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치권 압박에 맞서 '정공법' 선택… 정치권 파장 예상
청원경찰법 입법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5일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국회의원 11명의 사무실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이 현역 국회의원의 사무실 10곳 이상을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정치권에서 불어 닥칠 역풍과 파장을 감수한 채 '초강수'를 둔 것은 "불법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의 거센 반발과 압박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은 입법로비 의혹 수사가 시작된 이후 여·야가 힘을 합쳐 검찰을 전 방위에서 압박해왔다. 정치권은 '국회의원의 후원금까지 수사한다면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며 검찰에 경고장을 보내며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정치권의 압박에 초강수로 맞섰다. 정치권의 압박으로 수사가 흐지부지될 경우 '스폰서 검사 사건' 등으로 명예가 크게 실추된 검찰이 또다시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그동안 진행한 수사에서 해당 의원들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한 것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할 단서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복수의 압수수색 영장을 한 번에 받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지난달 28일 구속한 청목회 회장 최모(56)씨 등 관련자 3명에 대한 조사에서 로비 사실을 뒷받침할 진술과 물증 등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최근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로비 대상이 된 의원들의 후원금 계좌 말고도 현금이 직접 의원실에 건네졌다는 진술과 증거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데다 압수수색을 마치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수사팀이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라며 "수사팀이 관련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했다면 수사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검찰이 초강수를 둔 배경에 대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 대포폰 사건'의 국면 전환용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이번 수사를 통해 민간인 사찰 수사를 겨냥한 정치권의 압박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으려고 할 수도 있다"며 "정치권에 대한 고강도 수사로 검찰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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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 관계자는 "해당 의원들이 직접 청탁을 받았는지, 후원금으로 지급된 돈이 단체(청목회)와 관련된 돈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며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기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입법로비 의혹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