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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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넣어 직접 가족들에게 쐬게 했다는 것이 가장 괴롭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모임을 이끌고 있는 강찬호씨는 9일 환경보건시민센터의 피해사례 발표장에서 울먹였다. 강씨는 살균제에 들어 있는 염소 때문에 배우자를 잃었다. 아내를 잃었지만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딸도 살균제 때문에 이름도 생소한 간질성 폐질환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간질성 폐질환은 폐 조직에 손상이 생기며 폐가 딱딱하게 굳어 결국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많은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희귀질환이란 명목으로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았다. 폐질환 치료비로만 수천만 원이 들었다. 비용은 고스란히 본인 몫이었다. 독성제품을 만든 기업이나 제품을 허가해준 정부,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8월 말 '원인미상 폐손상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발병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가 의심된다'고 밝힌 지 두 달 반이 지났다. 정부는 아직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판매금지나 강제 회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번 달에도 500원 남짓 입금됐다. 벌써 10회째 원리금 상환이다." 급여계좌에 매달 500원을 송금해 주는 A씨를 만난 건 지난해 말이다. 머니투데이 입사시험에서 '5000원 값지게 쓰기'란 주제를 만났다. 회사에서 준 5000원을 들고 찾은 P2P금융(개인 연계 소액대출)사이트에서 우연히 A씨의 사연을 읽고 투자했다. 그녀는 당장 남편의 수술비가 부족한데 신용등급이 낮아서 돈을 융통할 곳이 없다고 했다. 150만원을 빌려주면 매달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 1년 안에 갚겠다고 약속했다.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각 5000원에서 20만원까지 돈을 빌려주겠다고 나서면서 A씨는 남편의 수술비 150만원을 마련했다. 30%에 가까운 연이율이었지만 파산면책자인 A씨가 이만한 이율로 무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제도권 금융업체에는 없었다. '금융 소외자'에게 온라인대출경매로 복수의 투자자들을 연결해주는 P2P금융업체 사이트에는 A씨와 비슷한 사연이 가득하다. 이용자의 80%가 신용등급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 최고이자율 규제 위반으로 금융감독당국에 적발된 대부업체들의 반발이 도를 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위규 행위가 명백한 사안임에도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기색은 전혀 없다. 도리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며 소송도 불사할 기세다. 금융감독원이 무리한 규제로 정상 영업활동을 한 대부업체들을 '공공의 적'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지난 7일 '법조문, 판례, 유권해석 없는 애매한 이자율 위반 지적'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논란의 핵심인 최고이자율 적용 방법에 대해 대부업협회는 "법조항이나 유사판례,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이 없는 만큼 감독기관인 강남구청과 사법부에서 민법상 금전대차 갱신계약의 절차와 운영실태를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불복해 소송전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부업체들의 항변과 달리 금융위원회는 지난 7
중동국가들은 오일달러로 막대한 부를 축적해가고 있다. 거리는 돈으로 넘쳐난다. 1대에 8000만원을 웃도는 토요타의 '랜드크루저'는 국민차로 불릴 정도로 흔하다. 휴일을 앞둔 목요일 저녁이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스포츠카를 끌고나온 젊은이들이 도로를 메운다. 호화스러운 개인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아파트에 살면서 명품 쇼핑을 즐기지만 별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나라에서 주는 각종 지원금만 받아도 부유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데다 왕족으로 태어나면 평생 '한량'의 삶을 맘껏 누릴 수 있다. 이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중동에 들어온 제3국인들을 눈 아래로 두는 배경이기도 하다. '졸부' 입장에선 50도까지 치솟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돈을 벌기 위해 삽을 들고 일해야 하는 사람들을 하인 보듯 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중동국가들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원유나 가스가 고갈되기 전에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 제조업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대립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토론은 실종됐다. 오는 10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원만하게 합의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은 찾아보기 힘들다. 7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민주노동당이 상임위(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점거하고 있는데 국회에는 여유 공간이 많다"며 강행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맞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원 총동원령을 내려 국회를 민주당 당원이 에워싸야 한다"고 말했다. 양쪽 모두 상대방을 자극하는 '정면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언급이다. 여야 모두 더 이상의 합의 처리를 위한 노력은 손을 놓은 표정이다. 언론과 시민사회에서는 ISD 등 쟁점에 대한 추가 검증을 주문하고 있지만 여당은 "ISD 관련 '끝장토론'을 야당이 거부했다"며, 야당은 "끝장토론의 전제조건이었던 공중파 생중계가 보장되지 않았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일 0시부터부터 '아이폰4S'의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스티브 잡스의 유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예약판매에 쏠린 기대감은 컸다. 예약판매 홈페이지가 접속장애에 시달릴 정도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뭔가 중요한 게 빠졌다. 바로 판매 가격이다. KT는 4일 오전 9시 무렵에야 약정에 따른 아이폰4S의 판매가격을 발표했다. 예약판매가 시작된지 9시간 만이었다. 이후 3시간 30분이 흐른 뒤 SK텔레콤도 판매가격을 공개했다. '눈치작전' 분위기가 역력했다. 경쟁사보다 유리한 가격에 제품을 내놓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두 회사가 내놓은 아이폰4S 판매가격과 할인혜택은 다소 복잡하게 설계됐다. 언뜻 봐서는 KT의 판매가격이 저렴해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통큰' 보상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맞불을 놓았다. 아이폰4S를 구입하려고 하는 사용자들로서는 계산기를 두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후에도 두 회사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자신들의 판매가격과 할인혜택이 유리
지난 4일(현지시간) 나스닥 증시의 폐장을 알리는 클로징벨이 울리자 시카고 본사에 모여있던 세계 최대 온라인 쿠폰사이트 그루폰의 직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나스닥시장에 입성한 그루폰은 공모가 20달러 대비 30.55% 상승한 26.11달러로 장을 마쳤다. 그루폰의 이날 시가총액은 166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어도비를 능가하는 것이며 야후의 200억달러에 근접하는 규모다. 그루폰은 이날 상장으로 8억5000만달러를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는 올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인터넷기업의 자금조달 규모 중 세번째에 해당한다. 인터넷기업 IPO를 통틀어서도 2004년 19억달러를 조달한 구글에 이어 아홉번째 규모다. 그루폰의 직원들은 이날 회사를 상징하는 녹색 티셔츠를 입고 케이크와 샴페인으로 성공적인 증시 상장을 축하했다. 그루폰 대변인은 "오늘 그루폰의 여정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한 발짝을 뗐다"라며 "그러나 이는 결코 결승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그루폰과 같
"질이 많이 떨어져요. 사고 나면 후회할 겁니다." LG전자 TV사업본부장인 권희원 부사장이 한 특강에서 작정하고 한 발언이다. 이틀 만에 5000대를 사실상 완판한 이마트 '반값 TV'를 두고서다. 이마트는 TV상품을 공급해주는 '힘센 거래처' LG전자에 공식적인 정면 대응은 하지 않고 있지만, 고위 임원이 직접 나서 거친 네거티브 발언을 한데 대해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유통업계에서도 이번 권 부사장의 독설을 두고 '오버' 아니냐는 반응이 많다. 물론 경쟁사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으로 화제를 몰고 온 최고경영자(CEO)들도 여럿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다. 그는 삼성이건 마이크로소프트건 가리지 않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런 태도에 대한 논란도 일었지만 결국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신드롬은 결코 잡스의 '입' 때문이 아니었다. 그 자신감을 떠받칠 수 있는 상품성 때문이었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간파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LG
10·26 재보궐 선거를 치른 지난주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거래가 끊기고 가격이 일제히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 일대 부동산시장에는 전주보다 5000만원 떨어진 재건축아파트 급매물도 등장했다. 재건축추진위원회 사무실과 중개업소에 모인 주민들의 대화주제는 단연 신임 서울시장과 재건축시장 전망에 집중됐다. 강남에선 "신임 시장이 재건축사업에 부정적이라던데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 "10년 가까이 힘겹게 (재건축을)기다려왔는데 사업이 잘못될까봐 불안하다" 등 대화가 오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한강르네상스사업 대상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한강변 초고층 전략정비구역 가운데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성동구 성수동 주민들도,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마포구 합정동 주민들도 표정이 어두웠다. 한강변에선 "새 서울시장이 한강르네상스사업 자체를 재검토한다던데 한강변 정비사업이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번 선거 직후 부동산시장에선 이른바 '박원순 효과
내년 1월부터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7500여개 의약품의 가격을 평균 14% 일괄인하해 건강보험 재정 1조7000억원을 절감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병원들만 크게 웃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수백억원의 '합법적인 리베이트'를 챙겼기 때문이다. 전재희 전 장관 시절 보건복지부는 약가에 낀 거품을 빼겠다며 병원이나 약국이 제약사로부터 약을 싸게 살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시장형실거래가' 제도를 추진했다. 정부가 정한 가격(상한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면 싸게 산 만큼의 70%를 인센티브로 준 뒤 내려간 구입가격 만큼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제약업계의 반발이 있었지만 지난해 10월 시행됐고, 그날부터 지난 6월까지 8개월 간 건강보험 재정 476억여원이 병원과 약국에 '인센티브'로 지급됐다. 절반을 넘는 276억원 가량은 상급종합병원, 166억 정도는 종합병원, 약 24억원은 병원이 챙겼다. 동네의원은 7억7000만원, 약국은 1억5500만원을 받아갔다. 지난 6월까지 8개월간 지
"그린바이오사업이 이렇게 돈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돈 안 된다, 없애자 했던게 10년 전인데 그 때 매각하거나 정리했으면 땅을 치고 후회했겠죠." CJ제일제당 한 임원의 말이다. 그린바이오로 불리는 라이신과 핵산 사업은 CJ제 일제당의 핵심 '돈줄'이다. 그린바이오는 미생물이나 식물을 이용해 기능성 신소재와 식품첨가물 등을 만드는 친환경적 산업이다. 라이신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못해 외부에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데 가축의 성장을 촉진하고 환경오염 방지에도 도움을 줘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분야이지만 사료첨가제 이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삼성이 부럽지 않다. 글로벌 라이신시장은 30억달러 규모로 중국 GBT가 시장점유율 1위, CJ제일제당과 아지노모토가 공동 2위, 미국 ADM이 4위다. 3분기 바이오부문은 라이신 판가가 지난해보다 27% 올라 평균 톤당 2350달러에 달하면서 매출이 20%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8%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기사로는 제발 쓰지 마세요." 중소기업 취재를 다니다 자주 듣는 말이다. 회사 실적이나 앞으로 계획 등을 얘기해줄 수는 있지만 기사화해서는 곤란하다는 요청이다. 물론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오면 간혹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때도 있다. 대기업들이 이런 부탁을 할 때는 실적이 나빠졌을 때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사뭇 다르다. 중소기업은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한다. 이유는 하나다. 대기업의 눈치를 봐서다. 실적이 좋아도 당당히 말할 수 없다. 아직도 일부 대기업은 '다 우리 덕분인데…'라는 인식을 버리지 못한다. 중소기업이 이익을 많이 냈다는 기사가 나오면 대기업에서 바로 전화가 온다고 한다. "기사 내보내지 마라" "취재에 응하지 마라"는 물론 심지어 "공시하지 마라"는 소리도 듣는다고 한다. 돈 좀 번다고 하면 단가 인하 압박에 시달리는 경우도 심심찮다. 새로운 거래처를 늘리는 것도 대기업의 눈치를 봐야 한다. 한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