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위에 '떼법'…'법과 원칙' 나사빠진 대한민국

헌법위에 '떼법'…'법과 원칙' 나사빠진 대한민국

류철호 기자, 배혜림
2010.01.22 08:40

[당당똑똑코리아(UP코리아)<2부>]멋진 코리아의 길(3)후진국형 '떼법 문화' 바꾸자

법치국가에서의 '국격'은 법질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법질서 수준이 OECD 30개국 중 27위에 그친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격은 경제력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국격보다 세계가 생각하는 우리의 국격 기준은 매우 높다"며 "정치와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를 선진화하려면 법질서와 도덕을 근간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G20 정상회의' 참가 등 선진국 대열에 오른 우리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선진 법치국가로의 도약이며 이를 위해서는 '떼법'이라는 우리 사회의 해묵은 과제를 털어내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촛불시위와 철도노조 파업 등 각종 불법 집회와 시위로 몸살을 앓아왔다. 불법 집단행동은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과 국가신인도 하락을 초래한다. 법의 원칙과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는 성숙한 집회문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특히 법질서를 무시하고 모든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떼법'과 '무법'이 횡행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적법한 집회와 시위는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시민은 스스로 집회 절차에 불법성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경찰도 실정법 테두리 안에서의 정당한 표현의 자유는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법치주의가 사회 전반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

2008년 5월2일부터 8월15일까지 106일간 2398차례에 걸쳐 열린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로 3조7513억원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007년도 GDP(국내총생산)의 0.4%에 달하는 규모다.

촛불집회에서는 폴리스라인을 관리하던 여성경찰관이 과격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시위 참가자 일부는 경찰관 얼굴에 대고 '까나리 액젓'을 담은 물총을 분사하고 경찰을 향해 염산을 투척하기도 했다.

갈등을 법과 원칙에 따라 풀지 않고 불법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풍조는 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대로 살면 나만 손해'라는 인식부터 없애야 한다. 정부는 불법적인 시위와 폭력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법 집행에 대한 일관성과 신뢰를 키우지 않으면 법은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이 되고 만다.

새해 법무부가 폭력 시위뿐 아니라 정치적 목적의 파업 등 모든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합법보장·불법필벌'의 원칙을 관철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필요성에 의한 것이다.

정부는 선진 노사관계 확립을 위해 현재 9개 일선 지방검찰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검찰의 '노동·집단사범양형기준'을 내달 전국 청으로 확대 실시하고 불법파업으로 인한 공공부문의 손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키로 했다.

국민의 기본권인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는 합법을 전제로 할 때 보장될 수 있다. 공공의 안전을 해치고 국가 질서가 무시되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 경찰이 시위대의 폭력에 휘둘리는 나라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취임 100일을 맞아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2010년을 선진 법질서 확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와 권력을 가진 자에게 모두 법과 원칙이 동등하게 적용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특히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을 위해서라도 고위공직자 등 사회지도층의 비리를 발붙이지 못하도록 엄벌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부정부패의 근원인 기업의 대규모 비자금 조성과 탈세행위도 근절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기업이 먼저 법과 원칙을 지키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건전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신뢰도 제고될 수 있다.

고질적 병폐인 권력형 비리는 원칙대로 흔들림 없이 수사해야 한다. 최근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 현경병 의원에 대한 수사에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수사기관이 '일관된 기준으로 범법행위를 처벌하는 기관'이라는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이와 함께 야권 정치인이 수사선상에 오르기만 하면 '표적수사'로 모는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

아울러 새해는 지방선거가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지방선거(2006년)에서 당선된 기초자치단체장 230명 가운데 10%가 당선 무효로 중도에 배지를 반납했다. 더 이상 부정부패가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해야 한다.

법과 원칙의 확립은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선행해야 할 과제일 뿐 아니라 진정한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할 관문이기도 하다. 특히 법과 원칙이 바로 설 때 비로소 '떼법'과 같은 후진국형 문화도 자연스레 사라질 수 있다.

대한민국이 새롭게 거듭나는 '경인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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