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011년과 2014년 '박원순 효과'

[기자수첩]2011년과 2014년 '박원순 효과'

송지유 기자
2011.11.03 13:39

10·26 재보궐 선거를 치른 지난주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거래가 끊기고 가격이 일제히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 일대 부동산시장에는 전주보다 5000만원 떨어진 재건축아파트 급매물도 등장했다.

재건축추진위원회 사무실과 중개업소에 모인 주민들의 대화주제는 단연 신임 서울시장과 재건축시장 전망에 집중됐다. 강남에선 "신임 시장이 재건축사업에 부정적이라던데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 "10년 가까이 힘겹게 (재건축을)기다려왔는데 사업이 잘못될까봐 불안하다" 등 대화가 오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한강르네상스사업 대상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한강변 초고층 전략정비구역 가운데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성동구 성수동 주민들도,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마포구 합정동 주민들도 표정이 어두웠다.

한강변에선 "새 서울시장이 한강르네상스사업 자체를 재검토한다던데 한강변 정비사업이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번 선거 직후 부동산시장에선 이른바 '박원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나라당 소속 시장들이 펴온 행정과 크게 다를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이다.

박 시장이 예고한 서울시 정책공약도 이 같은 상황에 불을 지폈다. 박 시장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별도 기구를 구성해 한강예술섬, 서해뱃길 등 한강르네상스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등 정비사업과 공공임대주택 등 시민들의 주거문제와 직결된 정책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서울시장으로서 잘못된 사업을 바로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진영이 다른 전 시장과의 차별화를 위해 배척·폐기했다간 온전한 행정을 펼치기 어렵다. 현실을 감안해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득표율을 기준으로 53.4%의 지지자는 새로운 시장에게 열정적인 시정을 기대하지만 46.2%는 냉정한 시각으로 비판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박 시장은 선거전에서 경험한 정치싸움은 잊고 정책결정과 조직인사에서 평정심을 발휘해야 한다. 임기가 끝나는 2년8개월 뒤 '박원순 효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서울시민의 행복, 서울시의 발전을 원한다면 말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송지유 기자

국내외 벤처투자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간, 한 뼘 더 깊은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