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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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역외탈세 차단 등 많은 조사 성과를 올렸지만 국민 기대 수준에는 아직 미흡하다"(이현동 국세청장) 올해 국세청 역점 사업 중 최우선 순위는 역외탈세 근절이다. 평소 '정중동(靜中動)'의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 이현동 청장도 역외탈세에 대해서라면 날 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총 1만8300건 내외의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숨은 세원 양성화 등에 조사역량을 투입해 총 1조원 이상의 역외탈세를 찾아낼 계획이다. 이미 1분기에 권혁 시도상선 회장을 포함해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세금 탈루를 잡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청장 지적대로 국민 기대 수준에는 미흡한 실정인가 보다. 감사원은 최근 '국제거래 과세실태' 감사결과를 공개하면서 국세청에 직격탄을 날렸다. 국제 거래가 급증하면서 이를 틈탄 조세 탈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국세청 등 과세당국이 수수방관하고 있어 수천억 원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계 부동산투자전문회사인 A사는 지난 2006~2008년
동아제약의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약'일까 '음료'일까? 답은 '약'과 '음료'의 중간쯤이 될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약'이었던 박카스는 최근 '약'의 지위를 잃었다. 정부는 박카스를 약국에서만 팔 수 있는 일반의약품에서 약국 이외의 소매점에도 팔 수 있는 의약외품으로 전환했다. 박카스를 비롯한 일부 의약품들의 경우 부작용이 미미하고 안전성이 검증돼 약사가 상주하는 약국 이외에서 판매돼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박카스에는 여전히 '육체피로, 자양강장'의 효능·효과가 허가사항에 반영돼 있어 일반 음료와는 다르다. 박카스가 약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료도 아니라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제약회사들도 의약외품의 약국외 판매에 협조해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휴가철에는 의약외품을 국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박카스를 '약'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음료'를 국민들이 쉽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는 사람들은 "덥다"를, 매장 점원들은 "죄송합니다"를 연신 외치는 모습이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요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의 표정엔 짜증이 가득하다. 의류매장 한 켠에 마련된 피팅룸(옷을 갈아입는 공간)에서 나온 고객은 얼굴을 찌푸리며 땀을 닦아내는 모습도 보인다. 백화점을 찾은 한 고객은 "옛날에는 밖에 있다가 들어오면 시원했는데 지금은 (백화점 온도가) 안이랑 밖이랑 똑같은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로드숍 등 소규모 매장 풍경은 이와는 완전 반대다. 지난 주말 찾은 롯데백화점 노원점 근처엔 로드숍과 냉방온도 제한을 받지 않는 상점들이 즐비했다. 매장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출입구는 활짝 열려 있었다. 정문을 향해 쏘아대는 에어컨 바람은 더위에 지친 고객들을 유혹하는 듯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손에 들고 있던 얇은 카디건을 입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매
"지난해 창사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공적자금도 앞당겨 갚을 것이다."(5월) "이익은 냈지만 회사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이익에 불과하다. 공적자금을 상환해도 여전히 8조원이 남는다."(7월) 얼핏 보면 전혀 다른 회사에 대한 평가처럼 보인다. 하지만 같은 회사인 서울보증보험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언급들이다. 두 달의 시간 간격이 있지만 이익 규모와 공적자금 상환 규모는 변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오직 한 가지로, 말한 사람뿐이다. 5월의 언급은 당시 방영민 사장의 설명이고, 7월은 새로 선임된 김병기 사장의 지난주 간담회 내용이다. 김 사장은 5~6월의 공모 절차를 거쳐 지난달 24일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하나씩 뜯어본다면 어떨까. 사상 최대라는 7600억원대의 이익 중에는 일회성인 것(삼성생명 상장 관련 수익)이 분명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상장되는 과정에서 옛 삼성차 채권단을 대표해 채권단쪽 이익이 커지도록 공헌한 부분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적자금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투자를 제의해오는 곳이 있었는데 중국업체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최근 만난 한 모바일게임 개발자에 들은 이야기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성공을 거둔 이 개발자에게 중국 자본이 손을 건넨 것이다. 실제로 이 개발자는 중국 투자를 받아들였다. 연간 매출액을 뛰어넘는 수준의 거금이었다. 개발자금이 필요했던 회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규모가 좀 더 큰 회사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1위 게임사인 텐센트는 지난해 국내 7개 게임사에 총 184억원을 투자했다. 레드덕, 호프아일랜드 등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개발사가 대상이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를 위해 펀드까지 조성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산업에 유입되는 중국 자본이 갈수록 늘고 있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상전벽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10여년 전 한국 게임을 모방하는 데 급급했던 중국 게임업체들이 오히려 주요 투자자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 게임업체들이 성장한 것이지만 속
1차 십자군전쟁이 끝난 1119년. 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하는 유럽인 순례자가 증가하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몇몇 기사들이 뜻을 모은다. 기사들은 변변한 거처가 없어 옛 솔로몬 성전(템플) 위에 세워진 사원에 터를 잡는다. 템플기사단의 시작이다. 그 후 기사단의 스토리는 반전의 연속이다. 창립 회원 9명으로 시작한 기사단은 독자적 선단을 갖는 대규모 군대로 팽창하고 12세기 중반엔 키프로스 섬을 통째로 소유할 만큼 부유해졌지만 13세기엔 급격히 몰락, 마침내 14세기 초 소멸한다. 그러나 기사단은 후대의 기억 속에 부활한다. 역사적 사실 자체가 갖는 비극적 요소가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템플기사단은 각종 전승과 음모론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바그너의 오페라, '다빈치코드' 류의 소설이나 영화는 그 연장선에 있다. 최근 기사단의 이름은 또한번 드라마틱한 반전을 겪고 있다. 이번엔 추악한 몰락이다. 범죄자의 면피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세계를 경악시킨 노르웨이 극우주의자는 폭탄테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간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무상급식 조례와 주민투표로 이어지면서 첨예한 공방이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오세훈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 간의 불꽃 튀는 신경전은 언론을 통해 중계되고 시민들은 관전하는 형국이다. 곽 교육감이 트위터를 통해 "주민투표의 문언은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정했다"며 "교육감이 졸입니까"라고 '세게' 비판하자 서울시가 '발끈'했다. 서울시는 "곽노현 교육감은 카멜레온 교육감", "일관성도 논리적 개연성도 전혀 없고 자가당착에 빠져 급조된 논리", "철학 부재에서 오는 기회주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즉각 응수했다. "해괴한 논리", "자의대로 해석하는 말장난",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이중적인 행태"라며 되받아쳤다. 두 기관이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티격태격 말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눈칫밥 먹이지 말자'는 쪽이나 '포퓰리즘은 안 된다'는 쪽이나 모두 우리 아이들을 위하자는 뜻일 텐데 어째 아
"또 낙하산이요? 그럼 우린 뭘 하면 되죠?"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답답함을 토로한다. 최근 TV홈쇼핑 준법감시인으로 금융감독원 출신 간부들이 선임된 것을 두고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서다. '낙하산' 관행을 없애기 위해 전·현직 임직원을 금융회사 감사로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금감원인데 또 '낙하산'이라니 놀랄 만한 일이었다. 속은 이렇다. 금융회사들은 준법감시인을 고용하도록 돼 있는데 올 1월 개정된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라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TV홈쇼핑도 도입이 의무화됐다. 이 틈을 타 낙하산을 보냈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언뜻 보면 그런데, 금감원도 한 말은 있다. 법상 TV홈쇼핑의 준법감시인 자격 요건은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이거나 기획재정부·금융위·금감원에서 2년 이상 근무하고 퇴임한 지 2년이 지난 사람'이다. 법상 갈 수 있는 사람이 간 거다. 게다가 오래 전 금감원을 떠난 이들이 일자리를 찾은 것에 불과하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낙하산'이
"코스닥시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최근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자들과의 만난 자리에서 밝힌 말이다. 코스닥시장이 부진을 딛고 되살아나고 있는 이 시점에 주식시장의 수장은 왜 이런 얘기를 꺼냈을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코스닥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코스닥 시장은 최근 한 달간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7월동안 이틀만 제외하곤 상승했다. 상반기 코스닥지수가 바닥을 기면서 위기론이 끊이지 않았던 때와 대조적이다. 한편에서는 최근의 상승세를 불편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상승의 이슈를 테마주가 이끌었기 때문.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 달간 코스닥시장 랠리가 줄기세포, 항공산업, 대선 등 무분별한 테마를 중심으로 형성됐다"며 "테마주 랠리에 동참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밝혔다. 언제든지 랠리가 끝날 수 있다는 우려다. 여전히 코스닥시장은 약한 신뢰의 기반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코스닥 대형주 하나가 유가
최근 서울 중랑구 정풍·우성연립 재건축조합에 구청으로부터 한 통의 통지서가 날아들었다. 지난해 10월 두 조합에 부과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이 계산상 착오가 있어 이를 고쳐서 다시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당초 부과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은 정풍과 우성연립 조합이 각각 3628만9000원, 8879만6000원이다. 가구당 평균 부과액은 각각 181만원, 593만원이다. 중랑구청은 부과일수를 잘못 계산해 부과금이 과다계상됐다면서 정풍연립에 대해서는 2887만4900원, 우성연립은 5276만9200원으로 각각의 수정치를 다시 통보했다. 가구당 정풍은 144만3740원, 우성은 351만7940원으로 부과금이 각각 줄었다. 내야 할 돈이 줄었으니 조합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사안의 중차대함을 생각하면 중랑구청의 실수는 '단순한 실수'로 넘어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풍·우성연립에 대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부과는 2006년 관련 제도가 생긴 지 5년 만이다. 그만큼
"상장사가 투자자관계(IR) 활동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사들의 손과 발을 꽁꽁 묶어놓으려는 것 같습니다." 기자가 최근 방문한 상장사들의 IR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이 같이 토로했다. 한국거래소로부터 날아온 A4 용지 한 장 분량 이메일 때문이다. 거래소 공시업무담당자가 상장사 IR담당자들에게 일괄적으로 보낸 이메일 내용 일부를 발췌하면 이하와 같다. "언론의 취재권한이나, 기업들의 IR 활동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다만 보도목적 취재에 응하거나, IR을 통해 공시대상 정보가 발표될 경우, 공시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공시위반에 해당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애매모호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접한 IR담당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한 상장사 IR담당자는 "이메일을 본 후 회사를 방문하는 언론사와 증권사 관계자들에게 어디까지 정보를 제공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 한번 잘못했다가 거래소로부터 어떤 조치를 당할지 두렵다"며 취재를 위한
"방송통신위원회가 놀아나는 것 같은 인상이 있다."(김충식 상임위원) "사업준비 하다보면 잘 못 맞춘다. 유연성을 주도록 하자."(신용섭 상임위원) 지난 22일 방통위 전체회의. 종합편성채널사업자(종편PP) 매일방송의 보도채널 폐업일 연장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방통위는 지난 5월 6일 '매일방송의 종편PP 승인장 교부신청'을 의결했다. 당시 매일방송은 '오는 9월30일 보도채널(MBN)을 폐업하고 10월1일부터 종편을 시작하겠다'는 승인장 교부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매일방송은 보도 폐업일을 12월31일로 연기해줄 것을 방통위에 다시 요청했다. 그리고 방통위가 이를 승인했다.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방통위가 시작도 하지 않은 종편PP에 휘둘려 스스로 의결사항을 뒤집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폐업 일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사업자가 두개(종편,보도) 채널을 동시 소유하지 않게 하는 게 정책목표"라며 이번 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일부 위원도 준비 덜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