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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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일부터 유럽에서 백열전구가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절감 대책인 '에코디자인 디렉티브'(Ecodesign Directive)가 1일 발효되는데 따른 것이다. 백열전구 퇴출은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됐다. 고효율 형광등(CFL) 보급이 확산되고 발광다이오드(LED)가 차세대 광원으로 각광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시행도 되기 전에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백열등 금지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유럽소비자위원회를 인용, "백열전구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특정 종류의 조명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며 "건강상의 이유로 백열전구를 써야 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를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너지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CO2) 감축도 좋지만 제도 시행에 앞서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준비와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는 비단 EU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2015년까
1980년대 초반 미국의 한 연구소는 지역 주민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살과 타살, 어느 쪽이 많을 것 같습니까." 돌아온 대부분의 대답은 "타살"이었다. 실제 그 해 미국에서 발생한 자살건수는 2만7000여건으로 타살건수보다 7000여건 많았다. 실험을 주관한 한 경제학자는 이같은 인지부조화(認知不調化)에 대해 타살 관련 기사는 매스컴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되기 때문에 빈번할 것이라고 생각해 이같은 착오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많이 보고 들은 것일수록, 스토리가 그럴싸할 수록 발생빈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인식상 편향(바이어스)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신종플루 테마주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올 초 발광다이오드(LED) 풍력발전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테마열풍이 자전거 관련주 열풍으로 넘어갔다가 최근에는 신종플루로 넘어오는 분위기다. 테마에 투자한다는 투자자들에게 투자이유를 물어보면 무엇보다, 테마주들은 실제로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투자한다고 한다. 테마 종목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등 중국 국영 석유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엑손모빌과 로열 더치 쉘 등 글로벌 거대 석유업체들의 실적이 경기침체로 지지부진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들 중국 양대 석유기업은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두 업체는 해외 기업 인수합병과 유전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석유산업을 국가 중점 산업으로 지정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약진의 이면에는 국가의 비호와 중국 국민들의 희생이 뒤따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빛이 바래는 모습이다. 두 업체의 '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했던 것은 상반기 국제유가가 지난해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중국 정부는 휘발유값 인상에 나서 마진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적에는 중국 현지언론 조차 예외가 아니다. 오죽했으면 사회주의 관영 언론들마저 나섰을까. 석유업계에 대한 국가의 뒤 봐주기가 노골적이라는 방증이다. 최근 베이징 신보에 따르
한국사회가 무서운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속도가 너무 빨라 정부 정책이나 제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선진국을 가름하는 잣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로 복지를 들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엔 이른 느낌이다. 고령화사회에 대비하려면 3층 보장제도가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외에 기업연금(퇴직연금)이 정착돼야 하지만 퇴직연금은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은 9개월째 국회에서 표류 중이고 퇴직연금 가입을 유도할 수 있는 퇴직연금 소득공제도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2015년에는 100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던 퇴직연금시장은 올 6월말 현재 8조원을 겨우 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이 시장을 놓고 금융권간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만난 한 생보사 임원은 "퇴직연금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는 퇴직연금을 자신들의 정통 텃밭으로
국내 신종플루 사망자가 1만명에서 최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정부 자료가 공개됐다. 정부는 "회의 준비과정에서 검토한 가상 시나리오의 일부"라며 "현실성이 매우 낮은 시나리오"라고 즉각 해명했다. 사망자 1만~2만명은 영국이나 호주 등 외국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나온 수치를 국내 단순 적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종플루는 말 그대로 인류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다. 치사율이나 앞으로 전개 방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더욱 혼란스럽다. 인플루엔자는 일단 대유행이 시작되면 8~16주 내 결판이 난다. 이 기간에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수그러들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면 중증환자와 이로 인한 사망자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 대책이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보여준 보건당국의 대처는 실망스럽다. 8월 중순 2명의 사망자가 나오자 부랴부랴 거점병원과 약국을 지정하고
자고 일어나면 또 핵폭탄급 뉴스가 터진다. 올 들어 더욱 그렇다. 지난 5월 갑자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그랬고, 몇달 채 지나지 않은 8월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도 그랬다. 그 뿐만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인플루엔자가 만연해 사람이 죽고, 어린이집이나 학교가 휴교를 했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거기에 고 최진실 씨 유골 도난사건 등 별별 해괴한 뉴스까지 겹쳐있다. “요즘은 정말이지 뉴스 보기 겁난다. 아예 TV를 안 보던지 해야지, 그나저나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한다는 데 애들은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거냐?” TV를 보다가 끄는 어머니가 건네는 말이다. 같은 심정이다. 뉴스를 생산해내는 기자지만, 솔직히 뉴스 보기가 겁난다. 차라리 모르고 살고 싶은 내용도 있다. 겨우 추스를 만하면 또 ‘핵폭탄급’ 뉴스가 터지니 매일매일 뉴스를 볼 때마다 소화가 안 돼 탈이 날 지경이다. 사회, 정치에서 조금 비껴나 있는 경제 기자를 하길 다행이다 싶을
증시가 급등하고 금융위기가 해소되면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끝난 듯 보이는 요즘, 비관론자들에게서 수세에 몰린 듯한 불안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침체에 빠질 위험이 전보다 더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도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며 위기론에 가세했다. 각종 지표들이 경제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이처럼 비관론자들이 여유를 부리는 것은 '출구전략'이라는 카드의 위력 때문이다. 우선 위기부터 벗어나고자 무제한으로 풀어놓은 돈을 회수할지 말지, 얼마나 또 어떻게 회수할지가 세계 각국의 고민으로 남아있다. 증시와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유동성을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태풍 모라꼿처럼 금융시스템 전반을 파괴할 수도 있다. 반대로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버블이 급증하고 물가를 제어할 수 없는
"정부가 이번 대책을 친서민정책이라고 믿고 있는 건가요?" "전세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지는 있는 건가요?" 서울 강북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씨는 정부의 8.25 세제개편안 내용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세시장 안정대책이 나온지 하루만에 임대보증금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대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전셋값이 올라 집주인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을 줄 경우 이는 결국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공산이 크다.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 가운데 전세금 과세와 월세 소득공제 방침에 대한 논란은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일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도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임대보증금 과세 기준을 '3채 이상 다주택자 중 임대보증금 총액 3억원 이상'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세입자들은 세부담이 전가될지 모른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대개 다주택자들은 전세를 끼고 중소형 주택을 소유한 경우가 많다. 전세가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하는 집주인이 월세로 돌
25일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핫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 대책은 법인세·소득세 인하 등으로 줄어든 '곳간'을 채우기 위한 증세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세수 확대의 주 타깃으로 고소득자와 대기업을 지목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에는 중산층에 대한 증세로 이어질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폐지, 에어컨 냉장고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5% 부과, 부동산 양도소득에 대한 예정신고 세액공제 10% 폐지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소득세·법인세 인하라는 부자감세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중산층 증세 개편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의 개편안에는 감세정책 유지, 수명을 다한 감세제도의 폐지라는 '이중 정책'이 담겨 있다. 두 목표가 상충할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편안 마련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증세정책을 내놓는 과정에서 '여론' 즉 '국민의 소리'를 얼마나 반영했냐는
"환매했더니 앓던 이 빠진 기분이야." 코스피지수가 13개월만에 1600선을 돌파한 24일. 지인이 1년반 전 들었던 국내 주식형 펀드를 ‘드디어’ 환매했다며 "한 턱 내겠다"고 연락을 했다. 불과 10개월전 반토막을 경험했던 터라 원금만 회복되면 바로 정리한다고 벼르더니 전거래일 종가기준으로 원금이 딱 떨어지자 이날 행동에 나선 것이다. 운이 따랐는지 이날 주가가 급등한 덕에 최종 수익률은 4% 플러스로 돌아섰다. 질주하는 증시 속에서 개인의 펀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가 활황이면 투자심리가 고조돼야 하는데 펀드시장은 4월 이후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며 냉랭하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속에 국내 우량 기업들의 이익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면 주가상승을 좀 더 지켜보면서 더 나은 수준에서 환매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하지만 펀드통(痛)에 끙끙 앓아온 투자자들에게 이런 얘기는 원칙론에 그칠 뿐이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작년 폭락장에서 바닥을 경험한 투자
서울고법이 얼마 전 경제개혁연대가 "사면위원회 명단을 공개하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8·15 사면 대상자를 선정한 심사위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심사위원들이 여론의 표적이 되고 협박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주장을 "일반인은 9명의 위원 중 누가 어떤 의견을 냈는지 알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기관 입장보다는 사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국민 신뢰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사면권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그동안 오남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역대 정권을 막론하고 정부는 광복절이나 석가탄신일 등 국경일마다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규모 사면을 단행해 왔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재벌이라 봐주고 권력층이라 눈치 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던 게 사실이다
# 2003년 8월27일.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공식 인수한 날이다. 만 6년 동안 일이 참 많았다. 매각 협상과 결렬은 주목조차 받을 수 없을 만큼 말이다.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그리고 재판이 이어졌다. 공직 사회는 흔들렸다. "정책 판단에 책임을 묻다 보면 앞장 설 공무원이 누가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직 관료의 이름을 딴 신드롬도 여기서 나왔다. 1심 결과는 무죄. 그렇게 검찰은 체면을 구겼다. # 2009년 1월. 감사원이 청와대 고위관료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그는 곧바로 옷을 벗었다. 경제부처 차관을 지낸 뒤 금융권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녹을 먹은 지 채 1년도 안 된 시점이었다. 감사원은 이 관료가 금융회사 CEO로 있을 때 컨설팅 회사를 부당하게 선정했고 다른 회사를 비싸게 사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로 공을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경영상 판단'이라며 무혐의 처분을 했다. 그렇게 감사원은 체면을 구겼다. # 2009년 8월. 금융감독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