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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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부터 대기전력 0.5∼1와트(W) 수준의 제품들만 생산하는데요. 12W 이상 대기전력을 잡아먹는다니요? 어떤 회사 제품을 가지고 측정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고객이 저렴한 제품을 요구할 경우엔 대기전력 기능을 뺀 제품을 일부 생산하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모든 셋톱박스를 싸잡아 '전기흡혈귀'로 취급하는 것은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셋톱박스 업계가 최근 한국전기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 반기를 들었다. 한국전기연구원이 발표한 '2011년 대기전력 실측조사'에서 가정에서 쓰이는 전자제품 가운데 대기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제품으로 '셋톱박스'가 꼽혔기 때문이다. 대기전력이란 가전제품의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뽑지 않는 한 계속 흘러나가는 미세한 전기를 말한다. 사람이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전기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전기흡혈귀'라고도 불린다. 조사에 따르면 셋톱박스는 시간당 12.27W의 대기전력을 소모했으며, 이는 1.3W인 TV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셋톱박스가
"올해 실적전망치 대목을 빼주시면 안될까요. ○○○에 혼나요." 얼마 전 기업 공시 책임자에게 받은 전화다. 이미 시장에 매출전망이 알려져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었지만 '○○○○억원'이라는 숫자가 나간 게 문제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주 많이 뭐라고 해요. 도와주세요"라고 애타게 재촉했다. 모든 정보가 공평하게 제공돼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거래소가 노력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다만 원칙론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는 점은 짚어봐야 한다. 조회공시도 유사한 사례다. 최근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가 꼼꼼해졌다. 하이닉스 인수전 당시 인수설이 나돈 기업 모두에 조회공시를 요청,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인수후보를 가장 빠르게 알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밝힌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혼선도 나타난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항인 데도 재차 조회공시가 나오면 시장에 떠도는 설로 여겨
"지도부가 협상을 잘못해 개원이 안 되는 것인데, 그들이 책임을 더 크게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새누리당의 한 초선의원이 21일 기자에게 한 푸념이다. 지난 19일 새누리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당비 반납을 결의함에 따라 그는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 임기 첫 달 세비를 반납했다. 그는 "상임위가 빨리 정해져야 법안도 마련할텐데, 우리는 진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국회의원의 세비는 국회의원수당과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정책활동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인당 평균 1149만 원이다. 새누리당은 중앙당 계좌로 반납 받은 세비를 보훈단체나 복지단체 등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비 반납에는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 150 명 가운데 대다수인 144 명이 동참했다. 144 명의 세비를 합하면 16억5456만원 수준이다.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은 김성태 의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당의 최대주주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장서고 있으니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
"이미 발효된 미국, EU(유럽연합)과의 FTA(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중국과의 협상 개시 과정에서 졸속 추진 우려가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그 전철을 밟는 것 같다." 민간 연구기관의 한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무리하게 FTA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FTA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중남미를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25일 콜롬비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FT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양국은 최근 비공식 고위급 실무협의를 갖고 FTA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지난 2009년 12월 첫 협상을 시작한 지 2년 반 만에 속전속결로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실무협의에서 쟁점사항인 쇠고기 등 농축산품과 투자, 지적재산권 분야의 이견이 모두 해소됐다"며 "양국이 FTA 타결 시 경제적인 실익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조속히 협상을 타결 지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에는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
얼마전 대기업 회장과 국내 굴지 벤처기업 대표의 이혼설이 거의 동시에 돌았다. 하나는 모 매체의 신문을 통해 보도됐고, 다른 하나는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확산됐다. 부부 간 불화의 근거도 제법 구체적이었다. "남편이 힘들 때 부인이 위로는 하지않고 밖으로 헐뜯고 다녔다",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 등등...물론 두 가지 모두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부 사이의 일은 남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가정 문제와 관련해 확인 되지도 않은 루머를 퍼뜨리는 일은 당사자 뿐 아니라 그 자녀들에게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대기업 회장과 벤처기업 사장의 이혼설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들이 가진 재산과 경영권의 무게 때문이다. 이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고, 그 기업의 임직원이 수백명에 달한다면 이들의 이혼은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만약 대기업 회장이나 벤처기업 대표가 이혼을 하면서 거액의 위자료
지난달 영업 정지된 부실 저축은행 매각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금융당국이 퇴출 저축은행을 금융지주회사에 또 다시 떠넘기려 한다는 게 설왕설래의 요체다. 업계에선 "특정 금융지주사와 저축은행을 미리 '짝짓기'한 후 경쟁 입찰을 위해 만만한 국책 금융기관을 '흥행 들러리'로 삼은 것 아니냐"(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비아냥도 들린다. 실제로 저간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을 돌이켜 보면 이런 비판들이 아주 근거 없는 얘기들은 아닌 듯싶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문을 닫은 저축은행 중 덩치가 크고 부실 정도가 심한 곳을 하나씩 떠안았다. 물론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나선 곳도 있었다. 반면 몇몇 금융지주는 의지와 상관없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일부는 최근에도 부실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냈다. 사실상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퇴출 저축은행 사후 정리 과정이 '관치' 논란에만 매몰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스페인 생선 도매상 카를로스 마샤스(37)는 부인과 노후를 대비해 저축한 돈 3만7000유로(약 5400만원)를 스페인 3위 은행 방키아의 기업공개(IPO) 공모주에 투자했다. 마샤스는 거래하던 저축은행 카사 마드리드를 신뢰했기 때문에, 카사 마드리드를 포함한 7개 저축은행을 합병한 방키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던 것. 특히 방키아 주식이 매년 7~8%의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말이 마샤스를 유혹했다. 그러나 방키아 주식은 1년도 안돼 폭락했고, 마샤스의 투자금은 4분의 1로 줄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까지 남아있다. 마샤스를 스페인 예금자와 투자자들은 방키아를 상대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변호사와 시민단체가 이들의 분노에 합류해, 방키아 사태의 후폭풍은 소송전과 시위로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마샤스는 "그들은 (IPO 전에) 그 은행이 파산 상태라는 것을 알았다"며 "우리가 그 사실을 알고,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해보라"며 격분했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의 이사회가 열렸다.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사회에서 올해 예산을 전년보다 줄이는 것으로 의결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여파다. 가장 많은 회비를 내던 대형 저축은행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그나마 직원들의 급여는 동결된 것이 위안이었다. 저축은행들의 얼굴 격인 저축은행중앙회의 현주소다. 이른바 '살아남은' 저축은행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쏟아지는 규제와 고객들의 불신으로 생존을 걱정해 하는 처지다. 예금 금리도 잇따라 떨어지는 추세다. 서민 금융기관으로서 매력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최근 만난 한 저축은행 직원은 "저축은행에서 근무한다는 이야기 꺼내기도 부끄럽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 탓이다. 실제로 영업정지를 당한 일부 저축은행 오너들의 비도덕적 행태가 속속 드러나면서 살아남은 저축은행들도 도매금으로 인식되고 있다. 억울하지만 여론을 바꾸기 쉽지
2007년 9월1일부터 전면 도입된 '분양가상한제'. 사전적 의미는 사업 주체가 공공택지 안에서 감정가 이하로 택지를 공급받아 건설·공급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되는 분양가 이하로 공급해야 하는 제도다. 즉 정부가 정한 분양가 이상으로는 주택을 공급할 수 없도록 가격을 규제한 것. 이 규제가 예고되자 건설사들은 제도 시행 직전 높은 분양가에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섰다. 결과는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 증가와 함께 주택가격 하락 등의 부작용이 양산됐다. 전문가들은 수요와 공급이란 시장경제 원리를 가격규제로 왜곡하면 이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후부터는 주택공급이 급감했다. 2007년 30만가구 넘던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은 이듬해 23만가구로 줄어든 뒤 2010년엔 17만가구까지 감소했다. 2007년 말 11만2254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아파트도 2008년 말 16만5599가구로 증가했다. 시장침체와 금융
지난 15일 오후 대학입시 전문 학원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날아왔다. 올해 대통령선거 일정 때문에 2013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일정이 일부 변경됐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친절하게 링크까지 시켜놓았다. 대학 입시 일정이 바뀌는 것은 60만명 수험생은 물론이고 학부모, 고교 교사, 대학 관계자 등에 큰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이런 중대한 사안을 교육과학기술부도 아니고 대교협도 아닌 대입전문학원이 최초로 공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대교협에 전화를 걸었더니 "다음주 금요일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팩트가 맞다고 확인해 줬다. 메일을 보낸 학원 관계자는 "사흘 전에 (누군가로부터) 얘기를 들었고 대교협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길래 안내 차원에서 메일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대학 입시 일정 바뀐 걸 학원이 먼저 좀 알았다고 해서 그게 무슨 큰 문제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
지난 16일 오후 3만 명이 운집한 서울 잠실야구장.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스 경기 시작을 알리기 위해 훤칠한 키의 중년 남자가 시구자로 등장했다. 등 번호 26번,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다. 홍 장관은 있는 힘껏 공을 던졌고, 그대로 포수 글러브에 들어갔다.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외쳤다. "장관이 왜 시구자로 등장했을까" 의아한 표정의 관중들이 많았다. 장내 아나운서의 "전기절약 홍보를 위해 홍 장관이 나왔다. 등 번호 26번은 여름철 실내온도 26도를 의미한다. 모두 절전에 동참하자"란 멘트가 나오자 비로소 환호성이 터졌다. 홍 장관은 시구를 끝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발전소 건설을 위해 스트라이크를 넣었다. 국민발전소는 분명 건설될 것 같다. 아싸, 가자!"고 적었다. 홍 장관이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를 활용, 절전 메시지를 던졌다. 홍 장관이 직접 만든 절전 실천요령 '아싸, 가자!'는 '아끼자 2~5시, 사랑한다 26도, 가볍다 휘들옷, 자~뽑자 플러그'의 앞 글
유럽발 불안감이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사상 최초로 7%를 찍은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위험 수준에 있으며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중국과 미국 등의 경기지표가 악화되면서 글로벌 성장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유럽 위기가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는 두가지 선택 앞에 서 있다. 유럽 위기의 해법으로 거론되는 ‘긴축’과 ‘성장’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글로벌 금융시장의 의견은 분분하다. 상품 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는 “긴축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긴축하지 않고 자금을 빌려 부채를 늘린다면 더 큰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폴 크루그먼 프리스턴대 교수는 “긴축정책은 유럽 경제의 자살행위”라며 성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로존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최대 출자국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중심국들은 긴축을 선호한다. 비만으로 온갖 고질병(재정악화)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