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맛 나네요" 첫 산업부 출신 경제수석에 거는 기대[세종썰록]

"일할 맛 나네요" 첫 산업부 출신 경제수석에 거는 기대[세종썰록]

세종=민동훈 기자
2021.11.12 11:00
[편집자주] [세종썰록]은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일반 기사로 다루기 어려운 세종시 관가의 뒷이야기들, 정책의 숨은 의미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박원주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원주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일할 맛 나네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의 박원주 전 특허청장이 11일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 임명됐다는 소식을 들은 산업부 관료들의 반응이다. 청와대가 거시정책이 아닌 미시, 산업정책에 무게를 뒀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극복과정에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을 겪으면서 실물경제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산업부 내부적으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월성 원자력발전 1호기 조기 폐쇄 논란으로 사기가 급격히 떨어졌던 만큼 이번 인사가 조직 전반에 '심기일전'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읽힌다.

통상 청와대 경제수석은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 공식적으론 경제부총리인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서열이 낮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이끌고 경제관련 각 부처를 조율해 현안 대응을 주도하는 컨트롤타워는 경제수석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인 홍장표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의 경우 현 정부 대표적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이끌었다. 공과는 있지만 정부 경제정책의 전체적인 방향을 그렸다는 점에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

정부 경제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의 특성상 그동안 경제수석은 거시 전문가 그룹인 대학교수, 기획재정부 관료 중심으로 짜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홍 원장 이후 경제수석을 맡았던 윤종원(행시 27회), 이호승(행시 32회), 안일환(행시 32회) 등은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역대 경제수석을 살펴봐도 산업, 통상, 에너지 분야 전문관료가 임명된 적은 없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제수석을 지낸 윤진식 전 산업부 장관의 경우 친정은 기재부다. 노무현 정부 경제수석이었던 한덕수 전 총리의 경우도 통산산업부를 거쳤지만 공직생활의 시작은 기재부의 전신 가운데 하나인 경제기획원이었다. 산업부 출신이 경제수석 자리에 오른 건 1948년 상공부가 출범한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최근 불거진 요소수 사태를 비롯해 탄소중립, 수소경제, 반도체와 배터리 중심의 공급망 문제 등 산업정책 이슈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미시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의 발탁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당장 요소수 사태만 해도 수많은 이해자가 얽혀있는 만큼 실물경제의 흐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대 위협으로 등장한 글로벌 공급만 분업체계 개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 전반의 구조적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탄소중립 비전 달성을 위한 질서있는 산업 구조전환 과정에서도 미시적, 산업적 안목을 갖춘 인물이 필요했다. 박 수석이 이러한 시대적 필요에 꼭 들어맞는 '산업통' 인사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이번 경제수석 인사를 준비하면서 거시 전문가보다는 실물경제 전문가를 찾았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청와대는 박 수석을 임명하면서 "박 수석이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문재인 정부 정책 과제를 충실히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 대해 산업부 관료들은 고무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이번 정부 들어 원전 사태 등으로 실무자가 구속수사를 받는 등 사기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차기 정부 구성 과정에서 산업부가 산업과 에너지, 통상 등으로 쪼개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직원들의 불안도 컸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부 내부 사정에 정통한 박 수석이 경제수석으로 권력의 심장부에 입성한 데 대한 기대감이 높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거시보다는 미시, 산업정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산업, 에너지 등 실물경제 전반을 고루 다뤄본 산업부 관료를 중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통 출신인 만큼 실물 경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어떤 미시, 산업정책을 펴야하는지에 대한 이해도 높을 것"이라며 "산업부 시절 직원들의 신망도 높았던 만큼 산업부 출신 첫 경제수석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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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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