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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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29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공기업 가운데 첫번째로 임금교섭 및 단체협약을 타결했다. 사측이 요구하기 전에 노조가 임금동결을 먼저 선언한 것. 이날 이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 폐지였다. 지난 6월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았던 이 회사 노사는 정년 퇴직하는 직원에 대해 퇴직일 직전 1개월 동안 특별공로휴가를 주는 것을 없애고 경조사 휴가를 줄이는 등 다수 공기업들의 방만경영 사례로 지적돼 온 부분을 개선했다. #2. 광물자원공사보다 약간 앞선 시점에 민노총 산하인 가스공사 노조와 한국전력의 5개 발전자회사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파업을 가결시켰다. 임단협 결렬이 명목상의 이유지만 배경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대한 반발이 깔려 있다. 이는 이들 노조를 비롯한 공공부문 9개 노조가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하고 오는 10일 서울 시내에서 ‘이명박 정권 공공서비스 파괴 저지’를 기치로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한 점에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
국내 종합부품 업계 1위인 삼성전기는 지난 추석 연휴에 미국으로부터 당혹스러운 소식을 접했다. 글로벌 종합부품업계 4위이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1위인 일본 무라타가 삼성전기를 상대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한 것. 특허와 관련해 어떠한 사전 경고나 협의가 없었던 무라타로부터의 소송제기로 삼성전기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통상 일본 기업들의 특허 전략은 초기 시장 확대기에는 경쟁사들의 특허 이슈를 방치하다 후발 경쟁사들이 급성장하면 특허로 발목을 잡는 식이다. 그렇더라도 최소한의 경고신호는 보내는 게 업계 관례지만 이번에 그렇지 않았다. 일본 니치아와 서울반도체의 지리한 LED 특허공방 직전에 니치아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경고신호를 보내고, 경고장을 보낸 것도 이런 소송 전 관례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기가 무라타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그렇지 않는지는 결국 특허법원과 미국 무역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돼 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무방비 상태에서 선공
"애널리스트 말만 믿고 샀는데 기다리다 지쳐 정리하려고 합니다. 증권사 보고서만 믿었다가 낭패를 봤네요". 지난 달 중순쯤 풍력 단조 부품업체에 투자했다는 개인투자자 A씨가 전화를 걸어와 넋두리를 쏟아냈다. 요는 이랬다. A씨는 올 3월 보유 종목을 정리하고 풍력 단조업체 B사의 주식을 샀다. 당시 풍력주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테마를 등에 업고 상승 흐름을 타고 있었다. A씨의 투자판단에는 풍력주에 대해 "'테마'와 '실적'을 겸비한 우량주"란 상찬을 쏟아낸 증권사들의 분석이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상반기까진 애널리스트들의 말마따나 주가 흐름이 매우 좋았다. 그러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연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글로벌 풍력시장의 침체로 수주 지연 및 취소 사태가 발생하면서 실적 악화가 현실화한 때문이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몇 번이고 '손절매' 타이밍을 엿봤지만 증권사 보고서를 보고 마음을 바꿔 잡았다고 했다. "3분기가 되면
# 10월1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는 건국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대규모 열병식의 위용과 함께 세계 초강국 반열에 올라선 중국의 변화가 지구촌을 압도했다. 가난한 공산국가라는 헌 옷은 벗어던진 지 오래. 'G2'나 '팍스차이나'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중국은 이제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 10월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21차 총회.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가 선정됐다.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지였던 미국의 시카고는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총회장을 직접 찾아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제대로 망신을 당했고, 같은 시각 미국의 실업률은 9.8%를 기록하며 26년만의 최고치를 넘어섰다. 미국도 이제 예전의 미국이 아니다. # 10월3일. 남미 최초로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
"추석 연휴에도 밤새 일하란 얘기인가요?" 월요일 금융투자협회가 '수익증권통장거래약관 개정안내'란 보도자료를 발표한 후 증권사 펀드 판매 담당자들이 잔뜩 화났다. 발표문을 보면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는 거치식펀드의 경우 매월 일정금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고 적립식펀드의 만기개념을 없애는 등의 몇 가지 개선 내용이 포함됐다. 펀드 투자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권익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금융투자협회는 앞으로 나올 펀드 뿐 아니라 예전 상품에 대해서도 모두 5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 구조를 갖추려면 단순히 펀드 약관만 고치면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판매사에서 전산 준비나 직원에게도 고지해야 하는 인적 물적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협회가 판매사에 예고 없이 추석 연휴 전에 덜컥 발표하는 바람에 판매사 담당 직원들이 영 곤란하게 됐다. 월요일에 발표했으니 시스템 마련까지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단 4일의 시간만 주어진 것이다. 통보하듯 발표한 게 기분
이 기사는 09월30일(07:4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28일은 올 2차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자(子)펀드의 결성 시한이었다. 모태펀드로부터 30억원부터 200억원까지 투자를 약속 받은 벤처캐피탈이 60억원에서 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와야 하는 날이었다. 2차 사업 때 선정된 운용사(GP)는 모두 26곳. 하지만 펀드를 결성해 돌아온 벤처캐피탈은 12곳에 불과했다. 14개 벤처캐피탈이 조성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펀드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한 전략적 연장 요청도 일부 있었다. 그 외에는 기관투자가(LP)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조성 시한을 늦춰줄 것을 요청한 경우였다. 2차 사업에 집행된 모태펀드 출자금은 총 2335억원이다. 한 회사에 평균 89억원이 돌아간 셈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펀드 결성은 여의치 않았다. 임계치를 넘을 만큼 많은 수의 운용사가 조합 결성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
"이건 웃어야 하는 건지, 울어야 하는 건지" 지난 29일 '임금 5% 삭감'이 결정된 금융감독원 한 직원의 말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심정으로 임금 삭감에 나선 금감원이다. 예산을 앞세운 정부의 압박이 그 만큼 거셌다는 방증이다. 내부에선 "굳이 총대까지 멜 필요가 있느냐"는 볼 멘 소리와 "지난 1년 밤낮으로 금융위기 극복에 매진한 결과가 이거냐"며 허탈해 하는 직원도 상당했다. 노조의 반대도 있었다. 노사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직원들 사기를 고려해 추석이나 지나고 공개하자"며 발표 시점도 조심스럽게 저울질 했다. 하지만 '어차피 깎일 것 등 떠밀려 하진 않았다는 명분이라도 챙기자'는 주장에 반대의 목소리가 묻혔다. 임금이 70억 원 가량 주는 대신 성과 중심 연봉제를 확대키로 했다. 능력 있는 직원을 우대하겠다는 의미다. 당장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금융공기업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한은 출신 금감원 직원들은 친정으로부터 "5%를 깎기로 한 게 정말이냐
보금자리주택 분양을 앞두고 정부가 투기방지대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지난 28일 청약통장을 불법거래할 경우 사고 판 사람들 모두 통장가입을 금지하고 투기단속 방식을 '대규모 일제 단속' 형태로 바꾼다는 내용의 '부동산 투기 및 불법행위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8일 보금자리 시범지구 '투파라치'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투기방지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도 안 돼 정부가 또다시 투기방지책을 발표한 것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를 발표하면서 지가 급등시 보상시점 조기화 등 보상을 노린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내용의 대책도 함께 내놓은 바 있다. 정부가 이처럼 투기대책을 쏟아내는 이유는 보금자리주택이 '로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벌써부터 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강남권에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 분양가격이 책정돼 있어 당첨만 되면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상을 받기 위해 불법 구조물을 짓거나 납입기간이 길어
"아이폰은 언제 나오는 거야? 가격대는 얼마 정도할까?!" 요즘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는 심심찮게 아이폰 국내 출시가 화제다. 지구 반대편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은 애플의 위력은 놀랍기 그지없다. 애플과 아이폰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독차지하고 있다. 주요 포털의 IT 뉴스에는 앱스토어 다운로드 횟수부터 중국 아이폰 출시 가격까지 다소 과할 정도로 연일 '애플', '아이폰' 뉴스가 쏟아진다. 모토로라도 올해 4분기 새로운 스마트폰 '클릭'을 출시한다. 모바일 폰의 원조격인 '워키토키'로 기술 혁신의 새 역사를 열었던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 재기를 위해 꺼낸 회심의 카드이다. 헌데 전문가들의 반응은 영 신통찮다.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기존 스마트폰과 큰 차별점이 없어 아이폰, 블랙베리 등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토로라 신제품에 대한 미적지근한 반응은 불과 2~3년 전 '단일 모델 1억 개 판매'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운 레이저
"애써서 여성·청소년·보육·보건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만들었는데 다시 쪼개라고요?" 빠르면 올해 안에 보건복지가족부의 '가족' 업무가 여성부로 이관될 것이란 소식에 복지부 내에서는 이런 푸념이 터져 나왔다. 2년 전 현 정부 출범 당시 정부는 가족.보육.청소년업무를 복지부 한 부처에서 모두 다루기로 하고 여성부의 가족 업무와 총리실 산하 청소년위원회를 보건복지부(현 보건복지가족부)로 합쳤다.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본격 진입함에 따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복지를 제공하려면 하나의 틀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통합 2년 만에 청와대는 '가족' 관련 업무를 여성부로 되돌려 보낼 태세다. 정책 수립은 복지부에서 맡고, 이렇게 수립된 정책의 활동 지원 업무는 여성부에서 맡게 된다. 이렇게 두 부처로 업무가 쪼개질 경우 행정력 중복은 물론 지금까지 세웠던 정책의 혼동이 우려된다. 저출산 대책이나 다문화가정 문제, 해외입양아 문제는 20년, 30년을 내다보는 흔들림 없는 장기
정유업계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기름값 인하를 위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기 때문이다. "차라리 국내영업은 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정부는 '물가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기름값 인하 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대표적인 게 주유소 상표표시제(폴사인제) 폐지와 대형마트의 주유소 진출 허용, 정유사별 주유소 공급가 공개 등이다. 특히 주유소 공급가 공개는 영업비밀 침해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와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기도 했다. 효과가 신통치 않자 정부는 최근 유통단계별 가격공개 카드까지 꺼냈다. 대리점이나 직영점 등 주유소에 공급되기 전 유통망에 대해서도 가격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엔 '높은 기름값이 정유사들의 유통 마진 때문에 발생한다'는 정부의 판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대목에서 정유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올해 상반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영업이익은 리
우리나라 집회·시위 문화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촛불집회 당시 경찰청장을 지낸 어청수 전 경찰청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폭력으로 물든 우리 시위는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평화적 시위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라고도 말했다. 반면 촛불시위에 참가한 적이 있는 시민들은 우리의 시위 문화를 제고시키려면 경찰의 의식부터 선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평화적 시위가 폭력으로 번지게 된 데는 경찰의 과잉진압에 1차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집회문화에 낮은 점수를 주기는 경찰이나 시위 참가자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폭력시위의 원인에 대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탓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4일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0조와 23조1호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해가 떨어진 뒤 촛불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 국민대책회의 팀장이 낸 위헌법률심판에서 안 팀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15년 전 판단을 뒤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