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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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상권이 완전히 죽어있는 상황에서 몇 년간 팔지도 못했다. 40년 넘은 건물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손은 봐야 한다. 서울시 없이 상인들끼리 하거나 아니면 개별로도 추진할 수 있는 문제다."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M자재상 대표) #"대형상가보다는 주변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다. 상권이 죽어서 땅값도 싼 편이다." (서울 중구 S공인중개사대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지역주민과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세운상가 재개발사업이 전면철거형 통합개발 대신 소규모 분할개발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소식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일단 이번 결정으로 개발행위제한이 풀리면서 재산권행사가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주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통합개발 대신 개별 재개발·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서울시가 소규모 분할개발을 확정한 25일 오전. 세운상가 일대는 물건을 찾는 손님보다는 점포를 지키고 있는 주인들이 더 많이 눈에 띌 정도였다. 특히 터
전남 여수시 낙포동 동쪽 끝. 취재진을 태운 버스가 거대한 석유 탱크 터미널을 향해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오일허브코리아여수(OKYC)의 278㎡규모 터미널엔 알루미늄 돔 루프가 씌워진 원유탱크 36기가 우뚝 서 있다. 36기의 저장용량은 총 820만 배럴로, 원유, 벙커유, 휘발유, 등유, 항공유 등을 담는다. 가장 큰 원유탱크는 지름이 70m, 높이가 24m에 달한다. 국내 최대 상업용 석유저장터미널인 OKYC는 정부가 지난 2008년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야심작이다. 석유저장 및 중개, 유통을 망라한 국제수준의 종합물류기지를 세우기 위해 지난 2011년 자본금 1310억원으로 합작투자법인 OKYC가 설립됐다. 26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상업운영이 시작된 것은 지난 3월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사업비는 5199억원이며, 한국석유공사가 29%의 지분을 갖고 있다. 2대주주인 차이나에비에이션오일(China Aviation Oil)은 26%를, GS칼텍
김해공항에서 창원 방향으로 40분가량 차로 달리면 '두산볼보로'라는 이름의 큰 도로가 눈에 띈다. 국내 대표 공업단지인 창원공단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이 도로는 약 3km로 2005년 완공됐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 약 8000여명의 두산 임직원이 매일 이 도로를 이용한다. 도로 끝 무렵의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을 위시해 차로 10~20분 거리에 두산인프라코어 공장과 두산엔진, 두산DST 공장이 대규모 단지를 이루고 있다. '쉬이익 쿵 쉬이익 쿵'. 두산중공업 주·단조 공장에 들어서니 거대한 크레인으로 운반된 수백t 짜리 쇳덩어리들이 1200도 넘게 달궈진 채 육중한 프레스기에 의해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 거리는 1만3000t짜리 거대 프레스기. 이 프레스기가 남성 70만 명과 맞먹는 힘으로 700t짜리 쇳덩어리를 두드리며 돌리고 있다. 세계 각지 원전에 수출할 원자로의 몸체를 만드는 작업이다. 단조 작업을 마치고 원자력 공장으로 옮겨진
"지금 보고 계신 곳은 북관 1층에 있는 서버룸입니다. 평소에는 불을 켜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든 불을 꺼놓습니다. 쿨링 시스템을 작동하는 경우도 7~8월 한여름에만 한시적으로 가동하고 대부분은 바깥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이용해 온도를 낮춥니다" NHN이 지난 14일부터 자체 데이터센터 '각(閣)' 가동을 시작했다. 국내 인터넷 회사로서는 첫 구축이다. 20일 춘천시 동면에 위치한 각에 들어서니 자연친화적으로 계단식으로 들어선 건물 4개 동이 보였다. 이 건물들은 바람을 많이 받기 위해 계단식으로 배치됐으며 각 건물은 'V'자 모향으로 조금씩 꺾여 있다. 또,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는 차단막인 루버를 설치해 직사광선이 건물에 닿지 않도록 했다. 서버의 열을 식히는 작용은 대부분 바깥바람을 이용한다. 바깥에서 들어온 바람은 필터와 수증기를 뿌려주는 '미스팅 노즐'을 거쳐 서버실 내로 유입된다. 서버를 거쳐 뜨거워진 공기는 서버실 바깥으로 운반해 난방을 하거나 아스팔트 도로를 뜨겁게 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전문박물관이 없으니까, 만일 함께 지어졌다면 송도 국제업무지구 최고의 명물이 됐겠죠" 최문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본부장은 보류된 '극지과학박물관' 설립 계획이 못내 아쉬웠던 모습이었다. 지난 4월 29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출연연구기관 중에서 유일하게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부설화 이후 9년 만에 신청사 주인이 된 것. 40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3만5887제곱미터(㎡)의 터에 본관동, 연구동, 극지지원동, 기숙사 등 4개 건물이 들어선다. 현재는 기관운영을 위한 본관동과 1층에 270㎡ 정도로 마련된 홍보관이 있는 게 전부다. 본관동 외관은 빙하 형상을 띄고 있다. 먼 거리에서 봐도 한눈에 구분이 됐다. 오는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인 연구동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본 따 세워질 예정이다. 박물관 계획이 미뤄졌지만 극지연구소는 아쉬운 데로 2개의 연구동을 박물관처럼 짓기로 했다. 우선 복도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
'기적을 창조하는 성공스토리를 만들자.' 서울 양평동 캐리어에어컨 기술연구소·서비스센터에 들어서자 이같은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강성희 오텍그룹 회장이 만든 올해 캐리어에어컨의 비전 슬로건이다. 이곳에선 하루에도 수십 차례 냉동 및 공조산업 연구를 진행한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둔 요즘이야 말로 에어컨 업체들에겐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 그 중에서도 캐리어에어컨 연구소 직원들은 유난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연구소는 오텍 계열사인 캐리어에어컨과 캐리어냉장, 한국터치스크린 기술연구소를 통합한 연구개발(R&D) 센터.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연구소를 통합해 지난 2월 개관했다. R&D 시너지를 끌어 올려 성장 발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지상 6층에 지하 1층, 연면적 4853㎡(1468평) 규모인 연구소의 핵심은 지상 3~4층 연구실이다. 특히 4층 전장개발실에선 에어컨의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핵심 요소기술인 '인버터' 연구에 한창이었다. 임승철 캐리어에어
"손님, 여기서 담배 피우시면 안됩니다. 흡연실을 따로 설치해 놓았으니 담배는 흡연실에서 피워주세요." "기사도 못보셨어요? 6개월동안 유예기간이라서 단속은 안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피울 수 있다고 해서 피운다는데 왜 뭐라고 하세요."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PC방에서는 손님과 PC방 업주가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이 PC방은 지난 8일부터 PC방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흡연실을 설치했다. 기존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구분해 놓았던 유리벽을 직접 뜯어 흡연실 공간에 설치하고 환기구와 소방시설까지 갖췄다. 그러나 6개월 동안 PC방 금연 유예기간이 설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손님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이 PC방 단골 고객인 이 손님은 바둑 한 게임을 두면 담배 2갑은 한번에 해치우는 골초 손님이다. 그렇다고 오래된 단골 고객을 내쫓을 수도 없어 주인 장모씨(63)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장 씨는 "손님이 무작정 피우겠다고 하면 막을수도 없고 단속이 나
정부과천청사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떨어져 있는 한국가스공사 인천 비축기지본부. 이곳은 원래 바다였다.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땅 100만㎡(약 30만평) 위에 기지를 세웠다. 지난 1996년 10월 이곳으로 LNG선이 처음으로 들어왔다. 상업운전도 개시됐다. 기지 입구 쪽에 우뚝 선 60미터 높이의 전망대에선 기지본부 전경이 한 두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가스 저장탱크들. 20만㎘ 8기와 14만㎘ 2기, 10만㎘ 10기 등 모두 20기의 탱크가 폼을 잡고 서 있었다. 288만㎘(135만톤)의 LNG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보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20만㎘(하루 사용량)짜리는 세계 최대 규모 가스저장 탱크다. 인천에 8기, 경남 통영에 4기 등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12기가 있다.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먼발치서 안개에 쌓인 고층 건물들이 보였다. 인천국제공항과 직선거리로 17Km인데 맑은 날엔 공항도 볼 수 있다. 수송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30분, 터키 경제의 '심장' 이스탄불 제텐부루누 지역에 있는 자동차부품 유통업체 오토하칸 본사.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이 업체에 일하는 10여명의 구매·공급담당 직원들은 점심시간이 가까웠는데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밀려드는 한국산 제품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오토하칸은 한국과 대만, 중국 등으로부터 자동차부품을 수입해 현지 자동차 제조 및 정비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수입을 시작한 것은 2003년으로 벌써 10년째. 그런데 지난달 1일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한국산 제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관세인하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 때문이다. 터키의 자동차부품 수입관세는 5~10%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부품의 마진률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다. 하지만 한·터키 FTA 발효로 한국산 제품의 수입관세 일부가 즉시 철폐됐다. 나머지도 초대 7년 내에 모
"작년만 해도 여기가 전쟁터처럼 분주했는데, 이제는 개미새끼 한 마리 안 보이네…" 지난 3일 중국 다롄(大連) 창싱다오(長興島)에 위치한 STX다롄 조선소 육상조립장. 한 협력업체 대표는 골리앗 크레인 5대 등 세계 최대 설비의 공장이 가동 중단된 현장을 보며 탄식했다. 선박용 특수페인트를 공급하는 다른 협력업체 대표는 안벽에 세워져 있는 40만 톤 규모의 철광석 운반선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1억 달러짜리 저 배 공정이 이미 85%나 진행돼서 완성을 앞두고 있는데, 자재부족으로 몇 달째 저 상태로 있어요. 우리 페인트가 얼마나 들어 갔는데···" ◇ STX 무리한 투자, 멈춰선 골리앗 크레인= 랴오닝성(遼寧省) 정부가 STX를 위해 건설했다는 다롄에서 창싱다오간 6차선 도로는 운행하는 차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550만㎡(170만 평) 부지에 들어선 조선소 역시 인적이 드물었다. STX다롄 조선소가 4월부터 사실상 가동중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3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섭씨 26도로 평년보단 더운 날씨였다. 하지만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았던 지난주에 비해 더위는 한층 누그러졌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도 했다. 서울 명동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골목을 골라 세어보니 17개 매장 중 출입문을 닫아 놓은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다른 골목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활짝 열린 문을 통해 매장에 들어섰다. 매장 밖보다 무척 시원했다. 에어컨이 큰 소리를 내며 가동되고 있었기 때문. 문이 열린 상태에서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으니, 밖으로 나가는 바람을 감안하면 최고 출력으로 틀어놓은 듯 보였다. 이 시간대는 정부에서 에너지 절약을 강조한 이른바 피크시간대(오후 2~5시)였다. 예비전력이 턱없이 부족한 시간대로, 자칫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매장 앞에서 샘플 바구니를 들고 손님들을 끌고 있던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오늘은 많이 안 더워서 괜찮
"대표이사가 빛바랜 70~80년대 구형 양복을 입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사람들과 소탈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난 29일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만난 한국산업단지공단 전효균 충북지사장은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를 이 같이 기억했다. 그러면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박 대표의 소신이 발효전문연구소인 우리발효연구중심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방문한 우리발효연구중심은 기존 연구소와는 분명히 달랐다. 모두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기 위한 회사의 배려였다. 명칭부터 남다른 우리발표중심은 주변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뒤쪽에는 작은 하천이 흐르는 자연 속에 위치해 있었다. 지상 3층, 지하 1층의 건물은 외벽이 모두 강화유리로 제작돼 어디서든 건물 밖은 물론 내부가 휜히 들여다보인다. 1층 정문에 들어서자 제국틀(메주를 띄우는 상자) 미술작품과 알록달록한 색상의 방석, 카페를 연상시키는 휴게실들이 눈에 띈다. 흡사 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