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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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경제대국이었던 일본 위기의 출발은 어디였을까. 영원할 것만 같던 '전자제국 일본'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일부 기업은 바뀐 주인을 섬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초 2박3일의 짧은 일정이긴 하지만 일본 경제계와 학계, 전자산업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돌아와서 느낀 점은 일본 위기의 뿌리는 리더십 부재로 인한 '정치 실종'이 가장 크다는 것이었다. 지난 2일에도 집권당인 민주당의 실권자로 최대 계파인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가 50명의 지지 의원을 이끌고 탈당해 일본 정치권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일본의 정치상황을 바라보는 일본 국민들의 반응은 "이제 지겹다"는 것이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이 1991년 버블경제 붕괴 이후 정치 혼란을 겪으면서 리더십 부재에 빠졌고, 이것이 위기의 시초라고 진단했다. 정치는 사회의 기초다. 정치적인 기초행위를 통해 제도가 만들어지고, 사회가 움직이며, 산업이 성장하고, 국민들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동반성장 자체는 참 좋은 말이다. 나보다 기량이 못한 사람에게도 일을 나눠줘서 같이 살자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경제학교과서에서 말하는 최적의 자원배분이 아니다. 최선의 경쟁력을 지닌 사람에게 일을 준 것보다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최적일 수 있다.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대신 사회불안요소를 줄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최강의 경쟁력을 가진 사람이나 조직에 모든 게 맡겨지고 그 성과를 독식하는 시스템은 언젠가 폭발해버릴 수 있다. 생산과 배분에서 소외된 곳은 어떤 형태로든 저항을 일으킬 테니까. 이렇게 보면 동반성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기심이라는 동물적 본능과 시장을 앞세운 비정한 자본주의에 사회성이라는 인간성을 입히는 일이다. 1대의 가 이룬 부를 세습을 하는 구조라면 동반성장은 더 필요하다. 문제는 그 사회성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잡느냐 하는 '톨레랑스'(허용수준)다. 잘못하면 효율성이 심하게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어 모두 불행
'버블세븐, 반값세븐'. 지난 2008년12월 건설부동산부장으로 있을 때 쓴 칼럼 제목이다. 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용인, 평촌 등 과거 참여정부가 버블세븐으로 지목한 지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값 세븐이 될 조짐을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반값세븐' 얘기를 3년반 만에 다시 꺼낸 것은 버블세븐 지역이 지난해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2006년말∼2007년초 최고점 대비 반값세븐이 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대표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예로 보면 전용 76.79㎡(공급 102㎡)는 지난 4월말 7억9000만원에 신고됐다. 이는 최고가인 지난 2006년12월(11억5000만원)에 비해 3억6000만원(31.3%) 빠진 것이다. 은마 뿐 아니라 강남 등 버블 세븐 지역의 아파트값도 30%이상 빠졌다. 버블 세븐을 제외한 다른 수도권 아파트값은 2006년 이후 30∼40%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값이 최고점 대비 이처럼 급락했지만 아직도 사겠다는
세계 각국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출구(EXIT) 전략을 고민했었다. 출구전략은 경기부양을 위해 살포한 자금이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시중의 유동성을 다시 거둬들이는 정책을 말한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고, 2008년 가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자 전 세계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재정을 통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앞 다퉈 쏟아냈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융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정책과 보조를 맞춰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장단기 유동성을 거의 무제한적으로 제공하는 통화완화 정책을 구사했다. 당시 미국에 머물고 있던 기자는 주요 고속도로 어디에서나 대규모 보수작업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부양'을 기치로 내건 미국 정부가 '미국 경제회복 및 재투자법'을 통해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2007년 9월 5%가 넘던
#. 집이 용인이라 제 시간에 출근하려면 새벽에 나와야 한다. 아침을 못 먹고 나오는 일이 많다. 때문에 출입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지하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한다. 그곳에선 김밥과 라면을 간단한 아침식사로 파는데,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인 국·과장급 간부들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서로 계면쩍어 그냥 눈인사 정도만 한다. 이 중년 남자들이 전날 과음으로 쓰린 속을 라면으로 달래는 걸 보면서 내 마음도 쓰렸다. 박봉의 기자 생활을 하는 나야 아내에게 내세울 게 없어 그렇다고 치더라도,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중앙 정부부처 간부들이 집에서 아침도 제대로 못 얻어먹는다는 게 참 '거시기'했다. 중년 아저씨들끼리 모이는 자리에서면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자주 오간다. 요즘 아내들은 남편보다는 아이를 중심으로 챙기며, 아이들은 아버지를 그저 '돈 벌어오는 기계'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는 풍조라는 거다. 물론 아저씨들끼리라 감정의 과잉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요즘 아빠들이 집안에서 별로
최근 재계에서는 창업 3~4세대가 경영전면에 부상하는 것이 관심꺼리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설윤석 대한전선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 등 수많은 차세대들이 경영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향후 5~10년 내에 이뤄질 주요 그룹들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최근 들어서는 이들의 경영성과를 두고, 경영권 승계의 기준으로 삼는 얘기들도 나온다. 과연 차세대 리더의 조건을 따질 때 수치화된 단순한 데이터가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창업자와 함께 세계 경제 전장에서 기업을 키워왔던 2세대 경영인과 달리 안정적 기반 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실적'이라는 보이는 기준보다는 더 큰 보이지 않는 기준이 필요할 듯하다. 훌륭한 인재를 가려내는 '용인술'과,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판단하는 '시비이해의 결단력', 항상 겸손하되 내면적 강함을 지닌 '목계지덕'이 차세대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 아
변화는 역사가 발전의 명분을 찾아온 곳이다. 그 결과가 행복의 근접이었는지 또다른 불행의 시초였는지 역사는 답을 아직 주지 않았다. 그러나 속고 또 속아도 사람들은 여전히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세상을 좀더 나은 상태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열망은 정치인에게 좋은 시장판이 돼왔다. 선거철만 되면 수백 페이지 분량으로 집대성된 비전북이 나온다. 계획은 웅장하고 미사여구로 치장된다. 접전 끝에 한 후보가 최고권력자로 당선된다. 그러나 집권해서 보면 실망감이 폭풍처럼 일고 자연스레 다른 정권으로 넘어간다. 김영삼(YS) 정부에 대한 실망이 김대중(DJ) 정부를 낳은 것처럼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실망이 이명박(MB) 정부를 탄생시켰다. 다시 MB정권에 대한 뿌리깊은 실망은 또다른 정권의 탄생을 예고한다. 당선 가능성은 인품보다 그 민의코드에 누가 서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한마디로 변혁과잉이다. 그럴듯한 마스터플랜으로 `정말 좋은 사회'를 만
차기정부 조직개편은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이긴 쪽이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구체화하기 때문에 지금 거론하긴 때가 이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옛 정보통신부 부활을 심심찮게 주장한다. 이는 지난 5년간 국내 IT(정보기술)산업이 후퇴했고 근본 원인은 현 정부가 IT관련 정책업무를 '방송통신위원회/지식경제부/행정안정부'로 쪼갠 것이 잘못이었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IT산업 관련 각종 지표의 하락이다. 더불어 방송에 치여 통신정책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하지만 '정통부 부활론'은 매우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한 명제다. 즉, 관련 정책을 서너 개 부처로 나눈 것이 비효율적이었는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합의제 구조와 독임제 구조의 문제 △방송과 통신 분리의 타당성 등의 질문이 섞인 복잡한 문제라는 것이다. 합의제나 독임제의 문제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선택하면 된다. 본질은 방송·통신의 분리 여부다. 더군다나 현재 정통부 부활론을 주장하는 이들 중 방송정책
최근 국내 야구장에 구름 관중을 몰고다니는 박찬호 선수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첼시에 우승컵을 안긴 디디에 드록바의 활약상을 본 이들이라면 스타의 위력을 실감한다. 한물 간 선수 취급을 받던 드록바는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승부차기를 마무리짓는 골로 첼시가 팀 창단 107년 만에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를 들도록 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날려주는 스타가 필요한 곳은 경기장만이 아니다. 한 기업의 성장지도를 다시 그리게 한 히트상품이나 절체절명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돌린 CEO(최고경영자)는 스타 못지않은 가치를 지닌다. 자본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출중한 상장기업의 존재는 시장 자체의 면모를 바꿔놓을 수 있다. 삼성전자 없는 코스피시장, 애플 없는 나스닥을 떠올려 보면 안다. 특히 주식시장은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를 넘어 국가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새로운 기업의 탄생을 유도해 경제발전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스타 발굴이나 육성의 의
'카드 수수료 논란'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파문' '저축은행 추가 영업정지'. 최근 금융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다. 한마디로 금융계가 바람 잘 날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퇴출당한 대형 저축은행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저축은행 업계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리고 있는가 하면 카드사와 보험사들은 수수료와 수익률, 사업비 논란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권의 탐욕 논란이 불거진 이후 금융그룹들과 각 금융협회들이 사회 공헌방안을 내놓고 이를 실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보다는 금융권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더 많다. 어쩌다가 한국 금융이 이 지경까지 왔을까. '금융 허브' '선진 금융'이라는 거창한 구호는 퇴색된지 오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신뢰는 금융의 기본인데 말이다. 최근에 만난 전직 은행 임원은 "금융사들이 규모만 키웠지, 깊이는 채우지 못했다"며 "실적 경쟁만 있지, 고객과 진정으
자라면서 '형만한 아우 없다'는 이야기를 심심치않게 들어왔던거 같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결혼하여 형제를 키우면서 반대의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혈기왕성하고 주의 산만한 아들들을 키우다 보면 크게 작게 야단칠 일이 생긴다. 큰 아이를 혼낼 때면 작은 아이가 구석에서 조용히 공부하는 시늉을 한다. 책을 거꾸로 들고 있는 걸 보면 진짜 읽고 있는 건 아닌 게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에는 책을 읽고 문제를 풀면 포인트 점수를 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다. 한달간 일정 포인트를 얻으면 칭찬과 상품을 받는다. 어느 날 독서 문제를 풀고 있는 큰 아이 옆에 작은 녀석이 딱 붙어 앉더니 형이 쓰는 답안을 연습장에 적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읽지 않고 포인트를 챙기려는 작은 아이를 혼내주긴 했지만 녀석의 발상이 재미있어서 한참 웃었다. 동생은 형을 보면서 형이 직접 몸으로 겪은 시행착오를 현저히 줄이고 좋은 점들은 벤치마킹하곤 한다. 매년 있는 학교 행사나 시험에서도 형의 경험은 동생에게 큰
#.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벌이 제우스신에게 자신의 벌집에서 나온 꿀을 바쳤다. 선물을 받은 신은 부탁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평소 인간들이 꿀을 채취하는 게 싫었던 벌은 "사람들이 꿀을 훔치러 오면 죽일 수 있도록 침을 달라"고 청했다. 제우스신은 일단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조건을 하나 달았다. "침을 사용하려면 네 목숨을 걸어야 한다. 네가 침을 사용하는 순간, 너는 죽게 될 것이다." 이기적인 욕심을 부리면 결국 자신에게도 해가 된다는 교훈을 담은 이야기인데, 사실 자연의 세계가 대부분 그런 것 같다. 자기 것 같지만 온전히 자기만의 것인 경우가 별로 없으며, 오히려 자신의 것을 내주면 도움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꽃이 꽃잎 속에 담긴 꿀을 벌과 나비에게 내주며 씨앗을 멀리 퍼뜨리는 것처럼 말이다. 자연은 그렇게 서로 돕고 나누며 산다. 인간 세상의 표현대로 그것이 '미덕'이어서가 아니다. 자신의 생존에 훨씬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모든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