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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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왜 국정감사 요구 자료를 책자로 만들어 주지 않나요? 달랑 CD 한 장 보내놓고는 국감을 하라는 겁니까?" 지난 12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요구자료에 대한 한 의원의 지적으로 시작됐다. 다른 부처같이 의원들의 요구자료를 책자로 만들어 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의원들이 필요한 자료를 '페이퍼'로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듣고서야 국감이 시작됐다. 전통적으로 국정감사를 받는 기관들은 국회의원들이 요청하는 국감자료를 일일이 페이퍼로 만들어 분홍색 '보따리'에 담아 배포했다. 일반적으로 국정감사를 한 번 하면 모든 피국감기관이 만드는 자료집은 트럭 수십~수백 대 분량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보따리가 사라졌다. 재정부 등 일부 정부기관들은 몇 해 전부터 수 천 페이지에 달하는 국감 요구자료를 CD에 담아 배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감장의 의원석에는 보따리 대신 노트북 컴퓨터가 등장했다. 앞서 지난 주 한 정부기관 국정감사를 앞두고
진심을 알아주지 못할 때만큼 답답할 때도 없다. 선의의 손길 위에 의혹의 눈초리가 꽂힐 때처럼 억울할 때도 없다. 아마 진동수 금융위원장의 심경이 그럴 듯 하다. 진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저신용자 지원을 위한 '미소금융' 때문이다. 서민을 지원하는 대책인데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대표적인 게 재원 마련 방식을 향한 질타다. '기업 팔 비틀기' '관치금융' '준조세 부활' 등 예상보다 비판 수위가 강했다. "군사 정권으로의 회귀"라는 말까지 나왔다. 진 위원장은 "기업이 미소 금융 사업에 공감했다"고 누차 설명했지만 비판의 벽을 뚫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반복되는 답변 속에서 짜증도 묻어났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위는 몇 달간 머리를 싸매고 '미소 금융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복지'와 '금융' 사이의 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러 시나리오를 맞추며 계획을 촘촘히 세웠다. 재정
"여러분의 민주주의는 판사들의 학술연구단체 조차 용인할 수 없는 협량(狹量)한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법연구회 회장인 문형배 부산지법 부장판사의 일성이다. 지난 10일 서울고법 중회의실에서 수십명의 판사와 언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가 열렸다. 1988년 출범한 이래 '법조계의 하나회'란 비판 속에 각종 논란의 중심이 돼 온 우리법연구회의 첫 공개세미나였다. 이날 문 회장은 그동안 각계에서 제기돼 온 비판과 오해를 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인사말 대부분은 '작심 발언'으로 채웠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한 색깔론에 대해 "사법부 독립과 헌법 수호를 두고 판사직을 걸었던 사람들의 학술연구단체"라고 반박했다.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토론 자체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며 '연구회가 법원 내 편을 가른다'는 비판에도 일침을 놓았다. 우리법연구회는 출범 이후 일부 보수단체와 언론의 공세에 시달려왔다. '촛불집회 사건 배당 파문'으로 신영철 대법관이 곤욕을 치르게 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놓고 말들이 많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오바마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오히려 모국인 미국 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정치적 입지를 위축시킬 치명적 약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언론들의 평가는 혹평 일색이다. 특히 보수언론의 대표주자 루퍼트 머독 회장이 이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소한 3년 이상은 지나야 대통령이 희망을 달성했는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LA타임스는 한 발 더 나아가 "노벨평화상 자체 신뢰성도 깎아버렸다"고 비난했다. 공화당과 보수파 논객들은 아예 오바마의 수상을 '좌파의 득세'라고 몰아붙이면서 수상 포기마저 종용한다. 그의 선정 사유도 논란을 촉발시키기 충분하다. 노벨 위원회는 그의 비핵화 업적을 꼽았지만 주지하다시피 북한 문제를 포함한 오바마의 대외정책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건강보험 등 개혁책들도 반대파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한
"광화문광장 개장, 차 없는 날 행사, 한강공원 개장…" 최근 서울시가 내놓은 이른바 '역점 시책'들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 정책에는 2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해당 자료가 상대적으로 훨씬 자주 배포됐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들 정책에는 공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지난 8월1일 개장한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것 같다. 개장 첫 달 방문객 220만명이 찾아 하루 평균 7만2000여명이 광장을 둘러봤다고 한다. 지난달 22일의 '차 없는 날 행사'도 서울 종로거리가 버스들만 오가며 뻥뚫려 보기 좋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한강르네상스'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순차적으로 개장한 한강공원(여의도·난지·뚝섬)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였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개장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자료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광장에 조성될 공간과 조형물의 이름을 짓는다는 시민공모, 동상 모형의 추진 과정과
올해 국내증시의 가장 특징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 마음대로 좌우되는 '천수답 장세'로 요약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외국인의 '돈 비'에 좌우되며 증시가 외국인의 손놀음에 휘청대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대형 우량주다. 이들은 종목에 대한 접근보다는 한국을 사는 마음으로 풍부한 자금을 앞세워 국내증시를 공략한다. 우량 대형주가 주당 몇십만원씩 하다보니 개인들은 선뜻 매수에 나서기를 꺼려한다. 적당한 가격에 '많이 오를 것 같은' 종목을 찾아 저울질하지만 외국인이 주도권을 쥔 증시 상승기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떤 이들은 국내증시가 외국인 손에 휘둘리는 천수답 장세를 두고 '국내증시의 수준이 이것밖에 되지 않느냐'며 푸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한탄은 빠른 성과에 집착하는 투자자들도 일조하는 측면이 크다. 주당 몇십만원의 대형 우량주를 안정적으로 사들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해당 주식을 대량으로 포함하는 펀드다. 외국인 주도의 장세에 개인이
“노원, 북인천 세무서장 계십니까? 앞에 한번 나와 보시죠” 지난 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장. 질의와 대답이 이어지며 다들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던 오후 6시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이 감사장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세무서장을 불러 들였다. 순간 감사장 안에는 짧은 정적이 흘렀다. 서울청 소속 세무서장 24명과 중부청 소속 세무서장 19명이 하루종일 멍하니 감사장에 있다 받은 첫 호출이었다. 강 의원이 서기관급 두 세무서장을 부른 이유는 국세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때문이었다. 두 세무서 직원의 불친절을 꾸짖는 불만의 글이 국세청 고객만족센터에 올라왔던 것. 강 의원은 “국세청 직원이 이래서는 안된다”며 두 세무서장은 물론 국세청 전체를 호되게 꾸짖었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강 의원의 질타를 듣고 난 뒤 “국세청장으로서 제가 사과를 드리겠다”며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세금이나 국세청에 대한 불만, 건의사항이 접수되는 국세청 고객만족센터에는 하
이른바 '조두순 사건'으로 아동 대상 성범죄의 심각성이 또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이 사건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세간에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고 네티즌은 물론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언론 등은 앞 다퉈 관련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높이는 등 대책을 마련해 아동 성범죄자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특히 비난의 표적이 된 법원과 검찰, 법무부는 이번 일을 교훈삼아 앞으로는 아동 성범죄자들을 엄히 다스리고 형이 철저히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들끓는 여론을 진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과거를 되짚어보면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내놓는 대책들과 관련 기관들의 약속에 썩 믿음이 가지 않는다. 우리는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그동안 경악을 금치 못할 일들을 수도 없이 접했다. 1990년대 초반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김부남·김보은 사건'도 있었고 불과 1년여 전에는 이번 사건과 비슷한 '혜진·예슬이 사건'도 겪었다. 그 때마다 정부와
식품공업협회 차기 회장을 선임하기까지 지난 7개월간 연출된 상황은 한 마디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였다. 협회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모두가 공감했다. 하지만 박승복 현 회장(샘표식품 명예회장)이 세 번 연임 끝에 사임의사를 표했어도 뒤를 잇겠다는 이가 없어 7개월이 그냥 흘러갔다. 수차례의 회장 추대회의가 성과 없이 끝나고, 어렵사리 추대한 김상헌 동서 회장마저 회장직을 고사하는 등 굴곡을 거쳐 지난달 28일에야 비로소 차기 회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4일 임시총회에서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의 협회장 취임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식품공업협회 관계자는 "누가 회장을 맡느냐와 상관없이, 협회는 협회로서 할 일을 차질 없이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식품공업협회는 지난해 멜라민 파동부터 이물질 이슈, 식품관련 법안에 대해 회원사들의 입장을 발 빠르게 대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멜라민처럼 개별 기업의 사례일지라도 식품업계 전
이 기사는 10월06일(09:4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벤처캐피탈(VC) 업계는 '펀드 결성'을 위해 분주하다. 연기금과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로부터 받은 자금에 추가로 유치한 민간 자금을 더해 펀드를 결성하는 마감 시한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2차 모태펀드는 9월 말까지 결성을 완료해야 했고 국민연금이 선정한 VC 펀드는 이달 내로 결성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2차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운용사 26곳 중 12곳(46%)만 연장 없이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국민연금 펀드도 마찬가지이다. 펀드 결성 시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유한책임투자자(LP) 모집을 기다려야 하는 VC가 3곳(33%)이나 남아 있다. 이렇게 펀드 결성이 어려운 이유는 일차적으론 VC 업계에 돈을 내어 줄만한 국내 LP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들로부터 자금 모집하기가 어렵다. 일단 선택받았다고 해도 펀드 결성을 위해선 추가로
유난히 짧은 올 추석 연휴. 다행히 우려하던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고 비교적 소통이 원활했다. 이런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추석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교통사고 현장으로 달려나가는 보험사 보상직원들이다. 손해보험사들은 명절 연휴 기간에 24시간 보상시스템을 가동한다. 사고접수와 함께 사고현장에 즉시 출동하고 교통사고가 아닌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도 긴급출동서비스팀이 현장에 투입된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에 교통사고 사상자수가 평일보다 16% 많았다. 평소보다 차량운행이 늘기 때문에 사고도 그만큼 증가하는 것이다. 올 추석 연휴 기간에도 각 보험사 보상직원은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근무를 했다. 사고접수업무 등은 주로 콜센터 상담원들이 하지만 특별한 케이스나 전문적인 상담을 요하는 경우에 대비해 전문보상직원들이 콜센터에서 함께 근무를 하기도 한다. 명절기간에는 서울지역에 사는 사람 중심으로 당직을 정하지만 부득이 지방이 고향인 사람도 당직을 서게 된다.
정치권과 방송업계에선 민영미디어렙 도입 논의가 한창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독점해온 지상파 방송광고 대행 제도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 연말까지 관련법안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방송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전체 방송매출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광고수익이 달려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방송광고 매출은 3조2148억원. 매년 지상파방송광고 매출은 줄어들고 케이블방송 등 뉴미디어 광고매출은 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PP광고 매출의 3분의 1정도가 지상파계열PP가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사들은 케이블PP를 추가 런칭하며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력이 없는 PP들은 자생적인 콘텐츠 제작능력을 잃고 있다. 투자가 없으니 질 높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수급할 수도 없다. 철지난 지상파 콘텐츠를 재방영하거나 값싼 해외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콘텐츠 다양성을 위한 전문채널 활성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