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석달째 쿠팡 사태 수사에 나섰지만 셀프조사·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 난제는 여전하다. 미국에서 기업 차별 정황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쿠팡 사태는 이제 국제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쿠팡수사 종합TF(태스크포스)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중국 국적 피의자 A씨에 대한 조사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앞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A씨 적색수배를 요청했지만 특별한 응답을 받지 못했다.
개인정보 유출 규모와 경위 등은 대부분 정리됐다. 최근 민관 합동조사단은 A씨가 지난해 7개월간 3367만여건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밝혔다. A씨는 서명키와 위변조 전자출입증 등으로 공격을 시도했는데, 그 과정에서 쿠팡 보안 체계 미흡점이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자료보전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점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쿠팡 관계자 소환 조사도 이뤄졌다. 경찰은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와 박대준 전 쿠팡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쿠팡은 국가정보원 지시로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국가 기관은 개입이 없었다며 선 그었고, 국회는 쿠팡 관계자를 고발했다.
김범석 쿠팡 Inc.(아이앤씨) 이사회 의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산재 은폐 관련 고발장이 접수됐지만 김 의장 해외 체류로 수사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찰은 법무부에 김 의장에 대한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남은 기간 A씨 송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찰은 피의자를 국내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왔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민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에 한 번도 응한 적 없다는 전례를 볼 때 송환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앞서 셀프조사와 국회 위증 논란으로 두 차례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로저스 대표의 추가 소환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경찰이 산재 은폐 의혹과 관련해 피고발된 로저스 대표를 다시 부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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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태가 한미 간 외교·통상 문제로 확대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내 정치권 전·현직 인사는 직간접적으로 쿠팡 사태에 대한 우려를 전했고,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로저스 대표에게 오는 23일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하원 법사위는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적절성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쿠팡 주주 투자사들은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고 최근엔 투자자 3곳이 분쟁에 합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