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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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게 마음이 편해요." 최근 만난 한 증권사 연구원의 말이다.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가 장이 출렁이기라도 하면 '주식 샀더니 망했다'라는 원망을 듣기 십상이지만 비관적으로 말한 후 주가가 오르면 그저 '너무 신중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올 초 코스피지수가 우상향 흐름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신흥시장 인플레이션 이슈에 중동 정정불안, 일본 대지진 등 악재가 겹치며 지수가 확 빠졌고 그에게는 원망의 시선이 쏟아졌다. 악재가 켜켜이 쌓인 가운데서도 그는 "우리 기업들의 실적전망치가 더 좋아지고 있다" "주가는 결국 기업실적에 수렴된다"는 가장 '교과서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돌아오는 시선은 역시 냉랭했다. 악재의 수렁에 발목이 잡힌 투자자들에게는 그를 비롯한 증권사의 전망들이 '대책없는 낙관론'으로만 치부됐을 뿐이었기 때문.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단기저점을 찍은지 불과 보름만에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코스피
카카오톡 서비스차단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이동통신사들은 "차단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보는 이통사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문자메시지 매출 감소와 망부하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 때문에 문자메시지가 실종된 지 오래다. 카카오톡은 통신망에 엄청난 부하를 준다. 주기적으로 서버에 접속해 새로운 메시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때문에 트래픽이 많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에 사진은 물론 동영상, 음성메시지까지 보낼 수 있어, 트래픽은 더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은 카카오톡를 비롯해 유사한 앱들이 통신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한다. 가입자가 벌써 1000만명에 육박한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롤모델'이다. 지난해 머니투데이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2010년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에서 우수상(테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해 보세요. 지난 몇 년 동안 내부 문제로 영업력이 흔들리면서 다른 은행에 빼앗긴 고객이 얼마나 많을지···. 국민은행을 거래하던 기존의 고객을 되찾아 우리 고객으로 모시겠다는 것이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인가요." 금융권 최대이슈인 과당경쟁에 대해 국민은행의 한 임원이 한 말이다. 최고경영자(CEO)리스크로 인해 홍역을 치르는 동안 유·무형의 영업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한 이 임원은 국민은행을 과당경쟁의 진원지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KB금융은 지난 2009년 9월 황영기 회장이 퇴임하고, 이어 국민은행이 종합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강정원 전 행장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들이 속속 터지며 CEO리스크의 절정을 보여줬다. 지난해 수장이 교체되면서 분위기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어윤대 회장은 은행에 포함됐던 카드사를 분사해 본격적인 카드사 경쟁대열에 끼어들었다. 주력계열사인 은행 영업에 있어서도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관심을 갖지 않던 대학생 고객
"중소기업청의 법 개정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건만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중소기업 인증이라뇨. 이젠 더 이상 참지 않고 모든 수단을 강구해 '위장 중소기업'의 조달시장 참여를 막을 겁니다." (허성회 가구산업발전 비상대책위원장) 가구업계가 요즈음 시끄럽다. 지난해 '편법 분할' 논란을 일으키며 사무용 가구 1위 퍼시스에서 분할된 팀스가 중기청으로부터 '중소기업 인증'을 받자, 중소 가구업체들은 격앙됐다. 정부가 업계 1위 업체의 계열사인 팀스에 대해 조달시장의 참여를 공인해줘 중소 가구업체들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허 위원장은 "뻔히 보이는 편법을 아직 시행 전이라 법을 못 고치겠다는 중기청의 행태는 다시금 '공무원스럽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믿었던 정부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비대위는 지난 25일 중기청을 상대로 '팀스의 중소기업 확인' 건에 대한 행정소송과 중소기업중앙회에 대해선 '직접생산확인에 대한 가처분소송'을 거는 등 법적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놓고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그동안 여당과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가 포함된 영남 일대는 밀양과 부산 가덕도로 나뉘어 극한 대립을 벌여왔다. 특히 입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동남권 신공항의 백지화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밀양과 가덕도가 경제성이 없어 모두 탈락하고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김해공항 확장이 결정되면 신공항 개발 수혜를 보지 못하는 대구·경북에 △과학비즈니스벨트 일부 유치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103만㎡) 지원 △고속철도(KTX) 조기 개통 등의 혜택을 주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이번 동남권 신공항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아니 원래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건설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당연히 건설해야 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에 동남권 신공항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는 하지 못했을 것이란 표현이 맞
"든든한 '원군'과 함께 전장에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28일 9개 발광다이오드(LED) 중소기업과 이들을 모은 KE&S홀딩스가 러시아 내 세 번째 자치공화국인 바시키르와 1조원 규모의 LED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참석한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을 두고 동행한 중소기업 CEO들이 한 말이다. 이날 바시키르 공화국의 수도 우파에 소재한 정부청사 '벨리돔'에서 열린 '에너지 효율화 사업 참여'에 관한 공동 협약식에는 계약 당사자인 10개 국내 중소기업 대표와 함께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이 참석했다. 중소기업들이 해외 수출길을 여는데 중기청장까지 발벗고 나서 함께 가는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다. 중소기업 CEO들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차관급 인사가 방문하자 대우도 달라졌다. 그는 협약식에 앞서 바시키르 공화국 하미토프 대통령과 톨카쵸프 국가최고평의회의장을 잇따라 만나 LED분야 이외의 타 산업분야 진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 청장의 방문은 우리 기업의 해외수출
"지난주까지도 함께 회사를 살릴 방안을 찾아보자고 하셨는데..." 28일, 코스닥 상장사 씨모텍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 직원들은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 통보를 받은뒤 이 회사 김 모 대표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주 감사의견 거절로 회사가 퇴출위기에 몰리면서 투자금도 날아갈 지경이 된 일반 주주들은 할 말을 잃었다. 씨모텍에 소액을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는 "나야 돈 몇푼 손해 본거지만, 과정이야 어떻게 됐건 회사 대표의 비극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과 직원, 주주들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공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 기업 CEO들의 마음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인듯 했다. 코스닥 상장 부품소재 개발업체의 한 CEO는 "횡령·배임을 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속죄는 커녕 버젓이 고개를 들고 다니는 코스닥 CEO들이 부지기수인데..."라고 말을 흐렸다. 망자는 말이 없고, 김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은
"더 공격적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려면 선제적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현금을 확보해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두산그룹이 지난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일부 계열사의 지분매각과 사업부 합병을 결정한 데 대한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조이고 신규투자를 위한 현금확보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두산만이 아니다. 지난주까지 진행된 기업들의 주주총회 결과를 보면 신성장동력사업 추진과 과감한 투자를 위한 재원확보 등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OCI는 지난 18일 정기주총에서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3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태양광 소재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가 공격적인 투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대폭 앞당겨질 것에 대비해 설비 증설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금호전기는 태양전지에
"도대체 (합병)성과가 나오는 데 얼마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입니까?" vs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에셋 1호 주주총회장에서 주주 A씨와 안재홍 미래에셋 1호 대표가 나눈 얘기다. 대부분의 상장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사들이 지난주 주총을 열었다. 첫 상장 1년 만인 지난 16일 대신증권의 스팩(대신증권그로쓰알파기업인수목적)이 처음으로 합병 성과를 냈지만, A씨처럼 주총 현장을 찾은 주주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기관 투자자들의 위임장 덕에 스팩 주총은 20~30분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스팩주들은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연일 치솟는 등 인기가 대단했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급속히 식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3월 대우증권 스팩 등이 상장된 이후 지금까지 총 22개 스팩이 증시에 상장됐지만 상당수가 '개점 휴업' 상태다. 주총장에서 만난 스팩 대표들도
"매년 이런 식이면 조직 효율화는커녕 해야 할 일도 제대로 못 할 판입니다". 얼마 전 만난 한 금융 공기업 임원의 하소연이다. 공공기관(장) 경영평가와 관련된 얘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20일부터 공기업 평가가 시작됐다. 평가 대상인 100개 공기업과 96명의 기관장은 이미 초비상이다. 매년 상반기 공기업들은 사실상 일손을 모으기 힘들다. 이맘 때 시작돼 5월 말쯤 끝나는 경영평가를 준비하고 평가단의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의 핵심 인재들은 거의 대개 경영평가 태스크포스(TF)에 투입된다. 평가 등급을 좋게 받는 방법을 고민하고 평가단의 기호에 맞는 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주업무다. 조직으로선 당장 성과를 내기 위해 현장에서 뛰어야 할 인재들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손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경영평가 기간엔 조직 역량을 모아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며 "무엇을 위한 경영효율화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고 말한다. 기관장의 관심사도 온통 경영평가로 쏠릴 수밖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에게 지금의 고약한 상황을 선물한 이들은 누구인가. 그가 가진 중요한 자산인 '도덕성'에 흠집을 낸 사람은 신정아씨다. 신씨는 자전 에세이집에서 당시 서울대 총장이던 정 위원장이 "서울대 미술관장과 교수직을 제의했다", "호텔 바로 불러내 지분거렸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폭로' 주역이 학력위조 사건으로 대중의 신뢰를 잃은 신 씨인데다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폭로라는 점에서 정 위원장이 재기불능의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정 위원장이 공을 들여 온 '동반성장위원회'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주무부처인 지경부 수장이 정 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를 공개 비판하면서 파문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다만 '초과이익공유제'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개념이고 분배 방안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게다가 '동반성장'이라는 목표가 같은 만큼 두 사람이 마음을 터놓고 논의하면 각론의 차이를
지난 11일 오후 2시50분쯤 일본 지진 소식이 외신으로 전해졌다. 이미 이틀 전부터 일본 동북부에서 연일 지진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피해가 없었기에 당시만해도 그저 한 지진으로 흘려 넘길 뻔했다. 그러나 곧이어 일본 기상청과 하와이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가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더니 3시46분쯤 드디어 일이 터졌다. 켜놓은 NHK 화면을 통해 본 쓰나미의 괴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거대한 잿빛 파도가 한순 지상의 건조물과 논밭을 삼켰다. 도로에서 전속력으로 달아나던 자동차도 눈앞에서 사라졌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모든 것이 자연의 힘 앞에는 무력했다. 이후 국제부의 단말기들은 24시간 쉴 새없이 기사를 토해냈다. 무엇보다 참기 어려운 것은 자연재해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이제서야 인식했다는 점이었다. 사망자 등 피해상황이 집계될 때마다 우울함과 무력함이 몰려왔다. 복구가 진행되면서 무기력은 의문과 분노로 나타났다. 경제대국, 시스템 대국인 일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