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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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해외주식 이벤트 다 사라졌네요. 이런다고 국장(한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아닐텐데요. " 새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투자 시 투자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수수료를 무료로 해주는 이벤트들을 잇달아 종료하자 투자자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해외주식 이벤트가 사라진 것은 금융당국이 환율 고공행진의 주요 원인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증권사의 해외주식 영업활동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증권사의 해외 주식·파생상품 이벤트·광고 자제를 권고했고, 실태점검과 현장점검까지 나섰다. 감독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이벤트를 종료한 것은 물론 해외주식 관련 텔레그램 등 정보 제공 서비스도 일시 중단했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해외 주식 투자가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오히려 투자자들의 투자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LG유플러스 위약금 면제 기다립니다. 런('달려가 물건을 산다'는 의미) 준비해야죠. " KT 해지 위약금 면제가 막바지에 이르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같은 반응이 올라온다. 취재차 들른 유통점에서도 "앞으로도 위약금 면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SK텔레콤에 이어 KT까지 정부가 위약금을 면제토록 하면서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위약금 면제→번호이동 대란'이라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위약금 면제는 SKT 침해사고에 한정된 것"이라며 "모든 사이버 침해사고가 약관상 위약금 면제에 해당한다는 일반적인 해석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이미 시장은 새로운 규제의 탄생으로 본다. LG유플러스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국회·업계·시민단체 등에서 정부에 위약금 면제 판단을 내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국민이 위약금에 발목 잡혀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엔 공감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떤가. KT가 위약금을 면제한 지난 2주간 66만명이 번호이동을 했지만, 이는 전체 휴대폰 회선의 1.
KT가 지난 13일까지 위약금 면제를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시작된 이 조치는 시행 열흘 만에 18만2898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SKT)이 10일간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때(16만6441명 이탈)와 비교하면 1만6457명 많은 수치다. 숫자만 보면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이탈의 배경과 속도를 들여다보면 KT 상황이 더 심각하다. KT의 이탈은 준비된 탈출이었다. 지난해 9월 대규모 해킹사고 이후에도 가입자 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동을 막는 장벽인 위약금, 결합상품, 멤버십 혜택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SKT 사고 당시 이동할 고객군이 상당부분 이미 이동해 '잔여 이동수요'가 크지 않던 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위약금 면제' 카드만큼은 끝까지 움켜쥐고 있던 KT가 결국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에 밀려 족쇄를 푼 순간 소비자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해킹 당시 쌓여 있던 불신과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것이다. 단순히 '더 많이 떠났다'가 중요한 게 아니다. '왜 떠났는가'가 핵심이다.
"가격을 갑자기 왜 내렸을까요?" 지난해말 테슬라코리아가 주요 모델의 가격을 최대 940만원가량 인하하자 시장에서는 소비자 혜택이라는 평가와 함께 뜻밖의 결정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지난해 테슬라 인기는 수입 전기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고 브랜드 영향력 역시 정점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테슬라는 미국산 모델을 중심으로 감독형 FSD(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도입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기술 체험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는 국면에서 가격 인하가 단행됐다는 점은 자연스럽지 않아 보인다. 성장 국면에 있는 브랜드라면 굳이 가격 경쟁을 택할 필요가 없어서다. 의문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한 상황을 보니 금새 풀렸다. 실제로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량이 2년 연속 감소했고 전기차 시장 주도권도 중국 BYD에 넘어간 상태다. 혁신의 상징으로 평가받던 시기는 지나갔고 테슬라는 이제 재고와 점유율을 관리해야 하는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의 위치에 들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의 가격 인하는 성장 전략이라기보다 글로벌 물량 압박이 반영된 결과로 보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솔직하다. 중앙은행 총재 치고 표현이 직설적인 편이다. 통상적인 표현을 넘어설 때도 있다.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는 물론이고 비공식적인 백브리핑 자리에서도 본인의 소신과 정책 방향을 전달하는 데 거침없다. 이 총재는 과감하다. 이슈를 피하지 않는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 총재는 "경제적 발언"이라며 정면 돌파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 총재로서 침묵할 수 없었다"며 "옳고 그름은 시간이 평가해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솔직함이 언제나 설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난해 말 '방향 전환' 발언은 의도와 달리 시장의 반감을 불렀다. 최근 국민연금·서학개미의 해외투자를 원화 약세 원인으로 지목한 것도 "책임 전가"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시장은 예민하다. 총재의 한마디에 시장이 들썩이기도 한다. 그만큼 정제되지 않은 표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억울한 측면도 있다. 의도된 맥락과 다르게 발언 한 두개로 메시지가 왜곡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솔직하다. 중앙은행 총재 치고 표현이 직설적인 편이다. 통상적인 표현을 넘어설 때도 있다.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는 물론이고 비공식적인 백브리핑 자리에서도 본인의 소신과 정책 방향을 전달하는 데 거침없다. 이 총재는 과감하다. 이슈를 피하지 않는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 총재는 "경제적 발언"이라며 정면 돌파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 총재로서 침묵할 수 없었다"며 "옳고 그름은 시간이 평가해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솔직함이 언제나 설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난해 말 '방향 전환' 발언은 의도와 달리 시장의 반감을 불렀다. 최근 국민연금·서학개미의 해외투자를 원화 약세 원인으로 지목한 것도 "책임 전가"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시장은 예민하다. 총재의 한마디에 시장이 들썩이기도 한다. 그만큼 정제되지 않은 표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억울한 측면도 있다. 의도된 맥락과 다르게 발언 한 두개로 메시지가 왜곡됐다.
"어제 보고 오늘 또 보러 왔어요. " 'CES 2026' 전시 2일 차인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부스를 찾은 국내 A 기업 관계자는 중국 로봇의 발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관람객들의 시선은 권투 글러브를 끼고 잽을 날리는 로봇에 향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엉성했던 로봇들의 관절 움직임은 눈에 띄게 매끄러워졌다. 현장에서 마주한 경쟁사들의 기술 진전은 위협적이었다. 블랙잭 딜러를 하는 로봇, 탁구를 하고 셀카를 찍는 로봇까지 전시장은 퍼포먼스의 향연이었다. 올해 CES에 참가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약 40곳 가운데 절반이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산 로봇이 대규모 물량 공세와 화려한 시연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글로벌 기업들은 '피지컬 인공지능(AI)'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로봇 등 물리적 몸을 얻어 현실 공간으로 확장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이에 맞춰 기업들의 기술 연합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메르세데스-벤츠·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등 빅테크와의 협력을 잇따라 공개하며 합종연횡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마약범죄를 전담하는 '마약청' 설립에 힘을 실었다. 수사·기소·공소유지 기능을 한 조직이 맡는 구상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 문제와 얽혀 잘 정리되지 않고 꼬인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조직을 신설하면서까지 수사기소 분리를 개혁의 대원칙으로 삼았지만 고난도·대형범죄 앞에서는 한 조직이 책임지고 사건을 끌고 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동시에 드러난 셈이다. 분리를 말하면서 일치를 고민하는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여당은 특검을 잇달아 추진하며 수사·기소 일치 구조로 진상을 신속하고 명백하게 규명하겠다고 한다.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특검은 예외"라는 답이 돌아온다.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음에도 이 대통령의 "지지부진하다"는 한마디에 검찰이 지휘하는 합동수사본부가 만들어졌다. 특별사법경찰 확대 기조도 향후 제도설계 과정에서 '예외' 문제와 맞닿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 도입을 지시했고 금융감독원도 민생범죄 특사경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기존 1개팀 37명에서 2개팀 5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포렌식(전자기기분석)팀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나섰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합동대응단)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하다는 근본적 문제의 핵심은 포렌식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라며 "포렌식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현재 합동대응단 내 포렌식 담당 인원은 1명이다. 1명이 모든 사건의 디지털 증거를 분석해야 해 사건 처리에 속도가 나지 상황이다. 지난해 9월·10월 연달아 적발한 1·2호 사건의 포렌식 작업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인력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인력 확충을 계기로 연쇄적인 적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업무보고 당시 "인력이 확충되면 1호, 2호가 아니라 10호, 50호까지 만들겠다"고 했다.
전 세계가 2026년 시작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극단적인 경제·안보 메시지에 긴장과 혼란에 빠지고 있다. 새해 첫날에는 물가 압박에 밀려 관세 인상을 유예하는 '경제적 후퇴'를 선택하더니, 이튿날에는 주권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습하고 대통령을 체포하는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임을 자임해왔다. 그는 협상을 통한 종전 가능성을 강조하며 '평화주의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왔다. 그러나 2~3일(현지시간) 미군은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압송을 위해 베네수엘라 수도 등을 공습했고, 이 과정에서 마두로의 쿠바인 경호 인력과 민간인 등 수십 명이 희생됐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새 정부 수립 때까지 국가운영 개입을 선언하는 한편 그린란드, 콜롬비아 등에 대한 공습 가능성도 시사했다. 국제 분쟁 종식을 외치는 동시에 다른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며 군사·정치적 위기를 촉발하는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이중성은 그의 전매특허인 관세 정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쿠팡이 고객정보 유출 사고 발생 한 달 만에 김범석 의장의 사과문과 1조700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드러난 모습은 '책임'과는 거리가 멀었다. 청문회에 참석한 주요 경영진들은 핵심 질문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사과와 보상으로 일종의 셀프 면죄부를 제시한 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자리에서 '모르쇠'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보 유출 규모를 둘러싼 인식 차이는 논란을 더욱 키웠다. 정부는 3370만건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만, 쿠팡은 유출된 정보 중 외부기기에 저장된 규모는 3000건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양측 발표 수치의 차이는 1만배 이상이다. 이 같은 간극은 단순한 해석 차원을 넘어 사건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방증한다. 피해 가능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기업이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쿠팡은 국가정보원과 협력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한다. 국정원은 이를 부인한다.
내년도 산업·에너지 정책의 핵심 화두는 단연 '전력이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 확산으로 전력 수요는 구조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반면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정책은 여전히 갈림길에 서 있다. 정부는 원전·재생에너지·전력망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의 시선은 차갑다. 정책의 일관성과 실행력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전 정책은 한국 에너지 정책의 민낯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역대 정부마다 기조가 급변했다. 그 과정에서 꺼낸 '공론화' 카드는 갈등을 관리하는 장치이면서도 결정을 미루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고리 5·6호기다. 사회적 합의를 거쳤다는 명분은 세웠지만 공사 중단과 재개 과정에서 비용은 늘고 일정은 지연됐다. 산업 전반에 짙은 불확실성만 남겼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새롭게 탄생한 기후에너지환경부도 같은 전철을 밟으려 한다. 신규 원전 건설을 두고 또다시 공론화 절차를 시작했다. 이미 더불어민주당도 찬성했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내용인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