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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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도 밤새 일하란 얘기인가요?" 월요일 금융투자협회가 '수익증권통장거래약관 개정안내'란 보도자료를 발표한 후 증권사 펀드 판매 담당자들이 잔뜩 화났다. 발표문을 보면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거치식펀드의 경우 매월 일정금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고 적립식펀드의 만기개념을 없애는 등의 몇 가지 개선 내용이 포함됐다. 펀드 투자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권익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금융투자협회는 앞으로 나올 펀드 뿐 아니라 예전 상품에 대해서도 모두 5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 구조를 갖추려면 단순히 펀드 약관만 고치면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판매사에서 전산 준비나 직원에게도 고지해야 하는 인적 물적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협회가 판매사에 예고 없이 추석 연휴 전에 덜컥 발표하는 바람에 판매사 담당 직원들이 영 곤란하게 됐다. 월요일에 발표했으니 시스템 마련까지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단 4일의 시간만 주어진 것이다. 통보하듯 발표한 게 기분
이 기사는 09월30일(07:4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28일은 올 2차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자(子)펀드의 결성 시한이었다. 모태펀드로부터 30억원부터 200억원까지 투자를 약속 받은 벤처캐피탈이 60억원에서 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와야 하는 날이었다. 2차 사업 때 선정된 운용사(GP)는 모두 26곳. 하지만 펀드를 결성해 돌아온 벤처캐피탈은 12곳에 불과했다. 14개 벤처캐피탈이 조성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펀드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한 전략적 연장 요청도 일부 있었다. 그 외에는 기관투자가(LP)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조성 시한을 늦춰줄 것을 요청한 경우였다. 2차 사업에 집행된 모태펀드 출자금은 총 2335억원이다. 한 회사에 평균 89억원이 돌아간 셈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펀드 결성은 여의치 않았다. 임계치를 넘을 만큼 많은 수의 운용사가 조합 결성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
"이건 웃어야 하는 건지, 울어야 하는 건지" 지난 29일 '임금 5% 삭감'이 결정된 금융감독원 한 직원의 말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심정으로 임금 삭감에 나선 금감원이다. 예산을 앞세운 정부의 압박이 그 만큼 거셌다는 방증이다. 내부에선 "굳이 총대까지 멜 필요가 있느냐"는 볼 멘 소리와 "지난 1년 밤낮으로 금융위기 극복에 매진한 결과가 이거냐"며 허탈해 하는 직원도 상당했다. 노조의 반대도 있었다. 노사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직원들 사기를 고려해 추석이나 지나고 공개하자"며 발표 시점도 조심스럽게 저울질 했다. 하지만 '어차피 깎일 것 등 떠밀려 하진 않았다는 명분이라도 챙기자'는 주장에 반대의 목소리가 묻혔다. 임금이 70억 원 가량 주는 대신 성과 중심 연봉제를 확대키로 했다. 능력 있는 직원을 우대하겠다는 의미다. 당장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금융공기업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한은 출신 금감원 직원들은 친정으로부터 "5%를 깎기로 한 게 정말이냐
보금자리주택 분양을 앞두고 정부가 투기방지대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지난 28일 청약통장을 불법거래할 경우 사고 판 사람들 모두 통장가입을 금지하고 투기단속 방식을 '대규모 일제 단속' 형태로 바꾼다는 내용의 '부동산 투기 및 불법행위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8일 보금자리 시범지구 '투파라치'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투기방지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도 안 돼 정부가 또다시 투기방지책을 발표한 것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를 발표하면서 지가 급등시 보상시점 조기화 등 보상을 노린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내용의 대책도 함께 내놓은 바 있다. 정부가 이처럼 투기대책을 쏟아내는 이유는 보금자리주택이 '로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벌써부터 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강남권에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 분양가격이 책정돼 있어 당첨만 되면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상을 받기 위해 불법 구조물을 짓거나 납입기간이 길어
"아이폰은 언제 나오는 거야? 가격대는 얼마 정도할까?!" 요즘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는 심심찮게 아이폰 국내 출시가 화제다. 지구 반대편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은 애플의 위력은 놀랍기 그지없다. 애플과 아이폰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독차지하고 있다. 주요 포털의 IT 뉴스에는 앱스토어 다운로드 횟수부터 중국 아이폰 출시 가격까지 다소 과할 정도로 연일 '애플', '아이폰' 뉴스가 쏟아진다. 모토로라도 올해 4분기 새로운 스마트폰 '클릭'을 출시한다. 모바일 폰의 원조격인 '워키토키'로 기술 혁신의 새 역사를 열었던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 재기를 위해 꺼낸 회심의 카드이다. 헌데 전문가들의 반응은 영 신통찮다.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기존 스마트폰과 큰 차별점이 없어 아이폰, 블랙베리 등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토로라 신제품에 대한 미적지근한 반응은 불과 2~3년 전 '단일 모델 1억 개 판매'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운 레이저
"애써서 여성·청소년·보육·보건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만들었는데 다시 쪼개라고요?" 빠르면 올해 안에 보건복지가족부의 '가족' 업무가 여성부로 이관될 것이란 소식에 복지부 내에서는 이런 푸념이 터져 나왔다. 2년 전 현 정부 출범 당시 정부는 가족.보육.청소년업무를 복지부 한 부처에서 모두 다루기로 하고 여성부의 가족 업무와 총리실 산하 청소년위원회를 보건복지부(현 보건복지가족부)로 합쳤다.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본격 진입함에 따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복지를 제공하려면 하나의 틀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통합 2년 만에 청와대는 '가족' 관련 업무를 여성부로 되돌려 보낼 태세다. 정책 수립은 복지부에서 맡고, 이렇게 수립된 정책의 활동 지원 업무는 여성부에서 맡게 된다. 이렇게 두 부처로 업무가 쪼개질 경우 행정력 중복은 물론 지금까지 세웠던 정책의 혼동이 우려된다. 저출산 대책이나 다문화가정 문제, 해외입양아 문제는 20년, 30년을 내다보는 흔들림 없는 장기
정유업계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기름값 인하를 위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기 때문이다. "차라리 국내영업은 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정부는 '물가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기름값 인하 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대표적인 게 주유소 상표표시제(폴사인제) 폐지와 대형마트의 주유소 진출 허용, 정유사별 주유소 공급가 공개 등이다. 특히 주유소 공급가 공개는 영업비밀 침해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와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기도 했다. 효과가 신통치 않자 정부는 최근 유통단계별 가격공개 카드까지 꺼냈다. 대리점이나 직영점 등 주유소에 공급되기 전 유통망에 대해서도 가격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엔 '높은 기름값이 정유사들의 유통 마진 때문에 발생한다'는 정부의 판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대목에서 정유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올해 상반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영업이익은 리
우리나라 집회·시위 문화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촛불집회 당시 경찰청장을 지낸 어청수 전 경찰청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폭력으로 물든 우리 시위는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평화적 시위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라고도 말했다. 반면 촛불시위에 참가한 적이 있는 시민들은 우리의 시위 문화를 제고시키려면 경찰의 의식부터 선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평화적 시위가 폭력으로 번지게 된 데는 경찰의 과잉진압에 1차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집회문화에 낮은 점수를 주기는 경찰이나 시위 참가자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폭력시위의 원인에 대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탓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4일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0조와 23조1호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해가 떨어진 뒤 촛불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 국민대책회의 팀장이 낸 위헌법률심판에서 안 팀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15년 전 판단을 뒤집은
지난주 애플코리아가 자청한 기자간담회 현장. 새로 출시된 MP3플레이어 '아이팟' 신제품들을 소개하고자 마련된 행사였다. 그러나 이날 기자들의 관심은 신제품 그 자체보다 제품의 국내 시판가격과 애프터서비스에 온통 쏠렸다. 이 신제품들은 국내 시판가격이 미국 현지의 시판가보다 비싸게 책정됐다는 사실 때문에 일찌감치 이용자들 사이에 논란꺼리였다. 물론 제품의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제조사 권한이지만, 지난 3월 환율변동의 여파로 '아이팟' 제품가격을 최고 38%나 기습인상했던 애플코리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은 적지않다. 게다가 애플은 환율이 하락했는데도 상당기간동안 기습인상한 가격을 원상복귀시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는 "단순히 환율 기준만 아니라 수입 관세과 여타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된 가격"이라는 해명했지만, 기준환율이 얼마인지에 대해선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애플코리아의 이같은 태도는 환율파동 시기에 일본 본사와 적극적으로 가격협상을 벌였던 일
"판교신도시처럼 대박 사업지가 아닌 이상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분양에 별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실제 평면과 마감재 등을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하려는 욕구가 강한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모델하우스를 금지시키다니 어이가 없네요." 정부가 아파트 분양 때 모델하우스 설치를 금지시키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장려(?)하는데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가 던진 불만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9일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16개 광역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공공주택의 모델하우스 건설을 금지하고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 활용을 당부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이번 조치는 이명박 대통령이 "모델하우스 건설이 분양가 상승 원인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나온 것으로 당부보다는 압박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정부의 압박에 당장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구매 결정에 앞서 실물을 봐야하는 수요자 욕구가 강한데다,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해서다. 여기에 사이버 모
"신종플루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두다보니 정작 급한 중증환자들이 뒤로 밀리고 있어요. 이런 상황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대형종합병원 한 관계자의 말이다. 이 병원은 올 4월에 오픈한 중환자실을 신종플루 격리실로 비워두고 있다. 대학병원의 모 교수는 "하루에도 수차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소 등에 감염자수와 타미플루 처방건수를 보고하느라 정상적으로 환자를 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신종플루에 대응하는 나라가 있는지 묻고싶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처럼 신종플루 감염자를 일일히 집계하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초기대응시스템이 우리와 비슷했던 미국도 지금은 전체 인플루엔자 환자 추이 정도만 살피고 있다. 유럽연합도 심각한 중증환자 사례만 추계하고 있다고 16일 발표했다. 겪어보니 심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확진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자 집계는 의미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같은 인플루엔자인 계절독감의 경우 일일히
명정승 황희가 오랜 은둔을 접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무총리 직을 수락했다. 하지만 쉽지 않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바로 대한민국 국회의 인사청문회. 인간미, 관대함, 청렴함, 능력을 동시에 갖춘 명재상이자 태종 세종 문종 3대에 이르기까지 3대를 섬겼던 황희 정승. 이런 그도 청문회에서 '인생을 돌아볼 정도로'(최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말처럼) 벗겨질 각오를 해야 한다.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머리 속에 '한 점 부끄럼 없는 완전무결한 성인군자'라는 판단잣대를 세워놓았을 터. 자연스럽게 "왜 고려를 버리고 조선의 세종을 보필했냐"며 변절 이유를 추궁한다. 당연히 이 점은 황희의 최대 약점. 머뭇거리는 그를 향해 먹잇감을 앞에 둔 사냥꾼처럼 날카로운 시선과 송곳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국가와 백성을 향한 그의 충절, 선비로서 명예를 남기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는 그 과정에서 초라한 변명거리로 전락한다. 여야가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인사청문회를 놓고 격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