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7일 출범하는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오재식 이사장

30년전, 그는 민주화 투사를 키우는 사람이었다. 지금 그는 "국민소득 3만달러를 감당할 수 있는 시민을 키우겠다"고 말한다.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오재식 이사장(74, 사진). 그는 26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사회투자지원재단을 통해 사회의 자산을 불리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 정부, 개인 서로 돈은 많은데, 사회자산은 없어요. 개인자산을 불어가는데, 사회자산은 불어나질 않아요. 우리는 사회자산을 불리는 인재를 육성할 겁니다."
그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회자산'으로 '신뢰, 친분, 의욕'을 꼽았다. 이러한 사회자산이 없어서 노인, 장애인, 근로빈곤층, 장기실업자한테 정부, 지역사회가 새로운 일을 줘도 자립에 실패한다는 것이다.
"이미 지역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인간관계가 상실된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잘 안 되는 겁니다. 이 사람들한테 먼저 신뢰와 친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건 과거 그의 전문 분야였다. 70~80년대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시절, 그는 KSCF(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산하 학생사회개발단, 소위 '학사단'을 꾸렸다.
학사단을 통해 70년대 대학생들은 도시의 빈곤지역, 농촌 속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새로운 '신뢰'와 '친분'이 구축됐다. 그 속에서 '사회정의'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태어났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정의'라고 하면 다 일했어요. 신바람이 나서 했어요. 요즘 그런 일 한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너 그렇게 살다 결혼이나 하겠어?' 그럴 겁니다."
그는 '인터넷세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열린 인터넷의 세계 속에서 스스로 '사회정의', '사회책임'의 필요성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이런 젊은이들한테 줄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프로그램"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27일 출범할 사회책임투자지원재단은 '프로그램' 개발을 중심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에서 일할 활동가, 사회적기업 등 부문별로 특화된 컨설팅 전문인력이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양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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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십 프로그램'은 국내외의 앞서가는 조직에 인재를 파견해 노하우를 전수 받게 돕는다. 사회투자 관련 기획, 조사, 데이터베이스와 네트워크 구축 사업도 진행된다.
재단의 활동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관계 회복', '신뢰 구축'이다. 우리 사회가 빠른 경제 발전과 급격한 경제 위기를 반복해 겪으면서 잃었던 것들이다.
오 이사장은 "이러한 것들을 회복해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한국 사회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감당할 수 있는 시민의식조차 아직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는 그동안 다들 자기 권리만 주장하면서 성장했어요. 국민소득 3만 달러로 간 사회를 보면 하나 같이 권리에 따른 사회적 책임이 높습니다. 높은 시민의식이야말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사회자산입니다."
2002년까지 기아구조기구 '월드비전'의 회장을 지냈던 그는 요즘 아시아교육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아시아'의 사회자산을 형성하는 일도 벌이고 있다.
한편, 사회투자지원재단 출범식은 27일 오후 2시 서울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