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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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연안의 작은 나라 그루지야에서 지난 13일 밤 믿기 어려운 소동이 벌어졌다. 친정부 성향의 '이메디TV'에서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로 진군하고 있다는 속보가 흘러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모습이 등장했고 피난을 떠나는 그루지야 국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2008년 러시아와 5일간 벌인 전쟁에서 공포에 떨었던 그루지야 국민들은 혼비백산했다. 급기야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암살됐다는 급보가 나오자 공포감이 고조됐다. 알고보니 이 뉴스는 러시아가 또 그루지야를 공격할 경우를 가상한 시뮬레이션 보도였다. 뉴스의 시작과 끝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형식적이었다. 국내외에서 방송사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그루지야 야당은 이번 보도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러시아와 긴장을 고조시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고, 이메디TV가 총대를 멨다는 것이다. 정부 인사가 방송국 간부와 이런 내용으로 대화를 나눴다는 소문도 들렸다. 언뜻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이제 막걸리의 행복이나 빌어야죠." 다소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통주 진흥 업무는 국세청 소관이었다. 세금징수기관인 국세청이 왜 주류 진흥 업무를 맡아 '주류품평회'나 '주류품질인증제' 같은 것을 시행해 왔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진흥 업무를 주관한 국세청 산하 국세청기술연구소(이하 기술연)의 정체를 파악하면 풀린다. 이름만으로는 뭘 하는 곳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 기술연은 알고 보면 출범한지 올해로 꼭 101년 된 '술 연구소'다. 구한말 대한제국은 술에 세금을 매기는 주세법을 공포한 후 현재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탁지부 소속으로 주류를 연구하는 양조시험소를 설립했다. 이 양조시험조가 바로 기술연의 전신이다. 국세청은 모든 술의 제조· 판매 면허권을 갖고 안정성 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기술연은 바로 이 안정성 관리의 근간이 되는 주류의 검사와 안전관리를 도맡아 하면서 진흥업무를 수행해 왔다. 특히 전통주에 대한 국세청의 '애정'은 각별했다. 지난 2007년
전기차 업체 CT&T가 CMS와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발표한 15일. CT&T의 우회상장 합병 대상으로 소문이 돌던 기업들의 주가는 추풍낙엽이 됐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엑큐리스, 지앤디윈텍 같은 종목은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T&T와 합병한다더라'는 소문만을 믿고 관련주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긴 한숨을 토해내고 있다. 최근 전기차는 차세대 우리 산업의 화두인 이른바 '녹색성장'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각종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았다. CT&T가 만든 전기차는 청와대에 경내에서까지 시범운행되는 '명물'이 됐다. 전기차는 증시의 핵심 테마가 됐고, 생소했던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코스닥시장에서 급부상했다. 전기차 뿐 아니라 전기오토바이 전기자전거 관련 종목까지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했고 '전기'는 주가 상승의 '매직 워드'가 됐다. CT&T는 단연 '전기테마'의 대장 지위를 누리고 있다. CT&T가 우회상장이 되면 전기차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
송사에 휘말려 법원에 온 사람이 '판사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무엇보다도 '억울한 판결'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앞설 것이다. 또 유무죄 혹은 승패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치 않다는 점에서 법에 대한 신뢰를 쌓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법원에서는 동일한 유형의 사건을 두고 판사마다 다른 판결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판사는 법원 조직의 일부라기보다는 각각 개별 조직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국민의 관심을 많이 받는 사건에 대해 판결이 엇갈리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기도 한다. 그래서 엇갈린 판결은 뉴스의 '단골 메뉴'다. 법원이 최근 교사·공무원 시국선언 사건에 대해 엇갈린 판결을 내놔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이후, 판결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단독판사 대신 판사 3~4명이 함께 심리하도록 하는 '재정합의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실제로 국내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일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얼마 전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뺨을 맞았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동예루살렘 정착촌 건설 계획 발표에 대한 미국의 첫 반응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바이든 부통령이 자국을 방문 중이던 9일 동예루살렘 라마트 슈로모 지역 유대인 정착촌내 주택 1600채를 신축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중동평화에 대한 논의를 갖은 지 불과 몇 시간 뒤의 일이다. 이스라엘의 한 마디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정상회담은 전격 결렬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공들인 이-팔 평화 정착 노력도 일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속된 말로 이스라엘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미국은 바이든 부통령에 이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까지 나서 이스라엘의 신뢰 없는 자세를 강하게 힐난했지만 돌아온 말은 "발표 시점을 고려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무늬뿐인 사과가 전부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한술 더 떠 15일 "미안하지만 정착촌 건설은 강행한다"고 쐐기를 박기
성원건설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오너인 전윤수 회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급여를 8개월이나 받지 못한 직원들과 피와 땀의 대가를 돌려받지 못한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아우성이다. 월급을 받지 못해 수백만 원을 대출받은 어느 직원은 노조 홈페이지에 "오너가 대출금 이자를 대신 갚으라"며 참담한 심경을 남겨놓았다. 노조는 회사 부실의 탓을 전 회장 일가에 돌리고 있다. 족벌경영과 독단적인 경영으로 회사의 부실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지난 2월 성명에서 노조는 "성원건설은 무모한 해외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사업 실패와 비전문 가족 경영에 의한 경영 오판의 심화로 인해 자력 회생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이 좌초 위기를 맞을 때 최고경영자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선다. CEO의 경영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실패만으로 그에게 비난이 쇄도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그의 무책임한 태
"(의원들이) 앞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주문하면서도 돌아서면 비과세 및 세제 감면을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정치인들의 현실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만…"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은 푸념의 말이다. 그는 "일을 제쳐두고 직접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이러한 법안은 이래서 안 됩니다'라고 완곡하게 거절하고 설득하기 바쁜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의회에서 매년 200건이 넘는 감세 요구 입법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지난 2월 국가채무 논란이 한창일 때 정부 관계자들에게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느냐. 균형재정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막상 뒤돌아서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감세 요구 입법안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한 달간 제출된 각종 세제 감면 입법안만 30개에 달할 정도다. 물론 모든 감면 입법안이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은 아
15일 오전 9시 서울 논현동 극동아이앤디빌딩 8층. 카지노 업체인 티엘씨레저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8층 건물이지만 엘리베이터 운행은 7층까지로 제한됐다. 주주들은 7층에서 비상계단을 통해 8층으로 걸어 올라가야 했다. 한 층을 올라가는데 20분이 넘게 소요됐다. 회사측이 검은 양복의 건장한 남성들로 계단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티엘씨레저의 최대주주로서 표결을 통해 경영진을 교체하려던 CTL네트웍스 관계자들은 계단에서부터 진을 뺐다. 육두문자가 오가는 위협적인 분위기가 주총장을 감쌌다. 계단 중간에선 주주 신원과 의결권 위임장 등에 대한 확인이 이뤄졌다. 휴대폰을 들고 갈 수 없다는 티엘씨레저의 '규칙'에 의해 다수의 사람들이 휴대폰을 놓고 들어갔다.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총장 안에 들어서자 건장한 남성 30~40여명이 앉아있었다. 몇몇은 휴대폰으로 바둑을 두거나 통화를 했다. 이들은 주총 중간 중간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는 주주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거나 욕설을 퍼부었다. 휴대
지난달말 세계적으로 촉망받던 한 물리학자가 자택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했다. 그는 초전도체 기술을 개발해 한국 초전도분야의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성익 서강대 교수였다. 이 교수의 죽음에 국내 과학계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개발한 초전도체 기술은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되면서 세계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과학계는 그를 노벨상 후보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유능한 과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던 그가 왜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까. 연구성과에 대한 압박감, 이 교수 영입을 두고 벌인 포스텍과 서강대 사이의 다툼, 이 과정에서 불거진 연구비 유용의혹 및 경찰 수사.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연구에만 몰두하던 한 과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연구성과에만 몰두하는 대학, 결과에만 환호하는 사회적인 풍토 속에 이 교수가 설 자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교수의 자살소식이 전해진 뒤 박찬모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또 난리법석이다. 여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형수에 대한 형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법무부도 복역 중인 사형수 57명에 대한 형 집행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도 성범죄자 전자발찌 소급 적용 방안 등 다양한 법안들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이는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론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대처에 썩 믿음이 가질 않는다. 과거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 사건'이나 '조두순 사건' 때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냄비 끓듯 법석거리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이내 식어버리는 모습은 '호들갑'에 비유해도 과하지 않다.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많이 잃었다. 불과 수개월 전 '조두순 사건'과 관련해 각종 성범죄 예방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고작 1건뿐이다. 이번 사건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는 '특정강력범죄의 처
새 출발을 상징하는 3월에 한해를 마무리하는 성적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다. 금융권으로 따지면 3월 결산법인 보험사들이 대표적이다. 은행계열 보험사들은 더 특별하다. 회사 차원의 3월 결산뿐 아니라 지주사를 위한 연말 기준 결산으로도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터다. 이익이든 덩치든 금융지주사들의 맏형은 은행이다. 지주사 실적발표는 자연스레 은행 쪽으로 관심이 쏠린다. 은행 계열 보험사라면 4월쯤 자체 연간 실적 발표를 하더라도 지주사(주로 은행)의 1분기 실적에 치인다. 은행 계열 금융사들은 성적표만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반장(해당 금융사 사장) 선거도 쉽지 않다. 반장 후보는 대개 상급 학교나 고학년(은행)에서 내려온다. 애써 뽑은 반장이라도 학년을 못 채우는 일도 많다. 상급학교 회장님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탓이다. 회장들은 하급학교의 반장으로 함께 일한 부회장이나 임원들을 앉히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신에 대한 반감을 누르고 충성심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한국과 너무 다르다. 대기업의 경우 끌어가기 위해 우대해주는데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차별한다. 전력 부족하면 중소기업 위주로 끊는다." 최근 중국 장쑤성(江蘇省)에 공장을 짓고 있는 전자 부품 중소기업 사장은 오랫만에 기자와 전화하면서도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에 있는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현지에 공장을 세우기로 결심하고 막상 공장 건설에 나서보니 걱정부터 앞선다고 한다. "현지인을 고용하려면 한국과 동일한 4대 보험에 2가지 보험을 추가로 가입해야하고 추가 보험에는 직원이 업무와 상관없이 재해를 입어도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도 포함돼 있어요. 논리가 맞지 않는 거 아닌가요?" 그것만이 아니다. 일정기간 이상 고용하면 종신고용을 보장해야 하고 잦은 정전, 지방정부의 텃세 등 중소기업을 옥죄는 요소가 즐비하다고 하소연한다. 까다로운 기업철수 절차도 문제다. 공장설립 시 제공받은 법인세 혜택을 모두 환급하지 않으면 세무기록 상 말소되지 않고 계속 세금이 부과된다.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