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 네이버는 '언론'일까. 네이버가 직접 기자를 두고 있거나 타 언론사의 기사제목을 고치거나, 무엇보다 정기간행물(혹은 온라인매체)로 등록하지 않으니 네이버의 외형은 분명 언론이 아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미디어냐"고 묻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언론을 영어로 하면 'the press, the media' 정도로 사용하는데, 막상 '언론'을 '미디어'로 부르는 순간 전혀 다르게 사용된다.
네이버를 운영하는NHN(196,800원 ▼700 -0.35%)김상헌 대표도 조심스럽다. 김 대표는 "(네이버를 통해) 정보가 만연히 소비되고 있지요. 특히 뉴스에 관한 정보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뉴스를 생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언론이라 부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언론이라는 것은 과연 뭘까요? 트위터, 1인미디어도 언론이라고 본다면 우리는 (뉴스)생산을 직접적으로 돕는 측면이 있습니다. 저널리즘과의 역학관계는 복잡하고 어떤 해법이 맞는지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포털 네이버나 구글뿐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정보유통 경로'가 늘어나고 그 역할이 커지면서 언론 대신 미디어가 자리를 잡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라고 하는 순간, 1인미디어는 물론 포털 네이버나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은 미디어 영역의 중심을 차지한다.
포털과 전통 언론사의 '기싸움'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지만 사실 그 기싸움은 전적으로 포털과 언론사 간의 문제다. 특히 네이버는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라는 점에서 언론들의 공적이 됐다.
키워드 검색, 실시간 이슈 등을 통해 타인이, 대중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까지도 알 수 있고, 그 흐름에 쉽게 동참할 수 있으니 이용자에게 네이버는 'UI'(이용자 환경)가 아닌 'UX'(이용자 경험)가 '최적화'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언론은 그런 네이버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NHN이 오는 4월1일 오후 2시부터 네이버에 '뉴스 스탠드' 제도를 적용한다. 제도가 시행되면 네이버 메인화면에 지금처럼 각 언론사가 건 주요 뉴스(캐스트) 제목이 나오지 않는다. 이용자들이 언론사 화면을 클릭해야 종전 큰 활자체의 뉴스제목을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이 '마이(My)뉴스'를 지정하면서(일종의 매체 구독이다) '뉴스 스탠드'를 적극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뭐야, 귀찮게 매체를 다 들어가보라고"라며 외면할 수도 있다. '뉴스 스탠드' 정착(?) 여부를 두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지도 모를 일이다.
문득 '상생'을 떠올린다. 상생은 인위적인 게 아니다. '물과 불' '나무와 흙'처럼 우주의 오행 조화에서 나온 개념이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 생산, 유통, 이용이 상생이 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독자들의 PICK!
네이버는 아직까진 언론사가 생산하는 뉴스콘텐츠가 필요하다. 뉴스를 자동으로 400자로 줄여주는 애플리케이션(앱)까지 나온 상황이니 앞으로는 모를 일이지만 여전히 뉴스는 네이버 수익창출의 중요한 토대다. 정당한 대가, 그리고 공정경쟁의 룰을 네이버 스스로 지켜야 한다.
독자는 어떨까. 불필요한 악성댓글을 달면서 인터넷 문화를 흐리게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콘텐츠 유료이용에 대한 관점 역시 필요하다.
아, 남 탓하기 전에 나부터 변하는 게 맞다. 언론은 '낚시성' 제목으로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호객행위'를 하기보다 질적·형식적 차별화를 고민해야 한다. 독자들이 돈을 내고 뉴스를 보게끔 하는 것은 전적으로 언론사의 몫이다.
"네이버에만 무엇을 요구할 때는 지났다"는 언론 선배의 자성을 행동으로 옮길 때가 한참 지났다는 생각이 들자 네이버 탓을 하는 맘이 부끄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