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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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짓느냐가 문제죠. 산골짜기에 임대아파트 지어 놓고 임대료로 매달 50만원씩 내라면 누가 살겠어요. 관리비까지하면 70만원은 족히 나가는데…." 지난 2005년 준공된 서울지역 첫 중형임대아파트인 영등포구 당산동 'SH빌'에 사는 안모씨는 정부가 1.31대책을 통해 발표한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본인이야 서울 도심에 있는 33평형 아파트이니 주변시세를 감안할 때 월 40만∼50만원 정도의 임대료가 크게 비싸다는 생각을 하지 않지만, 수도권 외곽이라면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서민주거 안정화 방안을 놓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다. 분양가상한제 등이 시행되면 민간 아파트 공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공공부문 주택 비중을 확대했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어서다. 실효성이 가장 문제다. 그나마 올해의 경우 중형 장기임대주택 공급지가 김포 양촌, 고양 삼송, 수원 호매실, 남양주 별내 등 비교적 양호한 지역이지만,
오는 5월부터는 인터넷 업체들이 그토록 바라던 '무선망 개방'이 현실이 된다. 휴대폰 무선인터넷에서도 'www'로 시작하는 인터넷주소(URL)를 이용해 인터넷 사이트들을 찾아다닐 수 있는 '풀 브라우징'서비스가 이때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휴대폰에서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가 만든 전용 사이트(네이트, 매직앤, 이지아이) 이외에 다른 사이트를 자유롭게 찾아다니기 어려웠다. 그러나 5월부터는 이런 불공정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무선인터넷에서도 유선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누구라도 사이트를 열어놓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이 변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인터넷 업계는 수년간 무선망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만 했지 정작 무선망이 개방된 이후 무선망에서의 사업은 준비를 게을리한 것 같다. 이통사들은 요즘 '풀 브라우징'서비스를 내놓아도 휴대폰에서 제대로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몇개 안된다는 커다란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무선망 개방은 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주야 2교대 근무제' 도입이 또다시 무산됐다. 노사가 합의한 내용을 노조가 두번이나 거부한 것이다. 반대 이유가 너무 궁색하다. 노조가 공식적으로 밝힌 반대 논리는 '야근을 하면 건강이 나빠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700여명에 달하는 현대차 전주공장 입사대기자들은 또다시 눈치밥을 먹게 생겼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당연히 입사할 것으로 예상해 다니던 회사마저 그만둬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현대차가 증산에 대비해 미리 뽑은 신규 인력들로, 서류전형과 신체검사를 마쳐 언제든지 출근이 가능한 사람들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전주공장 앞에서 '우리도 일하고 싶다'라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벌일 정도였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조가 기득권을 포기한 독일 폭스바겐의 행보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지난 90년 이후 판매량 감소 및 고임금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폭스바겐 노사는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다. '아우토 5000x5000' 프로젝트가 바로
"이제 갈 때까지 가는구나..."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는 1일 낮 12시20분,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8층 강당. 하나증권 노조원 234명이 (대한투자증권으로의) '리테일 영업권 양도 관련 근로조건 합의내용'에 대해 찬반투표에서 부결시킨 뒤 한 노조원은 짤막한 탄식을 토해냈다. 노조집행부와 사측이 합의한 근로조건에 대해 예상외로 압도적 반대표를 던진 노조원들은 창밖의 여의도공원 쪽에 대기해 있던 예닐곱대의 관광버스에 올랐다. 일터를 버리고 총파업 투쟁장소인 경기도 가평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하나증권 노조가 결국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원들은 사무직군 폐지가 합의내용에서 빠졌고, 사기진작비가 미흡하다는 불만을 투표결과로 드러냈다. 하지만 노조원들의 이런 불만이 얼마나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그동안 쟁점이 됐던 리테일 직원들의 전원 고용승계가 이뤄진데다 사기진작비도 정규직 기준 300% 지급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점포영업직 직원들은 성과급 요율을 올려 결
1월 30일 오전, 모 언론에서 보도한 기사 때문에 신한은행이 북새통으로 변했다. 신한은행이 대부업체들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영업자금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사실과는 약간 다른 기사였다. 대부업체들은 자금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에 기존 대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쓴다. 이를 자산유동화대출(ABL)이라고 한다. 신한은행은 대출을 취급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사무업무만 위탁받고 있었는데 이런 사실이 와전된 것이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온 종일 시달렸다. 기자들의 확인전화가 이어졌고, 일선 영업점에서는 일부 고객들의 항의에 곤혹스런 하루를 보내야 했다. 민노당에서는 "은행이 고리대금업자의 전주노릇을 하고 있다"며 성명서까지 냈을 정도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일은 해프닝으로 마감됐지만 현장을 지켜보며 들었던 생각은 대부업과 그 고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민보다는 지나치게 흥미위주로 치우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대부업체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높은 대출금리, 강도
중국 6조5000억원, 인도 1조7356억원, 친디아 3003억원... 지난해 국내에서 투자된 해외펀드의 규모다. 한 방송사가 소개한 이 숫자들은 해외펀드 열풍을 대변한다. 해외펀드 열기는 공중파 방송까지 점령했다. 한 방송사는 주말 황금시간대 오락 프로그램에서 해외펀드 투자를 권유했다. 이 코너에 등장한 전문가는 위험(리스크)를 전제로 이머징마켓에 '장기투자'할 경우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전문가의 조언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유효하다. 중국,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 증시는 지난해 50% 이상 올랐다. 제자리 걸음을 한 국내 증시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머징 마켓의 랠리는 유동성 장세라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이다. 중국은 대규모 기업공개(IPO) 등에 힘입어 자금이 몰려 증권사의 거래 시스템이 다운될 정도로 투자 열기가 거세다. 올 들어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의 일 평균 거래량은 10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세배 규모로
'2003년부터 3년간 삼성·LG전자 협력업체 등 첨단 제조업체 50개 유치, 1200개 일자리 창출, 2000년 이후 정부 포상금만 105억원, 경영혁신행정으로 168개의 각종 대상….' 광역단체장의 성과로 보일 법 하지만 아니다. 인구 5만명의 전남 장성군 얘기다. 조그만 군을 일약 지자체 스타로 키운 일등공신은 '주식회사 장성 CEO'를 자처한 김흥식 전 장성군수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9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3연임한 그는 '지자체 CEO'의 본보기가 됐다. 최근 주목받는 단체장 CEO는 이완구 충남지사. "삼성이 하면 되고, 공무원이 하면 왜 안됩니까,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 지사는 "똑똑한 공무원이 제일 열심히 일하면 모든 사업은 실패한다"며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 공무원 식으로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가 취임 이후 내건 슬로건은 '강한 충남, 강한 한국'이다. 기업유치 등을 통해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그의 접근은 수
"'임대'가 '임대'다워야 '임대'지..." 지난 23일 본지가 '1.11대책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판교 중대형 임대'를 두고 한 전문가는 뼈있는 농담 한마디를 던졌다. 이 전문가는 "공공택지에서 4억~5억원이라는 보증금을 먼저주고 60만~70만원 이상의 월세를 내고 들어올 사람들은 중산층 이상의 소득수준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판교에 대한 투자가치때문에 임대가 성공한 것처럼 보였을 뿐, 임대수요자가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사업자의 첫 중대형 임대사업이 "성공적이었다"는 일반 평가와는 달리 이 전문가는 임대의 본질적 측면에서는 '무늬만 임대'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같은 사업을 앞으로 정부가 직접 챙기겠다고 한다. '부동산 공공펀드'를 조성해 중산층용 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게 다음달 초 정부가 발표할 계획인 부동산대책의 요지다. 이는 1.11대책이 가시화되면 민간아파트 공급이 위축될 것이란 지적 때문이다. 지난 26
"대기업에서 회장직을 맡았으면 한다" "글로벌 경영에 바빠 회장직을 수락하기 힘들다" 전경련 차기 회장 선출을 두고 말이 많다. 임기가 만료된 강신호 회장은 대기업에서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그러나 차기 회장감으로 물망에 올랐던 그룹 총수들은 안살림이 바쁘다고 손사래를 쳤다. 혹시나 회장단회의에 모습을 나타냈다간 덤터기를 쓸까 싶어 해외로 출장을 간 총수도 있다. 회장단회의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전형위원회까지 만들지도 모른다. 전경련 회장자리가 모두가 고사하는 자리가 돼 버렸다. 한때 전경련은 화려했다. 초대 회장을 지냈던 이병철 삼성 회장을 비롯해 현대 정주영, LG 구자경, 대우 김우중, SK 최종현 회장 등 시대를 풍미한 기업인들이 전경련 회장을 맡았다. 정주영 회장은 10년동안 전경련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서로 내가 하겠다고 다투지야 않았겠지만 회장단회의에서 수월하게 의견이 모아졌다. 전경련 회장이 되면 재계를 대표하는 수장이란 명예도 얻었다. 어느 해부터
'프리미엄'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을 만나 전략을 물어보면 언제나 돌아오는 답변이다. "'울트라에디션'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휴대폰으로…", "'초콜릿폰'을 잇는 프리미엄폰 '샤인'을…" 등등.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이들의 프리미엄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해 4/4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늘었다. 그러나 평균 판매가격과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휴대폰',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화소의 카메라폰'. 제조사들로서는 분명 프리미엄 휴대폰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프리미엄급이라고 여기는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얼마전 소니에릭슨이 지난해 4/4분기 휴대폰 매출에서 삼성전자를 앞질렀다는 소식으로 업계에 충격을 줬다. 실제로 소니에릭슨은 평균 판매가격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고, 매 분기마다 순이익을 두 배씩 끌어올리고 있다. 실적면에서만 보면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제조사라 할 수 있는 것. 소니에릭슨의 전략은 매
"솔직히 쌍용차가 가진 노하우 중에서 빼낼 기술도 별로 없습니다." 지난 19일 중국 제1의 자동차회사인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 사무실. "상하이 자동차에 쌍용자동차 기술이 유출되고 있다는 한국내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상하이자동차 관계자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심기가 불편한 기색도 없었다. 구펭 IR부담당은 "쌍용자동차 인수는 글로벌 경영을 위한 정책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를 인수한 건 글로벌 경험이 많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한국과 중국은 문화 교류가 많아 융합되기 쉬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쌍용차가 한국내에서도 1등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기술 유출 운운하는 건 우리 착각이라는 얘기다. 북경현대차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발언이 이어졌다. "베이징시내 택시 운전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외형은 좋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많다"고 지적했다. 간접적으로 인용해 말하긴 했지만 손님에게 정
"참 이해가 안가네. 저렇게 기다리는 시간에 차라리 나가서 돈을 벌겠다" 새 1만원과 새 1000원권 앞번호를 교환해가기 위해 수백명의 사람들이 한국은행 본점 앞에서 며칠밤을 지샌다는 얘기를 들은 한 지인은 이렇게 반응했다. 지난 19일 '새 지폐발행 사흘앞두고 벌써부터 한은앞 장사진'이라는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기자도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교환일인 22일 아침. 상황은 긴박해졌다. 자체적으로 순번표를 받아가며 질서를 유지하던 대기행렬이 순번이 쳐진 사람들의 이의제기로 일시에 아수라장이 됐다. 고성이 오가고 일부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혼란은 경찰과 한은 직원들이 나서서야 겨우 수습이 됐다. 그 와중에 지폐 교환은 1시간30분이나 지연돼 오전 11시에야 시작됐다. 이날 '신권 전쟁'을 연출한 사람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화폐 수집가에서 무직의 30대 남성, 무심코 지나치던 할아버지, 10대의 아르바이트생, 돈을 벌러 왔다는 고시생, 며칠 휴가를 내고 자리를 깔았다는 직장인 등. 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