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내 1호 소프트볼 여성 국제심판 전문숙씨

"우리나라의 소프트볼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이 길을 택했습니다."
남자도 하기 힘들다는 소프트볼·야구심판을 15년째 이어온 전문숙씨(46·사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심판이다. 특히 소프트볼분야에서는 국제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국가대표' 심판이다.
1986년 대학입학과 동시에 소프트볼 동아리에 가입,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소프트볼 국가대표에 이어 99년 한국심판아카데미(UA) 야구심판에 입문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소프트볼 심판을 맡았고 2005년에는 국내 1호 소프트볼 여성 국제심판에 발탁됐다.
2008년 일본 세계여자야구대회 심판을 거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세계주니어여자소프트볼대회(JWWC) 국제심판을 맡았고 올 7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JWWC 국제심판에 선발됐다.
이런 화려한 이력 뒤에는 남모를 고민도 많았다. 야구와 달리 비인기종목인 소프트볼을 하다보니 경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편견이 있어서다. 국가 지원도 안돼 세계대회에 참석하거나 교육을 받으려면 자비를 들여야 했다.
전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소프트볼이 인기가 없다보니 선수층도 얇고 서른만 넘으면 취업·결혼 등으로 대부분 운동을 그만둔다"며 "혼자서라도 소프트볼을 알릴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심판 일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숙명여대 대학원과 고려대 대학원에서 각각 체육학 석·박사과정을 수료한 전씨는 "아직 졸업논문을 내지 못해 10년째 수료생"이라며 "소프트볼대회가 있으면 해외 어디든지 참여하고 주말엔 사회인야구 심판도 겸하다보니 논문 쓸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주위에서는 "야구심판보다 박사가 훨씬 좋지 않겠느냐"며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지만 그는 "지도자 등 여러 길이 있지만 심판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선배들이 그동안 여자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심판을 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씨는 '소프트볼을 보여드립니다'(http://blog.naver.com/skjmssull)라는 개인블로그도 운영 중이다. 소프트볼 규칙, 소프트볼 동영상, 소프트볼과 야구 규칙의 차이, 자신의 심판일지 등 소프트볼에 관한 홍보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독자들의 PICK!
그는 "올해로 한국여자야구연맹(WBAK)에 등록된 사회인 여자야구팀이 37개로, 야구의 인기는 해마다 높아져 다양한 대회가 열리는 반면 소프트볼은 반대로 인기가 점점 없어진다"며 "소프트볼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야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현재 서울 영등포를 연고로 한 여자사회인야구단 'YDP글로리아'의 에이스이자 4번타자로도 맹활약 중이다. 각종 야구대회에 나가면 홈런·타격·최우수상 등은 '따놓은 당상'이다.
그는 "워낙 운동신경이 있었고 소프트볼 국가대표 당시 감독이나 코치들이 대부분 야구 출신이어서 기본기를 잘 가르쳐줬다"며 "아래에서 위로 공을 던지는 것 말고는 큰 차이가 없어 적응하는데 편했다"고 귀띔했다.
전씨는 석달 뒤면 캐나다로 떠난다. 소프트볼 국제대회가 있어서다. 전세계 1000여명의 국제심판 중 2회 연속 이름을 올려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였다. 전씨는 소프트볼이 야구만큼 인기 있는 종목이 되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늘 한결같이 맹렬히 뛰고 있다.