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년기획]40여명의 독도경비대의 새해 소망

'국토의 막내' 독도는 이맘때면 철저히 고립된다. 해마다 12월부터 100여일간 외부 출입이 전면 차단된다. 하지만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해에도 독도는 외롭지 않다. 40여명으로 구성된 독도경비대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국토의 막내' 어루만지는 경찰관들
독도경비대는 1996년 울릉경비대가 창설되면서 둥지를 틀었다. 현재는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경비대원 40여명은 묵묵하게 국토방위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동도와 서도를 포함해 배가 닿는 곳(접안지)은 하나뿐. 좁은 독도에서 대원들은 남부럽지 않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정동훈 이경(20)은 지난해 11월 독도에 발을 디뎠다. 그는 밝은 목소리로 "매우 큰 영광이고 가슴이 벅찬다"고 말했다. 아직 경찰에 입문한 지 두 달밖에 안되는 정 이경은 여전히 '군기'가 든 모습. 하지만 독도에서 맞는 새해는 감동스러운 듯 했다.
독도경비대의 모든 대원들은 동도에 세워진 지상 3층의 건물에서 함께 먹고 함께 잔다. 1층은 식당, 2층은 내무반과 상황실, 3층은 체육관이다.
기상 시각은 오전 6시30분. 요즘같이 해가 짧은 겨울이면 캄캄한 어둠 속에서 '국토의 막내'가 잘 잤는 지 구석구석 어루만져야 한다. 대원들은 이동공간이 좁고, 육지와 교류가 적다 보니 외로울 수밖에 없다.
문화생활이라고는 개인용컴퓨터(PC) 10대 외에는 딱히 없다. 날씨가 좋은 날 접안지 근처에서 다함께 체조를 하는 것이 유일한 낙일 정도다.
그래도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다보니 서로 쌓인 정은 누구 못지 않다. 여기에 국토의 최전선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자신들이 없으면 더욱 외로워질 독도를 생각하며 외로움을 탈 틈도 없다.
독도경비대는 4~5개월간 울릉도 해양경계 업무를 맡다 차례가 오면 독도에 들어가 50일간 경비업무를 맡는다. 5개 소대로 출발했다. 하지만 전의경 통폐합이 시행되며 4개 소대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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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때마다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다. 일본 우익세력 등의 배와 일본 순시선이 언제 독도에 나타날 지 모르기 때문에 대원들은 긴장의 연속인 나날을 보내야 한다.
비상 상황시 독도 대응매뉴얼에 따라 경찰력은 평시에 비해 배로 증가되며 경계가 강화된다. 독도 주변의 공군, 해군등과 핫라인(비상연락망)을 가동시키게 된다.
◇'최장수 독도경비대장 김병헌 경감

대원들의 중심에는 '최장수' 독도경비대장 김병헌 경감(45·사진)이 있다. 김 경감은 상황실에 설치돼 있는 폐쇄회로티브이(CCTV)를 확인하고 레이더를 관측하며 매서운 눈매를 번뜩인다.
그가 처음 독도대장으로 독도와 대면하게 된 것은 2008년 8월6일. 이전에는 독도대장은 경찰대 졸업생이 부임하는 것이 게 관행이었다. 그러나 경찰대를 갓 졸업한 경찰대 출신이 너무 젊고 업무처리에 미숙하다는 인식이 경찰 내부에서 확산되며 전국 경찰관(경위)을 대상으로 일반 공모가 실시됐다.
김 경감은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독도에 입성했다.
"당시 경남지방경찰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평소 독도에서 일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공모를 보고 곧바로 지원했죠. 경찰이 국토방위 임무를 하는 독도에서 일할 수 있으면 그 자체가 '영광'이라는 생각에 뒤도 안 돌아보고 자원했습니다."
김 경감은 독도에서 6번을 근무해 '최장수' 대장이 됐다. 올해 8월 임기를 마치면 독도경비대장으로만 4년간 일한 셈이 된다.
"독도땅을 처음 밟았을 때 망망대해와 수려한 풍경을 보고 넋을 잃었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깨끗한 바다는 처음 봤습니다. 독도는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자연의 신비로움을 안겨준 특별한 장소입니다."
김 경감은 독도에서 연말과 연초를 함께 보낼 수 있다며 자신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독도를 찾는 분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 "우리땅 지키느라 수고한다"는 말을 해 줄때마다 독도를 지킨다는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깨닫고는 한다.

흑룡해를 맞아 소박한 소망도 전했다. 독도경비대장을 하며 배운 '노하우'를 후임에게 잘 전달해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선배 경찰관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새해 이튿날. 그는 독도 근무를 마치고 다시 울릉도로 돌아간다. 그러나 8월까지 근무하는 김 경감은 다시 독도에 들어올 예정이다.
'독도대장' 김 경감은 "독도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흑룡해에도 묵묵하게 독도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