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채권단이 원망스럽다?

[현장+]채권단이 원망스럽다?

김훈남 기자
2010.12.2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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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채권단은 이일을 이같이 만들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그룹이 최근 해지된 현대건설 인수 양해각서(MOU) 상 권한을 인정해 달라며 현대건설 채권단(이하 채권단)을 상대로 낸 가처분 사건의 두 번째 심문이 열린 24일. 사건을 심리한 최성준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가 이번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 판사는 "프랑스계 은행 나티시스로부터 대출금 성격에 대해 그렇게 많은 의구심이 있었다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보류하고 직·간접적인 확인철차를 거쳐야 했다"며 "현대그룹 역시 평가받는 입장으로서 수월하게 자료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 권위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5조원 넘는 거래에서 확인 사항을 서면으로 남기지 않고 구두로 얘기했다는 게 의심된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무책임한 사람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 판사는 채권단에 대해 "원망스럽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사태를 법정으로 몰고 온 것을 질책했다. 복잡한 사실관계와 주장이 얽혀있으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야하는 법관의 고충을 털어 놓은 것은 아닐 터다. 상식에서 벗어난 인수·합병(M&A) 협상을 한 것에 대해 그로인해 발생할 시간적·사회적 낭비에 대한 질책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현대건설에는 3조여원의 공적자금도 투입됐다. 현대건설 매각 협상은 주주들의 이익 말고도 국민 혈세를 보전 받는 일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요한 매각협상에서 인수자금의 20%가 넘는 돈의 출처에 대해 MOU까지 체결한 뒤 공방을 벌이는 것은 현대그룹과 채권단, 양측이 모두 비난받을 일이다.

이날 법정에서도 현대그룹과 채권단은 사태가 법원으로 옮겨온 책임을 서로에게 미뤘다. 채권단은 "인수자금의 안정성과 M&A 후 '승자의 저주'가 우려돼 1조2000억원의 출처를 명확히 하려 한다"며 "현대그룹은 수차례 증명요구에도 불성실하게 응했다"고 주장했다.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한 현대차 역시 1988년 서울올림픽 육상 1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금지약물 복용사실이 발각된 벤 존슨에 현대그룹을 비유, MOU해지가 적법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인수주체의 연대 보증 조항 등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라며 "채권단은 현대차에 현대건설을 넘기기 위해 억지를 부린다"고 반박했다.

숱한 의혹제기와 장외 비방전으로 얼룩진 현대건설 인수전. 법정으로 넘어온 판단은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4일 안에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물론 현대차까지 그 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다수의 시각이다.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제기, 본안소송 등 현대건설이 새 주인을 찾는 데까진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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