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썰록
[세종썰록]은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일반 기사로 다루기 어려운 세종시 관가의 뒷이야기들, 정책의 숨은 의미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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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와 관련된 대기업집단 공시 항목을 발굴하겠다."(2022년 1월 4일, 공정거래위원회 2022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 올해 공정위 연간 업무계획에 처음 ESG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비재무적 성과 측정 요소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얼핏 보기에 공정위와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ESG가 업무계획에 담긴 이유는 무엇일까?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과 관련된 주요 문제 중 하나가 총수와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율로 그룹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라며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ESG 중 G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에 주목하고 있는지는 지난달 발표된 '2021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서 힌트를 얻을
7년 전 이맘때쯤 이제 막 돌을 지난 아들을 돌보겠다면서 부장에게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겉으로야 당연한 권리인 듯 말했지만 속으로는 '사표를 쓰게 되는 것 아닐까'할 정도로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사내에서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쓰는 남자였으니까요. 다행히 육아휴직은 무리없이 받아들여졌고 "내일 일할 사람처럼 휴직하고, 어제 일한 사람처럼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2015년 한 해 동안 육아휴직을 쓰고 복귀했습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육아휴직통계'를 보며 그해 겨울이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17만명에 달하는 육아휴직자 중 아빠 육아휴직자가 20%를 넘었다는 결과를 보니 제 사례는 이제 "라떼는~"을 찾는 아저씨의 '무용담' 정도의 이야기가 된 것 같은 안도감이 따라옵니다. 추억을 꺼낸 김에 '라떼는' 어땠는지 살펴볼까요.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아빠 육아휴직자는 8220명이었습니다. 전체 육아휴직자 13만6560의 6%에 해당하는 숫자입니
"한국수출입은행(수은)법 시행령에 따른 제약으로 해외수주가 무산된 사례는 최근 4년간 최소 4건 이상에 121억달러(약 14조3000억원)로 추정된다." 지난 7월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가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보증 업무를 수은에게도 맡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가 거론한 4건의 수주 무산 사례는 무엇일까. 시일이 지난 후 무보 노동조합이 확인한 바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타바메시 화력발전 건설(한국전력공사, 두산중공업) △콜롬비아 보고타 메트로 1호선 건설(현대건설) △베트남 북남고속도로 건설(SK건설) △필리핀 태양광발전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삼성물산) 등이었다. 수은은 기재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현행 수은법 시행령이 수은의 대외채무보증의 총액을 무보의 연간 보험인수 금액의 35%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바람에 해당 사업에 수은의 보증 참여가 불가했고, 결론적으로 수주에 실
"정부는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에서 정부 원안보다 증액된 부분 및 새 비목이 설치된 부분에 대해 이의가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예산증액에 동의와 국회 표결로 607조7000억원 규모의 2022년도 예산안 심의가 마무리됐습니다. 메모지를 보며 건조한 동의문구를 읽는 홍 부총리에게서 헌법상 재정당국에 있는 증액동의권을 행사한다기보다 패배에 승복하는 느낌이 든 건 왜일까요. 내용을 보면 이번에도 재정당국이 정치에 나라 곳간을 열어준 셈이니 판정패 혹은 완패라고 할 만합니다. 코로나19(COVID-19) 시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도 2년 연속 국회 심의에서 예산이 늘어나는 건 이례적입니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가 예산을 늘리려면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국회 멋대로 예산을 늘려 국민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는 게 헌법 정신입니다. 예산뿐만 아니라 내년으로 예정했던 가상자산(암호화폐) 소득세 과세도 2023년으로 1년 연기됐
기획재정부는 22일 '2021년 주택분 종부세(종합부동산세) 고지 관련 브리핑'이라는 매우 이례적인 일정을 진행했습니다. 이 일정이 이례적인 건 브리핑 이틀 후인 24일 국세청이 종부세 고지 안내와 2021년도분 종부세 고지세액을 발표하는 일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재부 측은 "국민의 관심사"라며 브리핑 배경을 설명했지만, 대개 정부 기관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는 이유만으로 이틀 뒤 발표할 세액을 먼저 발표하지 않습니다. 기재부의 말마따나 세금을 내는 2%만 궁금해 할 문제인데 매년 정해진 발표 시기를 앞당길 이유로는 설명이 부족해 보입니다. 22일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세액이 발표되자 이 이례적인 브리핑의 배경이 짐작이 갑니다. 법인을 포함해 94만7000명이 총 5조7000억원을 고지받는다는 내용입니다. 이틀 뒤 발표한 토지분을 더하면 8조6000억원 가까운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됐습니다. 주택분 납세자만 기준해 봐도 전년대비 납세인원이 28만명 늘었고, 고지세액은 3배
"내년부터 통근버스가 없어져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전세버스를 빌려 타기로 했어요. 사람이 많이 모이면 한 달에 30만원, 적으면 40만원이래요." 정부가 내년부터 수도권과 정부세종청사를 오가는 통근버스 노선를 완전 폐지한다. 통근버스는 지난 2012년 정부세종청사 이전과 함께 공무원들의 근무 여건 안정을 위해 도입됐는데, 10년만인 올해 말을 끝으로 운행을 중단되게 된다. 이로써 사당·양재·잠실·동대문·목동 등 서울권과 안양시 인덕원·성남시 정자·수원·인천 부평 등 경기·인천권에서 운행되는 통근버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로써 140km에 달하는 출·퇴근거리를 통근버스에 의지했던 공무원들은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KTX 기차역, 고속버스 터미널 주변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월 단위의 정기승차권을 구매해 통근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서울 강남·강북 등 시 외곽에 살거나 경기·인천권 등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이다. 이들은 KTX역이나 터미널역에서 거주지가 멀어 교
내년 3월 대선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습니다. 각 후보의 정책도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그에 대한 상대진영의 공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러한 공방전의 한 가운데 있는 사안 중 하나가 '토지공개념'을 바탕으로 한 과세문제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국토보유세'라는 이름으로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세금 신설을 주장했고, 제3지대에서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후보(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저서를 통해 "토지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 정부들어 나타난 부동산 가격 폭등과 '대장동' 사건에 대한 두 후보의 대답입니다. 개인이 공공재인 토지를 보유하면서 발생한 이익을 세금으로 환수하자는 것인데요. 사실상 1998년 사라진 토지초과이득세(토초세)를 부활시키자는 얘기입니다. 노태우 정권에 만들어진 토초세는 3년 단위로 유휴토지의 지가상승분에 대해 30~50%를 과세했습니다. 토초세가 사라진 것은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
"일할 맛 나네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의 박원주 전 특허청장이 11일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 임명됐다는 소식을 들은 산업부 관료들의 반응이다. 청와대가 거시정책이 아닌 미시, 산업정책에 무게를 뒀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극복과정에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을 겪으면서 실물경제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산업부 내부적으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월성 원자력발전 1호기 조기 폐쇄 논란으로 사기가 급격히 떨어졌던 만큼 이번 인사가 조직 전반에 '심기일전'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읽힌다. 통상 청와대 경제수석은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 공식적으론 경제부총리인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서열이 낮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이끌고 경제관련 각 부처를 조율해 현안 대응을 주도하는 컨트롤타워는 경제수석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인 홍장표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의 경
"부를 6개로 쪼갠다고 하던데요." "기능을 나눈다 한들 달라질까요." "인사 적체 해소에는 그게 더 나을수도…"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획재정부가 다시 한번 조직개편설의 도마에 올랐다. 과거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시절처럼 둘로 나누는 것부터 금융위원회 등 다른 부처에 기능을 옮기는 것까지, 2008년 예산처-재경부 통합 이후 거대해진 조직과 권한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면서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수술대상'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기재부 소속 공무원들은 이번에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풍문에 관심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 수술론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다. 이 후보가 직접 기재부의 개편 방식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경기지사 재임 당시 기본소득 개념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광역버스 국비 분담 등 크고 작은 재정 정책에서 기재부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권후보로 확정되기 전 내건
"이번에 받았어?" "아니 자부심만…" 이번 추석연휴의 화제는 단연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국민지원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본격적인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6일 기준 국민지원금을 받아간 사람은 3755만명, 전체 지급 예상대상 4326만명의 86.8% 수준입니다. 일부 오프라인 신청을 통해 지원금을 받는 사람과 이의신청을 고려하면 지급자격에 이견이 없는 거의 대부분의 대상자가 1인당 25만원씩 수령한 셈입니다. 다만 전체가구의 88%에 지급한다는 특성 탓에 불만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달 6일 지급을 시작했는데 10일만에 이의신청이 28만건 가까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여론이 들끓자 더불어민주당은 "90% 가구까지 국민지원금을 지급하게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명백히 기준을 넘어서는 이의신청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당정 간의 엇박자일까요? 말뜻을 살펴보면 여당이나 재정당국이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양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를 대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한 것은 2019년이다. 당시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71개였는데, 올해 118개를 기록해 2년 동안 47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카카오는 총 71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자산총액 기준으로 18위지만, 계열사 수 기준으로는 SK(148개)에 이어 2위다. 공정위는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깐깐하게 분석해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그동안 어떻게 최근까지 '계열사 무한확장'이 가능했던 것일까. ━이유 1. 이종산업 결합, 손쉽게 통과━경쟁법 전문가들은 카카오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주력사업과 관계가 없거나 적은 이종산업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현행 법·규정으로는 제동을 걸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공정위 고시인 '기업결합 심사기준'은 기업결합 유형을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 간의 결합인 '수평형' △상품의 생산·유통·판매 등으로 연결되는 인접 회사 간의 결
여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야권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반대 쪽에 선 두 사람이지만 동의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불공정행위 혐의의 기업을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한 게 전속고발권 제도다. 전속고발권 폐지로 피해를 보는 건 기업이다. 기업에 대한 악의적 고발이 넘쳐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OB(Old Boy·전직 관료)들까지 나서서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반대로 전속고발권 폐지로 최대 수혜를 보는 건 검찰이다. 윤 전 총장이 전속고발권 폐지를 요구하는 배경이다. ━李·尹 "전속고발권 없애야"━ 이재명 지사는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대선후보가 된다면 당의 협조를 얻어 정기국회에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총장 후보자 시절이던 2019년 7월 국회 서면답변을 통해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 "공정한 경제질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속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