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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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것과 달리 1가구2주택자 수가 훨씬 적어 다행이다." 행정자치부 고위관계자가 지난 29일 '세대별 주택 보유 현황' 자료를 설명하던 도중 던진 말이다. 정부의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뒷받침할 중요한 통계를 내놓는 데 따른 중압감이 자연스럽게 표출됐다.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대책의 하나로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을 정한 상태였지만 제대로 된 통계가 없는 탓에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행자부가 이번에 집계한 1가구2주택자는 72만2000여 가구로, 2003년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앞서 전년도 재산세 부과 자료를 근거로 산출된 158만가구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중과의 '타깃'으로 지목된 서울과 경기지역의 2주택자는 전체 가구의 1.5%에 못미치는 26만여 가구로 조사됐다. 전국 3주택 이상 보유 가구는 전체의 1%에 못미치는 16만5126가구에 불과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종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제공될 뿐 그
31일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온 나라가 뜨겁다.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와 공청회 등을 통해 얻은 내용을 토대로 마무리 손질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 두 달 동안 부동산 세제 강화 및 거래 투명화, 강남 대체 미니신도시 개발, 공공택지 공영개발, 중대형 임대주택 공급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세금을 무겁게 매겨 거품을 거둬내는 동시에 가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 부동산 시장은 폭풍전야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 매도자도, 매수자도 촉각을 세우고 있을 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보유세 실효세율을 1%로 올리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먼 중산층이나 서민들까지 세금이 얼마나 오를지 몰라 불안해 하고 있다. 세금을 올리면 단기적으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세금 강화 정책을 놓고 발표 전부터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조세 저항은 물론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소비
"아까부터 지켜보니, 적잖은 분들이 무선 랜(LAN)에 접속했네요. 잠시 후 참가자들 중 한 분을 직접 해킹해보겠습니다" 지난 27일 한국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CONCERT) 워크샵이 개최된 제주 P호텔 대강당. 이 자리에서 '해킹시연'을 맡은 언더그라운드 해커가 자신의 차례가 되자마자 던진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기자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무선랜 접속 상황을 손금보듯 파악하고 있던 그가 참가자의 노트북을 해킹하는데 걸린 시간은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일명 세션 하이재킹(session hijacking)이란 공격기법을 시연한 것. 이 기술은 무선랜 서비스와 노트북 PC간에 이루어지는 통신정보인 세션을 가로채, 사용자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해당 노트북PC와 동일한 접속 권한을 갖게 된다. 시연은 이 단계로 끝났다. 그러나 세션 하이재킹에 성공하면 공격자는 서버와 사용자 사이에 오가는 모든 정보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세션 중에 임의의 명령을 삽입, 모든 권한을 획득하는 것도 어렵지
현대차 노조가 11년 연속 파업을 단행했다.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연속되면서 우리 사회는 파업 피로감에 힘겨운 모습이다. 현대차 노조도 이를 의식했는지 부분파업을 통해 그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 '11년 연속'이라는 결과가 의미하는 맹목성 때문에 노조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노동전문가들은 올 파업은 '예정된 수순'대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십수년간의 투쟁으로 노련해질 대로 노련해진 노조는 결국 극단으로 치닫기 보다 어느 정도 힘을 과시한 뒤 준비한 카드를 꺼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노조는 원하는 바를 밝히고 회사로부터 얻어낼 방법을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금속연맹 차원의 공동파업이 26일로 예정됐고, 현대차 노조가 그 중심에 서 있다. 현재 노조의 요구사항 가운데 경영권 관련 내용은 회사측과 의견을 좁힐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그러나 노조가 원하는 건 '경영권 일부'가 아닌 것 같다. 한 노동전문가는 "노조는 추석전까지 잔
"안 그래도 신용제공 때문에 은행권으로 법인 손님이 몰리는데, 수시입출금상품까지 사라지면 증권사가 법인 영업을 어떻게 합니까. 증권사는 뭐 먹고 살라고..." 24일 점심 식사 자리에서 한 증권사 영업본부장이 속내를 털어놓는다. 정부가 23일 법인MMF(초단기투자금융)에 9월 중으로 익일환매제 시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심경이다. 법인MMF 투자자가 오늘 오늘 환매를 신청하면 내일 자금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2004년에 제정된 간접투자자자산운용업법은 2007년까진 MMF에 익일환매제를 도입하겠다고 못박았다. 또 MMF를 법인용과 개인용으로 나눴다. 2003년 LG카드 사태 때와 같은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LG카드 부도로 채권 시장이 마비되자, 정보력이 높은 법인 고객은 먼저 알고 MMF에서 돈을 빼냈다. 반면 일부 개인 고객은 남아 있다가 MMF를 환매하지 못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에 일각에선 증권사가 일부 법인에 미리 정보를 줬다는
지난 6월9일 저녁 한국은행 본점 식당에서 열린 한은 창립기념행사. 분위기가 무르익자 직원들의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노래를 부를 사람들이 무대 앞에 모였는데 한 사람이 눈에 띈다. 작달막한 키의 김태동 금융통화위원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가요 반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위원은 자두의 '김밥'이라는 요즘 노래를 불렀다. 가사 외에 음정 박자 모두 서툴렀지만 끝까지 즐겁게 노래를 마쳤고 직원들의 유쾌한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 위원 하면 떠올리는 단어는 '파격'이다. 돌출 행동과 튀는 발언으로 언론에도 자주 등장한다. 23일에도 김 위원의 파격이 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이날 공개된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김 위원은 6명의 금융통화위원(의장 포함시 7명) 가운데 유일하게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4용지 두장 분량의 인상해야 할 이유 10가지를 꼼꼼히 설명했다. 이날 채권 시장은 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요동을 쳤다. 김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내년 1월말 퇴임하는 가운데 차기 의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그린스펀 의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 벤 버난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 로렌스 린지 전 백악관 경제수석 보좌관,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교수의 4파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차기 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 중 여성의 이름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비록 그린스펀의 후임으로 여성이 지명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앞으로 여성 FRB 의장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FRB 의장이 될 가능성 있는 여성으로 크리스틴 포브스 메사추세츠공대(MIT) 이코노미스트, 수잔 슈미트 비스 FRB 위원, 수잔 M 필립스 전 FRB 위원, 조이스 장 JP 모간 이코노미스트, 앤 크루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등을 꼽았다. 보수적인(?) 땅 미국에서 특히
지난 19일 재정경제부는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대책 토론회를 열었다. 기자들의 의견도 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다는 한 기자는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처음에는 엄청난 대책을 쏟아낼 듯이 폼을 잡다가 최근에는 '선의의 피해자'를 언급하며 예외 규정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의 예외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주말부부도 2주택을 갖고 있다면 집값 상승을 염두에 둔 것인데 왜 '선의'이냐는 주장이다. 물론 정반대로 정부 대책의 강도가 너무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음날 장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장모님은 최근 여의도에 주상복합을 한 채 분양받아 계약금을 냈다. 물론 은행 대출을 받았다. "2009년 보유세 실효세율이 1%로 강화되는 등 강경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대출 이자 등을 고려하면 손해일 텐데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남들 부동산으로 돈 버는 거 보시고 당신도 나서서 3대1 경쟁률에서 분
"정부가 쓸 수 있는 패들은 다 보여준 것 아닙니까?" 실수요자와 투자자, 일선 중개업자, 부동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부동산시장의 모든 촉각이 31일 발표하는 종합 부동산대책에 쏠리고 있다. 대책의 강도를 지켜보며 거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부동산 거래는 올스톱했고 가격도 약보합세다. 와중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여줄 패는 이미 다 보여줬다"는 성급한(?)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관측에는 1가구2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 정부가 여전히 징벌적 세금정책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무모함을 되풀이하는데 대한 실망감이 짙게 깔려있다. 이미 3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선례에서 보듯 세제대책으로는 집값이 꺾이지 않는데도 정부는 또다시 종합대책을 세제대책으로 몰고 있는 양상이다. 오랜기간 부동산 투자를 해온 실전 고수들은 1가구2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강남 매물을 더욱 줄게하는 부작용만 촉발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극심한 매물난속에서는 가격안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아예 매물을 팔지 않고
연초 저작권법 개정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온라인음악의 저작권 문제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달 초 음반기획·제작사들은 블로거(블로그 운영자) 2700여명을 고소했고,음악저작권협회 등도 조만간 개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 불법음원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신의 블로그에 음악을 올려놓은 수많은 네티즌들이 범법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자신이 가입해 있는 블로그에서 산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을 링크 등의 방법으로 올려놓는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즉, 유료음악사이트에서 돈을 주고 산 음악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도 불법이 된다. 마치 자동차용 CD는 자동차 안에서만 들을 수 있고, 가정용 CD는 집에서만 들을 수 있다는 식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법률이다 보니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발도 크다. 돈을 주고 산 유료음악조차 마음대로 활용 못하는 등 온라인 음악시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속부터 강화하는 것은 애꿎은 범법자만 양산한다는 주장이다
속속 드러나고 있는 두산그룹의 비리는 국내 최고(最古)인 10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그룹에 대한 신뢰를 끝없이 떨어뜨리고 있다. 우애좋기로 소문난 두산가의 박용오-용성 형제의 분쟁도 폭로전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두산그룹의 주력기업인 두산산업개발이 1995년부터 2001년까지 7년간 건설공사의 매출규모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2797억원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고백한 지 1주일이 지난 지금, 각종 비리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특히 두산건설과 고려산업개발의 합병 당시 불합리한 근거를 바탕으로 고려산업개발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비율과 매수청구가격을 산정, 큰 손실을 입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적자기업을 장부상 흑자로 만들어 배당을 받은 것은 물론 이틀만에 오너 일가가 회삿돈을 마음대로 빼돌렸다는 충격적인 비리도 드러났다. 박용성 회장은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정재계에서 할 말은 하는 사람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박 회장의 `쓴소리'를 믿지 못한다. `
"결국 일어날 일이 일어나고 말았군요." 한 자산운용업계의 세무사의 말이다. "횡령 유혹을 받을 만도 하죠. 자기 눈 앞에서 거금이 왔다 갔다 하는데, 더구나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는 돈인데..." 랜드마크자산운용의 L모 차장. 닷새 전, 그러니까 그가 자신의 채권자와 가족, 자신의 통장에 회삿돈 28억원을 옮겨넣기 전만 해도 그는 국내 9위 자산운용사, 랜드마크자산운용의 번듯한 직원이었다. 이제 그는 쫓기는 몸이다. 11일 검찰은 그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횡령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가 본인 계좌로 넣은 24억원은 당일 바로 지급정지됐다. 회사가 지급 정지 소송을 통해 나머지 4억여원을 되찾지 못하면 그의 아내와 자녀, 그를 신원보증한 두 지인이 그 돈을 갚아야 한다. '만약'이라는 가정이 그를 닷새 전 현실로 되돌려줄 순 없다. 하지만 '만약' 자산운용사의 채권펀드도 다른 금융기관처럼 7월부터 채권 이자소득 원천징수 의무가 면제됐다면? 그래도 그가 횡령 유혹을 느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