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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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마감을 하루 앞둔 30일 예상밖의 소식이 저 멀리 바그다드에서 날아들었다. 20년 넘게 독재자로 군림해 온 사담 후세인(69) 전 이라크 대통령이 30일 새벽 전격 처형됐다는 소식이었다. 이라크 형법이 사형을 금지한 만 70세를 4개월 앞두고 이라크 최고항소법원이 사형을 확정(26일)한 지 4일 만에 교수형을 실행한 것이다. 이로써 후세인은 2003년 12월 고향 티크리트의 토굴에서 생포된 지 3년 만에 영욕의 생애를 마감했다. 후세인은 대통령이 된 지 3년 만인 1982년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며 시아파 마을 두자일의 민간인 148명을 체포, 고문하고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11월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두자일 학살'뿐 아니라 1988년 10만명이 넘는 쿠르드족을 학살한 '안팔 작전' 등 후세인의 반인륜적인 행위에 대한 비난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사형선고에서부터 집행까지 속전속결로 진행된 후세인 사형과정을 둘러싸고 씁쓸함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처형은 불가피했지
"반값아파트를 내년에 시범적으로 공급한다는데 말 그대로 '시범'에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얻는 것보다는 잃는게 많은데 어떻게 계속 밀어붙이겠습니까." "여·야가 경쟁적으로 물고 늘어지는데 어떻게든 시행되겠죠. 하지만 성급한 정책 실행에 대한 책임은 반값 아파트를 분양받은 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겁니다." 며칠 전 한 송년모임의 화두는 반값 아파트였다. 업계 지인들이 모인 자리여서 그런지 다양한 의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무엇보다 10명 남짓한 사람들 중 반값 아파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단 1명도 없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재경부·건교부 등 정부 당국자들도 "반값 아파트는 말도 안되는 정책"이라는 성토하고 학계, 금융계, 연구소, 건설·부동산 업계 전문가들도 반값 아파트 실효성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반값 아파트는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중간 형태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진다 반값 아파트의 원론은 환영하지만 시행 효과에 비해 치러야할 부작용이 너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입니다. 노사가 한배를 탔다는 협력적인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 중의 하나인 BMW에는 오랜 전통이 있다. 바로 '감원은 없다'라는 대원칙이다. 1980년대나 1990년대 초에 겪었던 불황에도 이 원칙은 흔들리지 않았다.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할때 노사간 상호신뢰와 믿음이 두터워지고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경험때문이다. 27일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때 사측의 '정리해고'와 이에 대응한 노조측의 '옥쇄파업'으로 회사가 위기에 몰렸던 쌍용차 노사가 조심스럽게 화합의 악수를 나눴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상하이차의 천홍 총재와의 면담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고용과 투자 부문에 대한 상하이차 총재의 의지를 확인하는 등 공신력을 확고히 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상하이차의 투자 및 고용 부문 약속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노사가 모두 참여하는 '노사경영발전협의
성탄절인 지난 25일 밤, 1만8000대1의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후보 2명이 최종 확정됐다. 두 사람 중 한명이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35번째 우주인 배출국가가 된다. 세계 10위권 언저리의 경제규모를 생각하면 한참 늦은 감이 있다. 이 때문인지 주관부처인 과학기술부가 우주인에 대해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우여곡절 끝에 공중파 방송인 서울방송(SBS)을 통해 최종 선발과정을 전국에 생중계했고, 부총리와 두명의 차관이 모두 생방송 현장을 지켰다. 우주인 후보에 신체건강한 성인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전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 세계 최초의 우주인인 유리 가가린(옛 소련)이나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처럼 우리 우주인도 '국민영웅'으로 만들겠다는 게 과기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 우주인은 이들과 달리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우주선을 빌려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다녀
"정보기술(IT)관련 모든 업종이 '성장의 함정'이라는 덫에 걸려 있습니다." 20년 넘게 증권가에서 기업분석을 맡아온 한 증시 전문가의 말이다. "과거에는 밀어붙이면 된다는 목표. 즉 성장동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극한경쟁에 내몰린 몇몇 기업들만 남아있죠. 야심찬 성장기업을 찾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한국의 대표적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휴대폰 산업. 얼마전 VK에 이어 업계 3위의 팬택계열마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으로 넘어가 삼성과 LG를 제외하고는 모든 국내업체들이 경쟁에서 낙오한 셈이다. '벤처의 희망'으로 불리며 연 매출 1조원을 거두기도했던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 많은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휴대폰 만이 아니다. MP3플레이어로 전 세계를 호령했던 1위 업체 레인콤의 경영권이 펀드로 넘어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위기에 빠져 있다. 올들어 현대LCD가 부도처리됐고 PDP진영의 오리온전기도 앞서 상장이 폐지됐다. IT업계 전반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몇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 21일 한국은행 기자실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 목요일 2번 금통위가 열리지만 관심은 평소 콜금리 발표가 있는 매월 둘째주 목요일에 집중된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넷째주 목요일 금통위에 기자들이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금통위가 발표하는 통화정책이 잇따라 사전유출됐기 때문이다. 21일에는 금통위가 '총액대출한도 축소' 안건을 의결한다는 사실이 특정언론을 통해 사전보도됐다. 지난달 23일에는 금통위가 단기예금의 지준율을 2%포인트 올릴 것이란 사실이 보도돼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권위'가 중요한 금통위 의결사항이 줄줄 샜는데도 한국은행은 아무 대응이 없었다. 21일 금통위 회의후 한은 이주열 정책기획국장의 기자간담회에서는 통화정책 누설에 대한 책임추궁이 집중됐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한은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사전 유출될 수 있나", "그 경로와 원인을 파악했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한은의
태국 투자자들은 최근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증시가 이틀간 각각 10% 이상 급등락한 때문이다. 증시의 급작스러운 움직임은 태국 정부의 외국 자본규제 탓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19일 외국인의 투기성 투자자금 가운데 30%를 1년간 무이자로 보호예수키로 했다. 1년 안에 돈을 빼면 예치 금액의 33%(전체 금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떼기로 했다. 투자 규제에 외국인들은 태국 증시에서 발을 뺐다. 이날 외국인들은 태국 증시에서 250억 바트(6500억원)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이로 인해 전날 태국 SET지수는 16년 만에 최고치인 15% 폭락했다. 아시아인들은 태국에서 비롯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려야 했다. 그러나 태국을 비롯, 아시아 증시는 급락 하루 만에 일제 반등했다. 20일 SET지수는 11% 급반등했다. 이날 반등 역시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전날 증시 급락에 놀란 태국 정부가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에 대해선 규제를 적용치 않기로 했다. 시장의 반격에 외국인의
지난 14일 재정경제부 브리핑실.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이 발표되면서 평소보다 북적거렸다. 문화접대비 도입, 의료서비스 개선 등 굵직한 159개 방안 중 관심이 쏠린 분야는 '제주도영어타운'. 여의도 절반 크기의 도유지에 대규모 영어타운을 조성해 초등학생 어학연수 등의 수요를 흡수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자연스레 "연간 학비는 얼마나 되나" "개교는 언제" "누구나 입학할 수 있나"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만큼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난 19일 열린 지역특구위원회에서는 전남 강진이 외국어 교육특구로 새로 지정됐다. 이로써 외국어교육 관련 지역특구는 9개로 늘어났다. 72곳의 지역특구 중 8분의1이 외국어 교육특구인 셈이다. 전남 순천, 경남 창녕, 경남 거창, 전남 여수 등이 국제화교육 또는 외국어 교육특구며, 이름은 다르지만 경기 군포 청소년교육특구나 경남 김해 평생교육특구 역시 '외국어교육 강화'가 특화사업 내용이다. 외국
"정부가 한달전만 해도 규제를 완화해 주택공급을 늘리기로 해놓고 갑작스레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공급을 규제한다고 하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입니다."(A건설 관계자) 최근 당정협의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이 공급하는 아파트에까지 확대키로 함에 따라 시장은 다시 혼란에 휩싸였다. 건설사들은 "분양가는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지만,주택의 품질이 떨어질 우려가 크고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내년 주택사업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벌써부터 일고 있다. 민간 택지에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은 11.15대책에 정면 반하는 정책이라는 우려도 높다. 정부는 추석 이후 집값 폭등세가 주택공급 부진에 원인이 크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신도시 등 공공택지내 주택의 조기 공급과 물량확대, 민간택지내 주택공급물량 확대를 11.15대책에 담았다. 건설사가 고분양가로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가 있고 고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값을 견인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팬택계열 본사에는 하루종일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채권은행단이 모여 팬택계열의 워크아웃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의 시작후 한시간 쯤 지난 오후 4시쯤 은행들이 워크아웃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택 임직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은행들이 워크아웃에 대해 우호적이었다고는 하지만 팬택 입장에서는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일말의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로써 팬택은 다급한 불길을 잡았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고, 또 높다. 무엇보다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보유한 제2금융권의 동의를 받아내는 일이 시급하다. 팬택이 전심전력해 제2금융권을 설득하지 않고서는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도 있다. 제2금융권이 동의해 본격적으로 워크아웃이 진행된다고 해도 위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워크아웃은 회생을 위한 발판일 뿐 회생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팬택계열은 어쩌면 지금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
"내 인생은 삼성전자 이후로 오히려 불편해졌다"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 손해를 본 투자자의 한숨섞인 말이 아니다. 1990년대초 삼성전자의 주가가 4만원대에 불과할 때 주주가 중심이 되는 주주자본주의를 위해 '소액주주 운동'을 전개한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장의 말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 일명 장하성 펀드로 2006년 한국 증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장하성 교수가 14일 증권선물거래소 기자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 80여명 출입기자들의 눈과 귀는 순식간에 그에게로 쏠렸다. 장 교수가 연단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노트북으로 속보를 전송하는 기자들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다소 소박한(?) 분위기의 기자회견을 원했던 장 교수는 기자들의 반응에 당황한 듯 "내가 원했던 자리는 이런게 아닌데.."라며 짧게 내뱉었다. 이날 자리는 지난 8월 대한화섬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시장에 등장한지 4개월여만에 태광그룹과의 지배구조 개선 합의를 밝히기 위해 마련됐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시는 2002년 한진해운의 터미널 옆으로 난 사잇길에 '한진로드(HanJin Road)'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진해운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항만터미널을 운영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에 공헌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미주 진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1977년에 750TEU급 컨테이너선 1척으로 미미한 출발을 했고 전용터미널도 물론 없었다. 미주 진출을 위해서는 대규모 선대를 보유해야 했고 방대한 영업망을 구축해야 했는데 자본도 턱없이 부족했다. 더욱이 석유파동으로 인해 시황이 악화되고 해운시장의 경쟁이 치열했던 1979년 2월 태평양항로를 운항한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모험이었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컨테이너 정기선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과업이었고 한진해운은 이를 해냈다. 한진해운의 국내 최대 경쟁사인 현대상선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1976년 유조선 3척으로 창립했던 현대상선은 석유파동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