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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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이 한 해 평균 10병 넘게 마시는 '비타500'이 유해성 논란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루고 있다. 너무 많이 마실 경우 눈과 점막을 자극하고 심지어 신체 기형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한 시민단체의 주장에 '비타500' 제조사인 광동제약의 전화는 하루 종일 울음을 그칠 줄 몰랐다.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가 만든,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건강 음료에 인체에 유해한 방부제가 들어있다는 소식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날 광동제약의 주가는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인터넷 게시판에는 믿고 먹을 것 하나 없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상황은 하루도 못가서 반전됐다. 광동제약과 식약청이 유해성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 반박하면서 신중치 못한 시민단체의 발표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전날 하한가까지 갔던 광동제약 주가도 반등에 성공했다. "어제 밤새 속에 불이나 한숨도 못자고 소주만 먹으면서 당신네들 원망 무지 했다오". 단 하루 하한가로 560만원을 날렸다는 한 주
누구나 자신에게 나쁜 소식은 감추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법인'인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12일 오후 4시50분 눈을 의심할만한 공시가 하나 떴다. 올해 매출이 당초 전망치의 3분의1수준으로 떨어지고,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빛과 전자`의 공정공시였다. 투자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당초 발표했던 올해 예상치는 매출액 432억원에 순이익 66억원이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8%에 달했고, 일찌감치 일본시장을 개척,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아왔던 회사다. 올 상반기 적자를 내 불길한 징조는 감지됐지만 시장에선 이 정도까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진 못했다. 공시 다음날 빛과전자 주가는 개장직후 가격제한폭까지 곤두박질쳤다. 장 마감때까지 하한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651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 지난 2월 기록했던 1만5000원대에 비해 반토막 밑으로 깨졌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가 크게 떨어져 주주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았고, 많이 혼났다"면서 "내부
중미국가들을 순방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중미국가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보인 행보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이 곧 나라' 등 과거 순방 때 나온 `기업예찬'은 없지만 좀 더 현실에 다가섰다는 게 현장에서 직접 접한 기업인들의 평가다. 무엇보다 이번 중미 2개국(멕시코. 코스타리카) 방문 성격이 여타 순방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파나마 엘살바도르 등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중미국가 정상들은 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코스타리카로 직접 날아왔다. 핵심은 `투자'.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 정상들, 또는 다국적기업 대표들을 만나 '투자 유치' 세일즈를 한 것과 정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교육정보화사업에 투자해 달라"(베르쉐 과테말라 대통령) "국제공항 확장 공사사업을 지원해 달라"(볼라뇨스 니카라과 대통령)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파나마운하 프로젝트에 함께 해달라"(토리호스 파나마 대통령) 등 중미국가의 정상들은 한국 기업의 투자와 진출을 바랐다
전 세계가 집값의 거품 논란에 휩싸여 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 등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지난 2004년까지 지난 3년 동안 미국의 집값은 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집값 상승률(20%)을 훌쩍 뛰어 넘는 것이다. 하지만 미 당국은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크게 염려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다. 집값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정책이라고는 금리 인상 정도다. 경제 대통령,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거품을 완곡한 표현으로 경고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반해 우리 당국은 경제의 다른 부문은 뒷전에 두고 있다는 오해를 살 정도로 집값 잡기에 '올인(all in)'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들 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정부나 주택 투자자들을 욕하지도 않는다. 이 같은 차이는 과거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돈으로 돈을 버는 '자본차익'을 성스럽게까지 평가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 자본의 차익은 '불로소득'에 의한 '백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의 가닥을 빨리 잡는 게 노사 당사자는 물론 사회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지난 7일 오후 과천 정부청사 제2브리핑룸.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아무런 조건 없이 노사정 대화를 재개할 것을 노동계에 제의했다. 김 장관은 "가급적 추석연휴 이전인 다음주 노사정 대표자들이 만나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자"고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김 장관의 대화 제의는 꼬일대로 꼬인 '노-정'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화해 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 로드맵 논의를 계기로 현재의 경색국면을 풀어보려는 주무장관의 호소이기도 하다. 평소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해온 김 장관은 "신선한 바람이 불 때가 대화를 하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노동계를 달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 장관의 호소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노동계가 "김 장관의 퇴진 없이 대화는 없다"는 '예견된' 주장을 펼친 것이다. 노동계는 지난달 24일에도 ILO 아시아태평양
부동산자금, 증시로 이동시키려면… 강남 대치동에 사는 L씨는 40평형대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2년전에 아파트를 샀다. 전세로 살다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을 눈앞에서 두고볼 수만은 없어 사고를 쳤다. 당시 매입가는 8억5000만원. 당시 이같은 거액을 주고 아파트를 사야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지만 계속 올라가는 아파트 가격을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샐러리맨인 그에게 8억5000만원이라는 돈은 너무 컸다. 그래서 머뭇거렸지만 그의 아내는 대담했다. 그리고 적중했다. 지금 집값은 15억원을 넘보고 있다. 몇차례에 걸친 정부의 부동산 극약처방에도 불구 값은 꺾일 줄 모르고 올랐다. 역시 강남 아줌마의 판단은 옳았다. L씨도 지금의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에서 임대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어떤 정권보다 크다. 이번 부동산대책에도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는 서민 주거안정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비중있게 다뤄졌다. 서민들이 집 걱정없이 살 수 있게 하겠다는 명분에는 아무도 토를 달 사람이 없다. 문제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접근과 방법론에 있다. 정부의 임대아파트 정책은 강남이나 판교, 송파신도시 등 집값이 오를 만한 지역에 의무적으로 공급비율을 정하고 여기에 서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의도대로 임대아파트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고 서민층의 수요를 적절히 흡수할 수 있는지,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잡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송파신도시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중형 임대아파트도 현실적인 검토 없이 이뤄진 감이 있다. 정부안에 따르면 송파신도시에 공급되는 중대형 아파트 2만 가구 가운데 30%인 6000가구는 전월세를 혼합한 형태의 임대아파트다. 시세는 주변과 비슷
벤처, 돈 풀리면 불씨가 살까. 최근 중소기업청에서 벤처 투자 종잣돈을 받은 A 창투사의 심사역은 좋은 투자처 찾기에 발벗고 나섰지만 척박해진 IT 벤처 생태계에 놀라고 있다. "요샌 '이거다!' 싶은 투자처가 없다. IT 벤처회사를 경영한다는 데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고, 따라서 투자처 찾기도 녹록치 않다" 이런 고민을 유독 A 창투사 심사역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 중기청, 한국IT펀드(KIF) 등이 올해 들어 종잣돈을 쏟아내면서 벤처활성화에 나섰지만, 창투사는 돈을 받아서 불려줄 IT 벤처 업체 찾기가 수월치 않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벤처 투자는 원래 10개 투자해 1개 잘돼도 성공했다는 말이 나올만큼 리스크가 큰 편이다. 따라서 ‘투자할 데가 없다’는 창투사의 고민도 특별히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벤처 산업계가 맞고 있는 몇가지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에 귀가 기울여진다. 앞으로 '확실히 뜰' 산업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벤처 업계
에이즈에 감염된 피로 만든 약이 또다시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정부와 제약회사들은 열처리나 화학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에이즈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장을 사용했더라도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식약청과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에이즈나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됐거나 오염 우려가 있는 혈액은 약품 제조에 쓰지 못하도록 정한바 있다. 문제는 예외 경우다. 약의 재료로 사용되기 전 발견되면 전량 폐기해야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약은 계속 유통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열처리나 화학 처리를 하기 때문에 혈액 속 에이즈나 간염 바이러스가 죽는다는 것이 예외 규정의 이유다. 선진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렇게 하고 있으며 이들 혈액제제로 인해 에이즈나 간염에 걸린 사례도 아직 없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에이즈 감염 혈액제제의 안전성은 아직 학계나 법정에서 논란중이다. 학계는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도, 또
헬스기구 판매회사인 C사의 대표이사는 바이오 업체를 인수한다고 밝힌 뒤 보유지분의 60%정도를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72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C사는 지분매각 공시를 토요일에 했다. 아무도 알지 못한채 지나치기를 바랬을까? 리포팅툴 업체인 P사는 사장의 누나, 어머니, 처형 등이 주가급등을 틈타 보유 지분을 장내매각했다. 매각금액은 각각 다르지만 전체금액은 24억원 5000만원에 달한다. P사는 주가급등으로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조회공시를 요구받기도 했고 이상급등종목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무선정보단말기 생산업체인 H사의 대표이사도 보유지분 3.72%를 장매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10억원. 이밖에 금액은 작지만 미생물발효기 생산업체인 K사 부사장 역시 보유지분을 매각해 3억8700만원을 취득했다. 시설관리 용역회사인 H산업 대표이사의 친인척도 3억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각했다. 대표이사나 사장의 친인척이라고 주식을 팔 지 말라는 법은 없다. 유통주식이 적은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이
"한국사람의 힘, 한국증권이 보여드립니다." 1일 오전 7시부터 첫 전파를 타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협병후 첫 광고 문안이다. 광고가 나가고 2시간 뒤 한국증권은 지리한 노조파업을 끝내는 실마리를 풀어냈다. 한국증권 노사는 밤샘협상을 통해 이날 오전 9시께 극적으로 협상에 타결했다. 한투노조가 옛 동원증권과의 합병을 반대하며 파업에 들어간지 5개월만이다. 6월1일 합병후로도 3개월이 지났다. '잃어버린 시간'에 비하면 잠정합의안은 초라했다.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끌었는지 설명해주지 못했다. 300%의 성과급 지급,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프로그램 가동, 본인 희망에 따른 직무전환 등이다. 지난 7월중순 노사가 거의 합의수준에 도달했던 안과 별 차이가 없다. 어쩌면 그때 서로 더 양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는지 모른다. 문제는 감정적인 대응이었다. 노조는 동원을 노조를 억압하는 '악덕자본'으로 몰아부치며 새주인을 자극했고, 회사측은 이에 발끈해 협상조건을 거꾸로 되돌렸다. 노사 모두
"마치 제3세계국가가 된 것 같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의 80%가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의 한 자선병원 간호책임자가 한 말이다. 무더운 날씨에 병원의 전기가 끊기고 비상용 발전기도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참담한 일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카트리나로 인한 인명 피해가 10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도로 침수 등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많아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수로 인해 산업화학물과 오물이 뒤섞이면서 후진국형 전염병 창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규모는 26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가 미국을 강타했던 때의 21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정부가 부담해야 할 복구비용도 천문학적일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의 내처럴 디재스터(natural disaster)인 셈이다. 내처럴 디재스터가 이코노믹 디재스터(economic disaster)로 진화할 조짐이다.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