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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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사무관 한 명이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 2009년 3월 계약직으로 채용됐으니 3년 남짓만에 이별이다. 변호사로 로펌 생활을 한 경력이 있는 그로선 제자리로 돌아가는 셈인데 아쉬움이 적잖다. 들어올 때 그렇듯 '경력 쌓기' '경력 관리' 등의 말이 따라붙는다. 계약직 성격상 채용 때부터 떠나는 것을 염두에 뒀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경력 쌓기'를 그가 바랐다기보다 제도 자체가 강제한다는 점이다. '경력 쌓기'를 넘어 삶의 방향을 공무원으로 수정하고 싶어도 길이 마땅찮다. 매년 실시되는 '경력직 일반 공모'에 응하면 일반 공무원이 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감내해야 할 게 너무 많다. 그 전의 모든 '경력'이 사라진다. 일반 공모로 채용된 때부터 초임 사무관이 되는 구조다. 사법연수원과 로펌 재직, 금융위 3년의 근무 경력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 공무원을 택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 계약 기간은 길어야 5년. 승진은 없다. 서기관으로
"사실 슈퍼컴퓨터 순위를 높이려면 해외서 최신 제품을 사오면 됩니다. 정작 더 급한 것은 저변확대와 국산화입니다." 한 국내 슈퍼컴퓨팅 솔루션 제조사는 최근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과 관련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세계 슈퍼컴 톱 500 순위는 한국 IT과학기술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슈퍼컴 1위에 오르며 선두를 탈환한 가운데 중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리나라 슈퍼컴 순위는 20위권에서 50위권으로 대폭 하락했다. 500위권에 포함된 슈퍼컴은 기상청의 해담(55위)과 해온(56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 타키온(65위) 뿐이다. 수준차이는 더 크다. 1위인 미국 IBM의 세쿼이어가 16.32 페타플롭스(PetaFLOPs)의 처리속도를 보인데 반해,해담과 해온은 0.31 페타폴롭스, KISIT의 타키온은 0.27 페타플롭스에 불과하다. 페타플롭스는 1초당 1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여론조사 지지율 상승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21일과 22일 실시해 발표한 조사에서 안 원장은 오차 범위 이내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따라잡았다. 양자대결 구도에서 각각 48.0%와 47.1%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KBS가 여론조사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와 MBN이 22, 23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안 원장은 박 전 위원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1,2위 다툼을 하고 있다. 4·11 총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이 안 원장을 10% 포인트 차이로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안 원장의 상승세와 박 전 위원장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안 원장은 지난달 30일 부산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대선 출마 여부도 불명확하다. 그런 그의 지지율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이 자초한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지난 17일 여수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순천시청 서용석 과장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는 토∼일요일 아침 7시23분이면 어김없이 순천역에서 여수엑스포역행 기차에 오른다. 오전 7시46분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동안 봉사 근무에 돌입한다. 공무원 경력 20년을 훌쩍 넘었지만 엑스포 현장에선 궂은 일을 마다 않는다. 안내나 통역 같은 업무가 아니라 조경부 소속이어서 점심시간 1시간을 빼면 꼬박 땡볕 아래서 일한다. 전시장내 야외광장이나 바닥분수, 잔디밭 등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쓰레기도 치운다. 요즘은 전시관 위치를 묻는 관람객들이 워낙 많아 주 업무 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더 힘들다며 웃는다. 순천시청에는 그처럼 엑스포 현장으로 자원봉사 원정을 뛰는 공무원들이 60여명 더 있다. 이들 자원봉사자가 없다면 엑스포는 지금처럼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러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없는 자원봉사자들의 이면은 생각보다 밝지 않다. 대부
지난 22일 저녁 방송업계 지인들 몇몇이 모인 자리. 이런저런 업계 얘기를 하던 중 갑작스런 뉴스속보에 모두 놀랐다. '김성수 CJ E&M 대표이사 법정구속'. 김 대표가 온미디어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회사에 손실을 입힌 하청업체를 눈감아 주고, 대가로 수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다. 동석했던 업계 관계자들은 '그 CJ 맞냐', '오보 아니냐'며 믿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최대 콘텐츠·미디어그룹의 수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데다, 그동안 회사측이 김 대표 비리의혹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점에서 당황스럽고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검찰의 오리온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포착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그동안 회사측은 "전 회사에서 있었던, 개인적인 일일뿐"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뉴스가 전해진 이날도 "예상치 못했고 개인 문제라서 회사가 할 얘기가 없다"며 "각 사업별 부문장이 책임경영을 펴고 있기 때문에 경영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이 열리는지 조차
지난주 찾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활기가 넘쳤다. 2010년 대대적으로 진행한 하노이 정도(定都) 1000년 행사를 통해 도로가 깨끗이 정비됐고 새 고층건물들이 스카이라인을 바꿔놓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어디서나 대체로 환영을 받는 분위기였다.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다'는 베트남이지만 각종 행정절차에서 우대를 받았다. 사실 한국과 베트남 관계는 냉각 위기를 여러 차례 맞았다. 베트남에서 한인이 현지 여성을 살해한 강력범죄로 양국 관계가 한 차례 경색됐고, 한국에서는 2010년과 지난해 베트남 신부가 남편에게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사건 후 베트남에서 반한 감정이 확대될 조짐이 보였으나 다행이 곧 진정됐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전했다. 베트남 정부가 비자 발급시 체류기간을 제한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도 도움이 됐다. 현지 교민들은 그러나 한국 기업의 힘이 양국 관계 개선에 가장 큰 버팀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기업들은 일본 기업에 앞서 베트남에 진
"3∼4년 전부터 대기전력 0.5∼1와트(W) 수준의 제품들만 생산하는데요. 12W 이상 대기전력을 잡아먹는다니요? 어떤 회사 제품을 가지고 측정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고객이 저렴한 제품을 요구할 경우엔 대기전력 기능을 뺀 제품을 일부 생산하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모든 셋톱박스를 싸잡아 '전기흡혈귀'로 취급하는 것은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셋톱박스 업계가 최근 한국전기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 반기를 들었다. 한국전기연구원이 발표한 '2011년 대기전력 실측조사'에서 가정에서 쓰이는 전자제품 가운데 대기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제품으로 '셋톱박스'가 꼽혔기 때문이다. 대기전력이란 가전제품의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뽑지 않는 한 계속 흘러나가는 미세한 전기를 말한다. 사람이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전기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전기흡혈귀'라고도 불린다. 조사에 따르면 셋톱박스는 시간당 12.27W의 대기전력을 소모했으며, 이는 1.3W인 TV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셋톱박스가
"올해 실적전망치 대목을 빼주시면 안될까요. ○○○에 혼나요." 얼마 전 기업 공시 책임자에게 받은 전화다. 이미 시장에 매출전망이 알려져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었지만 '○○○○억원'이라는 숫자가 나간 게 문제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주 많이 뭐라고 해요. 도와주세요"라고 애타게 재촉했다. 모든 정보가 공평하게 제공돼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거래소가 노력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다만 원칙론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는 점은 짚어봐야 한다. 조회공시도 유사한 사례다. 최근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가 꼼꼼해졌다. 하이닉스 인수전 당시 인수설이 나돈 기업 모두에 조회공시를 요청,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인수후보를 가장 빠르게 알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밝힌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혼선도 나타난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항인 데도 재차 조회공시가 나오면 시장에 떠도는 설로 여겨
"지도부가 협상을 잘못해 개원이 안 되는 것인데, 그들이 책임을 더 크게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새누리당의 한 초선의원이 21일 기자에게 한 푸념이다. 지난 19일 새누리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당비 반납을 결의함에 따라 그는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 임기 첫 달 세비를 반납했다. 그는 "상임위가 빨리 정해져야 법안도 마련할텐데, 우리는 진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국회의원의 세비는 국회의원수당과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정책활동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인당 평균 1149만 원이다. 새누리당은 중앙당 계좌로 반납 받은 세비를 보훈단체나 복지단체 등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비 반납에는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 150 명 가운데 대다수인 144 명이 동참했다. 144 명의 세비를 합하면 16억5456만원 수준이다.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은 김성태 의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당의 최대주주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장서고 있으니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
"이미 발효된 미국, EU(유럽연합)과의 FTA(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중국과의 협상 개시 과정에서 졸속 추진 우려가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그 전철을 밟는 것 같다." 민간 연구기관의 한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무리하게 FTA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FTA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중남미를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25일 콜롬비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FT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양국은 최근 비공식 고위급 실무협의를 갖고 FTA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지난 2009년 12월 첫 협상을 시작한 지 2년 반 만에 속전속결로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실무협의에서 쟁점사항인 쇠고기 등 농축산품과 투자, 지적재산권 분야의 이견이 모두 해소됐다"며 "양국이 FTA 타결 시 경제적인 실익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조속히 협상을 타결 지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에는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
얼마전 대기업 회장과 국내 굴지 벤처기업 대표의 이혼설이 거의 동시에 돌았다. 하나는 모 매체의 신문을 통해 보도됐고, 다른 하나는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확산됐다. 부부 간 불화의 근거도 제법 구체적이었다. "남편이 힘들 때 부인이 위로는 하지않고 밖으로 헐뜯고 다녔다",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 등등...물론 두 가지 모두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부 사이의 일은 남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가정 문제와 관련해 확인 되지도 않은 루머를 퍼뜨리는 일은 당사자 뿐 아니라 그 자녀들에게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대기업 회장과 벤처기업 사장의 이혼설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들이 가진 재산과 경영권의 무게 때문이다. 이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고, 그 기업의 임직원이 수백명에 달한다면 이들의 이혼은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만약 대기업 회장이나 벤처기업 대표가 이혼을 하면서 거액의 위자료
지난달 영업 정지된 부실 저축은행 매각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금융당국이 퇴출 저축은행을 금융지주회사에 또 다시 떠넘기려 한다는 게 설왕설래의 요체다. 업계에선 "특정 금융지주사와 저축은행을 미리 '짝짓기'한 후 경쟁 입찰을 위해 만만한 국책 금융기관을 '흥행 들러리'로 삼은 것 아니냐"(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비아냥도 들린다. 실제로 저간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을 돌이켜 보면 이런 비판들이 아주 근거 없는 얘기들은 아닌 듯싶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문을 닫은 저축은행 중 덩치가 크고 부실 정도가 심한 곳을 하나씩 떠안았다. 물론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나선 곳도 있었다. 반면 몇몇 금융지주는 의지와 상관없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일부는 최근에도 부실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냈다. 사실상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퇴출 저축은행 사후 정리 과정이 '관치' 논란에만 매몰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금융지주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