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사고 청년 추도시 이은 '답시'

용광로 사고 청년 추도시 이은 '답시'

유재석 인턴기자
2010.09.10 14:52
인터넷에 올라온 추도시 '그 쇳물 쓰지마라'(위)와 답시 '차라리 쇳물되어'(아래)
인터넷에 올라온 추도시 '그 쇳물 쓰지마라'(위)와 답시 '차라리 쇳물되어'(아래)

지난 7일 새벽 1시께 김모씨(29)가 충남 당진군 환영철강에서 작업하다 용광로에 빠져 숨진 후 인터넷에 추도시 ‘그 쇳물 쓰지마라’가 화제가 됐다. 그를 이은 답시 ‘차라리 쇳물되어’도 발표됐다.

‘그 쇳물 쓰지마라’는 alfalfdlfkl라는 유저가 김씨가 숨진 당일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로 올린 추도시다. 주제는 김씨를 삼킨 쇳물로 아무것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이 추도시는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 상으로 퍼져 많은 네티즌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10일 오전9시 38분 ‘안센’이란 유저가 다음카페 '각설이'에 답시 ‘차라리 쇳물되어’를 공개했다. 김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쇳물돼 부활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목사로 알려진 저자는 답시 뒷부분에 “당진 제철소 용광로에서 횡사한 노동 청년의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하며 '그 쇳물 쓰지 마라'에 답시로 올립니다”고 글을 남겼다.

다음은 추도시 ‘그 쇳물 쓰지마라’와 답시 ‘차라리 쇳물되어’ 전문이다.

그 쇳물 쓰지마라

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못을 만들지도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차라리 쇳물되어

나의 뼈 나의 살이여

나의 형제 나의 아들이여

난 구름사이 작은 햇살도 싫어했거늘

그댄 불덩이를 안고 살았고나

헛디딘 그 발판 다 녹여내고

묶지 못한 안전로프 다 태워라

그대 땀 용광로 녹슬게 하고

그대 피 한반도 물들게 하라

뼈도 가루도 못 찾는다면

차라리 쇳물되어 미소 짓고 부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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