써부터 표시연비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정부를 압박해 보상을 이끌어내도록 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입법을 반대하면 그동안 연비를 속여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수 있고 찬성하자니 소송남발 등 불확실성이 커 부담스러운 눈치다. 자동차연비는 운전자 습관이나 도로여건, 주행조건(도심, 고속 등) 등에 따라 달라진다. 문제는 연비 뻥튀기 의혹이 새삼 불거진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논란은 지속적으로 이어졌지만 제작사들과 정부는 침묵해왔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연비보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국내에는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데서 소비자들은 역차별을 느낀다. 물론 자동차제작사 입장에선 국내에서 아직 연비 과장이 밝혀진 바 없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이유가 없긴 하다. 지은 죄가 없는 데 잘못을 시인하라고 하는 격
"볼 수도 없겠지만 볼 필요도 없을 것 같아. 이제 할 말도 들을 말도 없어" 3년4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마무리됐다. 이산가족들은 꿈에서나 그리던 가족들과 만나 혈육의 정을 나눴지만, 반가움도 잠시 불편함을 느낀 가족들도 적잖았다. 60년이 넘는 분단의 세월이 혈육 사이에도 장벽을 놓은 것이다. 북측 가족들은 행사 내내 자신이 받았던 훈장을 주렁주렁 펼쳐놓고 자랑을 하거나 공훈증을 가족들에게 보여주기 바빴다. "하고 싶은 말이 수없이 많은데도 동생은 사회주의가 얼마나 좋은 체제인지 자랑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는 남측 가족들의 푸념이 이어졌다. 북한은 이번 이산상봉 시작 열흘 전부터 상봉대상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들은 사상교육은 물론 평양 주요 관광지 및 마식령 스키장 등을 둘러봤다. 이 기간 내내 '우리가 이렇게 잘 산다'며 체제 선전을 하라고 세뇌교육을 받았다. 북측 상봉대상자들은 하나같이 남자는 양복, 여자는 한복으로 맞춰 입었다. 가슴에
지난해 12월19일 개봉한 변호인. 1981년 공권력이 부산지역에서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등 22명을 불법감금하고 고문해 유죄를 받게 한 '부림사건'을 토대로 만든 이 영화는 공권력 남용의 문제점을 오늘날 다시 환기시켰다. 누적관객 1136만 6740명(23일)이 영화관을 찾은 것도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문제를 제기하는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변호인 열풍이 한창인 지난 13일 부림사건 당사자들은 재심에서 33년만에 무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도 잠시 검찰은 지난 20일 대법원에 상고를 결정했다. 1991년 유서대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강기훈씨 역시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은 19일 상고를 결정했다. 재심판결은 어지간해서 뒤집히지 않는다는 사례가 있음에도 검찰이 굵직한 과거 공안사건에 대한 상고를 이어가고 있는 것. 수십년 전 공안판결이 잘못됐다는 재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평행이론처럼 과거의 사례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사장 박인배)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가입했다. 지난 11일 입회절차를 마치고 20일 열린 전경련 53회 정기총회에 참석하면서 공식 활동을 알렸다. 공공예술기관이 전경련 회원사가 된 것은 처음이다 보니 문화·예술계는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인배 사장의 기존 운영방향과도 크게 다른 것 같다며 의아해 했다. 박 사장은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나 기업협찬을 받아서 진행하는 대규모 공연 보다는 세종문화회관 자체공연과 서울시 자치구와의 연계공연에 힘을 실으며 소규모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 2012년 부임 당시에도 "기업협찬에 의존하지 말고 시민을 위한 소박한 공연을 기획하라"며 그다지 기업 친화적이지 않은 입장을 보였다. 전경련 가입 취지에 대해 박 사장에게 물었다. "전경련에 사회공헌팀이 있더라. 세종문화회관 역시 시민의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과 다각적인 공동사업을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또 지난해 비해 예산이 많이
"동계체육 부흥 위해선 '투자 선순환 구조' 마련돼야, 국민 관심 필수!" 2014 소치올림픽이 2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종합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14위(금2개 은2개)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다. 한국은 4년 뒤 열릴 2018 평창올림픽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번 올림픽 이후 여럿 스타들은 선수 생활 은퇴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미 '피겨여왕' 김연아는 은퇴를 선언했다.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인 이상화와 모태범은 4년 뒤 만 29살이다. 메달을 장담할 순 없다. 물론 여자 쇼트트랙의 심석희, 김아랑, 공상정 등 세계 정상급 수준에 오른 어린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또 한국은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메달을 쇼트트랙에서 가져왔다.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확인했듯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남자 쇼트트랙 선수
통상임금 확대적용, 근로시간 단축, 휴일근무의 연장근무 포함 등 뜨거운 노동 현안들과 관련, 중소기업계의 우려와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부담이 늘어나고, 근로시간은 단축된다면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현재도 근로자들이 2교대, 3교대를 하면서도 납기일을 맞추기도 빠듯한데 도대체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중소기업들의 사정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다보니 300만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국회 관련상임위원회에 소속된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근로시간 단축 유예, 통상임금 범위확대 제한, 연장근로에서 휴일근로 제외’ 등으로 요약되는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설명하고, 전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법원에도 중기업계의 입장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어려운 중소기업의 사정이야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같은 중기업계를 바라보는
“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나왔다고 온전히 엔지니어라고 볼 수 없는 게 요즘 현실입니다. 학적부를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로 전공수업량이 모자라요” 국내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R&D(연구개발)인력 확보에 수년 째 심혈을 기울이는 국내 전자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앞으로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는 대학 평균학점만 보지 않고 전공 필수과목 성적을 따로 뽑아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고위층으로부터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은 최근 취업문을 두드리는 이공계 졸업생 상당수가 전공에 대한 배경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인식에서다. 학생이 졸업한 학과를 믿고 선발했는데, 이와 전혀 별개의 교양과목 학점만 잔뜩 이수해 놓을 경우 전공의 의미가 무의미하다는 것. 통섭형 인재를 뽑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튼튼한 전공 기반 위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지, 이공계 출신인데 정작 이공계에는 약하고 인문학에
얼마전 삼성이 채용 혁신의 일환으로 도입하려던 대학총장 추천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을 낳았다. 한해 20만여명의 취업준비생들이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에 들어가기 위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본다. 심지어 관련 사교육시장도 있다고 한다. 삼성 입장에선 이로 인한 사회적 비효율 및 낭비를 줄이겠다는 의도였겠지만, 사회적 논란 끝에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이런 논란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시선들이 있다. 바로 인재 영업에 목마른 국내 중소기업들이다. 최근 만난 의료기기업체 A대표는 삼성으로 대변되는 취업준비생들의 '대기업 해바라기' 풍토를 보면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다고 여기저기서 난리를 치고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딴 나라 얘기 같다는 설명이다. A대표가 경영하는 의료기기업체는 300억원대의 견실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를 넘을 정도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 구하기가 여전히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