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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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 현지법인 영업점엔 그나마 간간이 찾아오던 중국 현지 고객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 이들은 인근 중국 은행과 다른 외국계은행으로 거래은행을 옮겼다고 한다. 중국 내 국내 은행 영업점이 이처럼 한산해 진 건 지난 해 하반기부터다. 이유는 이렇다. 국내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대형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영업정지되면서 중국 내 한국 은행에 대한 정서가 크게 악화됐다. 현지 고객들 사이에선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가 심각한데 한국 은행들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생겼다. 중국 금융당국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에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라고 했을 정도다. 저축은행 사태가 국내 은행을 넘어 한국 금융의 대외 신인도와 신뢰도에 타격을 입힌 실례다. A은행 중국 현지법인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중국인들의 우려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칼을 빼든지 정확히 1년이 지났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할 때 '호랑이가 잡아 간다'는 말을 자주 한다. 여기서 호랑이와 같은 의미의 영단어는 부기맨(bogeyman). 뉴욕타임스 최연소 칼럼리스트이자 영국 정부 경제자문위원인 대니얼 앨트먼 뉴욕대 교수는 현재 글로벌 경제의 부기맨은 다름 아닌 신용평가사라고 일갈했다. 지난해 여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사상 최초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해 글로벌 경제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또 무디스와 피치도 S&P를 뒤따라 재정·부채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서로 차례차례로 강등하면서 시장을 불안케 하고 있다. S&P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의 등급을 2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1단계 강등했다. 그 4개월 사이에 이탈리아 경제가 급격히 악화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마리오 몬티 새 내각이 들어서면서 적극적으로 경제개혁 조치를 시행하며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또 S&P는 지난 13일 프랑스의 트리플A 등급을 박탈했지만 며칠 후 프랑스
"이건 협박이다." "불가피한 요청이다." 국토해양부와 그 산하 공기업인 코레일이 볼썽사나운 다툼을 벌였다. 지난해 말 코레일이 국토해양부에 하루 12회 운행하는 경의선 문산-임진강·도라산간 안보관광열차 운행 중단을 요구했다가 16일 거절당하자 빚어진 일이다. 코레일은 경원선 동두천-신탄리간 열차를 하루 34회에서 20회로 축소해달라는 요청도 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코레일은 국토부가 '알짜' KTX노선 일부를 민간에 위탁하면 적자가 더 커져 이런 요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KTX 운행에서 발생하는 흑자에 기대 '공익적'으로 적자노선을 운행해왔지만 앞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코레일이 경영개선 노력에 나서기는커녕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한발 더 나아가 코레일에 지급하는 적자보조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살펴보겠다고도 했다. 해당 적자노선 이용객들은 펄쩍 뛸 일이다. 코레일 측이 "이런 불편이 정부 방침 때문"
얼마 전 국토해양부 산하 국책연구원인 국토연구원(이하 국토연)이 '2012년 주택시장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올해 전국 전셋값이 3.3∼3.5%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란 게 주요 내용. 국토연은 지난해 전국 전셋값이 12.3%(KB국민은행 통계 기준) 오른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상승폭이 3분의1 이상 줄어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친절한(?) 분석도 덧붙였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는 지난 2년간 전셋값이 급등해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 올해 주택 입주물량이 증가한다는 점을 들었다. 아파트를 제외한 다가구·도시형생활주택 등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어 전세금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국토연 자료를 보도하자니 영 개운치 않았다. 2012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30만가구 안팎)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임대시장이 불안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르자 지난해말 국토부가 부랴부랴 배포한 참고자료와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트와 다가구·도시형생활주택의 수요가 엄연히 다른
한국 경제가 정초부터 '위기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국가신용 등급 하향, 유럽 재정위기 본격화 등으로 지난해 8월 '위기설'이 불거진 점을 고려하면 벌써 다섯 달째다. 진원은 역시나 유럽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채 상환물량이 집중돼 있는 2월, 자본 부족에 시달리는 유럽 금융기관이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한 자산회수가 불가피한 만큼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것이 이번 위기설의 골자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로존 9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하며 '불' 붙은 위기설에 '기름'을 부었다. 성장세를 잃은 실물경제도 위기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을 0%대로 추정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가 집중되는 올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우리도 놀랐습니다. 주요 글로벌 모터쇼 가운데 '국수적' 색채가 가장 짙은 게 북미오토쇼인데 포드의 '포커스'를 제치고 '엘란트라'(아반떼)가 '올해의 차'로 선정돼 정말 놀랐습니다." 지난 9일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아반떼'가 '올해의 차'로 선정된 직후 박성현 현대자동차 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이 기자에게 한 말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들의 경연장이기도 하지만 그의 말대로 국수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우선 지역적으로 북미오토쇼가 열린 디트로이트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본거지다. 이들 '빅3'의 고용인력은 현재 17만1000여명으로 디트로이트가 속한 미시간주 고용의 3분의2를 차지할 정도다. 게다가 미국은 국가 차원에서 자국의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중국과 '관세전쟁'을 벌인다. 일본의 토요타가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것 역시 따지고 보면 이 같은 보호주의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때문에 '
몇 년 전 지방의 한 경찰서 수사관이 화폐위조범을 검거해 한국은행 포상을 받게 됐다. 그는 '한은은 돈을 찍어내는 데니까…'라며 은근히 상금을 기대했다고 한다. 부하직원들과 미리 회식까지 했다. 그가 표창장과 함께 받은 부상(상금)은 150만원. 한은 지방본부까지 가느라 든 차비에 여관비를 더하니 오히려 적자였다. 상금이 적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화폐위조범 검거는 일선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임무다. 이렇게 보면 사실 한은이 굳이 상금을 주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한은은 약간의 물질적 부상을 더해서 격려도 하고 더 많은 검거가 이뤄지도록 독려한다는 취지에서 (워낙도 많지 않은) 예산을 쪼개 격려금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것은 이 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다. 수사관은 왜 문의를 하지 않고 혼자 생각했고 한은은 이걸 왜 미리 안 알려줬을까. 만일 수사관이 이 액수를 미리 알았다면, 한은이 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공감을 얻었다면…. 어쨌든 한은 입장에서는
꼭지를 모르고 집값이 치솟던 2003∼2006년 부동산 시장에선 '풍선효과'라는 말이 대유행했다. 예컨대 정부가 파격적인 규제로 재건축 아파트 시장을 억누르면 일반 아파트나 재개발 주택으로 급격히 돈이 쏠리면서 풍선처럼 또 다른 시장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 근시안적 정책은 더 큰 위기를 낳고 혹독한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서민들 몫이다. 2012년, 이제 풍선효과는 서민 물가로 자리를 옮겨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날 조짐이다. 무엇보다 서민 물가를 좌우하는 식음료 기업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지금 당장이야 물가 감독을 위해 정부 부처에 `배추 국장`과 `돼지고기 국장`까지 정한 마당에 가격을 올릴 순진한 기업들은 없다. 섣불리 가격을 올렸다가 다시 이를 철회한 선례도 볼만큼 봤다. 하지만 수익이 꼬꾸라진 식음료 기업들은 오래 참지 못할 것이다. 이미 빠르면 올 상반기, 늦어도 올 하반기를 `D-데이`로 보는 기업들이 많다. 대선 정국이 본격화하고, MB정권의 힘이 조금 더 빠진다면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우려만으로도 유가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지표 개선에 이란 우려가 맞물리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뒤 현재까지 100달러 위에서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란이 해협 봉쇄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해협 봉쇄는 이란으로선 경제적 자살 행위를 의미한다. 석유화학제품은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20%, 수출의 80%, 정부 수입의 70%를 차지한다. 더욱이 해협을 막으려는 시도는 미국과의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 등의 국가들에서 얻고 있는 외교적 지원과 영향력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로 이란이 큰 타격을 받겠지만 제재 자체가 이란 경제에 재앙은 아닐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란이 극단적 선택을
연간 무역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었다는 소식으로 축제분위기였던 지난해 연말,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크게 부각되지 못했던 하나의 부정적인 보고서가 있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에 대한 분석으로, 기술무역수지 적자폭이 더 커졌다는 소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는 48억5600만달러 적자였다. 2005년 29억달러 적자 이후 매년 적자규모가 커지면서 2008년에 30억달러를 넘어섰고, 2009년에는 5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이른 것이다. '기술강국'으로 꼽히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2009년 기술무역수지가 158억2100만달러 흑자로, 양국의 격차는 200억달러 이상 확대됐다. 이는 상품무역규모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원천기술 수입 역시 커지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어찌보면 전체 무역규모가 커지는 것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넘길 수 있지만, 결국 한국의 원천기술 경쟁력이 그만큼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같은
지난해 하반기 고졸 채용으로 A은행에 들어간 최가연(19세 B특성화고 졸업 예정, 가명) 양은 요즘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입행 3개월 만이다. 은행장이 되겠단 야심찬 포부를 안고 수 십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은행원이 됐지만, 갈수록 "이건 아니다"란 확신이 굳어지고 있다. 최 양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최 양을 비롯한 고졸 직원들은 입행 후 체계적인 교육 대신 영업 현장에 내몰렸다. 3주 교육 후 서울 모 지점에 배치된 최 양은 지점장으로부터 "신용카드 영업에 주력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인맥이 없는 최 양은 친척과 학교 선생님들에게 카드 신청서를 내밀 수밖에 없었다. 극심한 영업 스트레스와 숨 막히는 기업 문화 탓에 최 양은 은행에 사표 낼 생각을 하고 있다. 최근 고졸 채용을 확대하는 은행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전산 교육이나 은행 업무 대신 '신용카드 영업' 등 극히 제한된 일만 시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이 1057명의 고
"SK에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가 없어서 그룹 회장이 횡령 혐의로 기소되는 사단이 벌어졌겠어요? 준법지원인을 더 둔다고 해결되면 기업들이 왜 반발을 하겠어요? 비용만 늘리며 자기들 배만 채우자는 거죠." 지난 6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상장회사 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상법 개정안 관련 설명회에 참석한 한 중견업체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정보를 얻기 위해 설명회에 참석했지만 더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당장 다음 주에 경영진에 보고해야하는데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아무 생각이 잡히질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법무부가 그간 '변호사 밥그릇 챙기기' 논란을 일으켜온 준법지원인 제도의 대상 기업을 자산규모 3000억원 이상의 상장사로 정하고 지난 28일 입법예고하면서 당장 오는 4월 15일부터 사내에 준법지원인을 둬야하는 일선 기업 관계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대기업만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중견기업들이 특히 울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