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57 건
"집값 떨어진다. 임대주택 비중을 낮춰 달라. 임대주택을 짓더라도 별도의 동에 따로 배치해야 한다." 최근 서울 강남의 주요 재건축아파트사업 추진이 임대주택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임대주택을 안짓자니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지 못해 수익성이 낮아지고 짓자니 집값 하락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파트 재건축은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이런 이유로 녹물이 나오고 균열이 간 노후 소형아파트값이 수억원을 넘나들었던 것이다. 한창 부동산경기가 좋을 때는 빚을 잔뜩 얻어 재건축아파트를 사는 게 투자의 기본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덕분에 재건축이 되지 않아도 호재만 나오면 집값이 뛰었으니 재산증식에 실제로 효과적이기도 했다. 때문에 당시엔 임대주택을 얼마나 짓든 상관이 없었다. 재산증식을 위해 재건축아파트를 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집값이 떨어지자 재건축 신화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새 아파트로 가기 위해서는 추가분담금으로 많게는 수억원을 내야 할 판이다.
"지금은 설비증설붐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조만간 어려운 시기가 닥칠 것입니다. 미국에 다녀왔는데 기업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더군요. 물론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겠지만…." 얼마 전 한 행사장에서 만난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에게 2차전지시장의 전망을 묻자 돌아온 말이다. 구 사장은 평소 2차전지사업을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이 발언은 의외였다. 시장을 어둡게 보는 이유에 대해 그는 "세계적으로 2차전지에 대한 과잉투자가 진행되는데,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엔 전기차를 생산하려는 완성차업체들의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있는데, 이들이 예상만큼 발주를 받지 못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다는 것이다. 곧 2차전지시장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 있고, 이를 기회로 사업확장 등 다양한 구상을 한다는 구 사장의 표정은 진지해 보였다. 물론 이 예상이 맞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2차전지는 한창 시장이 형성
"3위 된 게 중요한가요? 저희는 변한 게 없는데요." HK저축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HK저축은행은 지난 7~9월에 경기저축은행을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는 관계자의 말처럼 의도했던 게 아니다. HK저축은행은 지난 2005년 9월까지 업계 1위였다. 당시 2조원을 넘은 저축은행은 HK저축은행이 유일했다.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3개월 뒤인 2005년 12월, HK저축은행은 솔로몬저축은행에 1위를 내준다. 이후 HK저축은행은 토마토·제일·부산·부산2·현대스위스·경기·한국·진흥저축은행등에도 밀리더니 지난해 6월말에는 10위까지 떨어졌다. 이때도 HK저축은행의 자산은 2조3800억원으로 5년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HK저축은행이 갑자기 4위로 껑충 올라선 건 지난 6월. 업계 10위권에 들었던 토마토·부산·제일·부산2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칼날에 힘없이 쓰러지면서 자동 상승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3개월 후인 9월
"`칠레산 와인'하면 프랑스·이탈리아산 와인보다 부담없는 가격이 매력 아니었나요. `자유무역협정(FTA) 수혜주' 아닙니까." 와인애호가 R씨가 분통을 터뜨렸다. 마치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는 표정이었다. 최근 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를 보고서다. 이 단체는 칠레산 `몬테스알파 카베르네 쇼비뇽'의 국내 판매가가 미국·독일 등 18개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비쌌다고 발표했다. 2008년 3만5900원이었던 이 와인은 매년 뛰어 올해 4만4000원에 달한다. 2009년 한-칠레 FTA 발효로 15%의 관세가 완전히 사라졌지만 판매가는 오히려 오른 것이다. 수입원가는 8370원(7.5달러)으로 1만원도 채 안된다. 수입상과 유통상이 최고 70%까지 마진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와인 애호가들은 "칠레산 와인은 관세가 없어 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즐겨 마셨던 건데 사실상 홍보·마케팅에 속아온 것 아니냐"며 불쾌해 했다. 이 같은 `불편한 진실'이 알려지면서 칠레 내 판매가와 국내 판
더벨|이 기사는 11월14일(16:3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엠벤처투자(이하 엠벤처)는 지난 2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회계처리기준 위반행위로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당했다. 여기에 과징금 2억4000만원을 부과 받았고 2년간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감사인으로부터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 재무담당 임원은 해임권고를 당했다. 엠벤처가 이처럼 강도 높은 처벌을 받은 이유는 피투자기업인 GCT Semicondutor(이하 GCT)의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00년대 초반 서울대 공대 이경호 박사가 중심이 돼 설립한 무선통신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롱텀에볼루션(LTE)'의 핵심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는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존에 LTE 핵심 칩 공급을 시작했다. GCT는 골드만삭스, JP모건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 나스닥 상장(IPO)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12월말
"한나라당에 비준안을 처리하려는 의지가 있긴 한지 의심스럽다" 진통을 겪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무기력한 여당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정부 내에서 여당의 비준안 처리 지연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문전박대 당하는 망신을 무릅쓰고 국회 문을 거듭 두들기고 있는데, 정작 한나라당은 소극적인 자세만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 시각이다. 실제 한나라당은 '강행처리'와 '합의처리'를 놓고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한미FTA 처리 동력을 상실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협상파로 분류되는 황우여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민주당과의 합의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강행 처리를 촉구하며 지도부 퇴진을 요구해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거대 집권 여당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야당을 설득하려는 적극적인 협상력도, 비준안 강행 처리라는 결단력도, 어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한 14일, 저녁식사를 함께하던 아내가 물었다. 정부는 왜 여당조차 반대해 무산될 처지인 인천공항 지분매각에 집착하느냐고. 박 장관의 발언을 토대로 설명을 했다. 중국 등 경쟁공항들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국내외 자본유치가 필요하고 인천공항 3단계 확장공사 예산 중 일부도 충당하려 한다고 대답했다. 아내는 다시 물었다. 민간자본이 들어오면 실제로 공항서비스가 좋아지는지, 공항 확장공사 예산이 그렇게 많이 드는지.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사실 박 장관도 이날 민간자본 유입과 서비스발전의 인과관계를 명쾌하게 설명을 못했다. 이와 관련한 데이터가 없다는 걸 시인한 셈이다. 공항 확장공사 예산은 4조원을 조금 웃돈다. 지난해 인천공항은 3200억원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인천공항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순이익이 3조991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공항이 벌어들
"내년부터는 한미FTA로 미주지역 매출이 약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출증가세를 볼 때 1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코스닥 상장 화학업체 S사는 지난주부터 두 차례나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공식 발표했다. 자료는 "이번 국회에서 비준이 예상되는 한미FTA와 관련해 당사제품이 단계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미주지역 매출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증시에서는 벌써부터 'FTA 수혜'로 주가를 '공중부양'시키려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조금이라도 회사를 홍보하고 기업가치(주가)를 높여보고자 하는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이를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돌리는 것은 정상궤도를 넘어선 것일 수 있다. '수혜기업'임을 스스로 내세우는 업체들일수록 '수혜'를 뒷받침하는 자료나 근거는 부실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S사의 경우 관세혜택과 더불어, 생산성 증대와 수출에 호의적인 환율, 원재료비
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 A씨. 30대 후반인 그는 입사 10년차다. 남들은 '좋은' 직장을 넘어 신의 직장으로 불렀다. 겉으론 '모르고 하는 소리'라 했지만 내심 자부심도 컸다. 어찌보면 그 자존심, 자부심으로 10년을 버텨왔다. 하지만 이젠 '글쎄요'란다. 저축은행 비리가 불거졌을 때도 이렇게 힘이 빠지지는 않았단다. 그러면서 두툼한 문건 하나를 펼친다. 형광펜으로 줄친 흔적이 곳곳에 있다. 그의 기운을 빼고 있는 존재는 바로 재산등록 매뉴얼. 재산등록 대상이 금감원 2급에서 4급으로 확대되면서 그도 재산등록 대상이 됐다. 나이 기준으로 보면 50세에서 30대 초중반으로 낮춰졌다. 이제 갓 4급이 된 30대 초반 직원들은 "재산이라 할 것도 없는데…"라며 푸념을 한다.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아도 30대 월급쟁이의 '재산' 수준은 뻔하다. 30대 후반의 기혼자들은 "재산 신고가 아니라 부채 신고를 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을 만 하단다. 어차피 할 것, 하면 된다
정부가 내년 5월부터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를 시행키로 했지만 정작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란 도난·분실폰으로 등록된 휴대폰만 아니면 어느 단말기나 사용자식별카드(USIM)만 꽂아 어떤 통신사든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이동전화단말기식별번호(IMEI) 관리제도'다. 이렇게되면 휴대폰을 살 때 이통사 대리점만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제조사나 대형유통점에서 마음에 드는 모델을 구입해 원하는 이통사로 개통할 수 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제도를 '휴대폰 유통의 혁명'으로까지 자화자찬하며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간 폐쇄적 고리를 끊고 단말기 가격 경쟁을 촉진시켜 통신료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문제는 보조금 기반의 휴대폰 유통구조가 워낙 뿌리깊다보니 이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회의론도 적지 않다는 것. 실제 블랙리스트제가 도입됐다고 가정했을 경우,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면 90만~100만원 안팎을 지불해야한다. 그러나 현재는 2
이제는 이탈리아로 '전염'돼 전 세계 금융시스템을 덜컹이게 하고 있는 '유로존 위기'의 시작은 200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 사회당은 집권 직후 2009년 재정적자를 전 정권 전망치의 2배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12.7%로 발표한다. 이를 계기로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모든 유럽 국가들의 최우선 순위는 재정적자 줄이기인 듯 보였다. 경제성장률과 각종 산업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위험자산이 반등세를 이어나가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의 증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던 시기였다. 이제 남은 일은 경제위기 동안 늘어난 부채를 줄이는 작업으로 보였다. 폴 크루그먼처럼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일부 '부양론자'들의 주장은 급진적으로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이 동시에 긴축에 나서며 이후 '설마 일어날까' 싶었던 일들이 차례로 발생했다. 유로존에서는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이른바 채무 위기국가
"차량과 무선통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현대자동차가 우리보다 앞선 것은 사실입니다." BMW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담당자의 말이다. 지난달 BMW가 독일 뮌헨에 위치한 연구·개발(R&D)센터에서 텔레매틱스를 비롯, 조명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상황을 전세계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다.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해나가는 BMW지만 텔레매틱스분야만큼은 현대차의 위상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그렇다. 현대차는 지난 7월 텔레매틱스 기술이 적용된 제품인 '블루링크'를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지금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텔레매틱스의 '표준화' 작업에도 나섰다. 사실이 그럴지언정 이를 인정하는 게 BMW로선 쉽지 않았을 것이다. 토비아스 한스 BMW i총괄은 "미래기술 개발상황을 전세계 기자들에게 알리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점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겸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일류 브랜드의 '여유'가 바탕이 됐기에 이 같은 겸손도 가능했을 테다.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