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학사운영 개선안 번복 '그 배경은?'

카이스트 학사운영 개선안 번복 '그 배경은?'

대전=허재구 기자
2011.04.13 14:12

"서남표 총장이 사전조율없이 발표"… 15일 이사회 예정

학생 4명과 교수 1명의 잇단 자살로 충격에 빠진 카이스트가 여론의 도마에 오른 학사운영제도의 개선안을 내 놓았다 5시간 만에 번복한 해프닝의 배경은 뭘까?

또 오는 15일 개최예정인 카이스트 이사회에서는 과연 '서남표 총장의 사퇴 안'이 처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7시께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는 교무처장과 학생처장 명의로 학교 게시판에 차등적 수업료제 폐지, 전공과목에 한해 영어강의 실시 등을 골자로 한 학사운영 및 교육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는 차등적 수업료 제도의 전액 면제와 평점 2.0 미만의 학생들에 대한 학사경고도 입학 후 2학기 동안은 없애는 방안을 담았다.

영어강의도 일부과목에 대해서만 실시해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완화시켜 준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카이스트측은 5시간 뒤인 자정 무렵, 이 같은 개선안에 대해 전면 백지화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교육과학기술위원회 출석을 위해 서 총장이 참석하며 사전 조율 없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 질의답변을 마친 서 총장은 오후 7시 전 대전의 관사에서 도착 한 뒤 이번 개선안을 주도한 학교 관계자들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고 받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 총장은 이미 국회에서 밝힌 차등적 수업료 부과는 일단 8학기 전면 면제가 아닌 국공립대 수준으로 액수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키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학기 동안 성적부진자에 대한 학사경고 면제는 원점으로 돌려 다시 검토키로 했다. 또 100%영어수업 진행도 일부 과목에 한해서만 적용키로 가닥을 잡았다고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 서 총장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양과목은 한국어와 영어강의 두개로 하지만 필수과목은 영어로 진행할 것"이라며 "학업 부담 20% 경감도 그 양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당초 개선안에서 크게 후퇴한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서 총장이 국회에 출석하며 의원들의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면피용으로 만들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15일 열릴 카이스트 긴급 이사회에서도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사진 상당수가 서 총장 재직 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친 서남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보니 서 총장의 사퇴 안은 물론 학사운영에 대해서도 별다른 제동을 걸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지금까지 카이스트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은 모두 16명으로 이중 절반에 가까운 7명이 카이스트의 전. 현직 이사로 밝혀졌다.

또 오명 이사장도 이미 "이번 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거취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 같은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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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구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허재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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