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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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못할 경험담 하나.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실과 시험 문제로 기억한다. 옷을 입는 순서를 묻는 객관식 문제 때문에 시험후 논란이 일었다. 논란의 핵심은 팬티부터 입느냐, 런닝부터 입느냐였는데 정답은 '런닝부터 입는다'였다. 일상에서 대부분 팬티부터 입던 친구들은 당연히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옷을 입는데 팬티부터 입으면 어떻고 런닝부터 입으면 어떠랴.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최근에는 타이트하게 옷을 입는 게 건강에 좋지 않다며 집에서는 '노팬티'로 지낼 것을 의사가 직접 권하기도 한다. 이처럼 시대와 상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학교와 교과서에는 잘 반영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어른들의 이기심이 크게 작용한다. 한국 교사들의 최대 이익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미래형 교육과정'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래형 교육과정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지난 7월 말 제시한 교육과정 개편 구상안을 이른다. 학생들의 지나친 수업부담
뉴욕타임스(NYT)에는 대조적인 두 명의 칼럼니스트가 있다. 한 명은 기자 출신으로 퓰리처상을 세 번이나 받은 토머스 프리드먼이다. 그의 대표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개방경제,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전도사'다. 오바마 정권 출범 전후부터 비난을 쏟아냈지만 최근 들어서는 공세의 고삐가 느슨해진 모습이다. 다른 쪽에 서 있는 칼럼니스트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다.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비판론자이자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을 강조하며 케인스주의자를 자처한다. 그는 오바마 정권 탄생에 일조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지지부진한 의료개혁 등을 이유로 오바마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두 칼럼니스트가 NYT에 기고하는 칼럼들을 읽어 보면 신자유주의 주류의 미국 내 지성 지형도가 변화하고 있는 모습의 단면을 엿보는 것 같아 상당히 흥미롭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주 2회 실리는 프리드먼의 칼럼 중 최근 들
"나중에 열어볼 수 있도록 자루 3개를 저에게 좀 주십시오. 장관으로 들어갈 때, 위험할 때, 그리고 나올 때 열어볼 수 있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 내정 사실이 확정된 뒤 이윤호 현 지경부 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후보자는 이 장관에게 "선배가 깔아놓은 틀을 잘 보완해 나가겠다"면서 우스갯소리로 이런 요청(?)을 했다. 재선 의원으로서 장관 자리를 통보받고 느낀 흥분과 책임감을 짐작할 수 있는 말이다. 지식경제부는 국내 실물경제를 총괄하는 중요한 부처이지만 사실 장관직은 별다른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는 자리이다. 정책 수립보다는 집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큰 과오를 저지를 여지가 별로 없다. 반면 실물경험을 쌓기에는 이만한 자리가 없다. 이때문에 이번 개각때도 정치권에서 여러 명의 의원이 지경부 장관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타 부처의 협조를 끌어내야 하는 것들이 많아 장관에게 의견 조율 능력은 필수적이다. 이윤호 장관이 점
"주택 관련 지표 개선으로 미국 건설주가 오르면 국내 건설주에도 당연히 호재일텐데 왜 우리 건설주는 안오르죠." 40대 김모씨는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데 비해 자신이 투자한 건설종목 주가는 떨어지자 답답함을 호소했다. 흔히 건설주는 유동성 장세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저금리 속에서 유동성이 넘쳐나면 부동산시장이 살아나 건설산업에 호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상승장세에서 건설주는 소외됐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11일 이후 8월말까지 건설업지수는 코스피 상승률을 12,5%나 밑돌았다. 그렇다면 건설주는 왜 증시 상승세에 보조를 못맞춘 것일까. 국내 건설산업은 중견업체 현진이 최근 부도를 낼 정도로 여전히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줄이면서 성장성이 크게 둔화된 탓이다. 정부가 부동산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업 주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금자리 주택'은 민간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기회가 제한적인데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검토 역시 이에
#1. "미국 경제라는 환자가 버냉키 박사의 치료를 받고 중환자실을 벗어났다. 부양책이라는 약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만 아직 건강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8월12일 미국의 현 경제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2. 이스라엘이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첫 출구전략을 단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디?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전 세계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아니 "한국경제가 너무 빨리 좋아져 불안한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선제적인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현재로서는 "출구전략은 아직 이르다"는 게 정부의 공식입장.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미 출구전략이 '뜨거운 감자'로 거론되고 있다. 본래 군대 용어에서 비롯된 출구전략이 경제에서는 '양날의 칼'로 바뀌었다. 경기 회복이라는 전제 아래 인플레이션을 대비해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한다는 전략이지만,
애플의 휴대폰 '아이폰'의 국내 시판 여부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KT는 당초 8월 말을 목표로 '아이폰' 시판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막판에 위치정보법에 저촉된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발목이 잡혔다. 현행법상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서 시판되려면 애플이 위치정보사업자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이는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의 위치정보서비스와 달리 '아이폰'은 위성항법장치 정보뿐 아니라 와이파이 접속정보와 기지국 정보까지 활용해서 위치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있어서라고 한다. 따라서 현 상황에선 애플이 위치정보사업자로 허가받지 않는 이상 국내 시판은 불가능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휴대폰 관련 사이트에는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90개국에서 시판된 '아이폰'이 IT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법 때문에 시판이 안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방통위의 엄정한 법 잣대를 비난하는 소리도 적잖다. 무선인터넷 관련 기
법무부가 그동안 구두로 이뤄졌던 검찰 수사브리핑을 '서면브리핑' 형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고의적으로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을 받으며 책임론으로 몸살을 앓았던 검찰이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의 의견을 모아 만들어낸 해결책이다. 하지만 수사브리핑 개선안을 보면 검찰 수사와 공보 편의에만 치중했다는 느낌이다. 특히 피의자의 인권 보호와 국민의 알 권리가 충돌하지 않도록 브리핑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진 것 같다. 개선안은 검찰의 필요에 따라 예외적으로 구두브리핑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긴 했지만 그 기준이 모호해 악용의 우려도 나온다. 검찰이 필요한 경우에는 공익을 이유로 들어 수사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불리한 경우에는 보도자료만 내놓으며 정보를 쉽게 차단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브리핑은 주체와 형태, 횟수를 달리하면서도 명맥은 유지해왔다. 검찰청의 공보관 역할을 하는 대변인이나 차장검사가 '1
"다른 기자분들은 모두 이해하고 좋게 봐주시는데 유독 부정적이신거 같아요. 너무 복잡하게 따지지 마시구요. 재건축·재개발 공공관리자제도 도입하면 사업비가 평균 20% 정도 절감된다는 핵심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지난 1일 기자가 "공공관리자제도 예시사업장의 공사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많으니 진위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서울시 관계자가 대뜸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사업기간이 단축돼 공사비가 줄어드는 공공관리제도의 큰 틀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혼탁한 주택정비시장을 바로 잡으려는 서울시 의지에 공감한다면 긍정적으로 봐달라"고 일장연설을 늘어놨다. 서울시는 예시사업장이 어디인지, 공사비가 비싼지 여부는 결국 확인해 주지 않았다. 서울시의 또다른 관계자는 "예시사업장 추가 정보는 절대로 공개할 수 없다"며 "기자들이 취재원을 보호하는 것과 같은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물론 비리로 얼룩진 주택 재건축·재개발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서울시의 정책 방향에
최근 해외 유명 브랜드 'L'사의 속옷을 산 소비자 이모씨는 미국에 사는 친구에게서 'L'사는 속옷 제품이 따로 없다는 얘기를 듣고 의아했다. 평소 이 브랜드의 의류 제품을 좋아했던 이 씨로서는 회사의 이미지와 품질을 믿고 구매했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팔지 않는다는 얘기가 당황스러웠다. 알고 보니 이 회사의 속옷 제품은 국내 속옷 제조업체가 자체 기획, 디자인한 제품으로 브랜드만 빌려온 경우였다. 제품 가격에는 당연히 브랜드 로열티가 포함돼 있다. 업체로서는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씨는 L사의 디자인과 제품력을 믿고 산 것이었는데 어쩐지 배신감이 들었다. 통상적으로 브랜드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제품의 이름을 빌려 쓰는 것 뿐 아니라 디자인과 상품 기획력 등 해당 브랜드가 가진 총체적 무형의 자산에 대한 대가를 의미한다. 이 경우처럼 이름만 빌려 쓴 경우라면 소비자들이 지불한 대가는 정당한 것일까. 불황에는 속옷이 잘 팔린다는 속설을 반영하듯 최근 속옷
인터넷TV(IPTV)업계가 잇따라 새로운 사용자환경(UI)과 요금제 등을 내놓으며 새로운 발전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IPTV업계가 가입자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말 실시간 IPTV는 엄청난 기대 속에 첫발을 내디뎠다. 차세대 먹을거리로 추앙받으며 우리나라 방송·통신 융합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예견됐다. 10개월 남짓 지난 지금 IPTV는 예상보다 저조한 가입자수와 디지털케이블TV 등의 경쟁매체와 비교해 다를 바 없는 서비스 등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IPTV공부방, 교육형IPTV 등 공공적인 서비스를 차별화로 내세우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정부는 IPTV업체들에 투자확대를 재촉하고 있고, IPTV업계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인 IPTV 활성화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최근 IPTV업계가 잇따라 새로운 전략을 내놓은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업계의 이같은 노력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어쩌다 이렇게까지…." 최근 변호사 회계사 등 특채 사무관 채용을 두고 금융위원회의 한 간부가 내뱉은 탄식이다. 효율적인 금융정책 수립과 감독 업무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민간 수혈'인데도 답답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금융위는 올 들어 수차례 다른 부처에서 사무관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다른 부처 역시 인력난에 시달리는 터라 적임자를 선뜻 내놓지 않은다. 하지만 금융위가 사무관 수혈에 실패한 주된 이유는 선호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데 있었다. 금융위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옛 재무부 이재국은 엘리트 중 엘리트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행정고시 성적이 최상위권이 아니면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재무부 출신 관료들 가슴 한 구석에 '파워 엘리트'라는 인식이 똬리를 틀고 있는 이유다. 당시 사무관 한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는 경우도 많았다. 전·현직 금융위 간부들은 "사무관의 말 한마디에 업계 판도가 달라질 정도로 힘이 있었다"는 전설 같은 얘기들을 하곤 한다.
"이런 감면제도가 있으면 기업들의 투자 욕구가 살아나 국가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A의원)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기 때문에 그렇게 세금을 깎아줘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정부 당국자) 해마다 세제개편을 두고 국회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가상 시나리오다. 통상 국회의원들은 국민들 또는 특정 계층의 세금을 깎아주는 법안을 제출한다. 반면 정부는 세금을 과하게 깎아주는 법안에 대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안된다고 한다. 특히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많이 든다. 예산을 무작정 퍼줘서는 안되듯이 필요이상으로 세금을 깎아줘서는 나라살림이 거덜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를 두고 국회와 정부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를 유보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오래전부터 세금을 더 이상 깎아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법인세와 소득세 추가 감면조치를 2년간 유예하자는 의견이 여당 내에서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