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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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소비경기 전망이 어떨 것 같습니까?" "내년에는 더 바짝 엎드려 있어야 하겠지요?" "아니, 장바구니 경기가 좀 좋아질 것 같냐구요?" "연평도 도발로 잠잠해졌지만 내년엔 수사 받는 기업이 더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 기자가 최근 식음료업계 한 임원과 내년 실물경기 전망에 대해 나눈 대화다. 경기 전망을 물었는데도 돌아온 대답은 '복지부동'이니 '검찰수사'니 하는 말들이었다. 동문서답은 좀 더 이어졌다. "내년에 기업 수사 받을 일이 있나보죠?" "요새 만나는 사람마다 내년 걱정을 하니까 그렇죠." "기업들이야 열심히 돈만 벌면 되는 것 아닙니까?" "얼마나 덜 까먹느냐가 문제에요." 대화가 이쯤 되자 이 임원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조금씩 알 것 같았다. "납짝 엎드려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배경도 눈에 들어왔다. 이 임원이 속한 식음료업체는 지난 6월 이후 곡물 가격 폭등으로 원가부담이 커지며 주력 사업에서조차 올해 적자가 예상된다. 자칫 잘못하면 내년에 적자폭은 훨씬 더 커질
국내 물류업계의 전문경영인(CEO)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나고 있다. 이들이 취임 당시 내놓은 화려한 청사진도 빛이 바래고 있다. 우선 CJ그룹 계열사인 CJ GLS는 김홍창 대표이사가 지난달 말 그룹 정기 인사에서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CJ그룹에서 수많은 성공스토리를 갖고 있는 스타 경영인으로 올 초 CJ GLS로 오자 큰 주목을 받았다. 첫 사장급 CEO가 취임하면서 회사 내부에선 공격 경영 기대로 들떴다. 실제 그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2013년 매출 3조원 달성'을 제시했다. 중국 시장을 거론하며 인수·합병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표시했다. 정작 김 사장의 취임 일성은 '바람'으로 끝났다. 그는 뜻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11개월 만에 자리를 옮겼고, 그 공백은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박재영 현대로지엠 대표(부사장)도 12월 중순까지만 출근한다. 2년 간의 임기가 만료된 때문이다. 취임 당시 현대택배(현 현대로지엠)가 현대그룹의 사실상 지주
"햇볕정책이 모든 것을 다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30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같이 발언하자 토론회장이 술렁거렸다. 본격적으로 '햇볕정책 수정'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 그러나 곧바로 당직자들이 이 같은 해석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춘석 대변인은 "당 입장에서 수정론이 나온 것은 아니고 손 대표의 발언도 수정하겠다는 입장 표명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햇볕정책을 수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수정한다면 나부터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해프닝'에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포용'에 중점을 햇볕정책을 둘러싼 민주당이 고민이 드러나 있다. 민주당은 '햇볕정책으로 북한의 군사력만 키워줬다"는 지적을 받자 "햇볕정책은 확고한 안보태세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며 '안보'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나섰다. 더 나아가 민주당은 현 정권에 대해 '안보 무능 정권'이라고 역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자신들이 사용했던 정책
최근 주식시장이 조용할 날이 없다. 지난 11일 옵션만기일 대폭락 사건으로 일부 운용사가 큰 피해를 입어 하루 만에 문을 닫을 지경에 몰렸고, 이후 대표 횡령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일종의 '총성 없는 테러'였다. 옵션만기일 사건이 채 잠잠해지기도 전 지난 23일 진짜 '총성'이 울렸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의 경중으로 따지면 옵션만기일보다 위중한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일촉즉발 위기상황인 TV속 분위기와 달리 여의도 증권가 분위기는 오히려 지난 옵션만기일보다 조용하다. 지난 11일 옵션만기일의 경우 마감 동시호가 10분 동안 무려 50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하지만 이번의 연평도 도발은 지난 23일 장 마감 무렵 소식이 전해져 지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29일까지 4거래일 동안 33포인트 떨어졌을 뿐이다. 펀드 유입에서도 투자자들의 심리가 드러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최근 사흘연속 국내 주식형펀드로 오히려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북한 리스크가 부
더벨|이 기사는 11월25일(08:3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알버트 푸홀스.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의 프로야구 선수다.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0년간 홈런 408개, 타점 1230개, 타율 0.331를 기록했다. 시즌 MVP만 3차례를 수상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현역 선수다. 미국 언론에서는 알버트 푸홀스가 배리 본즈의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762개)을 깰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이런 푸홀스도 프로 입문 당시에는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태어나 16살 때 가족 모두가 미국으로 이주하다 보니 진짜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고교 졸업 후에는 명문대도 아닌 캔자스시티 근교 커뮤니티칼리지에 겨우 진학할 수 있었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팀들이 주목할 리가 없었다. 결국 세인트루이스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13라운드 전체 402순위로 푸홀스를 지명했다. 결과론적인
한국과 미국이 30일부터 이틀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을 재개한다. 지난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결렬을 선언한지 약 20일 만이다. 이번 협상을 앞두고 벌어진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상이 경제보다 정치 논리로 흐르면서 자동차, 소고기 등 첨예한 양국의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을 점쳤다. 북한의 막무가내 공세에 한미 양국의 동맹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FTA 쟁점 타결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추가 협상이 27일 저녁 양국의 합의로 전격 성사됐고, 협상일이 한미 연합 합동훈련 일정과 겹친다는 점도 부담이다. 우리 측 협상단에게는 유형, 무형의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추가 협상에서 자동차는 물론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카드로 한국을 다시 강하게 압박할 분위기다. 양국 협상단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지난 11일 서울 정상회의에서 FTA의 조속한 타결에 합의한 상황이어서 짧은 시간 안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의 긴급 방한은 우리에게 분명히 당혹스럽고 불편한 경험이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대신해서 온 그의 입에서는 민간인 희생에 대한 위로의 언급 대신 6자 회담 이라는 '쌩뚱맞은' 발언이 나왔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중국도 그들 국력에 비춰볼 때, 특사의 이번 방한이 결코 자랑스럽지만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자존심이 더 상한 쪽은 중국일 수 있다. 중국이 6자회담을 제안한 것은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 모두의 눈치를 살핀 결과다. 중국은 북한과 전통적 혈맹 관계지만 경제·군사 부문에서의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과 미국의 존재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그리고 후자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중국의 달라진 반응에서 이 같은 점은 뚜렷이 감지된다. 중국은 28일 서해 한미 연합훈련에 시작됐음에도 불구, 그동안의 유감 표현외에 더 이상의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전 천안함때만해도 서해상의 한미 합동군사움직임에 강한 톤의
"페라리라고 날마다 최고 속도로 달리면 되겠습니까? 위험해서 안되죠. 오늘 배운 건 다 잊어버리더라도 '속도조절(절제)'만큼은 꼭 기억하고 돌아가세요." 지난 25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컨퍼런스룸. 한 외국계 증권사의 주식워런트증권(ELW) 교육세미나가 열렸다. 대학생부터 노부부까지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우고 강의에 열중했다. 홍콩 현지에서 온 세일즈 총괄대표는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페라리'를 탈 때처럼 때론 절제하고 때론 내달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LW 투자를 드림카 '페라리'에 빗대자 투자자들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ELW 운용부장은 "ELW는 '삼성전자 주식을 나중에 얼마에 살 수 있다'고 적힌 하얀 종이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쉽게 설명했다. 노부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의가 끝나자 사람들의 질문이 끊일 줄 몰랐다. 말미에 한 남성 투자자가 "ELW는 증권사가 돈 벌려고 만들어낸 시장이냐"고 물었다. 주식투자와 함께 병행하며 리
# 지난 18일 모든 언론이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추진'이라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을 때였다.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아침 내부 강연회에서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후 갑자기 하나고 이야기를 꺼냈다. 하나고는 하나금융이 서울 은평뉴타운(은평구 진관동) 인근에 세운 자율형 사립고다. 김 회장은 "하나고의 지난해(2010학년도 대상) 경쟁률이 7.2대의 1이었지만, 올해(2011학년도 대상)는 3.58대 1로 내려갔다"면서도 "작년엔 상위 3%면 됐는데 올해는 3%도 힘든 걸 봐선 지원자 실력은 월등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학은 그렇게 시키지만, 이제 어떤 교육으로 졸업시킬 건지 숙제가 남아있다"며 "하나고의 교훈이 '세계가 나를 키운다. 내가 세계를 키운다'인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연회에 참석한 200여 명의 임직원들에게 "앞으로 힘을 합쳐서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자"고 당부했다.
"안타깝지만 실패할 것이다." 1999년 최초의 통화동맹인 유로의 출범으로 들떠있는 유럽을 향해 미국의 보수파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찬 물부터 끼얹었다. 유로존이 갖는 태생적 한계를 엿 본 것이다. 유로존 16개 회원국은 단일통화를 사용하지만 재정 정책은 각자가 유지한 채 출범했다. 정치 통합에 앞서 우선 경제적 연대부터 서두른 필연적 결과인 셈이다. 한 지붕 아래 독일같은 견조한 흑자국과 그리스같은 적자국이 뒤섞여 사는 기묘한 동거가 시작됐다. 벌이가 다른 이들의 똑같은 통화가치는 역내 임밸런스 문제를 심화시킬 수 밖에 없었다. 부국은 부국대로 자신들의 지갑을 열어 적자국을 도와주고 있다는 불만이 쌓이고, 빈국은 자신들에게 과분한 자금을 싸게 조달해 흥청망청 써대는 모럴해저드를 낳았다. 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가 ‘IMF 통치’에 들고 포르투갈, 스페인 등 소위 ‘PIGS’의 국가채무위기가 재고조되며 '유로 몰락'의 목소리도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조신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
"아직 모르겠어요. 더 검토를 해봐야죠. 지금 상황에선 당장 뭐라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청약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이곳에서 민간주택사업을 벌이는 건설사들은 한결같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첫마을은 지난주 일반공급에서 2.4대1의 청약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돼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개발이 가시화되지 않은 지방의 입지적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이다. 다만 이런 '청신호'에도 건설사들은 눈치만 보고 있다. 당초 수정안 논란이 불거지면서 예정 분양시기보다 1년반 넘게 미뤄온 10개 건설사는 이번 청약 결과를 사업 추진의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결과가 나왔지만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땅값 인하'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선결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이어서 정부 청사의 입주시점(2012년) 이후 주택 공급이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물론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오래된 속담처럼 사람들은 절박해지면 작은 가능성이라도 붙들려 든다. 이런 절박함이 가장 큰 경우가 병에 걸렸을 때다. 특히 난치병이나 불치병인 경우 그 절박함은 극대화된다. 환자는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면 값비싼 대가도 쉽게 치르게 된다. 최근 바이오업체 R사의 '미허가 줄기세포 시술' 논란의 중심에는 이 같은 환자들의 절박함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동안 R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 환자들이 완치됐다고 홍보해 왔다. 또 족부궤양으로 발이 썩어 들어가던 환자가 줄기세포치료로 완치에 가깝게 치료됐다는 사진을 환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비슷한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이를 보고 줄기세포 치료를 고민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R사의 줄기세포치료가 완치의 능력을 갖췄는지 아닌지는 정부로부터의 공식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은 줄기세포치료제로 시술을 받는 것은 국내법에 저촉된다. 하지만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나겠다는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